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예정, 섭리, 경륜’에 대하여
사람마다 하나님의 뜻을 모르고 복음을 깨닫기 전에는 많은 갈등과 혼란 속에서 방황할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이 이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존재하고 싶어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이 세상에 태어나기를 원한 적이 없고, 자신의 배경이나 부모를 선택한 적도 없건만, 현재 존재하고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며, 살아가는 방법과 내용 역시 마음대로 선택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영원 전부터 미래에 일어날 모든 일들을 이미 정해 놓으셨다는 것이 성경적인 관점이며 이것을 가리켜 ‘예정교리’라고 한다.
헬라어로 ‘예정하다’라는 단어는 πρόοριζω(프로오리조)라고 하며 ‘~전에, ~먼저’라는 뜻을 지닌 πρό(프로)라는 전치사와 ‘결정하다, 경계를 정하다, 작정하다’라는 뜻을 지닌 ὀριζω(오리조)라는 동사와의 합성어로서 πρόοριζω(프로오리조)의 일반적인 의미는 ‘미리 결정하다, 예정하다(행4:28; 롬8:30; 고전2:7; 엡1:5, 11)’로 번역되어 나타난다. 특별히 ὀριζω(오리조)는 ‘경계, 지역, 지경’이라는 뜻의 ὅριον(호리온)에서 파생되었으며 ὅριον(호리온)은 다시 ‘경계’라는 뜻의 ὅρος(호로스)라는 명사에서 파생된다.
결국 ‘예정’이란 ‘미리 경계를 정하다’라는 것이 가장 적절한 뜻이 된다.
반면 예정교리와 관련하여 이런 저런 많은 주장들이 나왔지만 예정교리를 논리적으로 주장함으로써 체계화시킨 사람이 칼빈이었기 때문에 예정교리를 가리켜 ‘칼빈주의 교리’라고 할 만큼 개혁신학 체계를 세우는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교리가 되었다.
이와 같은 예정론과 관련하여 논쟁이 되는 ‘선택’ 교리는 특정한 사람들의 선택과 관련된 것으로써 일반적인 예정교리를 특별하게 적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선택된, 뽑힌’이라는 뜻의 형용사 ἐκλεκτος(에클레크토스)는 ‘선택하다, 골라내다’라는 뜻의 ἐκλέγομαι(에클레고마이)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것이다. 쉽게 말해서 ‘선택’했다는 것은 특별한 목적을 위해 ‘골라 놓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자신의 특별한 목적을 위해 중요한 일을 맡기시려고 골라놓은 자녀들을 방임하거나 함부로 버리는 법은 없다.
이처럼 성경은 하나님께서 모든 일들을 예정하시고 주관하신다는 하나님의 주권이 나타나있을 뿐 아니라(요15:16; 엡1:11; 롬8:29....) 인간이 자신의 길을 선택하고 그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인간의 자유의지도 나타나 있기에 예정과 선택교리는 완전하게 설명할 수 없는 하나님의 신비적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예정교리와 관련하여 ‘작정’이라는 말이 있으며 헬라어로 ‘작정’은 γνώμη(그노메)라는 단어가 존재한다. γνώμη(그노메)는 ‘작정(행20:3), 의견, 견해, 지식(고전7:25), 목적, 의도, 뜻(고전1:10; 고후8:10; 계17:17)등으로 사용된다.
γνώμη(그노메)는 ‘안다’라는 뜻의 γινώσκω(기노스코)에서 파생되었기에 ‘작정’이라는 것은 하나님께서 작정해 놓고 어떤 일을 진행한다는 의미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알고 계신다는 뜻이 강조된다. 다시 말해서 우리 앞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은 영원한 현재에 존재하시는 하나님께서 알고 계시고 보고 계신다는 뜻이다.
그 외에도 ‘경륜’이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οἰκονομία(오이코노미아)는 ‘집’을 뜻하는 οἶκος(오이코스)와 ‘법, 율법’을 뜻하는 νόμος(노모스)의 여성형이 합성된 단어로써 직접적인 뜻은 ‘집을 다스리는 법, 집안을 관리하는 법’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경륜’을 말할 때 ‘경륜’이 내포하고 있는 뜻은 하나님의 의중(意中)에 가지고 계신 ‘목적’과 혹은 ‘뜻’과 그 목적을 이루어 가시는 ‘방법’을 말한다. 이와 같은 경륜(계획)은 하나님의 은혜를 나타내는 방법으로서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계시되었고 그리스도께서 성취하신 구속을 통하여 완성되었다.
또 성경의 전체적 내용을 나타내는데 있어서 중요한 몫을 담당하고 있는 ‘섭리’라는 단어가 존재한다.
‘섭리’란 ‘선견지명’을 나타내는데 사용되는 말이다. ‘섭리’를 뜻하는 πρόνοια(프로노이아)는 ‘~먼저 ~앞서’ 라는 뜻의 πρό(프로)라는 전치사와 ‘이해하다, 깨닫다, 생각하다’라는 뜻의 νοιέω(노이에오)라는 동사가 결합된 προνοέω(프로노에오)의 명사형이다. προνοέω(프로노에오)의 직접적인 뜻은 ‘미리 생각하다, 먼저 깨닫다, 공급하다, 돌보다(딤전5:8)이다.
결국 ‘섭리, 예정, 선택, 작정, 경륜’이 내포하는 뜻은 이 세상과 우리들의 삶은 우연이나 운명에 의해 지배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미리 생각하신 섭리에 의해 하나님의 경륜(계획)에 따라 지배된다는 것이며, 시․공간을 초월해서 먼저 알고 계시는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목적을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통해 완전히 드러내셨다.
따라서 성경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인류역사와 개인의 삶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비추어 보았을 때만이 참된 의미와 가치를 가질 수 있다.
'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혁주의(改革主義) (0) | 2023.06.19 |
---|---|
중요 신학용어 해설 (0) | 2023.05.15 |
개혁주의(改革主義) (0) | 2023.04.29 |
교회, 교리교육을 실시해야 하는 이유 (0) | 2023.04.24 |
어거스틴의 「시간과 영원」 (0) | 2023.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