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종교(이단) 밀의 종교(신비종교)
I. 밀의종교의 정의
밀의종교(희랍어로 미스테리아)는 특정한 장소와 관련되어있는 제의적 경축의 비밀한 내용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이 비밀한 것은 심층적인 차원을 말하는 것이며 이것은 삶의 신비에 관한 것이다. 이 말은 밀의종교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밀의종교는 동방으로부터 들어와 그리스-로마 세계에서 기존의 문화적, 종교적 전통과 융합함으로써 새로운 형태를 갖추어나간 종교이다. 또한 이 밀의종교는 밀의에 참여함으로써 개인의 심령이 구제된다고 믿는 종교로서, 고대 그리스, 특히 헬레니즘 시대와 로마에 널리 융성했던 여러 종교를 말한다.
이 종교는 원래 곡물의 풍요를 기원하는 자연종교를 기반으로 성립되었다. 즉, 식물의 고사(枯死)로부터 재생을 기원하는 종교의례가 식물의 인격화(신격화)와 함께 인간의 운명과의 관계로 전환되어, 언젠가는 죽게 마련인 인간에게 영원한 생명을 보증하는 것이 되었다. 이 종교의례에는 입회의례와 본의례가 있는데, 전자에는 단식이나 세례, 후자에는 비교(秘敎)의 전수, 성스러운 물건을 받들어 들거나 신성한 결혼의 비의 등이 포함된다. 이 의식에 참여함으로써 얻어지는 재생 또는 신화의 과정에는 종종 엑스터시가 수반된다. 이에 따라 밀의 종교는 이것이 원래 성립된 국가나 민족, 지역에서 널리 헬레니즘, 로마세계로 유포되어 민족적, 사회적, 성적 구별을 초월하여 인간 개인의 영혼 구제에 초점을 두었다.
II. 밀의종교의 특징
1) 비밀스러운 입회식 절차를 강조
2) 예배로 선포하는 말씀이 아닌 하나의 드라마임.
3) “학습”과 비밀 지식의 “전수”
4) 자연과 알레고리로서 신과 자연의 동일시
5) 서품을 통해 인간이 거듭나며, 불멸의 효력을 가짐.
6) 제의적 상징과 전통의 해석은 교의적 획일화 없이 지역적으로 다름.
7) 가입자들에게 불멸성과 신과의 합일, 그리고 긴밀하게 짜여진 공동체에 들어오는 소속감의 특권을 보장해줌.
8) 기독교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 여부와 무관하게, 양자는 공통적 환경을 공유함.
밀의종교는 무조건 믿어야 하는 교리를 제시한 것이 아니라, 안으로 뛰어들어 동참해야할 신화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밀의집단에 들어가서 같은 음식과 음료를 먹고 똑같은 춤을 추고 똑같은 연극을 구경한 사람들은 다함께 일체감을 느꼈다. 밀의종교는 참여에 중점을 둔 종교의 모습을 보여준다.
III. 밀의종교 예시
1. 이시스
고대 이집트의 여신. 기원은 옥좌의 신격화로 보이는데, 여기에서 왕권의 신 오시리스와 결합해서 오시리스의 누이를 아내로 삼아 호루스의 어머니가 되었다. 또 오실리스 신화에서는 따로따로 있는 남편의 유해를 합쳐서 미이라로 해서 부활시켰다고 하며, 오시리스 신앙의 보급과 함께 사자의 수호여신, 사자를 부활시키는 주력(呪力)의 소유자, 모신(母神), 충실한 아내의 전형으로서 가장 친숙한 신이 되었다.
