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23:9-14, 이스라엘의 절기(3) 초실절
23:9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3:10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라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주는 땅에 들어가서 너희의 곡물을 거둘 때에 너희의 곡물의 첫 이삭 한 단을 제사장에게로 가져갈 것이요
23:11 제사장은 너희를 위하여 그 단을 여호와 앞에 기쁘게 받으심이 되도록 흔들되 안식일 이튿날에 흔들 것이며
23:12 너희가 그 단을 흔드는 날에 일 년 되고 흠 없는 숫양을 여호와께 번제로 드리고
23:13 그 소제로는 기름 섞은 고운 가루 십분의 이 에바를 여호와께 드려 화제로 삼아 향기로운 냄새가 되게 하고 전제로는 포도주 사분의 일 힌을 쓸 것이며
23:14 너희는 너희 하나님께 예물을 가져오는 그 날까지 떡이든지 볶은 곡식이든지 생 이삭이든지 먹지 말지니 이는 너희가 거주하는 각처에서 대대로 지킬 영원한 규례니라
우리는“절기”를 다루면서 지난 이틀간 이스라엘 최대의 명절인 유월절과 무교절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이 두 절기에 대해서 잘 알면,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얻게 됩니다.
특히, 요한복음을 읽어보면, 예수님께서 유월절에 여러 일들을 하신 것을 보게 됩니다.
가령, 예수님께서 니고데모에게 거듭남의 진리를 설명하신 시간적 배경은 유월절을 바로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또한 오병이어 기적사건도 유월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가지고 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후에 긴 고별설교를 하신 사건도 다름 아닌 유월절 저녁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여러 사건들을 유월절이라는 시간적인 배경 속에서 바라보게 되면, 예수님께서 그 일들을 굳이 유월절에 하신 본래 의도를 실감나게 깨닫게 됩니다. 그러므로“절기”에 대한 배경 지식을 갖고 성경을 읽게 되면, 성경의 사건이 매우 생동감 있게 피부에 와 닿게 되면서, 성경이해의 지평이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절기 세 번째 시간으로“초실절”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초실절의 기원
먼저“초실절”은 구체적으로 어떤 절기인지 그 유래와 절기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초실절”은 그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곡물의 첫 열매를 하나님께 바치는 절기입니다. 오늘 10절 중간을 보면, 추수한 “곡물의 첫 이삭 한 단”을 바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곡물은 구체적으로 “보리”를 가리킵니다. 왜 이것이 “보리”인지는 잠시 후에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미리 말씀을 드리면, 구약의 절기 중에는 초실절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보리의 첫 열매를 드리는 초실절이고, 또 하나는 밀의 첫 열매를 드리는 초실절이 있습니다. 이것은 맥추절 또는 오순절이라고 합니다. 오늘 다루고 있는 초실절은 맥추절(오순절)이 아니라 보리의 첫 열매를 하나님께 바치는“초실절”입니다.
10절에 보면, 하나님께서는 이“초실절”을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서 처음 지키게 하셨습니다.
그럼, 초실절은 정확히 언제 지키는 절기일까요? 11절에 보면, 이 초실절은 “안식일 이튿날”에 지키는 절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요일로 말하자면 무슨 요일입니까? 안식일 다음날이니까 일요일입니다. 본문에는 초실절을 지키는 날이 일요일이라는 것만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전통적으로 유대인들은 초실절을 유월절 이후 첫 번째 일요일에 지켰습니다. 그러니까 무교절 기간 중 일요일에 지키는 절기가 바로 “초실절”인 것입니다. 우리가 유월절과 무교절에 대해서는 비교적 잘 아는데, 이 무교절 기간 중에 “초실절”을 지킨다는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초실절을 지키는 때는 유월절 무렵인 니산월 그러니까 양력으로 4월 초순 정도 됩니다. 이 시기는 바로 “보리”를 추수하는 시기에 해당합니다. 그러므로 초실절은 추수한 보리의 첫 열매를 하나님께 바치며 감사하는 절기였습니다.
오늘 본문은 구체적으로 초실절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네 가지 지침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추수한 곡물의 첫 이삭 한 단을 제사장에게 가져갑니다. 그러면 제사장은 무교절 기간 중 일요일에 그것을 흔들어 하나님께 바칩니다.
