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속 대추 먹지 말라고?"…'식품괴담'의 진실
입력2024.07.21.
[생활의 발견]먹으면 안 된다는 식품 재료
삼계탕 속 인삼·대추에 독성 없어
통조림 국물·라면 다시마도 안전
그래픽=비즈워치
먹으면 몸에 나쁜 보양식이 있다?
어느새 초복이 지나갔습니다. 초복이 지나면서 전국에 억수같은 비가 쏟아져 내렸는데요. 언제 그칠까 했던 비인데, 제가 사는 지역의 일기예보를 보니 중복인 25일에는 또 귀신같이 33도가 예고돼 있습니다. 어른들이 절기를 챙기는 데는 다 이유가 있나 봅니다.
요즘은 복날이라고 무조건 삼계탕만 찾지는 않죠. 민물장어나 전복 등 또다른 대표 보양식을 드시는 분도 많고 '어차피 같은 닭'이라는 마음으로 치킨을 뜯는 사람도 많습니다. 맛있으면 보양이라는 마음으로 삼겹살이나 소고기를 굽는 걸 선택하기도 하죠.
삼계탕 전문점에서 삼계탕을 먹는 사람들/사진=비즈워치그래도 기왕 세시풍속(?)을 챙기는 마당인 만큼 저는 초복에 삼계탕 맛집을 찾았습니다. 사실 이럴 때 아니면 또 삼계탕을 굳이 찾아 먹을 일이 많지도 않구요. 닭다리를 뜯고 가슴살을 먹고 찹쌀밥과 인삼, 대추를 꺼내는데 주변을 보니 꽤 많은 분들이 인삼과 대추를 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어디선가 삼계탕에 들어 있는 인삼이나 대추는 먹지 말고 버리라는 이야기를 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인삼은 대표적인 '몸에 좋은 재료'잖아요? 대추도 한방에서 약재로 취급하는 재료고요. 그런데 왜 삼계탕에 들어 있으면 먹지 말라고 하는 걸까요. 그래서 한 번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삼계탕에 들어 있는 인삼과 대추, 정말 먹으면 몸에 안 좋은 걸까요?
인삼과 대추
우선 삼계탕에 인삼과 대추를 넣는 이유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인삼이야 대표적인 기력 보충 약재죠. 한방에서는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면역력도 길러 준다고 합니다. 맛으로 보자면 인삼 특유의 향내가 닭의 누린내와 잡내를 잡아주고요. 육질을 부드럽게 해 주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대추는 기력 증진과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있고요. 비타민C가 풍부합니다.
이렇게 몸에 좋은 인삼과 대추를 왜 먹지 말라고 하는 걸까요? 우선 삼계탕에 넣은 인삼과 대추는 닭과 재료의 독성을 빨아들여 먹지 말라고 합니다. 다른 약재의 안 좋은 기운을 해독하고 흡수하는 재료이기 때문에 인삼과 대추로 독성을 흡수한 뒤 버리고 나머지만 먹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삼계탕/사진=비즈워치대부분의 한의사들과 식품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이 틀렸다고 말합니다. 우선 삼계탕에 들어가는 재료에 특별히 독성이 있는 재료가 없고요. 물에 넣고 오래 끓이는 삼계탕의 조리법상 대추와 인삼이 뭔가를 흡수하기보다는 오히려 대부분의 성분이 국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굳이 '안 먹는 이유'를 찾자면 일반적인 인삼·대추에 비해 유효성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굳이 먹을 필요가 없다에 가깝겠습니다.
몸에 해로운 성분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에는 단호하게 선을 긋습니다. 만약 해로운 성분이 있다면 삼계탕에 넣지 않거나 조리 후 제거한 후 판매했을 것이라는 대답입니다. 국물로 많은 성분이 빠져나갔어도 일부 성분은 남아있고, 식이섬유 등이 풍부한 만큼 먹어서 손해볼 건 없다고 하네요.
먹어 말어?
