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보수신학 연구
(미국신학을 중심으로)
김 한 수
목 차
I. 들어가는 말
II. 근본주의 신학
A. 근본주의의 태동
B. 근본주의 신학의 내용
C. 근본주의 신학의 특징적인 교리
III. 신복음주의 신학
A. 신복음주의의 태동
B. 신복음주의의 내용
1. 근본주의 신학 비판
2. 정치적 중립
3. 협력적 전도
C. 신복음주의 신학의 특징적인 교리
IV. 보수신학에 대한 비판적 고찰
A. 보수신학들의 공통점
B. 보수신학에 대한 비판
V. 맺음말
참고문헌
I. 들어가는 말
이종성 박사는 근본주의를 '신 바리새주의'라고 불렀다. 이 말은 보수주의 신학에 대한 전반적인 우리들의 이해를 대변해주는 말이다. 우리는 흔히 '보수주의 신학'이라는 말은 자주 사용하나 그것의 진정한 실체는 모른다. 그리고 막연하게 보수는 좋지 않은 것이고 진보야말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그 반대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이번 소고에서 우리는 이러한 보수주의 신학에 대해서 연구해보고자 한다. 이번 소고를 통해서 우리는 그동안 막연하게만 알아왔던 보수주의 신앙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접근해보고, 그들의 단점 뿐 아니라 장점까지도 찾아보기를 원한다.
본 소고에서는 보수주의 신학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근본주의 신학과 요즘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복음주의 신앙이라는 것을 같이 연결해 연구해 보고자 하는데, 우선 그들의 입장을 이해할 때에는 긍정적인 방향에서 진행하고, 그 후에 나름대로의 비판을 찾기로 할 것이다.
II. 근본주의 신학
A. 근본주의의 태동
광범위한 의미에서 근본주의는 단순히 역사적인 기독교신앙 곧 초자연적인 복음의 변호와 전파에 대한 또 하나의 이름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도 본다. 그리고 흔히 아시아에서는 보수주의(保守主義, conservatism)로 통하고 영국과 유럽에서는 복음주의(福音主義, Evangelicalism)로 더 알려져있다.
특수한 역사적 운동으로서 근본주의는 좀 더 좁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20세기의 표현이요, 미국의 표현이었다. 19세기 말에 신학적인 자유주의 혹은 메이첸이 자연주의라고 부르기 원했던 새로운 세력이 유럽으로부터 미국으로 건너와 미국학교와 교회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원래 영국과 독일에서 발원된 자유주의는 계몽주의운동의 이성주의(理性主義)에서 나왔다. 그것은 성경의 객관적인 계시와 정확무오한 권위에 대한 불신(?)을 조장시켰다. 이스라엘 종교의 진화론적 개념은 율법, 시편, 선지서를 선지서, 율법, 시편의 순위로 개편하였다.
자유주의신학은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 그의 신성, 그의 죄인들을 위한 대속, 그의 육신의 부활등의 교리에 회의를 던졌다. 자유주의의 구약비평가들은 오경의 모세저작및 성경이 말하는대로 전통적으로 믿어오던 연대적인 순서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신약도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복음서 기록의 정확성 및 여러 바울 서신들에 대한 저작자등을 의심하였다.
이러한 신학적인 공격과 아울러 과학적인 공격도 겸하여 왔다. 챨스 다아윈의 진화론이 19세기에 발생하여 인류와 세계에 대한 역사적이고 성경적인 견해를 불신하는데 사용되기 시작했다. 사람은 부패하고 타락한 것으로가 아니요, 완성을 향해서 진보하여 가는 것으로 그리어졌다. 과학이 우리가 이해치 못하는 것을 설명해 주므로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필요가 절실하지 않게 되었다. 소위 '이적'이라는 것은 이제 비 초자연적인 관점에서 설명될 수 있었다.
