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과 귀신들림의 구분
기독교의 일부에서는 모든 정신병은 사탄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발전된 과학의 영향을 받은 일부에서는 정신병은 정신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특히 정신을 주관하는 뇌의 문제가 생겨서 발생한다고 주장하는 견해가 있다. 전자는 모든 것을 영적으로 해석하는 것이고 후자는 정신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성경에서 보면 거라사의 귀신들린 자의 사건(막5장)이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귀신들린 자가 정신병의 증상과 공통점이 많음을 볼 수 있다.
첫째는 회피와 고립현상이다.
정신병의 환자는 그간 많은 좌절과 절망을 경험했기 때문에 사람들을 회피하거나 고립하여 살려고 한다. 귀신들린 자들도 마찬가지이다.
둘째는 자해 행위이다.
정신병 환자들은 자신이 미워서 자해 행위를 서슴지 않는다.
셋째는 옷을 벗고 소리를 지르고 혼자 얘기하고 때로는 난폭해진다.
넷째는 환각을 경험한다.
정신병의 환자들은 자신의 내면 욕구가 투사되어 환각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귀신들림과 정신병은 차이가 있다.
첫째, 귀신들린 자는 초자연적인 지식이 있지만 정신병에 걸린 사람은 그렇지 않다.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처음으로 말한 사람은, 성경에 보면 귀신들린 자이다.
둘째, 귀신들린 자는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하지만, 정신병에 걸린 사람들은 그렇치 못하다.
셋째, 귀신들린 자는 초자연적인 힘이 있으나, 정신병에 걸린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넷째, 귀신들린 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에 부정적이지만, 정신병에 걸린 자들은 상관이 없다. 그래서 정신병자들은 교회나 기도원에 가자고 하면 소리 없이 순종하여 따라다닌다.
다섯째, 귀신들린 자는 이상한 목소리를 내거나 기괴한 행동을 한다. 정신병에서는 다중인격장애나 정신이상적 성격에서 다소 볼 수 있으며, 귀신들린 자는 흉포함과 사나운 행동을 볼 수 있다.
정신병과 증상형성 ①
정신병의 증상형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긴장과 불안의 증가이다.
신경증과 같이 정신병은 좌절, 상실, 위협, 위험, 충동의 증가와 관련해서 발달한다. 사실 정신병의 시작은 전형적 신경증의 증상이 나타나는 일종의 잠복기를 거친 후 나타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여기서 정신병과 신경증을 구분하는 특징이란 정신병에서는 신경증적 고착이 불안정하며, 더욱 어린 시기의 고착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정신병을 유전이나 체질, 생화학적 장애 때문에 일어난다는 전통적 견해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신병적 견해가 여러 증거를 뒷받침하여 최근에 결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긴장과 불안을 야기 시키는 원인들이 어떤 사람에 있어서는 신경증을, 어떤 사람에게는 정신병을 야기 시킨다는 것이다. 증상형성의 차이는 정신병적 퇴행의 특징의 차이와 방어적 변형의 차이에 기인한다.
둘째는 자아 방어의 붕괴이다.
정신병에 걸린 사람들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억압 작용을 한번도 적절하게 처리해 본 적이 없다. 특히 투사, 부정, 내사 등의 방어기제를 보통 억압 작용으로 대신하여 처리해 온 것이다. 정신붕괴가 일어나면 자아 붕괴는 무너지게 되며, 내적 현실과 외적 현실을 식별하는 능력을 상실한다. 유아의 갈등, 원욕, 충동, 원시적 초자아와 원시적 자아의 여러 파생체가 보통은 성숙한 자아-초자아 체계에 의해서 달성되는 여러 가지 기능을 지배하게 되며 대상관계는 심한 상처를 입는다. 현실 검증을 대신하여 현실 왜곡이나 현실 재구성이 나타난다. 자아 붕괴와 위협을 받게 되면 처음에 신경증적 퇴행이 일어날 수 있으나, 나중에는 깊은 퇴행의 산물이 나타난다.
셋째는 전면적 퇴행이다.
정신병에서의 퇴행과 고착은 다 병적으로 나타난다. 그 퇴행이 부분적이 아니라 전면적으로 나타난다.
퇴행이 부분적일 때는 신경증으로, 퇴행이 전면적으로 일어날 때는 정신병으로 나타난다.
정신병의 증상형성 ②
넷째는 유아 갈등의 재생과 억압된 것의 재기이다.
정신병의 환자에서 유아 갈등의 역할은 신경증 환자의 경우와 같다. 즉 정신병의 환자는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유아 갈등의 분출에 대해서 계속 방어를 해왔다.
정신병의 퇴행은 부분적이 아니라 전면적이며, 또한 재생된 고착지점이 신경증보다 더 원시적이므로 정신병의 경험과 행동은 더 원시적인 것이다. 신경증에서와 같이 억압되었던 것의 재기현상이 일어나나, 정신병에서는 재기(再起)하는 억압된 소재가 보다 원시적이며, 되돌아간 자아-초자아 체계가 더욱 혼돈적이다.
다섯째는 방어적 변형과 부차적 수정이다.
정신병 퇴행의 심도와 범위 때문에 억압을 뚫고 올라와 전의식과 의식에 나타난 소재(素材)를 다룰 만큼 성숙한 자아 방어체계가 거의 남아있다. 정신병 환자는 원시적 방어, 예컨대 다량의 투사, 내사 및 부정을 불가피하게 사용하도록 강요한다.
정신병 증상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망상이다.
