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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신앙

하나님아들 2021. 3. 29. 23:15

민간신앙

 

복 (福)  

 

편안하고 만족한 상태 또는 그에 따르는 기쁨.

일반적으로 행복이나 길운(吉運) 등으로 이해되고 있다. 자연숭배·조상숭배·샤머니즘 등의 형태로 유지되어온 민간신앙은 언제나 현세 기복(祈福)에 그 목적을 두어왔다. 이런 신앙행위는 유교·불교·도교 등의 종교가 유입되자 이들과 융합함으로써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복의 개념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굳이 유교·불교·도교 등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복은 일상생활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즉 "아내를 잘 얻는 것도 복이다", "누구든지 자기 복은 지고 태어난다"는 등의 말처럼 복을 상징하는 구체적인 행위들을 실제로 깨닫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만큼 복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다.

복의 개념은 2가지 관점에서 풀이할 수 있다. 첫째는 불교와 관련된 개념이다. 불교의 대삼재(大三災)인 화재·수재·풍재와 소삼재(小三災)인 도병재(刀兵災)·질역재(疾疫災)·기근재(饑饉災), 그리고 팔고(八苦)인 생·로·병·사·애별리고(愛別離苦: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해야 하는 고통)·원증회고(怨憎會苦:미워하는 사람과 마주쳐야 하는 고통)·구부득고(求不得苦:얻고 싶은 것을 얻지 못하는 괴로움)·오음성고(五陰盛苦:色·受·想·行·識의 五蘊이 성하여 일어나는 고통) 등과 같이 불교에서 말하는 삼재팔고가 모두 현세의 액이나 어려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복의 관념을 지니고 있다. 둘째는 유교적인 개념이다. 이는 오복이나 삼복 등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되었다. 오복은 〈서경 書經〉에 수(壽)·부(富)·강녕(康寧)·유호덕(有好德)·고종명(考終命)으로 언급되어 있고, 삼복은 연명장수(延命長壽)·부귀영화·평강안녕(平康安寧)을 의미한다. 이 역시 모두 현세의 액에서 벗어나고자 하거나, 또는 현세의 안녕을 바라는 것이다.

복을 얻기 위한 행위로서 소극적으로는 액막이·나례(儺禮:악귀를 쫓는 축귀의례)·부적·방귀매(防鬼枚:복숭아나무 가지로 만든 빗자루로 창살을 두드려 잡귀를 문 밖으로 내쫓는 민간신앙) 등으로 표현되었고, 보다 적극적으로는 성공제(誠貢祭)·기은제(祈恩祭)·고사(告祀)·굿 등으로 표현되었다. 그런데 이런 기복행위는 구체적인 대상이 필요했기 때문에 복을 주관한다고 믿었던 제석신(帝釋神)·대감신(大監神)·성주 등의 신격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들 신격은 인간의 수명·재물·성공을 주관하는 신으로 숭배되었다. 민간신앙에서 토착화된 불교의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삼성각(三聖閣)·산신각(山神閣)·칠성각(七星閣) 등에 모셔진 신격도 역시 이들과 동격이었다.

한편 복을 비는 행위나 상징은 가신(家神) 신앙을 통해 잘 나타났다. 가신 신앙은 집안에 깃들어 있는 신을 모시는 무속의 일종으로 집에는 다양한 신격들이 있어 이들이 집안의 요소요소를 도맡아 보살펴준다는 믿음이었다. 명절이 되거나 별식(別食)이 생기면 우선 가신에게 바쳤고, 정초의 안택(安宅)이나 가을 상달고사 때는 이들 가신에게 고사를 지냈다. 이들 신이 보살펴주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들이 복을 받고 편히 살며 집안의 대소사가 평안하다고 믿었던 것이었다. 가신에는 집안의 죽은 조상을 모시는 조상신, 출산신인 삼신, 외양간신인 우마신, 뜰의 신인 지신, 샘의 신인 우물신, 장독의 신인 철룡신 등 다양했다. 또한 의식주생활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 식생활의 경우 명절의 음식에 잘 나타났다. 설날에는 새로운 정신과 몸가짐으로 새해를 맞이하여 복을 빌며 차례도 지내고 세배를 하는데, 이때 반드시 떡국을 먹어야만 복을 받는다고 믿었다. 또다른 기복의 행위는 간지(干支)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간지는 10간과 12지를 서로 조합하여 만든 60개의 순서를 통해 우주만물을 주역의 이치에 따라 배열한 것이다. 이는 결혼·장례·이사 등 특정일의 날을 잡는 일에 이르기까지 민간생활과 아주 밀접한 것이었다. 특히 사람의 생년·월·일·시의 간지를 사주(四柱)라고 하는데, 사주가 그 사람의 운명을 미리 결정한다는 속신의 발생과 함께 혼인의 택일, 남녀의 궁합을 정하거나 흉일을 피하는 비방으로 이용되었다. 그리고 인간의 길흉사를 결정하는 각종 재난을 미리 예언하여 이를 피하고자 하는 수단으로도 사주는 이용되었다.

