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서신

요한복음의 로고스

하나님아들 2024. 3. 2. 17:24
요한복음의 로고스               
 
요한복음은 공관복음서와 달리 예수 그리스도를 태초부터 계신분으로 선언하고 시작한다. 공관복음을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메시아되심을 조심스럽게 증명하면서 점진적으로 계시하는 반면 요한복음은 온 우주 창조의 시작을 선포하는 창 1:1을 연상시키는 '태초에'라는 단어로 장엄하게 시작한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요 1:1)

본 구절을 매개로 하여, 요한은 구약과 일관된 흐름으로서의 신약의 복음서를 쓰고 있다. 즉 계시의 시작인 천지 창조의 기사로부터 시작하여 그리스도에 이르러 계시가 완성됨을 나타내려 한다.

'태초'(아르케, ἀρχή)라는 용어는 원래 '시간과 공간의 시초'를 의미한다. 따라서 고대 그리이스의 자연철학자들은 '만물의 시초(始初)'라는 뜻으로 이 용어를 사용하였다. 그러나 여기서는 처음 시간의 특별한 한 시점뿐만 아니라 초(超) 시간적인 영원을 나타내는 말로 사용되었다.

*“지배”라는 용어는 헬라어로 아르케(ἀρχή)인데 어떤 것의 “시작” 혹은 “기원”을 의미한다.
1. 창조된 질서의 시작(참조, 요 1:1; 요일 1:1; 히 1:10)
2. 복음의 시작(참조, 막 1:1; 빌 4:15; 살후 2:13; 히 2:3)
3. 처음 목격자들(참조, 눅 1:2)
4. 표적의 시작(기적, 참조, 요 2:11)
5. 권세의 시작(참조, 히 5:12)
6. 복음의 진리에 기초한 확신의 시작(참조, 히 3:14)
7. 시작(골 1:18; 계 3:14)

아르케(ἀρχή)는 “다스림” 혹은 “권세”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성경 전반에 걸쳐서 '로고스'는 주로 하나님의 권능(시 147:15;148:8;히 4:12)과 계시(사 2:1;렘 26:1;딤전 5:17)를 의미한다. 특히 요한은 본절에서 '로고스'의 영원성, 인격성, 신성(Deity)을 부각시킴으로써, '로고스'가 바로 계시의 완성자이신 그리스도임을 보여준다. 본절에서와 마찬가지로 14절에서의 '말씀'에서도 '로고스'의 인격성이 뚜렷이 표현되고 있다.


*요 1:14/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로고스에 대한, 헬라어 배경을 살펴보자.
ㄱ. 헤라클레투스—세상이 끊임없이 변화하였다; 인간이 아닌 신과 불변하는 로고스가 하나로 되고 변화의 과정을 이끈다.

ㄴ. 플라톤--신(인간이 아님)과 불변하는 로고스가 행성이 궤도에 있게 하며 계절을 결정짓는다.

ㄷ. 스토익학파--로고스가 “세계 이성” 혹은 관리인이지만 절반은 인간이다.

ㄹ. 필로—그는 로고스를 인격화시켜 “인간의 영혼을 하나님 앞에 세우는 대제사장,” “사람과 하나님 사이의 다리” 혹은 “우주의 운행자가 모든 것을 주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키 손잡이”로 말함(코스모크라텔).


반면에 히브리어 배경(유대적 사고)은 다음과 같다.

ㄱ. 말씀한 말의 능력(사 55:11; 시 33:6; 107:20; 147:15,18), 창조시(창 1:8,6,9,11,14,20,24,26,29)
및 족장들의 축복에서(창 27:1 이하; 49:1)

"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헛되이 내게로 돌아오지 아니하고 나의 뜻을 이루며 나의 명하여 보낸 일에 형통하리라"(사 55:11)

"하나님이 궁창을 하늘이라 칭하시니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둘째 날이니라"(창 1:8)

"야곱이 그 아들들을 불러 이르되 너희는 모이라 너희의 후일에 당할 일을 내가 너희에게 이르리라"(창 49:1)

ㄴ. 잠 8:12-23 은 “지혜”를 의인화하여 하나님께서 그를 처음 창조하셨으며 또 모든 창조에 있어서 그가 대리자였다고 말한다(참조, 시 33:6 과 정경이 아닌 솔로몬의 지혜서 9:9)

"여호와의 말씀으로 하늘이 지음이 되었으며 그 만상이 그 입 기운으로 이루었도다"(시 33:6)


다시 요한복음으로 돌아와서 요한이 말하는 로고스를 살펴보자. 요한은 말씀께서 육신이 되신 이유와 목적을 간결하게 이야기한다.


1) 로고스 안에 생명이 있다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 "(요 1:4)

구약성경에서 하나님은 생명을 죽이기도 하시고 살리기도 하시는(시 36:9) 생명의 주인(시 104:29, 30)으로 나타난다.