망상은 외적 현실의 왜곡을 표시할 뿐만 아니라 외적 현실의 방어적 재구성도 표시한다. 사실 정신병 환자가 주변의 인간과 사물과 접촉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그의 망상을 통해서이다.
이와 동시에 망상은 깊은 무의식적 요구의 충족을 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는 그것을 쉽게 포기하기를 싫어한다. 따라서 망상을 제거하려는 비전문가적 노력은 환자에게 위험을 자아낼 수 있다.
여섯째는 정신병 증상의 최종적 출현이다.
정신병이 최종적으로 출현하는 증상은 다양하며 복잡하다. 신경증과는 달리 정신병에서는 대상관계, 자기존중, 자기 보호기제가 심히 파괴되는 수가 흔히 있다. 정신병은 심한 전면적 퇴행의 산물이며, 망상은 기본적으로 현실관계를 되찾으려는 시도이며 퇴행에 의해서 상실된 것을 재건하려는 시도이다.
망상은 정신병의 타협의 형태로써 - 마치 신경증의 증상이 일종의 타협인 것처럼 - 간주하고 그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정신병의 공통 요인
정신병에 걸리는 사람은 다음 다섯 가지 상황에 특히 취약하다. 어떤 성인은 그의 소아기 배경 때문에 견딜 수 없는 스트레스 상태에 노출될 때, 전면적으로 퇴행하는 사람이며 이 경우 바로 정신병에 걸리게 되는데 그 다섯 가지 상태는 다음과 같다.
1)충족의 상실
이는 사망, 유기, 환멸의 결과로 일어난다. 무관심, 지위 상실, 건강 상실에서 일어난다. 이 같은 상실은 그 사람의 정서적 분출구를 감소시키거나 제거시킨다.
2)기본 안정의 상실·위협
이는 실패, 지위의 저하, 경제상의 상실, 새로운 요구에서 오는 압력 등에 기인한다. 이 같은 요인은 그 사람의 정서적 지지를 감소 시키거나 제거시킨다.
3)충동의 증가
성충동이나 공격충동이 증가(예컨대 청년기 초기에서 보는 바와 같이) 했는데도 적절한 발산이 가능하지 않으면, 이 또한 정신병을 야기케 하는 요인이 된다. 또한 발산할 기회가 있을 때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행동이 나타날 경우도 정신병 야기의 한 요인이 된다.
4)죄책감의 증가
무의식적, 전의식적, 그리고 의식적 죄책감의 급격한 증가는 성적 충동이나 공격 충동이 출현으로 그 결과 과도한 초자아의 반응이나 초자아의 퇴행적 선구적 원형의 과도한 반응이 야기되는 경우 나타난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타인관의 관계를 통해 비난당했다던가, 금지된 공상을 가졌다던가, 금지된 현실 경험을 한 경우도 죄책감이 갑자기 일어날 수 있다.
5)방어기능 저하
방어기능이 저하되는 경우란 심한 스트레스나 충격, 신체적 정신과적 과로, 심한 육체적 병, 사고, 음주, 두뇌 손상이나 대뇌피질의 퇴화 등이다.
한가지 유념할 점은 정신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부모가 자녀들이 정신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식에게 정신병 경향을 대신 실행시키거나 무의식적으로 자식에게 이상적 역할을 장려하는 경우가 있다.
정신분열증의 개념
정신분열증은 병이다. 그러나 다른 병처럼 혈액검사나 컴퓨터 촬영, X-레이, 소변검사를 통해 쉽고 명확하게 진단되기는 어려운 병이다. 현대에 와서 정신분열증은 뇌에 이상이 생기는 병으로 주로 뇌 기능, 그 중에서도 특히 정신기능의 장애를 유발한다. 사고하고 지각하고 감정을 느끼는 것, 행동이나 표현 등 여러 측면에 걸쳐 광범위한 이상증상을 일으키는 병이다.
그래서 ‘정신분열’만이 정신분열증의 실체가 아니고 여러 증상을 가진 병들의 집합체이며 현재와 같은 의미의 정신분열증에 대한 개념이 형성된 것은 과거 백년동안이다. 정신분열증은 20세기에 접어들어 ‘조발성 치매’로 소개 되었다. 정신분열증에 대한 역사적 고찰에서 꼭 기억되어야 할 세 사람의 정신의학자가 있다. 이들의 노력이 있기에 오늘날의 용어, 증상론 및 진단적 기준의 기초가 되었다.
먼저 독일의 유명한 정신과 의사인 에밀 크렛펠린(1856∼1926)이다. 그는 임상을 통해 정신질환을 조기 치매, 조울 정신병, 편집증 등 크게 세가지 진단군으로 분류하였으며 처음으로 정신분열증에 관한 증상들은 자세히 객관적으로 기술하였다. 그는 이것을 ‘조기 치매’라고 명명했다. 환각과 망상을 보이며, 외적인 요인이 발견되지 않고, 청소년 초기에 발병하며, 무엇보다도 궁극적으로 인격의 황폐화가 오는 것을 이 병의 특징으로 강조했다. 즉 정서의 장애, 충동적이고 의지가 없음, 인지기능의 장애, 계속적인 퇴행 등을 특징으로 하는 결함 상태가 그것이다.
두 번째로 스위스의 유젠 블로일러(1857∼1939)이다. 그는 병의 예후보다는 증상론 자체를 중요시하였으며 연상(Association)의 장애, 정서(Affect) 장애, 자폐증(Autism), 양가감정(Ambivalence)이 기본 정신병리라고 주장하였다.