이러한 비평들에 대해서 근본주의는 기독교 신앙의 어떤 요소를, 기본적인 것들을 다시금 주장하기 위해서 일어났다. 그러므로 근본주의는 어떤 의미에서는 항의의 운동이지만 그 항의들은 자유주의가 가진 부정주의(否定主義)에 대한 반론인 것이다.
미국 신학교들과 기독교출판사들, 교파의 지도자들이 자유주의에 넘어가고 있음을 알고서 근본주의자들은 년례사경집회, 대중전도집회, 보수주의적인 성경학교와 신학교의 수립, 외지 선교부및 전도와 성교의 새로운 강조등을 통하여 맛서고 나셨다. 1909에는 [The Fundermentals](근본 요소들)이란 제목으로 12권의 총서가 나와서 초자연적인 기독교 옹호자들의 광범위한 관심을 반영하였다. 여기에는 총 90개의 논문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에 29개가 성경의 권위에 대한 것이었다. 이 저작의 정신은 초기 근본주의의 정신을 잘 대표하여 침착하고 결의에 찬, 그리고 단순히 근본적인 진리들을 재천명하려는 것이었다.
근본주의는 하나의 보수대연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이 있게 한 양대산맥을 말하라면 그 첫번째로 구파 칼빈주의자들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17세기 칼비니즘의 정통주의를 추종하는 장로교 계통의 사람들로서 보수성향을 가지고있는 사람들이다. 다른 한 부류를 말한다면 우리는 세대주의(Dispensationalism)자들을 말할 수 있다.
영국의 다아비(Darby)에 의해 시작된 세대주의는 특히 미국의 달라스 신학교를 중심으로 발전하게 되었는데, 이들은 인류의 역사를 아담시대, 노아홍수시대, 바벨탑시대, 출애굽시대, 예수 시대, 오순절부터 재림시대, 그리고 천년왕국의 시대로 7세대로 구분을 한다. 각 세대마다 하나님은 인간을 다른 책임하에 두시며, 각 세대마다 사탄을 다른 방법으로 취급하신다. 이들은 종말론에대해서 특히 전천년설을 주장하며 철두철미하게 문자적으로 성서를 취급하였는데 이러한 것들이 자유주의자들의 공격이 되기도 하였다. 바로 이러한 배경하에서 근본주의가 싹트게 되었으며 유지되어 왔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근본주의 운동은 미국교회들간의 분열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었다. 북장로교와 침례교의 경우에는 논쟁이 교파분열에까지 이르르게 되었다. 근본주의의 대 지도자인 장로교의 메이천(J.Gresham Machen)은 1936년에 100명의 목사들과 함께 교단을 떠나 정통장로교(The Orthodox Presbyterian Church)를 구성했다. 북침례교(the Northern Baptist Church)에서도 이와 유사한 행동이 자유주의를 공격하기 위해서 취해졌으며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B. 근본주의 신학의 내용
근본주의는 시대에 따라서 초기의 편협한 모습에서 많은 변화를 보여왔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초기 근본주의의 편협함이 과다한 신학보다는 이제까지 어느 정도 유지되어오고 있는 그들의 수정된 신학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초기에 이야기되어온 것과 같이 근본주의자들은 복음을 전파하고 옹호하기를 좋아한다.그러나 옹호하려는 면이 점점 더 전파하려는 면보다 우세하다. 특히 그들은 반 지식주의적인 경향(anti-intellectual tendency)을 가지고 있는데 그러한 모습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사람으로서 메이첸은 요한복음에서 빌라도가 예수에게 질문하는 "진리가 무엇이냐(What is truth)?"는 질문을 인용하면서 지식보다는 종교적인 체험을 더 중요시한다.
