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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차세대 F-47, 완벽히 숨어 일방적 공격 퍼붓는다

하나님아들 2025. 4. 24. 22:39

美 차세대 F-47, 완벽히 숨어 일방적 공격 퍼붓는다

입력2025.04.24. 
 
자기 존재는 거의 드러나지 않지만 적기는 수백㎞ 밖에서 탐지
 
 
 

 
미국 공군 6세대 전투기 F-47 이미지. 뉴시스
현대 공중전에선 무기체계 성능이 승패를 가른다. 전투기 성능이 부대 규모나 전장 환경, 조종사 기량 등 모든 요인을 합한 것보다 승패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산전수전 다 겪은 최정예 에이스 파일럿도 한 세대 뒤처진 전투기를 몬다면 기량이 한참 떨어지는 신참이 탑승한 최신 전투기를 당해내기 어렵다.

공중전 승패, 전투기 성능에 달렸다
전투기 성능의 중요성은 그간 공중전 역사에서 끊임없이 입증됐다. 초음속 비행 성능과 제한적인 공대공미사일 운용 능력이 부여된 2세대 전투기는 1960년대 공중전에서 1세대 전투기를 사정없이 유린했다. 1970년대 등장한 3세대 전투기는 전천후 비행 성능과 본격 레이더 시스템을 바탕으로 2세대 전투기의 시야 밖에서 미사일을 날리며 일방적인 승부를 펼쳤다. 3세대 전투기보다 우수한 레이더와 항공전자장비를 갖춘 이스라엘 공군의 4세대 전투기는 1982년 베카계곡 공중전에서 시리아의 3세대 전투기를 1 대 86이라는 압도적 스코어로 제압했다. 이러한 4세대 전투기도 스텔스 성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와의 모의 공중전에선 0 대 144으로 패배했다. 2006년 6월 알래스카에서 열린 ‘노던 에지(Northern Edge)’ 훈련 당시 일이다.

그렇다면 현재 강대국들이 개발 중인 6세대 전투기는 현존 전투기에 비해 얼마나 압도적인 성능을 갖추게 될까. 현재 공식 발표된 6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은 미국 F-47과 F/A-XX, 러시아 PAK-DP, 중국 J-36과 J-50, 영국·일본·이탈리아 공동개발 사업인 GCAP, 프랑스·독일 공동개발 사업인 FCAS 등이다. 이 가운데 시제기 비행 모습이 공개된 것은 중국 J-36과 J-50뿐이다. 그래서인지 중국은 6세대 전투기 개발에서 자기네가 가장 앞선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사실 미국 6세대 전투기 시제기는 2020년부터 미국 서부 사막 상공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 임기 중에 6세대 전투기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것이 허세가 아니다. 2020년 9월 미 공군 획득·기술·군수담당 차관보였던 윌 로퍼 박사가 “풀 스케일 시제기가 벌써 첫 비행을 마쳤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 시기 미국 6세대 전투기 사업은 ‘차세대 공중 우세기(NGAD)’라는 이름으로 공군용 PCA와 해군용 F/A-XX 2가지로 진행되고 있었다. PCA 사업에선 록히드마틴·보잉·노스럽그러먼 3개 업체, F/A-XX 사업에선 보잉·노스럽그러먼 2개 업체가 경쟁했다. 그 결과 PCA 사업에선 올해 3월 22일 보잉이 선정돼 F-47이라는 제식명이 부여됐다. F/A-XX는 4월 중 사업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미국 6세대 전투기 F-47과 F/A-XX는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두 전투기 모두 다채널 레이더가 적용될 예정이다. 현용 전투기에 탑재된 레이더는 대부분 X밴드(파장 약 2.5~3.8㎝) 대역 주파수를 사용한다. X밴드는 파장이 짧아서 매우 정밀한 탐지가 가능하지만 그만큼 동일 출력을 사용하는 다른 대역 레이더에 비해 전파 통달 거리가 짧다. 4000㎞ 밖 골프공 크기 표적도 잡아내는 SBX-1 레이더처럼 송수신 모듈과 전력 공급 장치를 거대하게 만들면 탐지거리를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전투기라는 작은 크기의 항공기에 그렇게 거대한 송수신 모듈과 전력 공급 장치를 넣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전투기용 X밴드 레이더는 보통 200㎞ 안팎 거리를 탐지할 수 있는 수준의 체적과 출력으로 만들어진다.
 