마지막으로 독일의 슈나이더(1887∼1967) 교수이다. 그는 정신분열증의 고유 증상은 1급 증상이라고 하였는데 사고박탈, 사고주입, 사고전파, 사고반향, 외부로부터 조정되는 사고, 행동 및 충동 등을 포함시켰다. 망각과 환청은 2급 증상으로 분류하였다.
정신분열증의 치료(1)
정신분열증을 치료하는 방법에는 약물치료, 사회심리적 재활치료, 정신치료, 미술치료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정신분열증을 치료하는데 한가지 치료방법만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다각적인 치료접근을 시도하는 것이 최선이다.
다각적 치료접근법이란 어느 특정한 치료법에 얽매이지 않고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치료방법과 자원을 총동원하여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치료를 말한다. 예를 들어 약물치료 환자의 증상을 약화시킴과 동시에 환자의 사회적응력을 길러주기 위한 정신사회 재활치료를 병행, 환자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게 될 위기 상황에 맞설 수 있는 힘을 길러줌으로써 증상이 약화되거나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등 여러 치료방법이 함께 사용될 때 보다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다각적 치료는 단순히 다양한 의학적인 치료방법의 병행만이 아니라, 보다 포괄적이고 새로운 치료방법을 제안한다. 정신과 의사 뿐만 아니라 임상심리사, 간호사 등의 병원관계나 환자, 가족치유상담가, 더 나아가 사회구성원 전체가 치료자의 일부로서 환자의 치료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병의 상태나 증세, 환자의 심리적 상태나 사회적응력 수준별로 이를 ‘다각적 치료진’ 역할을 분담하여야 한다. 환자에 대한 의학적인 치료만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의 일부로서 자기 몫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과정에 동참할 때만이 비로소 완전히 치료가 이뤄진다는 것이 치료방안의 전략이다.
1) 치료적인 관계형성
치료에 있어 먼저 따뜻한 인간관계는 대단히 중요하다. 치료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자세는 먼저 환자에 대한 사랑이다. 순수한 사랑과 배려가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는 인격적 존재로 대해주는 것이다. 이상한 사람으로, 병자라는 관념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격적 존재로 대할 때 사랑이 준비될 수 있다.
세 번째는 안정감과 신뢰이다. 환자가 이상한 말을 하더라도 들어주고 시선을 마주칠 때 안정감과 신뢰가 생기게 된다.
정신분열증의 치료(2)
1) 치료적인 관계형성
(1) 음성증상 환자 기본원칙
정신분열증의 음성증상은 겉으로 보기엔 멀쩡히 보이는데 환자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으려 하고, 말도 안하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도 않고, 이로 인해 가족은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없다. 일반적으로 양성증상은 약물치료에 효과가 빠르지만 음성증상은 약물에 대한 반응이 약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환자가 사회적 접촉을 피할때는 다음과 같이 해야 한다.
◇심하지 않는다면 어느정도 허용해 준다. 왜냐하면 그런 행동은 내면세계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방어수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심할 경우에는 재활치료가 바람직하다. 시간이 지나도 사회위축이 좋아지지 않을 때에는 재활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재활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일을 천천히 단계적으로 진행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대인불안이 심한 경우에는 먼저 개나 고양이를 기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 다음에는 환자 혼자서 즐길 수 있는 단순한 오락활동을 찾고, 그 다음에는 한명의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하게 하고, 그리고 집단모임에 참석시킨다. 보통은 낮 병동을 통한 재활치료가 효과적이며, 여기서 환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다양한 여가활동 외에도 대화기술, 문제해결기술, 사회기술 등을 배우게 된다.
(2) 이상한 말과 행동을 하는 환자의 기본원칙
◇가족내에서 환자가 지켜야 할 행동 한계를 미리 설정해 놓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리고 한계를 넘었을 때 그 어떤 조치도 구체적으로 정한다.
◇위험성 여부를 판단한다.
이상한 행동이나 말의 위험성을 파악하여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리고 위험하지 않을 때는 차분하게 기다리고 바람직한 행동에는 칭찬을 한다.
◇정신병적 증상에는 논쟁을 피한다. 왜냐하면 뇌의 병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따진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신분열증의 치료(3)
1) 치료적인 관계형성
(2) 의심이 많은 편집형 환자
의심이 많고 망상이 심한 환자를 대할 때 어떻게 해야 좋을지 난감한 경우가 많다.
환자가 막연히 위협감을 느끼고 그 증거를 찾기 위해 애쓰는 태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도와주어야 하고 앞으로는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환자가 막연한 피해의식을 말할 때 박해자가 누구인지 묻지 말라고 한다. 실제로 이 단계에서도 환자는 누가 박해를 하고 있고 그 이상한 기분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고 한다. 막연한 느낌만을 갖고 있고 관계적 사고와 명백한 망상으로 자리잡지 않았는데 이런 질문을 함으로써 구체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거나 특정한 인물로 구체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망상이 형성되어 있는 환자라도 명백한 박해자를 꼽지 못하고 동네사람, 친척, 경찰… 등 모호하고 두리뭉실하게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꼬치꼬치 물을 경우 “아 맞아요. 옆집 누구예요”라고 즉석에서 구체적으로 정해 버리는 것을 경험할 때가 있다.
망상이나 환청이 확실히 있을 때 환자와 다투지는 않되, 일단 동의하지 않는 태도를 취한다. “나에게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데 우리가 왜 다른지 알아보자”고 응답을 한다.
