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에 대한 교리
1. 하나님의 존재
(1) 하나님의 속성들
우리는 하나님에 대해 완전히 정의할 수는 없으나 그의 속성들에 의해 그를 이해할 수 있다. 하나님의 본체와 그 속성들은 서로 연관되어 있고 그 둘을 분리시켜 생각할 수 없다. 하나님의 본체는 각 속성에 관계되어 있고, 하나님의 모든 속성들은 그의 본체에 관계되어 있다. 그러므로 사람이 비록 하나님의 본체 자체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없을지라도,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의 속성들을 통해 그에 대해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질 수 있다.
1) 하나님은 순결한 영이시다
예수께서는 '하나님이 영이시라'고 증거하셨다(요 4:24). 하나님께서 영이시라는 말은 그가 물질적 존재가 아니시며 인간과 같은 육체를 가지고 계시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예수께서는 '영은 살과 뼈가 없다'고 증거하셨다(눅 24:39). 성경에 하나님의 손, 하나님의 팔, 하나님의 귀와 눈 등의 표현이 나오지만(출 3:20, 6:6; 사 37:17), 우리는 그것을 하나님의 속성과 능력과 활동에 대한 상징적 표현으로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영이시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상징적 표현에 근거하여 하나님을 형상화(形象化)하는 것은 그런 표현을 오해하는 것이요 성경의 명백한 진리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인간의 육체와 같은 육체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자들은 분명히 잘못이다. 하나님은 영이시므로 사람은 육신의 눈으로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은 하나님을 "보이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골 1:15), "보이지 아니하는 자"(딤전 1:17), "아무 사람도 보지 못하였고 볼 수 없는 자"(딤전 6:16)라고 말했다. 사도 요한도 "본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다"고 증거했다(요 1:18). 성경은 때때로 사람들이 하나님을 보았다고 말한다. 창세기는 아브라함과 야곱이 하나님의 얼굴을 대하였다고 기록한다(창 18장, 창 32장). 출애굽기는 모세와 아론과 이스라엘 장로 70인이 이스라엘 하나님을 보았다고 기록한다(출 24:9, 10). 그러나 이런 말씀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천사나 사람의 형상으로 낮추어 계시하신 모습 곧 그의 영광의 한 면모를 보았다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
2) 하나님은 인격적인 분이시다.
하나님께서 영이시라는 사실은 그분에게 인격이 있다는 점도 내포한다. 하나님의 인격성을 부정하며, 하나님을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무의식적 원인으로 말하거나, 모든 것을 포괄하는 세계의 원칙으로, 혹은 모든 것을 내포하는 우주의 목적으로 말하는 것은 인격성에 대한 무시이다.
3) 하나님은 무한하시고 영원하시며, 불변하시다.
4) 하나님은 지혜로우시며, 능력이 있으시며, 거룩하시며, 의로우시며, 선하시며, 진실하신 분이다.
(2) 삼위일체
하나님은 삼위일체(三位一體)이신 하나님(the triune God)이시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6문답은 "하나님께는 세 위격, 즉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이 계신데 이 셋은 본체에 있어서 동일하고 능력과 영광에 있어서 동등한 한 하나님이십니다"라고 대답하였다.
1) 한 본체: 신구약성경은 온 세상에 오직 한 하나님이 계심을 증거한다(출 20:3; 신6:4; 사 44:24; 고전 8:6; 딤전 2:5) 하나님은 본질 혹은 본체에 있어서 하나이시다. 하나님의 본체 혹은 본질이란 하나님의 모든 속성들과 활동들의 공통적 주체가 되는 객관적 존재를 의미한다.
