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죄”와 “죄인”이라는 용어를 잘 알고 있다. 우리는 흔히 세상에 죄가 존재한다거나 사람들이 죄를 범한다는 말을 한다. 우리는 어떤 의미로 이러한 용어나 표현을 사용하는가? 우리는 그 의미를 알고 있는가? 나는 이 점에 관하여 많은 혼동과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제 가능한한 간단하게 그에 대한 대답을 해보기로 하자.
일반적으로 말해서 “죄”란 우리 교회의 신조 제9조에 기록된 바와 같이 “아담의 자손에게 본성적으로 야기되는바 모든 사람들의 본성의 부패함과 허물이다. 그럼으로 말미암아 인간은 본래의 의(義)에서 멀리 벗어났으며, 본성적으로 악으로 기울어지는 경향을 지닌다. 그러므로 육체는 항상 영을 대적하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 안에 있는 죄는 하나님의 진노와 정죄하심을 받기에 합당하다.” 요컨대 죄는 계층, 지위, 국가, 민족, 언어를 초월하여 모든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커다란 도적적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여인에게서 태어난 사람 중에 그 질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은 단 한 사람 그리스도 예수 뿐이다.
보다 상세하게 말한다면, 죄란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법에 일치하지 않는 일을 하고 말하며 생각하고 상상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율법을 범하는 것, 불법을 행하는 것이다. 계시되어지 하나님의 뜻과 성품에서 내면적으로나 외면적으로 조금이라도 떠나는 것이 죄이며,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우리를 즉시 죄인으로 만든다.
물론 겉으로 눈에 뜨이게 악한 행동을 하지 않아도 마음과 생각으로 하나님의 법을 범할 수 있다. 주님은 산상수훈에서 그 점을 분명히 하셨다(마태복음5:21-28). 우리 시대의 어느 시인은 “겉으로 웃고 있는 사람도 악한(惡漢)일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것으 참으로 지당한 말이다.
신중하게 신약성서를 읽는 사람이라면 어떤 일을 행하는 것도 죄가 되지만 어떤 일을 행하지 않는 것도 죄가 된다는 것, 그리고 마땅히 행해야 할 일을 행하지 않음으로써 죄를 짓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마태복음에 기록된 주님님의 말씀도 이 점을 지극히 분명히 해준다.
“저주를 받은 자들아 나를 떠나 마귀와 그 사자를 위하여 예비된 영영한 불에 들어가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하였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지 아니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지 아니하였고 벗었을 때에 옷 입히지 아니하였고 병들었을 때에 돌아보지 아니하였느니라”(마태복음 25:41-43)
대주고 어셔(Usher)는 임종하기 전에 직전 “주님, 내 모든 죄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특별히 행해야 할 것을 행치 아니한 죄를 용서하시옵소서”라고 심오하게 사려 깊은 말을 했다.
나는 사람이 죄를 범하고도 그것을 알지 못하여 죄를 짓고서도 스스로 무죄하다고 생각할 수 있음을 상기시켜 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성경에서 “우리가 인식허거나 의식하지 못하는 것은 죄가 될 수 없다”라는 주장을 뒷밭침해 주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오히려 그와는 반대로 레위기 14, 15장과 민수기 15장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부정하여 대속을 필요로 하게 만드는 무지의 죄들이 있다는 가르침을 받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레위기 4:1-35; 5:14-19; 민수기 15:25-29). 주님은 주인의 뜻을 알지 못하여 그 뜻대로 행치 아니한 종이 그의 무지로 인하여 용서를 받지 못하며 매를 맞거나 벌을 받는다고 말씀하셨다(누가복음12:48). 우리가 자신의 불완전한 지식이나 의식을 자신의 죄악 됨의 척도로 삼으려 할 때 대단히 위험한 지경에 서게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레위기를 보다 깊이 연구하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유익이 될 것이다.
“죄”라고 불리우는 이 커다란 도덕적 질병의 근원과 원천에 관하여 반드시 해야 할 말이 있다. 이 점에 관한 많은 신자들의 견해가 건전치 못하고 흠이 있다고 생각하며, 그것을 그대로 지나칠 수 없다. 인간의 죄악성은 외부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것은 어린 시절 좋지 못한 교육을 받은데서 비롯된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연약한 신자들이 즐겨 말하는 것처럼 나쁜 동료들이나 나쁜 본보기를 보고서 점차 익숙해진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첫 조상 아담과 이브에게서 우리 모두에게 유전되어진 가문의 질병으로서 우리는 그것을 지니고 세상에 태어난다. 우리의 첫 조상들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의롭고 무죄하게 지음을 받았지만 본래의 의에서 타락하여 죄악되고 부패하게 되었다.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롬 5:12)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요 3:6)
“우리도...본질상 진노의 자녀이었더니”(엡 2:3)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가 되나니”(롬 8:7)
“속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곧 음란과 도적질과 살인과 간음과 탐욕과 악독과 속임과 음탕과 흘기는 눈과 훼방과 교만과 광패니”(막 7:21-22)
방금 세상에 태어난 천진난만한 아기도 작은 천사가 아니라 작은 죄인이다. 슬프게도 요람에 누워 미소를 지으며 까르륵거리고 웃는 아기의 마음에는 온갖 종류의 악의 씨앗들이 들어 있다. 자세히 관찰해보면 아기의 키가 자라고 머리가 발달하면서 아기가 악한 것으로 나아가며 선한 것에서 뒷걸음질치는 경향을 탐지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아기에게서 속임, 악한 성질, 이기심, 아집, 고집, 탐욕, 질투, 탐심, 정욕 등의 씨앗을 보게 될 것이다. 누가 아기에게 그런 것들을 가르쳐 주었는가?
어디에서 그것들을 배웠는가? 이 문제들에 대한 대답은 성경만이 할 수 있다. 부모들은 어리석게도 자녀들에 대해 “내 아들은 본질적으로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 아이는 악한 사람의 수중에 떨어졌기 때문에 지금처럼 되었다. 공립학교는 좋지 못한 곳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소홀히 하고 있다. 내 아들은 본질적으로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사실은 그와 정반대이다. 모든 죄의 으뜸되는 원인은 아이의 마음이 본질적으로 부패한 데 있다는 것이지 학교에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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