환자와 언어로 합리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이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을 때에는 잠정적으로 그의 망상적 경험에 같이 참여하는 식으로 환자의 병적 세계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숙련된 치료자라고 해도 조심스럽고,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태도는 아니다.
잘 체계화되어 방어가 튼튼한 편집형 환자는 자신의 망상적인 콤플렉스만 이야기한다. 이때는 다른 것을 생각하도록 권장한다.
즉 세상에는 박해받고 박해하는 것 외에 더 좋고 유쾌한 것들이 있음을 알도록 한다. 그래서 외부세계와의 연계를 증진시키고 환자의 흥미를 확장시킬 수 있다면 성공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치료적인 관계형성(4)
(4) 혼란형 환자
낄낄대고 얼굴을 씰룩거리고 혼자 웃거나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환자에게 올바른 관계형성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혼란형 정신분열증으로 진단이 쉽게 내려질 경우, 먼저 질문을 하거나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수가 있다.
즉 질문마다 사생활 침해로 여기고 불안과 적개심, 은둔 욕구가 증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어린아이와 비슷하게 생각해야 한다. 정보를 얻어야 할 경우 가족이나 친척에게서 얻어내는 게 좋은 경우가 있다. 부적절하게 혼자 웃거나 갑작스레 큰 소리로 웃는 현상은 치료자를 당혹하게 할 때가 있고 때로는 속으로 웃음이 나올 때도 있다.
이런 증상은 모든 것을 비웃거나 외부세계 전체를 일소에 붙이는 것이므로, 치료자는 병자가 전달하는 냉소적이고 반향어적 메시지와 외부세계에 대한 거부를 일단 받아들이고, 환자로 하여금 더 넓은 세상에 비웃을 필요가 없는 아주 작은 부분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또 소리를 지르는 현상은 아무도 돌보지 않는 고독에서 고통에 대한 극적인 반격이므로 병자로 하여금 치료자가 그 의미를 이미 전달받았고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알려준다.
(5) 침묵하는 긴장형 환자
말을 안하고 한쪽 구석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환자들을 소홀히 하기 쉽다. 침묵은 의사소통의 특수한 한 가지 형태로 보아야 한다. 자신이 거부당하기 전에 상대방을 먼저 거부하는 것이다. 흔히 분노가 잠재되어 있다.
말을 하도록 무리하게 시도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더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자가 먼저 말을 해야 한다. 불안을 일으키지 않는, 기분 좋고 중립적인 화제를 갖고 말을 해야한다. 침묵하려는 태도를 존중할 필요가 있고, 말을 안 한다고 해서 불쾌함이나 불안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말을 안 한다고 해서 비언어적인 행동은 있을 수 있으므로 침묵이나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같이 나누어 타인의 존재를 느끼도록 하고 잠재해 있는 공포를 누그러뜨린다.
치료적인 관계형성(5)
(6) 공격적인 환자
정신분열증 환자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은 공격적인 말과 행동이다. 치료자는 한번쯤은 이런 증상으로 공격을 당하게 된다. 적개심은 환자의 가장 중요한 문제의 하나이다. 때로는 말 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유일한 표현이 공격성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다루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즉 언어소통 능력을 얻어서 언어표현으로 대체될 때까지 수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치료자는 환자가 적개심을 발산하는데 있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환자의 실제적 혹은 잠재적인 난폭성을 겁내서, 혹은 자신의 안전과 위신손상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환자를 회피할 수 있다. 자신의 불안을 보이지 않으려고 미리 안심시킬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관계형성이 되지 않는다. 자신의 불안이 환자의 불안에 가중되어 치료적 관계형성에 짐이 된다면 그는 정신분열증 환자를 감당할 수 없음을 자인해야 한다.
치료자 앞에서 적개심을 말로 표현 발산하고 이 과정을 통하여 적개심을 직면하고 해소하며 극복하는 것을 배운다. 어린시절부터 환자가 줄곧 당해왔고 그 결과 정신병에 걸리게 만든 바로 그 공격성을 표현해도 충분히 견뎌내고 꿋꿋이 버티고 있는 치료자를 동일시 할 기회를 갖지 못하면 건강한 인격으로 다시 태어날 수 없는 것이다.
난폭한 행동은 제지해야 하고 말로 하는 표현을 들어주되 원인을 찾아야 한다. 행동상의 폭력을 방지하거나 묵묵히 받아주면 치료자의 신변보호라는 측면에서도 좋지 않고 환자로부터 치료자가 존경받을 수 없으며 환자 자신에 대한 존중이라는 면에서도 좋지 않다.
환자는 자신이 난폭한 행동을 했다는 사실로부터 자존심에 대한 심한 타격을 받을 뿐만 아니라 치료자가 자신이 한 난폭한 행동을 겉으로는 너그러이 용납하는 척 하지만 속으로는 자신을 미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겉과 속이 다른 치료자를 더 이상 존경하지 않을 수도 있다.
치료적인 관계형성(6)
(7) 자살하려는 환자
정신분열증 환자의 경우 종종 공격적 충동을 그들 자신에게로 돌려서 자살을 시도하는데 정신분열증의 환자가 자살로 인생을 마감할 확률은 약 10∼15% 정도이다. 이것은 우울증 환자나 알코올 중독자의 자살률보다 조금 적은 수준이다. 특히 젊은 환자, 재발과 회복을 빈번히 반복하는 환자가 발병 4년 이내에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자살의 대부분은 정신분열증 발생 1∼2년 내에 일어나며 우울증상을 동반한 환자에게 더 잘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심한 정신병적 증상을 나타내고 있는 혼란 상태의 환자보다는 일단 회복기에 들어선 후 우울하게 지내고 있는 환자가 자살을 시도할 위험이 크다.