행복행위는 제액(除厄)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개 세시풍속에 따라 정기적으로 행해졌다. 조선 후기의 혼란한 사회상황에서 복에 대한 갈망은 각종 신종교 발생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또한 외래종교가 유입되더라도 민간에서는 이를 기복적인 성격으로 변형시켜 흡수했다.

 

崔禎鎬 글

 

 

인격신 (人格神)

 

인간적인 의식이나 형상을 지닌 신.

유신론의 대표적인 형태 가운데 하나인 유일신을 가리키기도 하고,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인물이 신격화된 것을 뜻하기도 한다.

전자의 의미로서의 인격신은 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 등 대부분의 유일신을 믿는 종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격적인 신의 개념이 등장하기 이전의 원시시대에서는 인간만이 아니라 자연만물이 제각기 정령(精靈)을 소유하고 있다고 믿었으며, 이러한 정령이 곧 숭배의 대상이었는데, 이와 같은 신관을 자연신관이라고 한다. 이 자연신에서 바빌로니아·이집트·그리스 등에서 볼 수 있는 다신교가 발생했으며, 이러한 신들 사이에 위계질서를 부여한 데서 유일신의 형태가 도출되었다. 유일신으로서의 인격신은 창조와 섭리, 그리고 심판(審判)의 신이며, 신은 이 세계와 우주의 모든 존재를 창조한 유일의 초월적 존재이다. 즉 신은 역사와 개인생활에 개입하면서, 모든 것을 섭리하여 궁극적으로는 최후의 심판을 내리는 존재이다. 신은 또한 합리적인 사고를 초월하는 존재로서 계시를 통해 자기자신을 드러내며, 인간은 초자연적인 은총의 빛을 통해서만 신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의 신개념은 이신론적(理神論的)인 관념이나 범신론적(汎神論的)인 관념에서의 신개념과 구분된다. 이신론은 신을 존재하는 세계의 근거 및 원인으로서 파악하며, 범신론은 존재 그 자체를 신으로 파악하고 신을 초월적 존재가 아닌 전체로 보는 데 반해, 유일신으로서의 인격신은 인간을 유한성 및 모순과 부조리의 상황 속에서 구원할 수 있는 절대적·초월적 존재인 것이다.

한편 후자의 의미에서의 인격신은 주로 신령사상(神靈思想)이나 민간신앙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령사상은 종교학적 의미에서의 아니마(anima)나 아니마트(animat)를 의미하는 넋[靈]이 실체로 또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 사람에게 길흉화복의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그러한 신령을 숭배 또는 경외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의미에서의 신령사상은 죽은 사람의 넋인 사령(死靈), 역사적인 인물들의 넋인 위령(威靈), 산에 사는 산령(山靈) 등 셀 수 없이 많으며, 민간신앙에서는 이러한 영들과 융합한 존재를 신명(神明)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신명들 중에서 으뜸가는 것은 천신(天神)인데, 무속신앙에서는 총천신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신령사상과는 별도로 한국의 개국시조(開國始祖)인 단군이나 박혁거세, 동명왕(東明王) 등은 사후에 신격화된 인물들이다. 민간신앙에서는 기복(祈福)을 목적으로 역사상의 여러 인물들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조상숭배 (祖上崇拜, ancestor worship)

 

개요

죽은 인척의 혼백과 관련된 여러 가지 종교적 신앙과 의식.

이들 중에는 신화적인 인물도 있을 수 있다. 조상숭배는 죽은 자의 영혼을 섬기거나 두려워하는 것만큼 보편적이지는 않지만 넓은 지역에 걸쳐 여러 문화에 나타난다. 조상숭배는 아프리카·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문자사용 이전 사회에 널리 퍼져 있었으며, 고대 지중해 연안의 민족과 고대 유럽 민족 가운데에도 나타났으며, 아시아 문화권, 특히 한국·인도·중국·일본에 뚜렷이 나타난다.

