신학의 의미
신학은 학문의 대상이 하나님과 성경이라는 점에서 다른 학문과는 다르며, 그 나름대로의 독특성을 가지고 있다. 먼저 신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살펴보면 그는 창조주 하나님으로서 인간의 이성으로는 파악 할 수 없는 본질적인 성품을 지니신 존재이다. 따라서 그가 한 모든 사역이 신학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또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서만 드러낼 수 있기 때문에 그에 관한 모든 자료를 또한 성경에서만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신학의 대상은 성경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특성들 때문에 신학은 인간에게, 하나님이 지혜와 능력을 주시지 않으면 결코 할 수 없는 학문이다. 결론적으로 상대적인 인간이 절대적인 하나님을 연구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끊임없이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을 구해야 하며, 그것이 신앙 안에서 성숙해 가는 사실임을 깨달아야만 할 것이다.
신학은 신학만의 독특성과 어려움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신학의 학문 대상인 '하나님' 과'성경'은 일반 학문 대상들과는 매우 다른 속성을 지닌다. 또한 학문 주체인 신학자의 속성도 학문 대상인 하나님과의 독특한 관계 속에서만 규정된다. 신학은 오히려 학문 대상에 예속적이면서 학문 대상에 대한 신앙 고백을 되풀이한다. 이외에도 신학은 그 나름대로의 특성들을 소유하고 있으며, 바로 이러한 점들에서 신학만이 가지는 독특한 의미들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1. 신학의 대상이 가지는 독특성
1) 삼위일체 하나님
신학의 대상으로서 우리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제일 먼저 생각할 수 있다. 만물을 창조한 창조주가 학문의 대상이 된다고 하는 점에서부터 신학의 특징은 드러난다. 일반적으로 학문 대상이 관찰자인 학문 주체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들도 있지만, 창조로서의 하나님이란 대상은 그런 정도의 영향을 넘어서는 특별한 대상이기 때문이다.물론 하나님이 신학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하나임의 존재와 본성뿐 아니라 사역까지도 신학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학의 대상인 하나님에 대해서는, 본질적 본성에 관한 연구 접근은 불가능하고 계시적 본성과 사역에 대해서만 접근이 가능하다.그러나 하나님에 대한 본질적 분석과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도출하는 자기 계시만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것이 신학의 경계선이다.
2) 규범적 문헌으로서의 성경
신학의 학문 대상인 하나님에 대해서 본질적 접근이 불가능하고 하나님이 자신을 드러낸 현상에 대한 접근만이 가능하므로, 하나님의 자기 계시만이 신학의 연구 대상이 된다. 이러한 하나님의 자기 계시의 농축이 바로 성경이다. 그러므로 성경은 가장 직접적으로 하나님을 드러낸다는 의미에서 신학의 일차적 연구 대상이 된다. 성경을, 신학을 함에 있어서 최대의 자료로 생각하는 것은,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에 관한 직접적 지식을 가장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에 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자료로서, 문자화된 성경 이외에 간접적 자료로 하나님의 섭리와 역사를 들 수 있다. 하나님의 뜻은 역사 속에서 구체적으로 진행되므로 역사도 하나님의 섭리와 의지가 포함된 간접적 말씀으로 간주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가 되시므로 교회의 역사는 하나님의 뜻과 섭리를 잘 보여 주며 신학의 대상이 될 수 있다.
2. 신학하는 주체
1) 학문 주체의 성격
신학의 학문 주체인 인간은 학문 대상과 상반적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기억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이데아(Idea)에 관한 학문을 하는 인간이 이데아 속에 있지 않기에 이데아에 관한 정확하고 명백한 지식 습득이 불가능한 것처럼, 신학에서도 학문 주체가 학문 대상과 동일 차원의 존재가 못되기에 학문 대상에 대한 정확하고 분명한 지식을 독자적으로 습득해 나갈 수가 없다.