자살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전조증상을 보인다. 먼저 주위사람들에게 자살하겠다는 뜻을 비추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웃으며 말하기도 하고, 때로는 협박조로 말하기도 한다. 이것은 자살에 대한 마음의 갈등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빨리 자기 마음을 알아차리고 구원해 주었으면 하는 무의식적 행동이다.
일단 자살에 대한 마음의 결정이 내려지면 말이 없어지고 식사량도 줄어들며, 특히 수면에 큰 변화가 일어난다. 즉 잠을 잘 못자던 사람이 갑자기 잘 자거나 반대로 잘 자던 사람이 잠을 못자게 된다. 또한 유서를 써두거나 먼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평소 소중히 여기던 물건을 나누어주는, 혹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람과 화해를 청하는 등의 행동을 취한다.
환자 가족들은 반드시 환자가 자살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는게 좋다. 자살에 대해 얘기한다고 해서 결코 자살을 부추기거나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를 의논하면 오히려 편안해지고 자살충동이 줄어든다.
자살 생각이 확인되면 구체적으로 그 위험성이 얼마나 큰지 평가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자살 가능성이 발견되면 지체없이 의사에게 연락하여 조치를 취하고 자살에 대해 이야기할 때 놀라거나 비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정신분열증의 증상(1)
1) 양성증상
양성증상이란 누가 봐도 이상하다고 여기는 생각, 말, 행동, 감정 등을 말한다. 양성증상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환각(특히 환청), 망상, 그리고 이해하기 힘든 엉뚱한 말이나 행동 등이다.
(1) 환청
주위에 아무도 없는데 사람의 말소리가 계속 들리는 증상을 환청이라고 한다. 환청은 뇌의 생물학적 물질의 변화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생각되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물질이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예를 들면 정상인도 아페타민(필로폰)을 맞으면 환청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현상은 뇌 안에서 도파민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환청의 내용에는 대부분 간섭하거나 비웃거나, 욕하거나, 명령하는 내용으로 환자에게 불쾌감을 주지만 드물게는 충고나 아첨, 칭찬 같은 즐거워하는 내용도 있다.
환자에게서 처음으로 환청을 경험하게 되면 무척 당황해하고 심한 경우 공포에 질리게 된다. 그래서 술을 마시거나, 종교적 도움을 구하거나 심령과학에 매달리면서 나름대로 왜 자신에게 어떤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는지 그 이유를 알아내려고 발버둥친다. 그래서 자신이 수긍할만한 그럴듯한 논리를 만들어 환청으로 인한 자신의 불안감을 감소시키려고 노력한다.
환청은 정신분열증에서 가장 흔한 지각장애이다. 환자가 방안에서 혼자 있을 때 누군가에게 큰소리로 가라고 외치기도 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그것이 환자들에게는 거짓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환자들은 실제 그 목소리를 듣고 행하는 것이다. 환자는 환청을 믿으며 따라가기 때문에 점차 현실감을 잃어가며 다른 사람이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행동, 즉 중얼거리거나 웃거나 갑자기 난폭한 행동을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정신분열증의 증상(2)
(2) 망상
망상이란 사실과는 다른 생각을 실제 사실로 믿는 잘못된 신념이다. 이러한 잘못된 신념은 일반인이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일 뿐만 아니라, 어떠한 논리적 대화나 설득,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도 교정되지 않으며 문화나 종교적 배경을 감안해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정신분열증에서 보편적으로 보이는 망상으로는 피해망상, 관계망상, 과대망상, 조종망상, 신체망상 등이 있다.
·피해망상: 누군가가 나에게 해를 입히려고 내 인생을 비참하게 만들려 하며 심지어는 “나를 죽이려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경찰이 “나를 쫓고 있다”는 식으로 망상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시비를 걸고, 폭력을 행사하거나 고발하는 등의 법적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관계망상: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상 사건들이 자신과 특별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지하철의 사람들이 환자에 대해 수군거린다든가, 방송의 내용이 환자를 빗대어 이야기한다든가, TV에서 가수가 나에게 사랑한다는 신호를 보낸다고 하는 망상이 여기에 속한다.
?과대망상: 나는 독특한 능력을 갖고 있거나 부자라고 믿는 망상이다. 자신이 왕 중의 왕이거나 위대한 스승, 또는 선지자라고 생각하는 유형이다.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함부로 돈을 쓰거나 자꾸 일을 벌려 경제적, 법적인 문제를 야기 시킨다. 대개는 병전 성격이 열등감과 패배감이 심하던 사람이 발병하면 보상차원에서 이러한 망상을 흔히 보인다.
·조종망상: 다른 사람이 자신의 생각 또는 행동을 조종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전기 발신기가 뇌 속에 있어서 생각을 조종한다든가 사람들이 환자의 머리에 생각을 집어넣고(사고주입), 생각을 뺏어간다(사고박탈)고 믿는 망상이다. 이들은 자신이 그러한 조종을 거부할 경우, 커다란 피해를 당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자신의 신체 어느 부위가 썩어간다고 하는 신체 망상이 있으며 이는 관계망상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정신분열증의 증상(3)
4) 음성증상
정신분열증의 환자에게 나타나는 양성증상은 누구나 보아도 쉽게 인식할 수 있지만, 음성증상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음성증상은 정상적 사고, 행동, 또는 감정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음성증상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알게 되면 정신분열증이 나타나는 음성증상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흔히 나타나는 음성증상은 다음과 같다.
