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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최근 예배학의 동향

하나님아들 2013. 2. 14. 13:57

최근 예배학의 동향

 

 

조기연
서울신학대학교 교수(예배학)

 

예배운동은 1914년 벨기에의 베네딕트 수도사 람베르트 보댕(Lambert Beauduin)이 좬예배, 교회의 생활좭(La Piete’ de l’Eglise)이라는 책을 출판한 것을 계기로 촉발되었다. 그로 인해 유럽과 북미의 교회들이 예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고, 60여 년 후인 20세기 후반에 각 교단들은 예배예식서를 개정함으로 결실을 맺게 되었다. 예배운동이 가져온 영향과 현대 예배의 추세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초대교회의 예배와 삶을 발견하고 그 정신을 현대 교회의 예배에 회복하는 흐름이다. 초대교회는 동방교회와 서방교회가 분리되기 이전이었고, 또 로마가톨릭교회와 개신교회도 아직 생겨나기 이전이었다. 무엇보다도 초대교회는 현대 교회가 상실한 많은 예배적 유산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그것들은 주로 예배에서 주님과의 교제, 하나님 나라의 경험, 부활의 기쁨과 감격, 말씀과 성례전의 균형 등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초대교회 예배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져 많은 논문과 저술이 출판되었다.

둘째, 예배운동의 주된 관심은 회중 참여의 확대이다. 이는 예배에서 성직자 중심주의를 탈피하고 평신도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다. 예배에서 회중은 더 이상 관중의 입장이 아니라 참여자의 입장에 서야 하며, 예배는 목사 혹은 사제 혼자만의 행위가 아니라 전 공동체의 행위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으로 말미암아 예배에서 역동성을 회복하는 흐름이 일었다. 이는 예배당 건축이나 실내구조 그리고 성구의 배치 등의 측면에서도 변화를 가져왔다. 예컨대 설교자의 강단이 높고 먼 곳에 우뚝 서 있으며 회중은 움직일 수 없는 긴 장의자 속에 앉아 있는 종래의 형태를 탈피하고, 예배 참여자들이 더 활발하게 예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강단은 더 낮아지고, 더 접근하기 용이해졌으며, 의자와 의자 사이, 회중석의 복도 등을 더 넓게 만들어 회중이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예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예배당의 환경도 변화되었다.

셋째, 예배운동의 또 다른 공헌은 ‘공동체성의 회복’이다. 르네상스 이후 사회가 산업화와 분업화의 길을 걷게 된 결과 전통적인 가족 공동체의 해체와 함께 사회가 개인주의적으로 흐르게 되었다. 이는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예배에서 공동체성은 사라지고 오로지 신자 개인이 영적으로 뜨거운 사람인가 차가운 사람인가 하는 것만이 관심사항이 되었다. 예배당의 풍경은 한마디로 어학실습실처럼 각자의 영혼이 하나님과 일 대 일로 만나는 자리일 뿐, 옆에 앉은 사람은 인식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첨단 전자매체 시대인 오늘날 이러한 현상은 더욱 뚜렷한 현상이 되었는데, TV나 또는 가상공간을 통해 예배에 참여하는 것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맞서는 것이 예배의 공동체적 개념이다. 예배운동은 신약에 나타난 교회의 형상 즉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 개념을 구체화시켜서 개교회의 예배형식에 적용하도록 하였고, 그리하여 예배는 개인의 사건이 아니라 공동체의 사건이 되도록 하였다.

넷째, 예배운동의 결실은 성만찬의 재발견을 이루었다. 종교개혁시대 이후 성공회를 포함한 대부분의 개신교회들은 부정기적인 성만찬 참여를 채택해 왔으며 고작해야 1년에 서너 번 하는 행사로 여겨졌다. 이 점에 대하여 예배운동은 ‘주님의 날’에 ‘주님의 식탁’에 둘러앉은 ‘주님의 백성들’의 개념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개념은 폭넓은 지지를 얻었으며, 그 결과 기존의 동방교회들과 로마가톨릭교회는 물론, 루터교회와 성공회, 미국장로교회나 미국연합감리교회, 그리스도의교회 등, 주류 개신교회들이 매주일 정규 예배에서 성만찬을 거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예배운동은 서로 다른 예배전통에 대한 재발견을 가져왔다. 기독교에 속한 각각의 예배전통들은 그 동안 무관심하여 왔던 서로 다른 예배전통에 대한 인식과 함께 서로에게서 배우려는 노력을 진지하게 기울이게 되었다. 이는 예배학자들이 고대교회의 기원(source)과 자료를 연구하다 보니까 공통적인 자료를 다루게 되었고, 또한 새로운 예배의식을 만들어내는 단체나 개인이 여러 전통들이 지닌 좋은 요소들을 개방적인 자세로 수용함으로써 촉발되었다.