2) 세 위격: 위격(person)이란 자의식(自意識)을 가지고 자신의 신분을 인식하는 이성적 존재를 가리킨다. 하나님께 있는 세 위격은 서로 구별된다. 칼빈은 "내가 의미하는 위격은 신적 본체 안의 한 존재(substance) 즉 다른 둘과 관계되어 있으나 함께 나눌 수 없는 특성들에 의해 구별되는 존재(substance)이다"라고 말했다(「기독교 강요」, 1. 3. 6).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2:3은 다음과 같이 진술한다: "한 하나님 안에 한 본질과 능력과 영원성을 가진 세 위격, 즉 아버지 하나님과 아들 하나님과 성령 하나님이 계시다. 아버지는 아무에게서 나시지도 나오시지도 않고 아들은 영원히 아버지에게서 나시고 성령은 영원히 아버지와 아들로부터 나오신다."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은 구별된 세 위격이시다. 마태복음 3:16, 17은,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같이 내려 자기 위에 임하심을 보시더니 하늘로서 소리가 있어 말씀하시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하시니라"고 증거한다. 또 요한복음 14:16에서 예수님은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시리니"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의 영원한 본체는 동일하게 세 위격들에 공통적이며 이런 의미에서 그 셋은 하나이다. 그러나 그 하나님의 본체는 위격적 특성에 의해 구별되는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으로 영원히 존재하시며 이런 의미에서 그 셋은 셋이다. 아버지는 참 하나님이시요 아들도 참 하나님이시요 성령도 참 하나님이시다. 교회 역사상 등장한 양태론과 삼신론은 배격되어야 한다.
a. 아버지
아버지는 세 위격을 대표하는 분으로서 단순히 하나님으로 표현된다. 고린도후서 13:13: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교통하심이 너희 무리와 함께 있을지어다." 고린도전서 8:6: "우리에게는 한 하나님 곧 아버지가 계시니 만물이 그에게서 났고 우리도 그를 위하며 또한 한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니 만물이 그로 말미암고 우리도 그로 말미암았느니라."
그러나 그는 아들과 관계하여 아버지로 언급된다. 요한복음 1:14: "아버지의 독생자." 요한복음 5:17: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요한복음 8:54: "내게 영광을 돌리시는 이는 내 아버지시니 곧 너희가 너희 하나님이라 칭하는 그이시라." 요한복음 17:2: "아버지께서 아들에게 주신 모든 자에게 영생을 주게 하시려고 만민을 다스리는 권세를 아들에게 주셨음이로소이다." 에베소서 1:3: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서."
b. 아들
아들은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이해된다. 하나님의 아들은 그의 신성(神性)을 나타내는 명칭이다. 그것이 메시야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될 때에라도 그것은 그의 신성을 증거한다. 아들은 아버지와의 존재적 관계에서 아들이시다. 로마서 8:3: "율법이 육신으로 말미암아 연약하여 할 수 없는 그것을 하나님은 하시나니 곧 죄를 인하여 자기 아들을 죄 있는 육신의 모양으로 보내어." 갈라디아서 4:4: "때가 차매 하나님이 그 아들을 보내사 여자에게서 나게 하시고." 특히 '독생자'(모노게네스 μονογενηs)라는 명칭은(요 1:14, 18, 3:16, 18; 요일 4:9), 비록 그것이 신약성경에서 사람의 자녀들에게도 사용되었지만(눅 7:12, 8:42, 9:38), 아버지와 아들의 독특한 관계를 나타낸다. 물론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神性)을 증거하는 다른 여러 구절들도 아버지와 아들의 독특한 관계를 암시한다(마 11:27; 요 5:18-25 등). 신성(神性)은 인격성을 내포하고, 그것은 아버지와 아들 간의 인격적 관계에서 가장 잘 이해된다. 요한복음 1:1의 '말씀'(로고스)은 인격성을 가진 신적 존재로 인정되어야 하며 따라서 그는 하나님의 영원하신 아들로 가장 잘 이해된다. 하나님은 영원하시고 아들은 참된 신성을 가진 자로 이해되기 때문에,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즉 아들의 출생은 영원하다고 이해된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2:3은 "아들은 영원히 아버지에게서 나시고"라고 진술한다. 예수께서는 "아버지여, 창세 전에 내가 아버지와 함께 가졌던 영화로써 지금도 아버지와 함께 나를 영화롭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셨다(요 17:5). '창세 전'은 시간 세계 이전이며 영원이라는 말로만 표현될 수 있다. 물론 영원하신 출생이라는 생각은 하나님만큼이나 신비하다. 그러나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시간 세계 속에서 생각하는 것은 아들의 신성에 결함을 주고 결국 그 신성을 부정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아버지와 아들의 출생 관계는 영원적이라고 표현되어야 하며 아들의 영원 출생을 부정하거나 포기하는 것은 잘못이다.