말기왕조시대에는 여러 여신과 함께 이집트 각지에서 신앙되고, 그리스ㆍ로마시대에는 알렉산드리아 항의 수호여신에서 항해의 수호여신이 되어 여신을 우주신으로 하는 신비종교적인 신앙이 로마제국 전체에 퍼졌는데 그 성소는 로마, 쾰른 등 서유럽 각지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집트 국내에서는 프톨레마이오스 왕조(朝)에 조영된 필라이 섬의 이시스 신전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데, 애스원 하이 댐 건설에 의한 수몰로 인해서 1980년경에 리카(아길키아)섬으로 해체ㆍ이전되었다. 옥좌를 두상에 얹은 여성으로서 표현되는데, 사자의 수호여신으로서는 가끔 날개를 가진 여성으로 표현되며, 그 날개가 생명의 숨결을 준다고 하였다. 또한 하늘의 여신 하트홀과 마찬가지로 태양과 소의 뿔을 인 여성으로서도 묘사된다. 모신(母神)으로서 무릎 위에 왕이나 어린 호루스를 안고, 때로 수유시키고 있는 모습은 성모상과의 관련이 지적되고 있다. 그리스인은 데메테르 여신과 동일시하였다.
이시스 신앙의 기원은 확실치 않으나 이집트 제5왕조의 기록, 즉 피라미드 텍스트(BC 2375경~2200경)에 이시스가 살해된 자기의 남편 오시리스 신을 애도했다는 언급이 되어 있고, 그 보다 훨씬 이전인 선왕조 시대(기원전 3100년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주장도 있다. 이시스에 관한 전설은 이시스가 본래 독립된 신이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오시리스의 아내로서 이시스가 주역을 맡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오시리스가 죽은 후이다. 이시스는 오시리스의 시신(屍身) 조각을 발견하여 그것들을 재결합했으며, 그의 장례식에서 상주 역할을 했고, 자신의 권능으로 그를 소생시켰다.
이후 이시스는 수천 년이나 살아남아 그리스와 로마를 비롯해 다른 문명으로 전파된 종교 의식의 구심점이 되었다(이시스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을 것이다). 대모신(大母神)이자 헌신적인 아내, 마법의 강력한 원천으로 알려진 이시스 숭배는 기독교 시대까지 계속 이어졌다. 로마 황제 테오도시우스 1세(Theodosius I)가 기독교를 국교로 정한 다음, 378년에 이시스 숭배를 공식적으로 금지하면서 이시스 신전들은 파괴되거나 교회로 개조되었다.
2. 오시리스와 디오니소스
‘죽음과 부활의 신’인 오시리스(Wesir, Asr, Ausir, Asiri, Ausar, Osr등)는 이집트에서 가장 유명한 신이다. 그러나 그 기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0세기 초에 제인 해리슨(Jane Ellen Harrison)은 이렇게 썼다. “모든 이집트 신 가운데, 아니 어쩌면 고대의 모든 신들 중에서 오시리스만큼 오랫동안 살아남아 큰 영향력을 행사한 신은 없었다. 그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위대한 부활신 계급의 표본으로 우뚝 서 있다.”
오시리스가 고대 그리스인들에 의해 토착신인 디오니소스와 합성되어 그리스의 미스테리아가 태어난 것과 같은 방식으로, 다른 지중해 문화권에서도 미스테리아가 유입되었다. 그래서 자신들의 토착신 가운데 하나를 탈바꿈시켜, 죽었다가 부활한 미스테리아 신인으로 만들었다. 고대 이집트에서 오시리스로 알려진 이 신인은 고대 그리스에서 디오니소스가 되었고, 소아시아에서는 아티스, 시리아에서는 아도니스, 이탈리아에서는 바쿠스, 페르시아에서는 미트라스 등등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디오니소스는 에게 해 연안의 고대 그리스의 여러 부족들 사이에서 일찍부터 새로운 계절의 활력을 가져다 주는 신으로 숭배된 것으로 보이며, 기원전 8세기를 전후로 고대 그리스 신화가 틀이 잡히면서 널리 알려지고, 디오니소스를 둘러싼 여러 가지 신화가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디오니소스가 떠맡은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은 부활하는 신이었다. 한 전설에 따르면, 디오니소스는 헤라의 부탁을 받은 티탄에게 붙들려 일곱 조각으로 갈기갈기 찢긴다. 티탄은 갈기갈기 찢은 그의 몸을 솥에 넣고 요리해 먹어버렸다. 그러나 디오니소스는 불사의 몸이라 다시 살아나는데, 정확하게 어떤 단계를 거쳐 부활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디오니소스는 이집트의 오시리스와 같은 그 이전의 부활신과 연결되며, 그리스도교가 마침내 그리스로 전파되었을 때에는 초기의 그리스도교 의식하고도 연결되었다.
