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5억 복권 당첨된 男, 25일 만에 돌연 사망..원인은 "극도로 행복해서?" [헬스톡]
입력2024.12.11.
[파이낸셜뉴스] 브라질에서 475억 복권에 당첨 된 70대 남성이 25일 만에 돌연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1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A(73)씨는 지난달 9일 브라질의 메가세나(Mega-Sena) 복권 추첨에 당첨돼 2억100만 헤알(약 475억원)을 받았다.
A씨가 받은 당첨금은 브라질 메가세나 복권 역사상 10위 안에 드는 높은 금액이다. 1~60번 사이에서 6개의 숫자를 선택하는 이 복권에서 그는 13, 15, 33, 43, 46, 55라는 번호로 5000만 분의 1이라는 엄청난 확률을 뚫고 당첨됐다.
하지만 복권 당첨 몇 주 뒤인 지난 4일 A씨는 브라질 마투그로수 주의 쿠이아바시의 치과에서 임플란트 수술을 받던 중 심장마비를 겪고 쓰러졌다.
구급대원이 즉시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사망한 뒤였다. 경찰은 그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했고, 심정지가 발생한 점을 확인했을 뿐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A씨는 고혈압과 당뇨병을 앓고 있었다.
브라질 당국은 복권 당첨자가 앓고 있던 질병으로 사망했는지, 갑작스러운 인생 변화로 인한 충격이 원인이 되었는지, 또는 살인 등과 같은 원인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당첨 복권이 판매된 매장의 주인은 "그는 매주 복권을 구입했으며, 언젠가는 복권에 당첨될 것이라는 농담을 자주 하곤 했다. 이날은 복권 번호를 직접 선택하는 대신 자동으로 번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거액의 상금은 누구나 꿈꾸는 일이지만, 그가 이를 누리지 못했다는 사실이 정말 안타깝다"라며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극도로 행복하거나 불행한 일을 갑자기 겪으면 심장에 과부하 줄 수 있어
정확한 사인은 아니지만 A씨에게 발생한 심정지는 심장과 폐의 기능이 갑작스럽게 멈추는 상태를 말한다. 심장이 더 이상 혈액을 펌프질하지 못해 몸 전체에 산소 공급이 중단되며, 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호흡이 멈추는 치명적인 응급 상황이다. 즉각적인 응급 처치가 없으면 몇 분 내에 뇌와 기타 주요 장기가 손상되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거액의 복권 당첨과 같은 극도로 행복한 충격을 받으면 신체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이때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촉진되고 이러한 호르몬은 심박수와 혈압을 높이며, 심장에 과부하를 줄 수 있다.
특히 A씨처럼 고혈압, 당뇨병, 심장 질환 등 건강 문제가 있다면, 갑작스러운 스트레스와 흥분이 심혈관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한편, 복권 당첨이 심장발작 증상인 '상심증후군(broken heart syndrome)'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병원 심장전문의 옐레나 가드리 박사가 2016년 9개국의 25개 협력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상심증후군' 환자 1750명의 자료를 조사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전체 환자 중 485명은 심리적 충격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이 중 20명은 생일잔치, 아들 결혼식, 손자 출생, 자신이 응원하는 럭비 팀의 승리, 50년 만의 친구 만남, 카지노에서 잭팟 당첨 등 기쁘고 즐거운 사건으로 발생한 환자로 밝혀졌다.
가드리 박사는 "극심한 슬픔, 분노, 공포 같은 심리적 충격을 받았을 때 심장발작이 일어나는 '상심증후군' 처럼 갑자기 극도로 행복한 일을 겪었을 때도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를 '행복심장증후군'(happy heart syndrome)으로 부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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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진 기자 (moo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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