결국 학문 대상인 하나님과 성경은 절대적인 반면 학문 주체는 상대적이며, 학문의 대상이 선과 절대 가치를 소유한 반면 학문 주체는 악과 상대적 도덕만을 소유하고 있다. 즉 하나님은 창조주이시지만 신학자는 그분에 의해 지음받은 피조물이다. 이러한 한계와 상반적 성격은 신학의 성격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2) 하나님 은혜 안의 인간
인간이라는 제약적 상황에서 하나님이라는 절대적 상황을 연구하고 탐구 대상으로 설정한다는 것은 근본적인 한계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신학하는 사람은 신학 대상인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 안에서 존재해야만 한다. 일반 학문에서도 학문 대상의 영향을 받아야만 하거나 혹은 학문 대상의 주장을 완전히 수긍하는 전제에서 학문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현상학이나 종교학 등의 학문에서 특히 그런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신학에서는 그 정도가 아니라, 학문 대상인 하나님이 학문 주체인 인간에게 능력과 지혜를 주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다.결국 신학이라는 학문이 성립할 수 있는 대상이 있고 주체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이 신학함을 허락하셨기 때문이다. 바로 이점에 신학의 독특성이 있다.
3. 신학의 가치
1) 하나님 말씀의 신앙고백적 되풀이
결국 신학은 지식의 사실적 묘사에서 끝날 수 없다. 분석, 서술적 학문이 아니라 신앙고백적 학문이 신학인 것이다 그러므로 신학은 하나님의 자기 계시를 되풀이하는 것을 전제한다.
이런 전제는 두 가지 가치를 지닌다. 첫 번째는 신학의 이런 되풀이 작업을 통해 하나님의 계시가 현재에서 계속적으로 선포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자신의 말씀을 계속적으로 선포하는 수단의 하나로서 신학을 사용하신다. 두 번째는 신앙고백이란 측면이다. 신학하는 사람이 신학 내용을 신앙고백으로 받아들임으로 되풀이되는 하나님의 자기 계시는 개인의 전인격과 전실존을 궁극적으로 변화시킨다.
2) 관계 속에서 신학 지식의 증가
결론적으로 신학은 신앙 속에서 성장한다. 하나님은 신학 내용을 통해 계속적으로 선포하시며 인간은 신학하면서 그 내용을 신앙고백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발전적 신앙을 형성한다. 이렇게 구성되는 하나님과 인간과의 긴밀한 관계성 유지를 통해서 신학은 발전한다. 그러므로 신학 지식의 창조적 증가는 신앙고백의 증가를 의미하며, 동시에 신앙의 성숙으로 인해 하나님의 선포를 더 잘 듣게 됨을 의미한다. 신학과 타문학의 차이점과 궁극적 가치는 바로 이러한 신앙과의 관계 속에서 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신학은 분명히 타문학과는 다른 많은 특징들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오히려 더 소수의 사람들만이 신학하는 능력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학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뿐 아니라,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신학하는 주체임을 우리는 기억해야만 한다.
1. 신학
1) 신학의 개관
신학이란 용어는 성경에 나오지 않는 말로 원래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신들에 대한 이야기 혹은 신 개념에 대한 철학적 논설에 사용한 말이었다. 이것이 기독교 교리를 설명하는 용어로 채택되었고, 여러 종교에도 그들 나름대로의 신학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기독교 신학을 가리키는 용어가 되었다.신학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자신의 뜻을 계시하셨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신학은 협의로 볼 때 하나님의 존재와 본질만을 취급하며, 광의로는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제반 문제를 다룬다. 다시 말해 신학이 취급하는 진정한 대상은 하나님 자신이지만 하나님과의 관련성 때문에 다른 모든 사물도 신학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신학의 소재는 하나님의 뜻이 기록된 성경이다. 신학이란 인간의 언어로 기록된 하나님의 계시인 성경에 의해 주어진 것이다. 그러나 신학이란 성경에 무엇을 첨가하는 것이 아니고 성경에 위반되는 것도 아니다.