2. 근본주의는 개인적인 종교경험을 강조하는 경건주의적 경향을 보이면서 동시에 기독교의 사회적 문화적 명령은 무시한다. 종교는 개인의 기도생활, 성경공부, 교회출석에 국한되고 결국 일반적으로 경제학, 사회학및 자연과학이 제기하는 문제들로부터 격리된 생활에 한정되게 된다. 스텐포드 라이드(W. Standford Reid)는 "근본주의자들은 일상생활에서는 자기의 기독교 신앙을 어떤 골방에 가두어두고 편안한 생활을 하는 것과 같은 이중적 생활이 그들에게 이루어진다." 고 그들의 상황을 비판한다.
3. 그들의 진화론에 대한 불신은 때로 과학 일반에 대한 불신으로 변한다. 그들은 과학적인 연구 모두를 통털어서 비판하며 불신한다. 그들은 과학적인 모든 연구와 발전이 하나님에 대한 능력을 저하시키는 요소라고 보는 것이다. 자연은 그 안에서 인류가 하나님의 계획과 생각을 읽는 하나님이 주신 연구실로서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으며, 젊은 그리스도인들이 자연의 통제를 하나님 아래서 인간의 목적을 위하여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하는 천직의 영역으로 삼는 것이 동인적인 목표가 되지 못하였다 는 것이다.
4. 그들의 교회론은 성경적인 교회론을 따르고 있다. 특별히 교회의 불가지적 통일성을 강조한 나머지 실질적으로는 교회의 가시적 통일성을 경시하여 하나는 가시적, 다른 하나는 불가시적인 두 개의 교회를 만들어낸다.
5. 그들은 개인적 및 사회적 윤리문제에 대하여 이러한 것들이 궁극적으로는 성령의 사역을 통하여 개개인이 초자연적 중생을 경험함(요3:35)으로만 해결된다고 정당하게 주장한다. 그리고 이 운동은 금주운동, 구조작업, 고아원, 병원, 세계의 가난한 자들 구제운동같은 사회적인 관심을 표명한다. 그러나 흔히 개인윤리 문제를 윤리적으로 지탄을 받을 지도 모를 의견적인 일을 금하는 것에 국한시키며 가정, 직업, 여가 등 기독교적 행위양식에 대하여 좀 더 깊은 연구를 하지 않는다.
C. 근본주의 신학의 특징적인 교리
1. 성경의 절대무오
이것은 근본주의 신학의 가장 핵심되는 것이라 할 수 있는 내용이다. 19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져온 역사비평학에 대한 영향으로 성서에 대한 많은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자 이러한 사실들에 대해서 근본주의자들은 거부감을 느끼게 되었으며 이것이 그들의 가장 중요한 안건이 되었다.
2. 예수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역사적 예수에 대한 의문점들이 늘어가게 됨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까지 의문을 갖게 된 데 대한 반작용이라 할 수 있다.
3.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과 육체적 부활
그리스도의 죽음이 한 인간의 평범한 죽음이냐 아니면 전통적인 견해인 전 인류의 대속을 위한 죽임이냐하는 자쥬주의자들의 영향으로 고수하게 된 지극히 신앙적인 문제이다. 특별히 이러한 문제는 당시에 논의되던 문제 중 가장 빈도높은 질문이었다.
III. 신복음주의
A. 신복음주의의 태동
1948년 캘리포니아주 풀러 신학교의 개학식에서 '신복음주의'라는 새 단어가 도입되었다. 이 말은 과거의 근본주의에 복음주의 신학의 새 면을 관련시키고 동시에 과거의 어떤 요소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려는 시도였다.
이러한 말이 생겨난 이유는 근본주의가 사향길로 접어듬에 따른 것이다. 근본주의가 사향길로 접어들자 보수주의자들이 갈 곳을 잃게 되었는데, 그중에 대부분은 신정통주의로 흡수가 되었고, 여기에 흡수되지 못하고 남은 사람들을 주축으로 결성된 것이 바로 신복음주의인 것이라 말 할 수 있다.