V. 밀의종교의 의식과 축제
1. 헬레니즘 밀의종교 축제
다소는 신비종교의 축제인 산단(Sandan)이라는 식물신을 예배하는 의식의 중심지였다. 산단 헤라클레스 축제는 매년 다소에서 이루어지는 장의 행렬로서 마지막 장면에서는 그 신의 형상이 불에 태워지는 것이다. 여름의 태양 열기에 의해서 식물이 말라죽는 것과 또 다시 새로운 생명으로 살아나는 것이 이 식물 축제 제사의 내용이며, 이것은 시리아의 아도니스(Adonis), 프리지안의 아티스(Attis), 이집트의 오시리스(Osiris), 바벨론의 탐무즈(Tammuz)와 유사한 것이다.
시리아의 아도니스 제의는 신비종교의 일종으로 아도니스는 그의 자신의 모습을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으로 형상화하며, 죽음에서의 구원을 의미하는 것이다. 아도니스 제의는 시리아 지방에서 이루어지는 연례 행사였다. 프리기아의 아티스 제의는 어머니 여신인 시벨레와 같이 제사되는데, 아도니스 제의와 똑같이 아티스 신의 죽음을 말하고 다시 살아나는 것을 기념하는 것이다. 이 축제는 광란의 여흥이 따르는 축제였다.
조금 후대에 와서 아주 중요한 제사는 세라피스(Serapis) 축제인데, 이것은 애굽에서 유래된 것으로 그 내용은 죽음에 대한 승리를 상징한 남성 신인 오시리스(Osiris)와 여성 신인 이시스(Isis)의 결합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오시리스는 포악한 적대자에 의해서 생명을 강탈당하고, 그가 다시 통과하는 이시스에 의해서 발견되었을 때 더 강력한 적에 의해서 토막 내어 칼로 살해당하고, 그의 시체는 땅위에 흩어지게 된다. 흩어진 그의 수족들은 이시스에 의해서 다시 찾아진다. 오시리스의 수족들은 다시 결합되어 새로운 생명으로 살아나며 오시리스와 이시스는 다시 만나 결합되어 오시리스의 통치가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미드라스 축제는 페르시아의 기원을 두고 있으며, 로마 군인들에 의해서 서방 세계에 유입된 것이다. 미드라스 종교는 이원론적인 성격을 가지며, 이 종교의 기본적인 구조는 선한 세상과 악한 세상의 싸움이고 결국 미드라스가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다. 이것은 덧없는 가시적 세계에서 구원얻는 것을 의미하며, 인간은 한시적인 육체를 가진 존재로서 죽음을 넘어서는 불사의 세계와 영생을 꿈꾸는 존재라 할 수 있다.
헬레니즘 세계의 신비종교의 특성과 형태는 다양한 모습을 가지며, 이것은 여러 종류의 제의가 공통적인 특성을 가지는 것으로 혼합되고 통합된 것이다. 그러나 신비종교의 공통적인 구조는 유한한 인간이 죽음을 이기고, 그들이 숭배하는 신들을 통해서 최후의 승리를 얻고 부활과 불사를 이루며, 그 신앙의 깊이에 따라서 바로 그 신 자신까지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Ⅴ. 밀의종교의 전개
1. 영지주의
영지주의의 기원에 관한 논의는 2세기로 거슬러 올라가서 진행된다. 영지주의 기독교인들은 종종 자신들의 교훈은 부활하신 주에 의해 비밀스럽게 계시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영지주의는 여러 종교들로부터 영향을 받고 또 영향을 주었지만, 초대 기독교에 가장 심오한 영향을 미쳐 교회법, 신조, 주교조직이 생겨나게 했다.