"대저 생명의 원천이 주께 있사오니 주의 광명 중에 우리가 광명을 보리이다"(시 36:9)

이러한 구약성경의 생명관이 반영된 것이 본문의 '생명'이다.따라서 저자 요한은 '생명'이 바로 말씀이신 그리스도안에 존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 존재하고 있는 생명이 영원한 생명(영생)임을 명시한다(14:6;17:3). 따라서 그리스도를 주로 믿고 영접하는 성도들에게는 영생이 부여된다. 그러므로 성도는 바로 그리스도 안에 본원적(本源的)으로 존재하고 있는 영생을 매개로 하여 영원한 하늘 나라의 시민이 되는 것이다(엡 2:19).

"그러므로 이제부터 너희가 외인도 아니요 손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엡 2:19)


2) 로고스는 사람들이 빛이다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요 1:4)

'빛'이라는 용어는 단순히 자연 현상인 빛을 가리키거나 빛과 어두움을 절대적 차원에서 대치시키는 이원론적인 종교 사상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빛(the light, NIV)에 대한 개념은 구약성경의 맥락에서 발견할 수 있다.

구약성경에서 하나님은 (1) 빛을 발하는 구름(욥 37:15)이나 불기둥(시 78:14) 가운데 현현하시는 분 (2) 감추인 것을 드러내시는(욥 12:22) 빛나는 분(사 42:16) (3) 빛과 어두움의 주(암 5:8) (4) 이스라엘의 영원한 빛(사 60:1, 2)으로 묘사되고 있다.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 보라 어두움이 땅을 덮을 것이며 캄캄함이 만민을 가리우려니와 오직 여호와께서 네 위에 임하실 것이며 그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니"(사 60:1-2)

따라서 요한은 그리스도안에 있는 참되고 영원한 생명이 곧 인류에게 임할 참빛이라는 사실을 피력하고 있다(1:9). 시편 36:9절의 의미를 요한은 그리스도 즉, 로고스(말씀)안에서 찾았다.

"대저 생명의 원천이 주께 있사오니 주의 광명 중에 우리가 광명을 보리이다"(시 36:9)라는 기쁨의 찬양에 이르게 한다.


3) 로고스의 빛이 어두움에 비추다
"빛이 어두움에 비취되 어두움이 깨닫지 못하더라"(요 1:5)

빛과 대조되어 나타나는 '어두움'(스코티아 σκοτία)은 앞절에 비추어 볼 때, 생명을 가로막는 죽임의 세력, 즉 사단의 세력과 그 세력하에서 부단히 죽어가는 이 죄악된 세상을 상징한다. 원문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그리고 빛이 어두움 안에서 비추고 있다'라는 뜻이므로, 본문은 이 죄악된 세상과 빛이신 그리스도께서 역사적인 성육신을 통하여 죄악된 세상인 이세상 안으로 임하셨다는 뜻이다.

또한 그리스도의 지상 사역과 승천 후에 생명의 빛은 소멸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즉 요한은 '비추다'의 헬라어 '파이노(φαίνω)'의 3인칭 현재형을 구사함으로써 말씀의 빛이 쉼없이 비추고 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생명의 빛은 지금도 성령의 역사를 통하여(16:13) 성도들에게 비추이며 생명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빛의 군사로서 어둠의 세력과 끝까지 투쟁하는 능력을 공급하고 있다(딤전 1:18; 6:12).

"그러하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 그가 자의로 말하지 않고 오직 듣는 것을 말하시며 장래 일을 너희에게 알리시리라"(요 16:13)


그러나 영적으로 소경된 세상 사람들(어두움)이 깨닫지 못하였다. 죄악된 세상 속으로 성육신하신 그리스도를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십자가에 처형했다는 것이 바로 본서의 전반적인 맥락이다. 이러한 증거는 예수의 말씀에서 여러 차례 나타난다(4:5-26,31-38;5:10-47;6:25-65;7:14-36;8:12-59;9:39-10:18, 22-39;12:20-36;13:1-16:33).

따라서 저자 요한은 영적으로 무지하여 생명의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깨닫지 못한 이 세상의 정체(正體)를 준엄하게 드러내었다. 그리고 이와 같이 어두움의 세력에 휘말린 세상이 이제 재림하실 그리스도에 의해 심판을 받는다는 사실을 요한계시록에 기록하였던 것이다.


그리스도는 로고스(λόγος, 그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신 말씀이며, 죄와 허물로 죽은 죄인들을 살리는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그 말씀(레마 ῥῆμα)이시다.


"이는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그 본체의 형상이시라 그의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시며 죄를 정결케 하는 일을 하시고 높은 곳에 계신 위엄의 우편에 앉으셨느니라"(히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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