c. 성령
제3위이신 성령은 성경에서 '영,' '성령,' '하나님의 영,' '그리스도의 영' 등으로 불린다. '성령(聖靈)'은 그의 거룩하심을 나타낸다. 그는 거룩하시며 거룩한 일을 이루신다. '하나님의 영'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그리스도의 영'은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나타낸다.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께서는 참 하나님이시다. 초대교회는 성령께서 아버지로부터 나오실 뿐 아니라 '아들로부터도'(filioque = and from the son) 나오신다는 사실에 대해 논쟁하였다. 이것은 후에 동방교회와 서방교회의 분열의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동방교회는 성령께서 아들로부터도 나오신다는 사실을 부정하였다. 그러나 성령께서 '하나님의 영'으로뿐만 아니라 또한 '그리스도의 영' 혹은 '아들의 영'으로도 불리신다는 사실은 성령께서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나오실 뿐만 아니라 또한 하나님의 아들로부터도 나오신다는 말할 수 있는 근거이다. 로마서 8:9: "만일 너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아니하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 갈라디아서 4:6: "너희가 아들인 고로 하나님이 그 아들의 영을 우리 마음 가운데 보내사 아바 아버지라 부르게 하셨느니라." 빌립보서 1:19: "예수 그리스도의 성령." 요한계시록 5:6: 어린양의 일곱 눈은 하나님의 일곱 영 곧 성령이시다.
3) 삼위일체론의 핵심적 명제: 성경의 가르침과 공교회 신조, 그리고 여러 개혁주의 신앙고백서에 나타난 삼위일체 교리의 핵심 요즘은 다음과 같은 3가지 명제로 요약할 수 있다.
a. 오직 영원토록 불변하시며 살아계신 참된 삼위일체 하나님이 존재하시는데, 곧 성부 하나님,성자 하나님, 그리고 성령 하나님이시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유일성)
b. 성부 하나님, 성자 하나님, 그리고 성령 하나님은 서로 혼합되거나 혼동되지 않으며, 또 완전히 분리되거나 나누어지지 않고, 서로가 각각 구별된 위격들이시다. (삼위 하나님의 위격 간의 구별성)
c. 성부 하나님, 성자 하나님, 그리고 성령 하나님은 각각 완전하시고, 그 신성과 권능과 영원성, 그리고 영광 등 모든 측면에 있어서 완전히 동일본질의 하나님이시다. (세 위격 간의 신적 본질의 동일성)
4) 삼위일체에 대한 잘못된 견해
a. 양태론(Modalism): 이것은 일체성을 극단화시킨 견해로서 삼위 간의 구분을 부인하는 것이다. 구속사의 각 시대에 때라 각각 3가지의 다른 양식(mode)으로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즉, 하나의 신적 본체를 가진 하나님이 창조와 율법시대에는 성부 하나님으로, 그리고 신약의 성육신에서는 성자 하나님으로, 그리고 오순절 이후에는 성령 하나님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단이다.
b. 아리우스주의(Arianism): 이것은 성부와 성자의 동질성을 부인하는 것으로서, 성자는 영원 가운데서 창조를 바라보면서 창조된 피조물이라는 주장이다. 아리우스주의의 전형적인 주장은 "성자가 있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후에 아리우스주의와 정통파의 중간에 서서 성자 하나님은 성부 하나님과 동일본질(homoousios)이 아니라 '유사한 본질'(homoiousios)을 가지신 분이라고 주장했던 유사 본질파도 이단이다.
c. 삼신론: 이것은 일체성을 부인함으로써 삼위를 각각 나누고 분리하는 오류를 범한다. 즉, 성부와 성자와 성령 하나님을 각각 분리되어 나누어진 별개의 세 하나님으로 보는 이단이다.
d. 종속설: 이것은 이단은 아니나 잘못된 견해로서, 성자가 창조된 피조물이 아니라 성부의 본체로부터 낳아지신 영원한 존재이긴 하나, 그 본질에 있어서 성부 하나님보다 열등하며 종속된 존재라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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