이들은 미국 땅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것이야말로 새로운 보수형태의 보수신학이라는 인정 속에 성장해 나가기 시작했으며 여기에 해당되는 신학자들로는 오켕가(Ockenga), 카르넬(Carnell), 헨리(Henry), 해리언(Harrion), 램(Ramm) 등이었으며, 지금의 세계적인 인물로는 빌리 그래함 목사를 들 수 있다.
오켕가는 1958년에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신 복음주의가 성경의 권위를 받아들인다고 선언하므로 신 정통주의와의 관계를 단절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또한 신 복음주의자들은 현대주의자들이 받아들인 교리체계에 반대하여 전적으로 정통적인 교리체계를 수락하므로 자유주의자와의 관계를 단절하고 있다.." 이러한 말을 생각해 볼 때 신 복음주의는 신정통주의나 자유주의와 관계에 있어서 연결점이 없는 것임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이들은 1974년에 세계 WCC와 대화하는 모임인 로잔대회를 주최하였으며 상당한 세력을 확보하였다. 또한 1982년에는 서울대회를 개최하여 일약 세계적인 모임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언제부터인가 '신'자가 빠지고 복음주의 신학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이들은 [Christianity Today]라는 잡지를 발간하였고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신복음주의 확장에 많은 공헌을 하여왔다. 한국에서는 아세아 연합신학대학을 중심으로 확장되어지고 있으며, 독일의 바이어하우스(P. Bayerhaus)도 참여하였다.
B. 신복음주의의 내용
1. 근본주의 비판
이들이 근본주의를 비판하는 내용은 어떠한 교리나 신앙적인 태도보다는 근본주의의 비학문성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근본주의가 비 신학적이라는 것이다. 신앙이라함은 사회, 문화, 역사와의 관련성이 있어야 하는데 근본주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근본주의는 교파주의이고 분리주의이며 문서운동이 결여 되어있다는 것을 비판한다.
크리스채너티 투데이(Christianity Today)의 편집자였던 칸 헨리(C. Henry)는 신학으로서의 고전적인 근본주의가 부정적이고 반동적인 정신으로 미묘하게 변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근본주의가 신학적 전망을 결여시켰고, 교리 표현을 모호하게 하였으며, 학자적 자질을 결여하였고, 적절한 문서운동이 없으며, 반 교파주의, 세대주의의 입장에 서는 것, 문화나 사회의 운동에 관여하지 않는 일, 복음을 개인적인 종교적 특징으로 축소시키는 것등을 지적한다.
이와 의견을 같이하여 고든 클락(Gordon Clark)과 같은 사람은 "모든 국면의 지적인 취미, 철학, 사회학, 과학 및 정치학을 연구하는 현금의 기독교 문서운동의 필요"를 주장한다.
2. 정치적 중립
신복음주의는 정치적인 문제에 개입하려 하지 않고 사회적 복음(Social Gospel)을 좋아하지 않는다. 즉 이들은 사회교화를 목적으로 삼지 않고 개개인과 관련된 복음 활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회개는 개인이 하는 것이지 어떠한 구조가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사회 구성원이 모두 복음으로 변하면 자연히 사회, 정치적인 구조도 변화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 나라의 문제해결은 바로 그 민족이 복음화 되어야 이루어질 수 있다. 이들은 변화나 개혁을 요구하는 좌파를 거부하고 현실체제를 인정함으로 우파(보수파)의 지지기반이 되며 교회의 중립성을 주장한다.
근본주의자들은 이러한 신복음주의신학의 중립노선을 '새로운 중립주의' 혹은 '현대주의와 신 정통주의보다 더 위험한 것'이라는 지탄을 받는다.
3. 협력적 전도
근본주의자들이 '협력'이라는 말을 싫어하는데 반해 신복음주의자들은 이 말을 좋아한다. 이들은 74년 '로잔대회' 때 세계전도에 대한 가능성을 비쳤고 이것으로 인해 많은 보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신복음주의로 몰려 들어왔다. 예를 들자면 빌리 그래함 전도대회 때 사회 각계의 명사들을 다 참여시키는 일 같은 일이라 할 수 있다.
