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족 멘토링
조경호 목사
몇 해전부터 교역자를 위한 세미나에 멘토링(mentoring)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멘토링은 멘토의 관계를 가지고 사람을 세워가는 과정을 말한다. 멘토(mentor)라는 말은 고대 그리이스 신화인 오딧세이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이타이카 왕국의 오딧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에 나가면서 아들 텔리마쿠스가 걱정이 된 나머지 자신의 충실한 친구인 멘토에게 맡긴다. 멘토는 그에게 때로는 아버지로, 때로는 스승으로,때로는 친구가 되어 자신의 지혜를 전달하여 줌으로 훌륭한 왕자로 키운다.
이후로 멘토라는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의 동의어로 사용되어 왔다.교회 안에서 사용할 때 이 용어는 영적으로 조금 더 성숙한 사람이 미숙한 사람을 바른 신앙으로 이끌어 주는 것을 말한다. 그에게 잠재된 은사를 찾아내고 개발시켜 봉사할 수 있도록 세워주는 것을 말한다.
하나님은 일들을 이루어 가실 때 사람을 통해서 하는 것을 보게된다. 그러기에 사람을 중요시 여긴다. 필자가 목사로 부름을 받게 된 것도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나를 세워준 은사가 계신다. 나는 신학대학엔 아무나 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목회자 집안 출신이거나,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거나 아니면 신내림(?)을 받은 아주 특별한 사람만이 목회자가 되는 것으로 여겼다. 목사가 부럽기도 했지만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런 나에게 고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이면서 교회 고등부 부장이셨던 은사가 3년 동안 가까이서 나를 살펴 보면서 신학을 하도록 이끌어 주셨기 때문에 오늘 내가 있다고 믿는다. 서두에서 멘토의 얘기를 했다. 멘토의 상대자를 프로테제(protege), 멘티(mentee), 혹은 멘토리(mentoree)라고 한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라. 관심있게 지켜 본다면 많은 멘토리들이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멘토의 역할을 가장 효과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직분자는 아마도 목사일 것이다. 그러나 목회자가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은 한정되어 있다. 시간과 공간 등 환경의 제약을 받는다. 그러나 평신도 직분자에게는 얼마나 많은 장점이 있는가. 여러가지 면에서 부담없이 만날 수 있다. 자주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도 있다. 그래서 교회 안에는 목사보다 평신도 직분자를 많이 필요로 할지도 모른다. 교회에 처음 출석하는 사람을 예로 들어보자.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오기는 했지만 모든 것이 어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선 사용하는 용어가 낯설다. 사극드라마에서나 듣는 극존칭어가 성경과 기도에 들어있다. ... 하였삽나이다. 간절히 기도드리옵나이다. 잘 사용하지 않는 용어로 인해 어쩌면 우스울 수도 있다. 주보를 보라. 그들에겐 암호일 수 밖에 없는 것으로 가득차 있다. 골1:28-29 . 골이 어떻단 말인지. 신약인지 구약인지. 다른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아서 얼굴이 달아오르고... 성경은 무엇이고 구역예배는 왜 하는지 모든 것이 아리송하다고 말하는 것을 목회를 하면서 새가족에게서 공통적으로 들어온 말이다. 누군가가 도와 줄 필요가 있다. 영적으로 세워준다는 것은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조심스럽게 어느 정도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내가 새가족 멘토링을 한다고 했을 때 어떠한 자세를 지녀야 할 것인가?
첫째, 순수함을 잃지 말라.
사람은 아무런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는데 가까이 접근을 하면 경계하기 마련이다. 저 사람이 나를 이용하지 않을까 하는 의혹의 눈초리를 가질 수도 있다. 신앙생활에 도움을 드리고자, 당신의 영혼을 사랑하기에 주님이 주신 섬김의 일을 기쁨으로 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것 이외엔 아무런 다른 뜻이 없음을 인식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열정을 가져라.
교회학교 교사들의 사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열정임을 본다. 가르치는 것이 좀 서툴고 완벽하지 못해도 선생님이 자신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관심을 쏟아 부을 때 학생들이 감동한다. 새가족을 위해 나의 시간을 할애하고, 따뜻한 정이 담긴 검소한 물질이 투여되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세워가기 위해 눈물어린 기도를 해보라. 세상 그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의 열매가 있을 것이다.
셋째, 인내를 배우라.
내가 기대하는 시멘트 블록을 얻기 위해서는 굳을 수 있는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조급하여 다 된 줄 알고 흔들어 버리면 못쓰게 되어 버린다. 새가족은 영적인 어린아이이다. 말을 잘 듣다가도 투정을 부릴 수 있다. 인내를 배우라.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
넷째, 자신의 영성을 늘 점검하라.
남을 세워 주는 것, 봉사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내가 올바로 서 있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 예수님의 경우를 보라. 많은 사역을 하면서도 한적한 곳에 가서 기도하기를 쉬지 않으셨다. 초대교회 사도들은 말씀 전하는 것과 기도하는 일에 전무했다. 우선순위를 두지 않았다. 나에게 영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아무런 노력에서 기쁨과 열매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내게서 흘러 넘치는 것이 있어야 남에게 도움이 된다.
다섯째, 그를 위해 관심을 가져라.
그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의 입장에 서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의 장점을 보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그의 강점을 살려주도록 애쓰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여섯째,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에서부터 점차 확산시켜 나가라.
그를 어떻게 세워 줄 것인가 거룩한 고민을 하며 기도할 때 성령께서 지혜를 주실 것이다. 내가 읽거나 듣고 은혜 받은 자료가 있는가. 책이나 테이프, 비디오테잎 등을 줄 수 있다. 나에게 감동을 준 것이라면 내가 기도하며 세워가기를 원하는 그에게도 감동을 줄 것이다. 함께 식사하고 차 마시는 시간을 갖기, 병원에 입원했을 때 방문하기, 그의 자녀들을 학교나 학원까지 태워 주겠다고 제안하기, 그가 아플 때 간단한 식사를 준비해서 갖다주기, 내가 알고 지내는 좋은 사람들을 소개하여 교제권을 넓히도록 도와주기, 교회 안에서 행해지는 성경교실과 친교교실 소개 등등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교회에 헌금하는 것만 하나님이 기뻐받으시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가슴깊이 진심을 담아 주의 이름으로 남을 돕는다면 주님이 크게 기뻐하시는 일이 아닐까 누군가를 바르게 서도록 도와 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의 오늘이 있기까지 부모님들의 피땀어린 사랑의 수고가 있었다. 그러한 정성이 있기에 오늘 이 사회가 건실하게 유지되는 것이다. 지금도 교회에 찾아오는 수 많은 새가족이 있다. 내가 그의 멘토가 되어 그를 바르게 서도록 도와 줄 때, 그가 영적으로 자라고 성숙하여 또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멘토가 될 때 교회는 계속적으로 부흥하며 재생산하는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역을 감당하는 우리를 하나님은 뭐라고 하실까? 아마도 “ 착하고 충성된 종아!” 라고 하지 않을까. 새가족을 멘토링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당신은 새가족을 위한 멘토가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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