(1) 감정의 둔감
이 증상은 얼굴 표정 및 목소리가 자기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슬픈 것이나 기쁜 것을 이야기할 때 그 주제와 어울리지 않게 감정의 표현이 거의 없다. 환자는 감정을 느끼지만 드러낼 수 없는 것이다.
(2) 무언어증
환자가 말을 잘 하지 않거나(언어표현의 빈곤이라고 부른다) 또는 말을 한다 하여도 그 내용이 별 것이 없는 경우는(언어내용의 빈곤이라 부른다) 무언어증이라는 증상이 있다고 생각한다. 언어표현의 빈곤은 언어내용으로 인해 환자와 대화를 이끌어나가기가 힘들다.
(3) 무감동증
환자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일하기 싶은 생각도 없고,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생각도 없다. 이런 의욕의 부족 즉 무감동증은 일상적인 활동에 속하는 개인위생 같은 것에 무신경하게 만들고 잠만 많이 자고 남을 피하려 한다. 어떤 환자에게는 무감동증이 실망과 미래에 대한 좌절을 의미하기도 한다.
(4) 무쾌감증
무쾌감증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증상이다. 환자는 풍경을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현재 자신이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상황에서 도리어 고통스러워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체험능력이 부족한 환자도 있다. 환자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면 즐거움을 느낄만한 활동에 참여시키는 것이 어렵다.
(5) 함구증
말을 할 수도 없고, 말을 할 생각도 없기 때문에 말하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정신분열증의 증상 (3)
정신분열증의 임상유형(1)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최근에 발행된 DSM-IV(1994)(정신장애 진단과 통계편람)에 의하면 정신분열증의 임상유형을 다섯가지로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첫째는 편집형 정신분열증이다.
정신분열증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유형이다. 망상이 대표적인 증상인데, 흔히 관계망상이나 피해망상 등이 제일 많이 나타나며 과대망상이나 애정망상, 신체적 망상, 종교적 망상도 많이 보인다.
보통 한가지보다는 여러 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며 이때 대부분 환각을 동반한다. 또한 대부분 환청을 경험하는데 주로 자신을 비난하거나 위협하는 내용이다. 드물게 환시, 환촉, 환미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에 많이 발병하는데 이들은 다른 유형의 정신분열증 환자에 비해 머리도 좋고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능력도 우수하기 때문에 자신의 증상을 숨기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 주위 사람들이 쉽게 눈치채지 못한다.
병전 인격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대체로 의심이 많고 화를 잘내며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는 데에 공감을 하지만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대개 성장하면서 부모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신뢰와 진정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진실을 말하려 해도 그들이 믿어주지 않아 불신의 태도로 키워온 사람들이다. 늘 압박감을 느끼고 자기에게 해를 끼치려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느낀다.
편집형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편집병에 비해서는 논리적으로 완벽하게 체계를 갖추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부분적인 합리성을 제시하기도 하며 상황에 따라 숨길 줄도 안다.
이들이 피해망상에 있을 때는 선제공격을 통해 남을 공격하여 해를 끼칠 수도 있으며 적개심이 가득차 있는 경우에는 범죄를 일으킬 수 있다.
이들은 법적 소송을 하기도 하며 종교적 망상에 집착할 경우에는 행동으로 옮기기도 한다.
정신분열증의 증상 (3)
셋째는 긴장형 정신분열증이다. 긴장형의 특징은 정신운동의 장애이다.
어떤 자극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고 마치 마네킹처럼 꼼짝않고 몇날 며칠씩 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경직증이나 혼미와 같은 운동성이 없는 부동자세, 목적없이 움직이는 과도한 운동, 극단적인 거절증(어떤 지시를 받아도 아무 목적없이 저항하거나 경직된 자세를 유지하는 상태)이나 말이 없는 함묵증, 괴상한 자세의 지속이나 상동증, 혹은 매너리즘 같은 수의운동의 이상, 묻는 말에 따라서 반복하는 반향언어나 행동을 흉내내는 반향동작 등이다.
시선은 한 곳에 고정되어 있고 멍청하고 무표정하다. 때로는 거절증이 문제가 되는데 식사를 거부하고 대소변을 옷에 싸거나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거부한다.
혼미와 흥분이 교대로 온다고도 하지만 대개는 그 어느 한가지 양상이 나타난다.
환자는 대체로 양가 감정 때문에 어떤 결정도 쉽게 내리지 못한다. 자신의 소망이 있어도 타인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두려워해서 감히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자신과 타인에 대한 적개심으로 고통받는다.
이들의 감정 역시 완전히 정지된 듯한 모습을 나타낸다. 어떤 즐거운 말에도 웃지 않으며 아무리 화를 돋구어도 꿈쩍 않는다.
발작은 예고없이 오기도 하는데 파괴적이고 아무하고나 싸우고 밤낮없이 돌아다닌다. 긴장형은 기질적인 감별과 어려울 때가 있어서 주의를 요한다.
이 유형은 주로 자신감이 결여되어 주체적인 결정을 내리기 힘들어하는 성격의 소유자에게서 잘 나타난다. 이러한 상태가 최고점에 도달하면 결국 어떤 판단을 해야 할 상황이나 행동도 거부하고 자신을 내면 깊숙한 곳에 완전히 파묻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이 환자들이 느낌과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내면은 대단히 정서적이며 표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요즈음 다른 유형에 비해 긴장형 정신분열증은 현저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목회정신병리와 치유상담 (4)
네번째는 혼란형 정신분열증이다. 혼란형 정신분열증은 파괴형 정신분열증이라고도 불리워지는데 문자 그대로 극심한 정서 상태의 혼란을 보이는게 특징이다. 일찍이 청소년기에 서서히 발병하여 의욕상실, 정서적 둔마, 인지장애 전반에 황폐가 온다.
