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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청년 10명 중 4명은 자살 고민...예방 대책 마련하라”

하나님아들 2024. 9. 10. 23:59

“성소수자 청년 10명 중 4명은 자살 고민...예방 대책 마련하라”

입력2024.09.10.  
9·10 자살예방의 날 맞아
성소수자단체 기자회견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6개 단체가 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소수자를 위한 자살예방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신다인 기자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 등 6개 성소수자 단체가 9월10일 세계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성소수자 자살 예방 대책을 촉구했다.

2021년 성소수자인권단체 다움이 성소수자 청년 3천9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1.5%가 '최근 1년간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했다'고 했다. '최근 1년간 실제 자살을 시도한 바 있다'고 답한 비율은 8.2%였다.

비슷한 시기인 2020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진행한 '청년층 생활 실태 및 복지욕구조사'에선 2.74%만이 '자살을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다'고, 0.53%만이 '실제 자살을 시도한 바 있다'고 답했다. 

"성소수자 공동체의 일원이자 누군가의 가족이고 친구인 이가 자살에 이를 때 너무 고통스럽다. 눈물이 흐르고, 심장이 깨지는 것 같다." 이종걸 한국 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이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소성욱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집행위원은 "삶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며 "혐오와 차별에 굴하지 않고 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성소수자의 삶도 당연히 소중하다. 성소수자와 자살 예방을 위해 국가와 정치가 이제 책임 있게 응답하고 역할을 꼭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호찬 띵동 사무국장은 "정부는 5년마다 자살실태조사를 하지만 성소수자에 대한 내용은 없다"며 "자살예방기본 계획에 성소수자를 포함해야 하며, 자살실태조사에 성적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포함해 성소수자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성조 다움 운영위원은 "성소수자들은 자기 정체성으로 인한 사회적 낙인, 차별, 거부, 배제를 지속 경험하고 이는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심각한 정신건강 위기로 이어진다"며 "성소수자의 정신건강 문제는 개인이 아닌 사회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 각국은 이미 성소수자의 인권과 평등을 위한 정책을 당연한 과제로 삼고 있다"며 성소수자를 위한 자살 예방 대책, 포괄적 성교육, 성소수자 친화적 환경 조성 등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국, 대만, 일본 등은 학생들이 성 정체성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도록 법 혹은 학교 운영 지침을 마련했다.

회견 참석자들은 "국제사회 또한 성소수자와 같은 특정 집단이 겪는 차별과 증오 발언 문제를 지적하고 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뒷짐 지고 있는 사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사람들은 늘어만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에선 2021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진행한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 이후 국가 기관이 진행한 성소수자 관련 실태조사가 발표된 적 없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wome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