조상숭배가 행해지는 문화에서 산 자와 죽은 자는 공동체의 서로 다른 두 계급이 맺고 있는 것과 동일한 관계를 맺는다. 왜냐하면 죽는다고 해서 어떤 사람의 사회적 단위(가족·씨족·종족·촌락·국가)에 대한 귀속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죽은 자는 다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우호적인 존재, 즉 친척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그래서 죽은 자가 잠시 동안 후손들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그들에게 분노할 수 있으며 이런 마음은 응분의 존경·경외·숭배를 나타내 보이면 사라진다고 본다. 죽은 자, 특히 죽은 타향인의 영혼은 그 사회의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적대적인 존재로서 개인이나 사회 전체에 해를 줄 수 있는 악의를 지닌 영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위와 같은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조상숭배는 몇 가지 종류로 나뉜다. 첫째는 죽은 자가 살아 있을 때 속해 있던 사회의 구성원인 가족·씨족·종족·국가가 죽은 자를 숭배하는 형태이다. 이러한 공동체 단위의 숭배는 로마의 마네스(조상의 영혼) 숭배에 분명하게 나타나는데, 이때에는 특정한 혈통에 속한 영혼을 섬긴다. 이 경우 죽은 개인은 숭배의 대상이 되지 않고, 생명력(genius)으로 간주되었다. 보다 널리 행해지는 조상숭배는 조상 개개인의 숭배이다. 이러한 조상숭배는 공동 숭배와 다양한 방법으로 결합된다. 로마의 황제 숭배와 이집트의 선왕(先王) 숭배, 일본의 황실 숭배 등이 그 예이다.

모든 조상들이 똑같은 숭배를 받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어떤 조상이 다른 조상보다 더 능력이 있는 존재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한 집단의 평범한 일원이 죽었을 때는 직계만이 그를 돌보아주거나 전혀 돌보지 않거나 또는 일정 기간만 돌보는 반면, 위대한 명사(名士)는 사회 전체가 정성들여 숭배한다. 유명하다는 이유만이 아니라 연장자라는 이유 때문에 조상숭배의 서열에 끼기도 한다. 예를 들면 가계(家系)의 시조(始祖)는 여러 세대가 지난 후에도 계속 그 가문의 숭배를 받을 수 있다. 어떤 한 선조가 경배받을 만한 모든 특성을 겸비하고 있거나 어떤 특성을 탁월하게 보여주면 그는 죽은 영으로 간주되지 않고 신(神)의 지위를 부여받는다. 이를 보여주는 분명한 실례는 아스클레피오스이다. 그는 그리스의 여러 지역에서 신으로 숭배받는 인물이지만 영웅으로 지칭되기도 한다. 또한 그를 공경하는 일만 하는 아스클레피아다이(의사들의 조합)도 있다.

조상의 영들을 불러서 기도하는 것은 살아 있는 자들의 공동체를 여러 방면으로 도와달라고 빌기 위해서이다. 즉 가계가 계승되고 질병과 전염병에 걸리지 않고, 풍성한 농작물을 수확하고(조상들이 땅에 살고 있다고 간주했음) 신들에게 중재하도록(조상들은 신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하늘이나 혹은 신들의 거주지에 살고 있다고 생각되었음) 빌었던 것이다. 조상의 영혼들과 신들의 관계에 대해서는 대체로 조상이 신보다 열등하기는 하지만 조상의 영이 살아 있는 자들보다는 신의 호의를 더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조상숭배

한국의 조상숭배는 유교의식인 제례(祭禮)와 민간신앙의 가신신앙(家神信仰)이나 무속(巫俗)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그 가운데 제례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유교적 사고방식에서 가족은 죽은 조상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므로, 조상은 이승에서 후손과 함께 살고 있는 존재이며, 집은 조상과 후손이 함께 거주하는 장소이다. 이런 이유로 조상의 신주(神主)를 모신 사당(祠堂)은 가옥구조에서 필수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으며, 일정한 시기마다 지내는 조상들에 대한 제사는 집안의 매우 중요한 일로 여겨졌다.

사당은 가정생활의 중심지로서, 중요한 가정사는 대부분 사당 앞에서 행해졌으며 집안의 대소사는 먼저 사당에 계신 조상에게 알린 다음에 이루어졌다. 아침마다 사당에 문안을 드렸으며, 청명(淸明)·한식(寒食)·중추절(仲秋節)·중양절(重陽節) 등의 명절 때가 되면 새로운 음식을 올리는 신례(新禮)를 지냈다. 이러한 사당제(四堂祭) 외에도 계절마다 중월(仲月)인 2·5·8·11월에 지내는 사시제(四時祭), 9월에 부모에게 올리는 미제(彌祭)와 기제(忌祭), 차례(茶禮), 묘제(墓祭) 등의 제례가 있었다.