증상에는 두서가 없고 산만하고 괴상하다. 사고와 정서가 조화되지 못해 공감될 수 없으며 예측할 수도 없고 조용하다가도 난폭해질 수도 있다. 바보같기도 하고 어린아이 같기도 하다.
이들은 망상형에 비해 훨씬 앞뒤가 맞지 않는 엉뚱한 내용인 경우가 많고 단편적이기도 하다.
자기 생각에 몰두하여 자폐성이 괴상하고 부적절한 얼굴표정을 짓거나 매너리즘적인 행동이 두드러진다.
전혀 상황과 맞지 않는 엉뚱한 말을 하거나 중얼거리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언뜻 보더라도 무언가 이상을 느낄 수 있으며, 이들의 행동은 무절제하고 비정상적이다. 사고가 심하게 와해되어 있고 성격의 황폐화가 심하게 온다. 혼자서 히쭉 웃거나 중얼거리기도 하고, 세수나 머리를 감는 등 자신을 다듬는 일에도 관심이 없으며 즐겁게 웃고 있다가도 어느 순간 울음을 터뜨리거나, 갑자기 다른 사람에게 욕을 하는 등 감정의 기복이 매우 심해서 종잡을 수 없다.
<사례>고등학교 3학년의 여학생인 A양은자주 이사를 다니다보니 대인관계가 위축되고 내성적이다.
선생님으로부터 심한 꾸중을 들은 그녀가 방학이 되자 혼자 빈방에 들어가 피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개학이 되자 학교 가기를 두려워하며 밥도 잘 먹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잡으러 온다고 했다. 식사를 하다가 “아빠가 나를 팔아 버리려 한다”며 아버지께 욕을 하기도 하며 밤을 뜬 눈으로 새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간혹 멍하니 허공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을 하기도 하였다. “우리집이 떠내려간다”거나 “뱃속에 뱀이 있다”며 옷을 벗고, 혼자 낄낄 웃으며 방에다 대소변을 보는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
정신분열증의 임상유형(4)
다섯째는 미분화형 정신분열증이다. 미분화형은 편집형, 혼란형, 긴장형에 부합되지 않는 나머지 증상을 일컫는다.
가장 흔하게 이름 붙여지는 유형이지만 개념이 분명치 못하며 흔히 만성 정신분열증 환자에게서 볼 수 있다. 이 유형은 망상, 괴이한 행동, 횡설수설 등의 다양한 정신병적 증상을 보이지만, 앞에서 언급한 유형과 뚜렷히 분류될 수 없는 경우에 해당된다.
〈사례〉 어려서부터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부모의 과잉보호를 받던 박군(22)은 원래 활발하고 명랑한 성격이었으나,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말수가 적어졌는데 대학진학의 실패로 그는 대화를 회피하고 우울하게 지냈다. 그러다가 한달이 지나면서 활기를 되찾아 학원에 나갔는데, 친한 친구가 유학을 가자 막무가내로 고집을 부려서 유학을 가게 되었지만, 더 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유학시절 그는 처음엔 재미있는 듯 하였으나 불안하고, 혼자서 위축되었고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한 것 같아 기분이 나빠서 이유없이 방황하기도 하고, 때로는 학교에 나가지 않고 며칠씩 집에 있기도 했다. 이때부터 잘 씻지도 않고 빈병도 버리지 않고 방에 모아두었으며 친구들이 간섭하면 심히 짜증을 부리고 싸우기도 하였다. 방안에 가만히 누워있기도 하고 난폭한 행동을 하게 되고, 결국 귀국하게 되었는데 그는 그때부터 외출을 하지 않은채 우울하게 지내며 장래 걱정을 하며 우는 일이 많아졌다. 어느날에 가족이 없는 사이에 손목 동맥을 끊어 자살을 기도하였으며, 그 후 “옆집 사람이 자신을 감시한다”, “나는 동성연애자다”라는 등의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가족들은 환자가 상심해서 그런가 보다고 생각하여 용돈도 주고 학원에 보냈으나, 쓸모 없었다. 집에서 혼자 지내며 감정표현도 더욱 없어지기 시작하였다. 그후 혼자 벽을 쳐다보고 중얼거리기도 하였다.
어느날 어머니가 차린 음식에 독약이 들어갔다고 거부하고 다투다가 자살을 시도해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정신분열증의 임상유형(5)
다섯째는 잔류형 정신분열증이다. 이 유형은 과거 정신분열증의 진단기준에 해당되는 발병 경험은 있으나 현재 상태에서는 망상, 환각, 지리멸렬한 언어 및 행동 그리고 긴장형의 증상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음성증상이 지속되거나 이상한 생각, 이상한 지각 체험같은 증상이 계속하며 정서적 둔마가 있고 경미한 연상이완이 있다.
그래서 대인관계의 부적응이나 정서반응장애 등으로 사회적 기능이 손상되어 있다.
〈사례〉 현재 김군은 나이가 30이 넘었으나 뚜렷한 직업을 갖지 못하고 매형의 가구점에서 간단한 일을 돕고 있다.
