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기 싫다는 아이들도 데리고 가…러, 우크라 어린이 수천명 강제입양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당사자와 가족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 이주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어린이 수천 명이 러시아로 이주했다며 한 소녀의 사연을 보도했다.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의 현지 가정에 입양된 우크라이나 소녀 아냐(14)는 자신이 원하지 않았는데도 러시아로 강제 이주하게 됐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로 이주하는 과정은 강압과 기만, 폭력이 어우러진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고 했다.
아냐는 부모와 떨어져 마리우폴의 결핵 환자 요양시설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건물이 파괴되자 다른 아이들과 함께 탈출한 아냐는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자포리자로 향하는 구급차에 탔다. 그러나 아이들을 태운 구급차는 검문소에서 러시아로 경로를 변경했다고 한다.
아냐는 급히 탈출하느라 어머니의 연락처를 적은 스케치북을 잃어버려 가족과 연락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러시아에) 가고 싶지 않았다”며 “하지만 아무도 내 의사를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냐는 양부모가 잘 돌봐준다면서도 우크라이나에 돌아가고 싶어 했다. 그는 “난 러시아 시민이 되고 싶지 않다. 내 친구들과 가족은 여기에 없다”고 했다.
실제 다른 아이들과 가족, 목격자 등에 따르면 아냐처럼 피난을 가다 검문소에서 러시아로 보내진 아이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의 기숙학교에 다니다 도네츠크의 병원으로 강제 이송됐던 이반 마트코브스키(16)는 다른 아이들이 러시아행 버스에 억지로 타는 장면을 봤다며 “아이들이 항의했지만 아무도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이래 러시아의 가정으로 입양된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은 수천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4월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에서 2000명이 넘는 어린이가 러시아에 도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지난 5월 귀화 절차를 간소화해서 우크라이나에서 데려온 아이들이 신속하게 러시아 국적을 취득할 수 있게 허용했다. 이에 지난 7월 우크라이나 출신 아이들이 처음으로 러시아 시민이 됐다고 한다.
NYT는 “어린이들을 강제로 대량 이주시키는 것은 전쟁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며 “러시아는 가족과 친척들이 아이를 돌려달라고 요청해도 아이들을 강제 이주시켰다”고 보도했다. 이어 전문가를 인용해 점령지에서 주민들, 특히 어린이들을 강제이주시키는 것은 제노사이드(종족말살)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NYT는 “조직적인 어린이 재정착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일부로 취급하고 불법 침공을 마치 숭고한 목적의 작전인 것처럼 포장하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광범위한 전략 중 일부”라며 “어린이들을 이용해 러시아를 ‘자비로운 구원자’로 선전전에 어린이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NYT는 아냐의 어머니인 옥사나의 연락처를 알아내 아냐의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옥사나는 현재 직업도 없고 인터넷도 되지 않는 전쟁 상황에서 딸을 찾을 방법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그는 “이게 정말 아냐의 연락처인가?”라며 “모든 곳을 찾아봤지만 딸을 찾을 수 없었다. 딸이 러시아로 이주한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NYT는 아냐가 옥사나의 품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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