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없다? 충격적인 북극 상황… 지구의 마지막 경고
“보글, 보글.” 사방이 고요한 북극의 바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자 낯선 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 유빙이 녹으면서 그 안에 갇혀 있던 공기가 새나오는 소리다. 공기는 1만 년, 아니 그 이상을 빙하 속에 머물다 ‘작은 비명’을 지르며 세월을 건너왔다.
공기 방울의 비명은 지구의 신음이기도 하다. 북극에서 빙하의 양은 줄고 있고, 해수면은 상승 중이다. 지난달 2일 한국에서 비행시간만 20시간을 걸려 날아온 북극은 더는 ‘얼음왕국’이 아니었다. 극지연구소 북극다산기지가 자리한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의 8월 햇볕은 온화했고 바람이 선선했다. 마치 강원도의 가을 같았다. 순록은 평화롭게 풀을 뜯고 거위들은 사람과 차를 밀어내고 도로를 차지했다. 눈과 얼음 대신 다양한 풀이 땅을 덮었다.
두꺼운 겨울옷을 잔뜩 챙겨왔는데 허탈함마저 느껴졌다. 북극을 세 번째 찾는다는 극지연구소 김문교 연구원은 “올 때마다 날씨가 온화해지는 걸 느낀다. 지내기는 수월한데 결코 좋은 징조는 아니다”고 우려했다.
뜨겁게 달궈진 지구는 이미 이곳저곳에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 핵과학자회(BSA)는 올해 1월에 지구 종말시계가 자정까지 90초 남았다고 발표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남극 해빙은 위성 데이터 등장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독일 막스플랑크 기상학연구소의 데이비드 닐슨 박사 연구진은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2100년에 북극 바다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지금보다 최대 14% 줄어든다고 했다. 국제 지구빙하권 기후이니셔티브(ICCI)에서 지난 2022년 1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여름 북극 해빙은 2050년 모두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계속 녹으면서 해수면이 최대 3m 상승해 해안도시들을 위태롭게 만들 전망이다.
한국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해양수산부는 1991~2020년 한국 연안의 평균 해수면이 매년 3.03mm 높아져 평균 9.1cm가량 상승했다고 밝혔다. 최근 10년 동안 상승 속도가 10% 이상 늘었다.
북극 빙하의 감소는 먼 미래, 먼 나라의 얘기가 아니다. 한국은 올여름 불볕더위를 겪었다. 겨울의 이상 한파, 한반도 해수면 상승 등도 영향권 안에 있다.
극지연구소 김주홍 책임연구원은 “북극 온난화는 한반도 상공의 제트 기류에 영향을 미친다. 공기를 움직이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열’이다. 따뜻해진 북극에서 발생한 열은 공기를 이동시켜 한반도 기후에 다양한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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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발바르(노르웨이)=글·사진 김지훈 기자 dak@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020480157&code=61131111&sid1=int&cp=n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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