 
 


 
미국 해군 6세대 전투기 F/A-XX 이미지. 보잉 제공
고성능 AI, 조종사에 다양한 선택지 제공
전투기용 레이더에 보통 X밴드를 쓰다 보니 스텔스 설계 또한 X밴드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X밴드 레이더만 탑재한 전투기는 적 스텔스기를 원거리에서 탐지하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미국이 6세대 전투기에 다채널 레이더를 탑재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F-47과 F/A-XX는 기수(機首)는 물론 동체와 날개에도 레이더를 탑재한다. 기존 전투기가 기수에만 레이더를 탑재하는 것과 구별되는 점이다.

전투기 각 부위 레이더는 다양한 유형의 송수신모듈(TRM)로 구성된다. X밴드는 물론 S밴드(파장 약 7.5~15㎝), L밴드(파장 약 15~30㎝), UHF(파장 약 30~100㎝), VHF(파장 약 1~10m) 등 여러 대역을 사용한다. 현재 스텔스기는 X밴드 파장에 대응해 설계됐기에 다른 대역 여러 주파수를 사용할 경우 비교적 쉽게 탐지된다.

F-47과 F/A-XX는 높은 추력과 우수한 연비를 갖췄으며, 기존 전투기 엔진과는 비교 불가한 전력을 생산하는 신형 엔진이 적용됐다. 그 덕에 다채널 레이더에 필요한 충분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 미국 6세대 전투기는 비(非)스텔스 항공기는 물론, 스텔스기도 원거리에서 탐지·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미국 6세대 전투기는 상황 인식 능력을 극대화하고자 레이더 말고도 다양한 센서를 추가로 갖출 예정이다. 이전 세대 모델인 F-35는 적외선·전자광학 등 다양한 센서를 이용해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려운 정보를 수집했다. 그 후 이른바 ‘센서 퓨전(sensor fusion)’으로 각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융합해 데이터화하는 게 특징이다. F-47과 F/A-XX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된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각 센서가 취합한 정보를 단순히 융합만 하지 않고 인공지능(AI)을 통해 체계적으로 가공하는 것이다. 또한 그 정보는 데이터링크로 연결된 아군과 실시간 공유된다. AI는 이렇게 융합된 정보를 바탕으로 조종사에게 전투 상황에서 다양한 선택지와 그에 따른 승률을 이미지화해 제공한다. 이런 AI 시스템이 탑재된 전투기와 싸우는 일반 전투기는 마치 알파고와 싸우는 바둑기사의 처지가 될 것이다.

적 항공기 입장에선 F-47과 F/A-XX를 탐지하기도 매우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6세대 전투기에 전투용 항공기 최초로 전측면(all-aspect) 스텔스 설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현존 스텔스 전투기는 정면(head-on)에서 봤을 때 저피탐(low observable) 성능은 우수하지만 측면 스텔스 성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비행 안정성 문제로 수직미익(꼬리날개)을 없애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스텔스기를 원거리에서 잡아내고자 레이더 외에도 ‘적외선 탐색 추적 장비(IRST)’나 ‘전자 광학 추적 장비(EOTS)’를 사용한다. 따라서 스텔스 성능을 높이려면 이런 센서에 대응할 설계도 필요하다. 미국 6세대 전투기에는 이 같은 요소가 모두 반영됐다.

3월 공개된 F-47의 컴퓨터그래픽(CG) 이미지를 보면 수직미익이 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F-47은 형상 스텔스 설계를 대폭 강화한 것 외에도 신형 전파 흡수 도료와 동체 접합 기술이 적용됐다. 그 덕에 모든 방향에서 레이더 반사율이 크게 낮아졌다. 나아가 X밴드 말고도 다른 저주파 대역 레이더에 대해서도 저피탐 성능을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신형 전파 흡수 도료는 시인성이 떨어져 육안이나 전자광학장비에 의한 탐지 확률을 낮춘다. 또한 동체와 엔진에 적외선 방출 저감 대책이 적용돼 적외선 센서에 감지될 가능성도 작다.
 