신복음주의는 또한 비보수주의 신학자들과 친교의 문제를 두고 토론을 열었다. 이러한 새로운 경향 내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자유주의 혹은 변증법적인 신학자들과 대화할 의사가 있음을 표시했다.
이에 반해서 세대주의자의 대표인 달라스 신학교의 라이트너(Robert P. Lightner)는 이러한 신복음주의자들의 세상과의 타협(?)에 대해서 "이러한 것은 비현실적인 낙관주의, 교리에 대한 경시, 근본적인 것들을 다른 것으로 대체시킴, 무력한 메세지로의 전락, 너무 많은 양보및 불신앙과의 연합, ..등등과 같은 위험을 지닌다..."는 지적을 한다.
C. 특징적 교리
1. 성서무오에 대한 신앙
이 부분에 관한 한 이들의 신학은 근본주의자들의 그것과 거의 동일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 중에서 성서에 대한 견해는 "성서는 절대 오류가 없다"이다. 성서에는 어떠한 신학적 과오나 역사, 지리, 과학적 과오도 없다. 이들은 성서에대한 역사비판적인 연구를 수용하지 않는다. 또한 경우에 따라 성서에 대한 문자적, 비문자적, 영해 등이 혼합되기도 한다. 물론 몇몇 진보적인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끝까지 성서무오를 사수하려고 한다. 이것은 옛 정통주의의 사상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2. 과학과 성경의 조화
신복음주의자들은 성서에 나오는 사실들과 과학적인 내용을 조화시키기를 원한다. 예를 들면 창세기의 창조기사를 이전의 근본주의자들이 문자 그대로 '6일 창조'로 생각한 반면에 신복음주의자들은 이러한 하루를 '하나님의 시간으로서의 하루' 즉 "천년이 하루같고 하루가 천년같은 하루"로 본다는 것으로 과학과 조화를 이루려 애쓴다. 또한 창세기 5장의 아담으로부터 노아에 이르는 족보에 대해서도 근본주의자들은 이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비해 신복음주의자들은 소위 '간격이론'을 말한다. 이것은 이러한 족보는 모든 사람을 다 언급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중요한 인물들에 한해서만 언급한 것이라는 것이다. 노아의 홍수에 관한 언급에서도 근본주의자들이 전 세계적인 홍수를 말하는데 반해 신복음주의자들은 '지역홍수설'이라는 이론으로 대체시키는데 이러한 모든 것들이 사실은 성서에 대한 문자적 확신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로 행해지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버나드 램(Bernard Ramm)은 1955년에 과학과 성서의 관계를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을 천명하는 책을 내게 되었는데 , 그 책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세계의 기초로서의 하나님은 창조로부터 완성에까지, 하늘에서 땅까지, 물질에서 영에 이르기까지, 짐승에서 사람에 이르기까지, 시간으로부터 영원에 이르기까지, ...의 영적인 우주를 말한다. 자연의 어떻게(how)는 과학으로 발견하지만, 이 자연의 어떻게(how)는 만유중에 계신 하나님의 그것(that)의 현시일 뿐이다."
또한 그는 '유신론적 진화론'이라는 것에 대해 비판하면서 두 극단에 대한 해답을 그가 말하는바 소위 '극단적인 창조설'이라고 부른다. 그는 말하기를 "...수백만년의 지질학사를 통하여 하나님은 주권적인 명령으로 더욱 더 고차원적인 형태의 생명을 창조하여 왔다. 이 과정은 하나님의 마음의 개념, 관념, 형상, 계획, 목적...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나서 공허, 무의 평면에 창조의 주권적이고 명령적인 행위가 따른다. 이 후에는 과정 혹은 부차적인 창조가 나온다. 자연 밖에서 명령으로 주권적으로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이제는 자연안에 계신 성령으로 창조의 일을 대신하신다. 그러므로 자연의 구현자(具現者)이신 성령께서는 하나님의 청사진을 아시고 공허의 단계로부터 일을 시작하여 온 과정을 통하여 자연계 내에서의 하나님의 의도하신 형상을 실현시키신다.