2) 신학의 과제
첫째, 신학은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에 관한 논리이다. 루터(Luther)도 신학의 과제는 성부·성자·성령 곧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는 일이라고 했다. 둘째, 신학은 성경을 교리적으로 사색하는 신앙적 학문이다. 때문에 신학자가 지켜야 할 궤도는 계시를 의존하는 사색안에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학자로서 교만에 빠지게 된다. 셋째, 생명과 의와 약속의 말씀인 성경을 믿음으로 수락하고 연구하는 것이 신학이다.
2. 신학의 기능
1) 실존적(교회적)기능
신학이란 본질적으로 교회의 기능이다. 교회라고 하는 신앙 공동체가 고백하는 신앙을 해석하는 작업이 신학이고 보면, 신학은 교회의 사역에 마땅히 참여해야 한다. 이런 뜻에서 신학은 교회에 이바지하는 것을 그의 중요한 기능으로 삼게 된다.
2) 재생적 기능
신학이 기독교 메시지를 이 시대에 새롭게 해석하는 작업이라면 먼저 기독교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성서 안에 있는 복음을 간추려 내는 일에서 비롯된다. 이처럼 성서를 중요시하여 그 내용을 풀이하려는 것을 신학의 작업으로 삼는 입장은 성서적 신학이라는 데서 큰 뜻을 지닌다. 따라서 성서에 관한 전체적의 석의(釋義)를 정리하는 일은 신학의 중요한 과제가 된다.
3) 생산적 기능
그리스도교 메시지가 진정한 생명의 말씀이 되려면 그 메시지를 그저 되풀이 할 것이 아니라 새롭게 말하고 해석해야 한다. 그리스도교의 전통을 단순히 요약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새롭게 이해하는 것은 오늘의 신학이 해야 할 대표적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4) 합리적 기능
신학도 하나의 학문이므로 당연히 그 기능과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신학이 하나님을 그 내용으로 삼는다고 하더라도 여기에 대한 학문적인 고찰은 신학의 주요한 임무이다.
3. 신학과 철학
1) 신학과 철학의 공통점
철학이란 궁극적인 실재(ultimate reality)에 관한 합리적인 탐구이다. 이때 철학의 대상은 궁극적 실재가 된다. 이것은 잠재적이고 일시적인 실재가 철학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일반 과학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신학은 철학과 같이 궁극적 실재를 탐구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신학과 철학이 일치한다. 그러므로 첫째, 신학과 철학의 대상은 궁극적 실재에의 탐구라는 사실에서 철학과 신학은 일치한다. 둘째, 궁극적 실재의 표현은 존재의 구조를 통해서 나타나므로 신학은 이 존재 구조를 묻는 철학과 공통성을 갖는다. 다시 말해서 질문의 대상에 있어서 신학과 철학은 서로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2) 철학과 신학의 차이점
신학과 철학의 궁극적 실재를 묻는 데는 공통이지만 거기에 대한 대답에 있어서는 서로 다르다.
첫째, 철학과 신학은 인식의 태도에서 서로 다르다. 철학자는 실재의 객관성을 전제로 하여 그 실재로부터 자신을 분리시켜 객관화한 가운데 대상을 인식하지만 신학자는 궁극적 실재로부터 자기를 떼어 놓지 않고 정열과 사랑으로 참여한다.
둘째, 철학과 신학은 그 근원에서 다르다. 철학자는 존재의 구조를 탐구하되 신학은 보편적인 로고스의 자리에서 탐구한다. 보편적 로고스란 세계와 인간에게 공통적으로 있는 원리와 법칙을 가리킨다.
셋째, 철학과 신학은 그 내용에 있어서 다르다. 철학자는 존재의 구조와 목적론적으로 다루지만 신학은 존재의 구조와 범주를 구원적으로 다루며 인간의 구원과 연관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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