이외에도 예배운동의 영향은 다양하다. 주제설교보다는 성서일과에 기초한 설교, 교회 목회사역에서 세례예식의 중요성 발견, 예배와 내용이 일치하는 교회음악의 선택과 사용, 예배당 공간에 있어서 주의 식탁(성찬대)을 중심으로 한 회중석의 배열, 회중들로 하여금 그때 그때 교회력상의 시간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색깔과 상징을 포함하는 장식과 제의와 배너 등을 사용하는 것 등이다.

학문적 연구와 예배집의 개정 등을 통한 예배현장의 결실을 수반한 예배운동이 이처럼 광범위하게 현대 예배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으나, 모든 교회가 이에 속한 것은 아니다. 또 한편으로 비록 학문적 연구는 취약하지만 주로 은사운동(Charismatic Movement)을 모체로 하는 또 다른 예배의 흐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계열로서는 존 윔버와 같은 인물과 빈야드 운동 등이 대표적인 예로서, 이들이 예배에 가져온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은사운동의 예배는 하나님의 임재와 실제를 강조하는 것으로서, 크리스천의 삶이 개인적으로는 무미건조하며, 많은 경우의 공예배 또한 형식적이고 메마르게 된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은사운동의 중요한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평신도 지도력이다. 그 동안 안수받은 목사들의 전유물이었던 치유, 전도, 가르침, 그리고 설교 등의 사역에 있어서 ‘평범한’ 신자들이 그런 일들을 담당할 수 있도록, 은사를 실천하는 것에 있어서 ‘해방’되었다. 또한 ‘죄의 용서’에 있어서조차 평신도들이 활용된다. 모든 신자들의 사역자화는 매우 중요한 주제인데, 하나님의 사람들을 구성하고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데 있어서 성령의 은사를 받은 모든 사람들이 참여해야 한다.

둘째, 은사운동의 특징은 몸(body)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다. 몸과 자연 세계를 긍정하고 적극적인 가치를 부여하며, 따라서 예배에서 손을 높이 들거나 춤(worship dancing)을 추는 등 몸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셋째, 은사운동의 특징은 예배의 분위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배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우며, 축제적 분위기를 강조한다. 그러나 이 분야에 관한 예배학적 연구는 아직까지 별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구도자 예배’ 또한 현대 예배의 한 현상이다. 1946년 이후에 출생한 전후세대들이 청바지와 로큰롤(rock and roll)에 친숙하나 기독교에 흥미를 잃고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점에 착안한 빌 하이빌스 목사가 미국 일리노이 주의 남부 베링톤(South Barrington)에서 시작한 이 예배는, 현재 미국과 한국의 많은 교회들에서 행해지고 있다. 이 예배는 기존 예배의 형식이나 틀을 과감하게 탈피하여 일종의 문화집회 같은 예배 분위기를 연출함으로써 불신자들로 하여금 부담 없이 참석하게 함으로써, 그들이 쉽게 복음에 접촉하게 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 예배는 시작된 지 불과 10여 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예배학 분야의 이렇다 할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대는 우주성과 개체성, 통일성과 다양성이 공히 강조되는 시대이다. 예배 또한 예외가 아니다. 세계 교회들과 함께 하는 예배의 영성, 특히 초대교회라고 하는 기독교 공통 유산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동시에 각 전통의 특징을 살리는 예배, 그리고 무엇보다도 개별 회중의 신앙과 영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예배가 현대 예배학의 주된 관심이라 하겠다. 

출처 : 말씀의 공간
글쓴이 : 착한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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