그는 대학 3학년때 우울증으로 진단받고 치료받아 일시적으로 나아진 듯 하였으나 대학 4학년때 진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밤늦게까지 취업준비에 힘들어 했다. 그의 어머니는 간섭하는 편이었고 아버지와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
김군은 이때부터 어머니와 심하게 다투어 집을 나가 들어오지 않는 일이 생겼고 “창문에서 뛰어내려라”, “밥을 먹지 말아라”라는 등의 목소리가 들린다며 불안해 했으며, 때로는 그대로 따라 한적도 있었다. 또한 안기부에서 자기를 항시 감시하고 있으며 따라다닌다고 조심하였다. 그 이후에 점점 감정표현이 없어지고 학교도 거의 가지 않았으며 “유리창을 쳐라”는 환청을 듣고 그대로 행하다가 손에 상처를 입고 정신과에 입원하게 되었다.
그는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고 3개월의 치료를 받은 후 증세가 좋아져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그후 약 3∼4차례 정도 재입원을 반복하면서 환청이나 피해망상은 줄어들고 큰 문제는 없어졌으나 의욕이 없고 사람 만나는 것을 꺼려하고, 점점 얼굴에는 표정을 잃어가게 되었다. 전혀 주위 일에 관심이나 흥미가 없고 매우 게으른 사람으로 평가받게 되었다. 불규칙적으로 잠을 잤으며 보통 새벽 2∼3시에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고 간혹 텔레파시를 받는다고 말하곤 하였다.
최근에는 외래로 약물과 재활치료를 병행하여 약간 상태가 좋아진 상태이다.
정신분열증의 임상유형(6)
기타 유형으로써 단순형 정신분열증이 있는데 1970년대에서는 정신분열증의 한 유형으로 분류하였으나, 최근에는 성격장애의 하나로 보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유형으로써 분열정동 장애가 있는데 DSM-Ⅳ에서는 독립된 질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는 정신분열증의 사고자애와 조울증같은 감정장애가 혼합되어 나타나는 장애이다.
지금까지 주로 증상의 특징을 기준으로 분류하였는데, 최근에는 근본적인 원인을 기준으로 한 분류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여섯째는 소아정신분열증이다. 대개 12세 이전에 발병한 경우를 ‘소아정신분열증’이라고 한다. 원인, 증상 등이 임상적 특징과 치료에 있어서 청소년기나 성인기에 발병하는 정신분열증과 크게 다름이 없다. 최근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제정된 DSM-Ⅳ에 따르면 소아 역시 성인의 정신분열증과 같은 진단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즉 환각이나 망상 등 사고장애와 정동장애의 증상이 나타나야 하고, 연령이나 적절한 발달수준에 다다르지 못하는 경우가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소아정신분열증으로 진단한다.
발병 연령은 8세 이상이 대부분이며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률이 증가한다.
증상은 환각이 많고 특히 환청이 80%의 환자에서, 환자의 30∼50% 정도가 환시를 보이며 환촉도 간혹 나타난다.
망상은 환자의 40∼50%로 성인보다 훨씬 빈도가 적으며, 주로 피해망상과 신체망상이 가장 흔한 편이다.
사고장애를 진단할 때 아동의 인지 발달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데, 지능지수가 좋은 아동의 정신분열증세는 성인의 증세와 매우 유사하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발달의 정체를 동반하므로 사회기능이나 대인관계의 곤란, 학습장애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발병의 경과는 경과는 전구기와 활동기로 나눌 수 있다. 전구기에는 정신분열증의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과잉행동, 주의산만, 정서불안, 심한 분노나 발작, 공상, 악몽, 친구관계의 어려움과 같은 비정신적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정신분열증의 임상유형(7)
일곱째는 노인정신분열증이다.
40세 이후엔 정신분열증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서 얼마전까지는 45세가 넘으면 정신분열증의 증상이 처음 발생할지라도 진단에서 배제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DSM-Ⅲ-R에서 어느 연령에서나 정신분열증은 발생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연령 제한이 없어지게 되었다.
노인정신분열증은 대부분 젊어서 발병하여 깨끗하게 회복되지 못하고 가벼운 증상이나마 여전히 가진채 지내오다가 발병한 경우이다. 노인정신분열증은 남자의 경우 전 연령층 남자 환자의 4%, 여자의 경우 전 연령층 여자 환자의 14% 정도가 65세 이후 발병한다는 유럽의 보고가 있으며, 65세 이상 노인 전체 인구의 약 0.02%가 이때 정신분열증이 발병하여 입원한다는 보고가 있다.
노년기 발병은 여성에게 많은데, 다시 말하면 남성은 대체로 이른 나이에 발병이 많고 여성은 보다 늦게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노인정신분열증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2배, 심지어는 12배까지도 많다는 보고가 있다.
그 이유는 첫째, 생물학적 요인에서 찾을 수 있는데 연령이 많아질수록 도파민 D2 수용체가 감소되는데, 남녀가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즉, 남성은 처음에는 좀더 많은 숫자의 D2 수용체를 갖고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여성에 비해 훨씬 많이 상실하기 때문이다.
노년기 여성은 상대적으로 많은 D2 수용체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정신분열증의 도파민 가설에 부합된다고 볼 수 있겠다.
둘째, 내분비학적 요인이 있는데 에스트로젠이 보호기능을 하고 있다가 폐경기가 되면 에스트로젠이 상실되면서 상대적인 D2 수용체 과다와 함께 원인이 되어 정신분열증을 일으킨다고 보고 있다. 노년기에 발생하는 정신분열증이라고 해서 별다른 특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편집증상이 보다 두드러진다고 한다. 새삼스럽게 부인이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을 하고 자기 재산을 남이 빼앗아간다고 불안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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