IV. 보수신학에 대한 비판적 연구
A. 보수신학들의 공통점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보수신학의 공통점들은 한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그 가장 중요한 이유로서는 근대의 성서신학이 많이 진보해 감에 따라 기존에 알고있던 신앙의 중심되는 구절들의 권위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었으며 여기에 대한 자구책으로 이러한 보수신앙들이 생겨나게 된 것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최소한 신앙에 대한 점에 있어서는 그들의 편협성을 나타내는데 그것은 열려진 마음의 태도가 아니라 기존의 생각을 고수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이러한 수용과 포괄보다는 비판이 앞서는 모습들은 이러한 보수주의 신학의 모습일 뿐 아니라 사실 우리나라 교회의 전반적인 모습이기도 하다고 말 할 수 도 있을 것이다.
B. 보수신학에 대한 비판
이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성서해석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최근 성서학의 발달로 인해 이루어진 새로운 성서관에 대해서 이들은 수용의 자세보다는 사수의 자세로 임하고 있는데 그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 성서는 한 종교의 경전인 반면에 인간의 손으로 쓰여졌으며 긴 시간 동안에 변천해 왔다는 것에 대한 폭 넓은 의견보다는, 성서에 대한 막연한 절대 권위부여와 지나친 자구적인 이해가 이들에게 커다란 문제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성서를 막연한 권위로 두지 말고 우리 모두의 신앙간증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이러한 편협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제임스 바아(James Barr)는 그의 [Beyond Fundamentalism]이라는 책에서 "일반적으로 말해서 근본주의자(보수주의자)들이 성서와 신학에 대해 잘 알게 된다면 그들은 결코 근본주의자들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라고 말한다.특징적으로 사람들은 그들이 성서에 대해서 잘 알려고 하지 않으면서 근본주의 신앙은 고수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 보수신앙은 성서를 믿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들이 성서를 믿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바아는 두 가지 이유를 지적하는데 그 중 하나는 "...성서는 우리가 믿는 것들을 말하기 때문에 나는 성서를 믿습니다.."라는 대답이요, 다른 하나는 "...성서가 비록 지금 우리가 믿는 것들과 거리가 좀 떨어지더라도 우리는 성서를 믿으며 그것의 지침을 믿습니다.."이다. 바아는 이 대답 중 전자의 대답이 더욱 보수주의 신앙에 가까운 것이며 오히려 이러한 견해야말로 쉽게 부정적인 견해로 바뀔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앞 장에서도 지적되었지만 기존의 보수교단들은 대화의 창구가 없다. 그러한 대화가 마련되어야 모두가 하나의 길을 갈 수가 있는 것이다. 보수신학이 지나친 수구(守舊)의 모습에서가 아니라 더 나은 발전을 위해 개방된다면 좀 더 차원있는 보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V. 맺음말
우리는 본 소고에서 기독교 보수신학에 대해 연구해 보았다. 과거의 보수신학의 대명사였던 근본주의(현재는 개혁주의라는 이름으로 남아있음)와 현재의 보수신학을 주도하고 있는 신복음주의(복음주의)는 여러가지 면에 있어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바리새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신앙인을 편협하게 만드는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학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기초는 신학이 신앙과 신앙생활을 위한 신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나 사고와 나눔의 자유는 있으며, 신앙인으로서 그의 삶을 책임질 의무 또한 있는 것이다. 보수주의 신학에서 그들의 사고와 주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나, 좀 더 포괄적인 여유와 포용력을 가지고 나아가면 그들도 또 하나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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