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상 출석 거절한 교수...본인 반려견 임종 땐 '휴강'

조부상 출석 거절한 교수...본인 반려견 임종 땐 '휴강'

입력2023.01.04. 

photo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캡처

조부상으로 인해 결석한 학생의 출석을 인정하지 않겠다던 한 사립대 교수가 본인의 반려견 임종을 이유로 휴강을 통보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게시글은 지난 3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소개되며 논란이 확산 중이다.

지난해 12월23일 대학생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자유게시판에는 '조부상 출결 인정 안 된다 하신 교수님'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에브리타임은 학교 합격증 또는 재학 증명서, 졸업 증명서 등 학교 인증을 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는 대학생 플랫폼으로 익명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글을 작성한 학생 A씨는 B교수에게 장례 참석으로 수업 참석이 어려우니 출석을 인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해당 교수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학과 사무실에 문의했지만 '교수 재량'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연세대 학사에 관한 내규에는 '본인과 배우자의 조부모 사망 시 장례일까지 2일' 출석을 인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이 재량권이 교수에게 있다고 해석한 것이다. 결국 A씨는 수업에 출석했다고 전했다.

논란은 B교수가 자신이 키우던 강아지 임종을 이유로 휴강하면서 불거졌다. 연세대는 원칙적으로 교수의 휴강을 불허하지만 불가피한 사정이 있으면 학생들에게 미리 알리고 휴강 및 보강계획서를 학과 대학을 거쳐 교무처에 제출한 후 보강을 해야 한다. 그로지 않을 경우 교원업적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A씨는 "(B교수가) 강아지 임종 지킨다고 휴강을 했다"며 "먼가(뭐인가) 먼가 좀 먼가임"이라고 탄식했다.

photo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캡처

이 게시글을 본 학생들은 B교수의 처신에 공분하며 "학교에 정식 항의하라. 조부상 인정 안 해주는 건 선 넘었다" "성적 나오면 공론화하자" "말이 안 된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 역시 "조부상은 출석 인정 안 하면서 반려견 임종 때문에 휴강을 한다고? 어이없다" "교수 자격이 없다"라는 등의 반응을 남겼다.

한편, JTBC 사건반장에서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B교수를 겨냥해 "자기 집 반려견이 이 학생의 할아버지보다 더 소중한 것이다. 더구나 저런 상황에서 반려견 사망으로 휴강한다고 한 것은 조심스럽게 추정해보건대 공감 능력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김혜인 기자 he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