두 번째는, 일 년 된 흠 없는 숫양을 불로 태워 번제로 바칩니다.
세 번째는 올리브 기름을 섞은 고운 밀가루 십 분의 이 에바(1에바가 22리터니까 4.4리터)를 곡식제사인 소제로 태워 바칩니다. 그리고 포도주 사분의 일 힌(1힌이 3.7리터니까 약 1리터 정도)을 부어 전제로 사용합니다.
마지막 네 번째는 이 예물을 바치기 전에는 떡이나 볶은 곡식, 생 이삭을 먹어선 안 됩니다.
이렇게 초실절은 크게 4가지 지침을 따르지만, 그 핵심은 가나안 땅에서 안식일 다음날인 일요일에 추수한 첫 곡식의 열매를 하나님께 바치며 감사하는 절기라는 것입니다.
2. 초실절의 역사적 의미
그러면 두 번째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초실절”은 어떤 역사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절기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 40년 동안 하나님께서 만나와 메추라기로 먹이셨습니다. 그런데 여호수아서 5장 12절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와 유월절을 지키고 그 땅의 소산물을 먹은 다음 날에 만나가 그쳤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광야에서 보낸 40년 동안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먹을거리를 얻기 위해서 땀 흘려 농사를 지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만나가 중단되었습니다. 이제부터는 가나안 땅에서 그들이 직접 농사를 지어 먹을거리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농사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면 바로 풍성한 수확을 위해서 제 때 내려주어야 하는 “이른 비와 늦은 비”였습니다.
그런데 이 비를 누가 내려주십니까?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정착하여 첫 해 농사를 지어서 출애굽을 기념하는 유월절 기간에 첫 수확의 첫 열매를 하나님께 바치며 감사의 제사를 드린 것이 바로 초실절입니다.
그러니까 이 초실절은 애굽에서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고 광야에서 40년을 먹이셨던 하나님께서 약속의 땅 가나안에서도 이른 비와 늦은 비를 제때 내려주시어서 먹을거리를 공급해주신 신실하신 하나님에 대한 감사를 되새기는 역사적 의의가 있는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자기백성의 육적인 필요를 채워주실 것이라는 기대가 담긴 신앙고백의 표현인 것입니다. 이것이 초실절의 역사적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초실절의 영적교훈
그러면 마지막으로 초실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어떤 관련이 있으며 오늘을 사는 신약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주는 영적인 교훈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초실절이 유월절이 지난 후 안식 후 첫날인 일요일에 곡식의 첫 열매를 드린 절기라는 점에서, 우리는 유월절 희생양으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안식 후 첫날에 부활의 첫 열매로 다시 사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을 연상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결론인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부활의 장인 고린도전서 15장 20절부터 24절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사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도다. 사망이 한 사람으로 말미암았으니 죽은 자의 부활도 한 사람으로 말미암는도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 그러나 각각 자기 차례대로 되리니 먼저는 첫 열매인 그리스도요 다음에는 그가 강림하실 때에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요. 그 후에는 마지막이니 그가 모든 통치와 모든 권세와 능력을 멸하시고 나라를 아버지 하나님께 바칠 때라.”
그렇습니다. 초실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상징하고 예표하는 절기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약시대의 부활절은 바로 구약의 초실절에 대한 신약적 적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약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약속의 땅 가나안에서 추수의 첫 열매로 초실절을 지켰던 것처럼, 저와 여러분도 주님께서 재림하실 때 저 영원한 천국에서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신 예수님처럼 부활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 사실을 확실히 믿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믿음의 지체들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먼저 우리 곁을 떠날 때마다 이별의 슬픔을 경험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저희 마음속에 간절한 소망이 되고 위로가 되는 말씀이 무엇입니까? 바로 그리스도 안에서 잠자는 성도들에게 장차 부활의 영광스런 미래가 펼쳐지게 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오늘 이 새벽에 초실절의 영적교훈을 마음에 새기면서 사망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시어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셔서 우리에게 영광스런 부활의 소망을 주신 주님께 감사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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