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유해성 과학 근거 없어… 송전탑, 나라 경제에 꼭 필요"
입력2024.11.15.
전자파 측정 기계에도 기준치 833mG의 8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0.2~1mG가 측정되었다.
안녕하세요. 등산을 즐기는 월간山 독자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산에 있는 송전탑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말 주변이 없지만 최대한 성실하게 답해 보겠습니다.
Q 송전탑이 산에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민들이 전력설비를 혐오시설로 느껴 마을, 도심지에서 최대한 떨어뜨려 설치하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산에 송전탑을 많이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Q 송전탑을 산에 처음 설치할 때는 어떻게 짓나요?
임도를 만들어 자재를 나르거나, 삭도를 만들어 나르거나, 헬기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삭도 운반은 공중에 매달린 밧줄에 운반기를 설치해 자재를 나르는 걸 말합니다. 헬기를 이용하는 방법은 산지를 보전해야 하는 곳이나, 산사태 우려가 있어 진입로 개설과 삭도 설치가 불가능할 경우 그렇게 합니다. 송전탑을 설치한 후에는 철탑 양쪽에 장비를 설치하고, 장비로 전선을 끌어당겨서 연결합니다.
Q 불곡산에서는 송전탑 부근에 임도를 보지 못했어요. 어떤 방법으로 세웠나요?
불곡산처럼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명산은 자연에 피해를 최소화해서 짓고 있어요.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헬기로 자재를 날라서 지었습니다.
Q 유튜브를 보면 중국 같은 곳은 안전장비도 안 하고 올라가던데, 한국은 어떻게 관리하는지?
우리나라는 작업자들이 개인용 안전모, 안전화, 안전대 같은 보호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작업자가 송전탑을 올라가다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추락방지 장치를 송전탑에 설치하고 오르내립니다. 혹시 떨어지더라도 부상 정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락 방호망까지 설치하고 있습니다.
Q 송전탑으로 가는 산길이 항상 있나요?
송전탑의 유지보수를 위해 직원들이 다니는 산길이 있습니다. 다만, 송전탑으로 가는 산길 중에서 일반 등산객들의 통행이 없는 산길은 수풀이 짙게 우거져서 험한 경우도 있습니다.
Q 비 오는 날 송전탑 밑에서 비박하면 번개 맞을 위험이 더 높나요?
낙뢰가 떨어지면 순간적으로 큰 전기적 에너지가 발생되며, 대부분은 송전철탑을 통해 지상으로 전기가 흐릅니다. 낙뢰 발생 시에는 송전철탑처럼 외부에 높게 솟은 물체 부근은 피해야 합니다.
Q 송전탑은 어떨 때 고장이 나고, 전선이 끊어지면 일대에 정전이 일어나나요?
태풍이나 낙뢰 같은 자연재해에 의한 고장이 주로 발생합니다. 해외의 경우 송전탑이 끊어지면 정전이 되는 일이 흔하지만, 우리나라는 고장에 대비해 전력공급을 할 수 있도록 준비 되어 있어 정전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Q 산행 중 길을 잃었을 때 송전탑이 보인다면 이를 활용해 탈출·하산·구조 신고하는 방법이 있나요?
산지에 위치한 송전철탑에는 국가지점 번호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구조 요청 시 해당 철탑의 지점번호를 알려 주면 신속한 위치 파악이 가능합니다.
Q 송전탑을 마을에 설치하거나, 사유지에 설치하면 그에 따른 보상은 어떻게 지급되나요?
송전철탑 건설을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편입되는 토지에 대한 보상을 하고 있습니다. 보상은 관련 법률에 의거 감정평가법인을 통한 평가금액으로 하며, 현재 토지 거래 시세를 100% 반영해 매수 절차를 진행합니다.
345kV 이상 송전철탑을 건설하는 경우 '송·변전설비 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거 마을주민들을 대상으로 매년 주민지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해당 마을은 매년 지원금을 지급하고, 송전선로를 신규로 건설할 경우 전압에 관계없이 일정범위 내 마을을 대상으로 한전 내규에 따라 일시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Q 송전탑이 전자파로 인해 사람이나 식물에게 해롭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제로는 어떤지요? 무해하다면 그 이유를 예를 들어 자세히 알려줄 수 있을까요?
제가 개인적으로 "맞다. 아니다"라고 결론 지어 얘기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국제적인 사실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국에서도 1979년부터 전자파와 소아백혈병 같은 질병 발병률의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많은 연구가 있었습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에서 국제공동연구를 수행했지만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인과관계가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전자파 관련 인체보호 가이드라인을 완화했고, 이것은 전자파에 대한 과학적인 불확실성이 점차 감소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일로서 산을 오르기에 휴일에는 등산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이라 해도 산행을 하다 보면 등산동호인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때가 많습니다. 불곡산처럼 바위가 많고 경치가 좋은 산은 '참 좋은 명산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Q 월간<산> 독자 혹은 등산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스마트폰이 방전된 채로 충전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한 시간만 지속되더라도 사람들의 일상이 곤란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송전철탑을 흉물로 생각하는 등산인들도 있겠지만, 송전철탑이 없으면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기 어렵습니다. 공기처럼 보이지 않지만 우리나라를 움직이는 힘이 송전탑의 역할입니다. 항상 안전산행 하시고, 송전탑 꼭 필요한 존재이자, 나라 재산으로 기억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월간산 11월호 기사입니다.
신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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