사실 식품업계에는 삼계탕의 인삼과 대추 말고도 다양한 '괴담'이 존재합니다. 대체로 '이것 먹으면 큰일난다'는 내용인데요. 유명한 예 몇 가지만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우동라면에 들어있는 다시마가 대표적이죠. 이 이야기 역시 삼계탕 속 인삼·대추와 매커니즘이 비슷합니다. 이미 국물을 낸 다시마가 라면 스프의 성분을 흡수할 거라는 건데요. 역시 근거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다시마 국물을 낼 때 다시마를 건져내는 것을 보고 연상했을 가능성이 높은데요. 다시마를 오래 우리면 국물이 끈적해져 건져내는 겁니다. 라면의 경우 5분 이내에 조리가 끝나고 먹는 데도 5분여가 채 걸리지 않기 때문에 이럴 우려가 없죠. 농심에서도 너구리 안에 들어 있는 다시마는 국산 고급 다시마이기 때문에 꼭 먹으라고 이야기합니다.
다양한 브랜드의 참치캔/사진=비즈워치참치 통조림이나 과일 통조림의 기름 혹은 국물도 먹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이 역시 나쁜 성분이 우러나서라는 이유와 함께 캔 통조림이 금속이라는 점도 한 몫 하고 있습니다. 우선 참치캔 기름은 '카놀라유'나 '올리브유' 등 식물성 기름이기 때문에 집에서 쓰는 식용유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참치 냄새가 배어서 싫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애초에 참치캔을 싫어할 가능성이 높겠죠.
꽁치나 고등어 통조림의 국물은 어떨까요? 기름이 아닌 건 확실한데요. 이 경우엔 '그냥 물'입니다. 실제 꽁치나 고등어 통조림의 원재료를 확인해 보면 생선과 정제수, 소금뿐인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소 비린내가 있을 수 있고 염분이 있어 버리는 경우도 많은데요. 찌개 등을 끓일 때 '밑국물'로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과일 통조림의 국물도 정제수가 베이스인 건 같습니다. 다만 설탕이 꽤 많이 들어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먹으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거의 설탕물이므로 많이 먹으면 몸에 좋지는 않겠죠? 이런 이유로 동원F&B는 최근 설탕을 넣지 않은 '제로 슈거 황도'를 내놓았으니, 황도 국물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시도해 보실 만 하겠네요.
사진=Pexels마지막으로는 커피를 마시면 탈수가 온다는 이야기를 살펴볼까요. 커피 속 카페인에 이뇨작용이 있기 때문에 커피를 많이 마시면 오히려 수분이 부족해진다는 건데요. 의사들도 이런 이야기를 꽤 많이 하죠. 하지만 실제로 커피를 마신다고 탈수가 올 가능성은 낮습니다.
355㎖ 아메리카노 한 잔에 들어 있는 카페인의 양은 약 150㎎ 정도인데요. 이정도 양의 카페인이 만들어내는 이뇨작용은 300㎖ 이상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보다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같은 양의 생수를 마실 때보다야 소변 양이 많겠지만, 안 마시는 것보다는 훨씬 수분 섭취에 도움이 된다는 거죠. 많은 연구에서 성인 일일 권장량인 400㎎ 이하의 카페인 섭취는 탈수와 관계가 없다고 봅니다.
어떠세요. 이제 삼계탕 속 인삼, 참치캔 속 기름, 통조림 속 국물 등을 조금 더 마음 편하게 활용할 수 있겠죠? 무엇보다 이런 질문을 기업에 던지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식약처는 해로운 걸 넣고도 팔 수 있게 놔두지 않습니다".
삼계탕 속 인삼·대추에 독성 없어
통조림 국물·라면 다시마도 안전
[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먹으면 몸에 나쁜 보양식이 있다?
어느새 초복이 지나갔습니다. 초복이 지나면서 전국에 억수같은 비가 쏟아져 내렸는데요. 언제 그칠까 했던 비인데, 제가 사는 지역의 일기예보를 보니 중복인 25일에는 또 귀신같이 33도가 예고돼 있습니다. 어른들이 절기를 챙기는 데는 다 이유가 있나 봅니다.
요즘은 복날이라고 무조건 삼계탕만 찾지는 않죠. 민물장어나 전복 등 또다른 대표 보양식을 드시는 분도 많고 '어차피 같은 닭'이라는 마음으로 치킨을 뜯는 사람도 많습니다. 맛있으면 보양이라는 마음으로 삼겹살이나 소고기를 굽는 걸 선택하기도 하죠.
