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투데이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건강한 노년을 위해 주목해야 할 요소는 뇌 건강이다. 나이가 들면서 많은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이 바로 치매다. 치매는 후천적으로 언어, 판단력 등 인지 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 질환이다. 전반적인 뇌 기능에 손상을 일으키는 모든 질병이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스트레스에 많이 노출된 현대인에게는 더욱 취약한 질병이다. 그렇다면 치매는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흔히 ‘깜박’ 잊어버리면 치매라고 의심하나 이는 건망증일 수 있다. 치매와 건망증은 다른 병이다. 건망증은 기억력 저하가 오지만 판단력은 정상이라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진 않는다. 또 건망증 환자는 힌트를 들으면 금세 기억해 내기도 한다. 치매는 이와 달리 여러 정신 능력에 장애가 발생해 지적 능력에 감퇴가 초래된다.
대표적인 치매 증상엔 기억력 저하, 언어 장애, 시공간 파악 능력 저하, 계산 능력 저하, 성격 변화와 감정 변화 등이 있다. 치매 환자는 힌트를 주어도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며 물건 이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낯선 곳에서 길을 쉽게 잃고 자기 집을 못 찾기도 한다. 이전에 잘하던 돈 관리에 실수가 생기고 전에는 꼼꼼한 성격이었던 사람이 대충 일을 처리하기도 한다.
KAD한국치매협회치매 검진은 간단한 검사를 통해서 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치매 선별검사’를 검색하면 여러 설문지가 나온다. 응답자는 대상이 되는 사람을 오래전부터 잘 알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치매 선별검사지SIRQD’에 따르면 15개 문항에 대해 10년 전과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면 ‘0’,조금 나빠졌다면 ‘1’,전혀 해당하지 않으면 ‘9’에 체크하면 된다. 0은 정상, 1~3점은 의심 단계, 4~7점은 경도 치매, 8~10점은 중증도 치매, 11~13점은 중증 치매로 본다. 더욱 정확한 검사는 병원에 방문하는 게 좋다. 치매 원인을 찾기 위한 혈액 검사, 뇌 영상 검사 등을 진행한다.
◆조기 발견 중요하고 반드시 운동해야=치매는 사실상 예방이 더 중요한 병이다. 생활 습관만 바꿔도 발병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에서는 3·3·3 캠페인을 권한다.
이미지투데이이는 3권(권하는 것), 3금(참을 것), 3행(챙길 것)으로 나뉜다. 3권으로는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기(운동) ▲생선과 채소를 골고루 챙겨 먹기(식사) ▲부지런히 읽고 쓰기(독서)가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요인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20분 이상 고강도 운동을 주 3회 이상 또는 30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을 주 5회 이상 하는 성인이 치매 위험이 1.82배 감소한다. 걷기 외에도 자전거 타기, 세차하기, 화초 가꾸기 등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발병 위험을 감소시킨다.
특히 뇌 혈류 개선에 중요한 운동은 유산소 운동이다. 또 생선, 채소, 과일, 우유 섭취가 인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다. 육류 등 고지방은 치매 위험을 높인다. 평소에도 낱말 맞추기, 편지쓰기, 공연 관람 같은 뇌세포를 자극하는 두뇌 활동을 지속해 주는 게 좋다.
3금으로는 ▲술을 한 번 마실 때 3잔보다 적게 마시고 남에게 권하지 않기(절주) ▲흡연은 시작 말고 피고 있다면 당장 끊기(금연) ▲머리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기(뇌 손상 예방)를 지켜야 한다. 적정 수준 이상의 과음은 인지장애 확률을 1.7배 높인다. 또 중년기부터 술을 많이 마신 사람은 노년기에 인지장애가 있을 확률이 2.6배나 높다. 흡연자 역시 치매 발병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1.59배 높고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릴 확률도 3배 높다. 대신 금연하고 6년 이상 시간이 지나면 인지장애 확률이 41% 감소한다.
이미지투데이3행으로는 ▲건강검진 ▲소통 ▲치매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가족이나 친구와 연락해 소통하는 게 치매에 도움이 된다. 중년에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다가 노년기에 그 빈도가 떨어지면 치매 걸릴 확률이 1.9배 높아진다. 또 조기에 치매를 발견해 관리하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보건소에서는 60세 이상 누구나를 대상으로 무료로 치매 선별검사를 해준다.
치매에 좋은 콩과 견과류.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치매에 좋은 농산물로는 콩, 홍삼, 토마토, 견과류 등이 있다. 콩류 음식은 신경세포 재생에 효과를 보여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 뇌 영양제의 주성분인 포스파티딜세린도 콩에서 추출하는데 전문가들은 콩만 잘 먹어도 영양제가 필요 없다고 한다. 홍삼의 파낙세롤D 성분은 신경계 근육과 뇌 기능을 활성화해 기억력 향상에 도움 된다. 견과류는 비타민E가 풍부해 기억력 향상에 좋고 토마토는 체내 염증을 줄여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책을 통해 치매를 막는 최고의 방법은 뇌 영양제가 아닌 좋은 습관을 기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절한 영양과 운동, 긴장을 이완하고 잠을 잘 자고 두뇌 운동을 하면 치매를 40%까지 지연시키거나 예방할 수 있다. 그는 “생활 습관 개선 의지가 생기지 않는다면 건강한 생활 습관은 치매 예방약, 술이나 담배는 치매 생기는 약으로 치환해서 생각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젊었을 때부터 치매 관리 철저히=젊다고 무조건 치매의 위험에서 빠져나올 수도 없다.질병관리청과 국립보건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조발성 치매 환자가 1만7000여명에서 2019년 6만3000여명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젊은 치매 환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는 뜻이다.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태스킹(다중작업)은 치매에 최악이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면서 넷플릭스를 보는 습관 같은 것을 말한다. 한 가지에 집중을 해야 기억력과 주의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집중력을 높인다고 단것을 섭취해도 뇌 건강에 안 좋다. 당뇨가 뇌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단 것을 많이 먹으면 혈당 불균형으로 우울증도 올 수 있다. 습관적으로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를 외친다면 이것도 참아보자.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뇌혈관에 문제를 일으킨다. 만약 커피를 마셔도 하루 2잔 이하 섭취하는 게 좋다.
◇도움말=중앙치매센터‧서울아산병원‧도서 ‘저속노화 식사법(정희원)’‧도서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정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