 
 


 
중국 6세대 전투기 J-50의 비행 모습. 뉴시스
수직미익 없애 스텔스 성능 대폭 향상
스텔스 성능 극대화를 위해 수직미익을 없애면 비행 안정성과 기동성 문제가 발생한다. 수직미익은 항공기의 방향 전환과 요(yaw·수직축 회전)를 제어하는 핵심 구성요소다. 미국 B-2A 스텔스 폭격기의 경우 스텔스 성능을 위해 수직미익을 없앴다가 비행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비행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항공기가 둔중해진다는 의미다. 폭격기는 몰라도 전투기에는 대단히 치명적인 약점이다. F-47과 F/A-XX는 이 문제를 카나드(canard·보조날개), 추력편향노즐(thrust vector control), 조종익면 드래그 러더(drag rudder·항력 방향타) 설치 같은 방식으로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F-47을 개발한 보잉은 이들 기술을 실험 기체인 X-36과 버드 오브 프레이(Bird of Prey) 등에서 테스트한 바 있다. 그 결과 상당히 만족할 만한 비행 안정성과 기동성을 구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6세대 전투기의 공중 기동성이 중국 6세대 전투기 J-50에 비해 한 수 위로 보이는 배경이다.

F-47과 F/A-XX는 현재 개발 완료 단계인 차세대 적응형 사이클 엔진(ACE)으로 움직인다. 현대 항공기의 제트엔진은 대부분 터보팬(turbofan) 방식이다. 터보팬 엔진은 공기 흡입구에서 빨아들인 공기 일부를 고온·고압의 압축기와 터빈으로 배출한다. 나머지 공기는 압축기와 터빈이 바깥쪽 공간을 통해 최초 유입 상태 그대로 빼낸다. 여기서 압축기와 터빈을 거쳐 고온·고압 상태로 배출되는 공기 흐름을 코어 유동(core flow)이라고 한다. 한편 기관을 거치지 않고 바깥쪽으로 지나쳐 통과하는 공기 흐름은 바이패스 유동(bypass flow)이라고 한다. 재빨리 가속하고 속도도 매우 빨라야 하는 전투기는 바이패스 유동 비율이 낮은 게 유리하다. 반면 연비가 중요한 여객기나 수송기는 바이패스 유동 비율이 높은 구조의 터보팬 엔진을 채택하고 있다.

적응형 사이클 엔진은 상황에 따라 저바이패스와 고바이패스를 선택할 수 있는 엔진을 말한다. 엔진을 저바이패스 상태로 만들면 빠른 가속과 고속 비행이 가능한 대신 연비가 떨어진다. 반면 고바이패스 상태에선 가속과 속도가 약화되는 대신 연비가 크게 향상된다. 전투기가 일반 훈련 비행이나 초계 비행을 할 때는 엔진을 고바이패스 상태로, 급격한 전투 기동이 필요할 때는 저바이패스 상태로 설정할 수 있는 것이다. 전투기 연비를 크게 향상시키면 전투행동반경을 25~30%가량 늘릴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 F-35 전투기의 전투행동반경이 1100~1300㎞인 반면, F-47이나 F/A-XX는 1500~1700㎞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존 최강 5세대 전투기로 불리는 미국 F-22. 미국 공군 제공
‘적응형 사이클 엔진’으로 전투행동반경 확대
F-47과 F/A-XX는 공중전의 문법을 바꿀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이들 6세대 전투기 스펙을 종합하면 이렇다. 우선 기존 4~5세대 전투기보다 훨씬 먼 곳의 기지에서 이륙해 전장에 도달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기존 전투기 레이더에 거의 탐지되지 않는 반면, 수백㎞ 밖에서도 적기를 추적할 수 있다. 신기술의 백미는 고성능 AI가 제공한 모범 답안에 따라 구형 전투기에 일방적으로 공격을 퍼부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전투기는 세대를 거듭할 때마다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현시점 ‘최첨단’ ‘최강’ 수식어가 붙는 5세대 전투기도 6세대인 F-47과 F/A-XX가 등장하는 5~6년 후에는 입지가 크게 바뀔 것이라는 얘기다. F-47과 F/A-XX가 압도적인 제공권 우위로 초강대국 입지를 구축해온 미국의 영광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