그런데 인삼은 대표적인 '몸에 좋은 재료'잖아요? 대추도 한방에서 약재로 취급하는 재료고요. 그런데 왜 삼계탕에 들어 있으면 먹지 말라고 하는 걸까요. 그래서 한 번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삼계탕에 들어 있는 인삼과 대추, 정말 먹으면 몸에 안 좋은 걸까요?
인삼과 대추
우선 삼계탕에 인삼과 대추를 넣는 이유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인삼이야 대표적인 기력 보충 약재죠. 한방에서는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면역력도 길러 준다고 합니다. 맛으로 보자면 인삼 특유의 향내가 닭의 누린내와 잡내를 잡아주고요. 육질을 부드럽게 해 주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대추는 기력 증진과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있고요. 비타민C가 풍부합니다.
이렇게 몸에 좋은 인삼과 대추를 왜 먹지 말라고 하는 걸까요? 우선 삼계탕에 넣은 인삼과 대추는 닭과 재료의 독성을 빨아들여 먹지 말라고 합니다. 다른 약재의 안 좋은 기운을 해독하고 흡수하는 재료이기 때문에 인삼과 대추로 독성을 흡수한 뒤 버리고 나머지만 먹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몸에 해로운 성분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에는 단호하게 선을 긋습니다. 만약 해로운 성분이 있다면 삼계탕에 넣지 않거나 조리 후 제거한 후 판매했을 것이라는 대답입니다. 국물로 많은 성분이 빠져나갔어도 일부 성분은 남아있고, 식이섬유 등이 풍부한 만큼 먹어서 손해볼 건 없다고 하네요.
먹어 말어?
사실 식품업계에는 삼계탕의 인삼과 대추 말고도 다양한 '괴담'이 존재합니다. 대체로 '이것 먹으면 큰일난다'는 내용인데요. 유명한 예 몇 가지만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우동라면에 들어있는 다시마가 대표적이죠. 이 이야기 역시 삼계탕 속 인삼·대추와 매커니즘이 비슷합니다. 이미 국물을 낸 다시마가 라면 스프의 성분을 흡수할 거라는 건데요. 역시 근거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다시마 국물을 낼 때 다시마를 건져내는 것을 보고 연상했을 가능성이 높은데요. 다시마를 오래 우리면 국물이 끈적해져 건져내는 겁니다. 라면의 경우 5분 이내에 조리가 끝나고 먹는 데도 5분여가 채 걸리지 않기 때문에 이럴 우려가 없죠. 농심에서도 너구리 안에 들어 있는 다시마는 국산 고급 다시마이기 때문에 꼭 먹으라고 이야기합니다.
꽁치나 고등어 통조림의 국물은 어떨까요? 기름이 아닌 건 확실한데요. 이 경우엔 '그냥 물'입니다. 실제 꽁치나 고등어 통조림의 원재료를 확인해 보면 생선과 정제수, 소금뿐인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소 비린내가 있을 수 있고 염분이 있어 버리는 경우도 많은데요. 찌개 등을 끓일 때 '밑국물'로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과일 통조림의 국물도 정제수가 베이스인 건 같습니다. 다만 설탕이 꽤 많이 들어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먹으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거의 설탕물이므로 많이 먹으면 몸에 좋지는 않겠죠? 이런 이유로 동원F&B는 최근 설탕을 넣지 않은 '제로 슈거 황도'를 내놓았으니, 황도 국물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시도해 보실 만 하겠네요.
355㎖ 아메리카노 한 잔에 들어 있는 카페인의 양은 약 150㎎ 정도인데요. 이정도 양의 카페인이 만들어내는 이뇨작용은 300㎖ 이상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보다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같은 양의 생수를 마실 때보다야 소변 양이 많겠지만, 안 마시는 것보다는 훨씬 수분 섭취에 도움이 된다는 거죠. 많은 연구에서 성인 일일 권장량인 400㎎ 이하의 카페인 섭취는 탈수와 관계가 없다고 봅니다.
어떠세요. 이제 삼계탕 속 인삼, 참치캔 속 기름, 통조림 속 국물 등을 조금 더 마음 편하게 활용할 수 있겠죠? 무엇보다 이런 질문을 기업에 던지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식약처는 해로운 걸 넣고도 팔 수 있게 놔두지 않습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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