지금도 중요하게 행해지고 있는 유교의 조상제례에는 크게 기제·차례·묘제의 3가지가 있다. 기제는 장손의 부(父)·조(祖)·증조(曾祖)·고조(高祖) 등 직계 4대조에 해당하는 조상들과 그 정식 배우자들의 기일에 지내는 제사를 말하는 것으로, 대개 죽은 날 자정에 음식을 차려놓고 제사를 지낸다. 기제사의 대상 가운데 여자 조상은 어머니, 할머니로서의 자격이 아니라 남자조상의 부인자격으로 제사를 받는다. 차례는 정월 초하룻날과 추석에 드리는 명절제사로서, 장손의 집에서 제사지내는 모든 조상들을 다 모시고 음식을 차려 인사드리는 것이다. 명절제사 때는 4대조의 직계조상뿐만 아니라 자손이 없어 제사를 받지 못하는 남계의 방계(傍系)조상과 친족에 대해서도 제사를 드린다. 묘제는 시제(時祭)·시향(時享)이라고도 하는데, 어떤 지역에서 문중을 형성하고 있는 씨족마을 성원들이 그 문중의 중시조(中始祖)나 입향시조(入鄕始祖)를 시작으로 5대조 이상의 조상들에게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대개 음력 10월에 제수(祭需)를 마련하여 조상의 묘소에 가서 제사를 드린다. 유교에서는 이러한 여러 가지 형태의 제례를 통해 죽은 조상과 살아 있는 후손 사이에 친밀하고 지속적인 상호관계를 유지하려고 해왔다.

유교의 제례가 한국사회에서 행해지고 있는 조상숭배의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 전체적인 모습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민간신앙에서 이루어지는 조상숭배의 모습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한다. 민간신앙에서의 조상숭배는 가신신앙과 무속에서 볼 수 있다. 가신신앙에서의 조상숭배는 가신의 하나로서조상신(祖上神)을 모시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조상신은 안방의 윗목에 위치한다고 여겨지며, '제석오가리'(전남)·'조상단지'(전북·경남)·'세존단지'(경북)·'제석주머니'(서울·경기)·'조상님'(충남) 등의 여러 명칭에서 드러나듯이 단지·항아리·주머니 등의 형태로 모셔진다. 단지나 주머니 속에는 쌀을 넣어두었다가 매년 가을에 신곡(新穀)이 나면 햅쌀로 바꿔넣으며, 묵은쌀로는 밥을 지어 식구들끼리만 나눠 먹고 남에게는 절대로 주지 않는다. 그 단지 속의 쌀의 양이 늘어나면 풍년이 들고 집안이 잘 되지만, 양이 줄거나 빛이 변하면 흉년이 들거나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고 하여 정성껏 모신다.

조상신은 종손이나 맏아들의 집에서만 모셔지며, 명절이나 가족의 생일 때 음식을 바쳐 농사가 잘 되고 집안이 무고하며, 자손이 잘 되기를 빈다. 제물로는 밥·떡·나물·돈 따위를 놓으며, 술이나 고기는 놓지 않는다. 제석오가리·세존단지·제석주머니 등의 명칭과 제물에서 드러나듯이 가신신앙에서의 조상은 불교적 성격과 삼신(三神)의 성격, 그리고 농신(農神)의 성격 등이 결합되어 있는 존재로서 유교적 의미의 조상개념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가신의 하나로서 집의 중심부인 안방에 모셔지고, 여러 계기를 통해 조상신이 모셔진다는 것은 가신신앙에 있어서도 죽은 조상이 살아 있는 후손과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계를 갖게 되는 가족의 한 성원으로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유교제례의 신주·위패(位牌)의 변형으로 볼 수 있는 '신주단지'·'등오가리'(호남지방)·'조상당세기'(영남지방)는 4대조 이내의 조상에 대해서 같이 모셔지기도 한다.

무속에서 조상숭배와 관련되는 것은 흔히 '조상거리'·'조상굿'이라는 명칭으로 불려지는 절차이다. 이 절차는 굿하는 집안의 모든 조상을 윗대부터 차례로 모시는 절차로 살아 있는 후손이 조상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조상을 청하여 조상의 도움을 비는 것이다. 이때 청해지는 조상은 직계·방계의 구분이 없으며 남녀의 구분이 없다는 점에서 직계와 방계, 남녀의 구분이 엄격한 유교적 의미의 조상개념과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굿을 통해 조상이 청해지고 도움이 요청된다는 것은, 무속에서도 죽은 조상이 살아 있는 후손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지속적인 소통관계를 가져야만 하는 존재로 나타나고 있음을 말해준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유교적 제례와 민간신앙의 가신신앙 및 무속에서 나타나는 조상숭배는 조상의 개념과 조상을 모시는 형태에서 나름대로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조상숭배는 공통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즉 조상은 죽은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는 후손들과 끊임없이 상호관계를 유지하며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조상은 죽음과 동시에 살아 있는 사람들과 분리되는 존재가 아니라 살아 있을 때 소속되어 있던 공동체의 성원으로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것이다.

한국의 조상숭배는 죽은 자의 세계와 산 자의 세계가 단절된 것이 아니라 연결된 것이며, 가족은 죽은 조상과 살아 있는 후손이 함께 이루는 공동체로서, 죽은 조상은 살아 있는 후손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고방식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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