영지주의라는 명칭은 그리스어 ‘그노스티코스’(그노시스, 즉 비밀스런‘지식’을 소유한 사람)에서 유래했다. 영지주의 분파들은 교육이나 경험적 관찰이 아닌 신적 계시에 의해 얻어지는 비밀스러운 지식의 구속능력을 공통적으로 강조한 듯하다. 최초의 영지주의자로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마술사 시몬이다. 그는 악이 신성의 내적 분열에서 생겼다는 영지주의의 근본 개념을 소개한 1세기 유대교 이단이었다.
영지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사람의 무의식적 자아는 신성과 동일한 본질을 가지고 있지만, 불행히도 타락했기 때문에 진정한 본질과 완전히 동떨어진 세상에 던져졌다. 사람은 위로부터 오는 계시를 통해서 자신의 기원, 본질, 초월적인 운명을 알게 된다.
영지주의적 계시는 이성의 힘을 가지고서는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철학적 계몽과 구별되어야 하며, 그리스도교의 계시와도 구분된다. 영지주의적 계시는 역사에 뿌리를 두지 않으며 성경에 의해 전승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독교적 영지주의에서 이 세계는 영적 존재에 의해 만들어졌으므로 그 속에는 영의 파편들이 들어있는데 이것이 육체 속에 갇혀있으므로 지식을 통해 해방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영적 메신저가 이 세상에 와야 하고, 이 메신저가 구원을 위해 필요한 비밀의 지식과 영감을 가져다주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비밀의 지식을 갖게 해주는 메신저는 예수그리스도이다. 그러기에 영지주의에 있어서 육체와 같은 물질은 악한 것이므로 대부분 영지주의자들은 그리스도가 우리와 같은 육체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한다.
영지주의자는 오늘날 이단으로 기억되고 있지만 당시에는 스스로를 진짜 그리스도교인이라고 생각했다. 영지주의자가 보기에 참 그리스도교를 곡해한 것은 문자주의자들(지금의 전통적 기독교를 말함)이었다. 원래의 기독교는 모든 입문자가 신비한 앎(그노시스)를 개인적으로 체험케 하는 영적 종교인데, 문자주의자들은 맹목적 믿음을 요구하는 종교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초대교회의 교부인 클레멘스와 오리겐에 의해서 주장되었다. 이런 상황으로 2세기 영지주의야말로 기독교의 심각한 위협이었다.
Ⅵ. 나가는 글
지금까지 신비종교의 개념과 내용, 그리고 밀의종교가 기독교에 미친 영향을 알아보았다. 신비종교는 비밀리에 전해지는 특별한 지식이 그들을 구원하는 수단이라고 보았으며, 그들의 소속감과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특별한 제의(祭儀)와 성적인 행위를 사용하였다. 이러한 신비종교의 특징은 로마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쳤고, 1세기 기독교인들은 신비종교 문화에 일부 영향을 받아있었다. 따라서 기독교가 신비종교의 영향을 받아 영지주의라는 이단을 낳게 된다. 21세기 현대 기독교에서는 신비종교가 어떠한 비밀리에 이루어지는 제의나 난교로 이루어지지는 않으나, 역사적, 성경적 지식보다는 신비한 체험, 소속감, 특별한 계시를 강조하는 속성을 여전히 보이고 있다. 신비하고 기이한 일에 관심을 가지기 쉬운 세대에서, 바른 신앙과 바른 믿음을 지켜나가고, 지켜나가게 하기 위하여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참고문헌
주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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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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