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걷는 것보다 빨리 걷는 게 도움 고강도 신체활동 30% 더하기 때문 균형 감각 기르기 위한 유연성 운동 필라테스, 수영으로 근육 이완시켜 근력 키워야 잔부상 막을 수 있어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하는 게 중요
“우리는 늙어서 운동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운동을 그만두기 때문에 늙는 것이다.”
에어로빅 창시자 케너스 쿠퍼의 말처럼 운동은 평생 해야 할 숙제와 같은 것이다. 운동은 노화를 늦추고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며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위해 ‘일주일에 2시간30분 이상 중강도 운동을 하거나 75분 이상 고강도 유산소 활동을 해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2021년 기준 한국인의 실천율은 47.9%로 반도 안 된다. 그렇다면 젊어지기 위해선 어떤 운동을 하는 게 좋을까.
건강하고 오래 살려면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잠든 몸 깨우는 걷기 운동=시니어에게 추천하는 운동 중 단연 1위는 ‘걷기’다. 돈이 안 들고 맨몸으로 할 수 있는 데다 달리기보다 상대적으로 관절에 부담이 안 가기 때문이다. 미국 밴더빌트대학의 이반 브리튼 교수팀에 따르면 하루 걸음 수가 1000보씩 늘어날 때마다 고혈압, 위·식도 역류, 수면 무호흡 위험이 10%, 당뇨병 위험은 30% 줄었다. 또 스트레스 완화와 우울증 개선 등 정신적인 효과도 있다.
그러면 얼마나 걸어야 할까. 의료진은 하루에 2400~4000보만 걸어도 전혀 걷지 않는 것보다 여러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말한다. 공통으로 말하는 적정 걸음 수는 8000~1만보 수준이다. 또 전문가들은 천천히 오래 걷는 것보다 10분 집중해서 빠르게 걷는 게 더 좋다고 설명한다. 오래 걸을 때보다 걸음 수가 적어도 고강도 신체활동을 30% 정도 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빠르게 걷는다는 것은 걸으면서 말은 할 수 있지만 노래는 부를 수 없는 정도다.
자생한방병원이 제시한 단계별 걷기 자세. 자생한방병원올바로 걷는 자세도 중요하다. 머리는 정면을 바라보고 턱을 살짝 당기며 목에는 긴장을 푼다. 앞쪽 다리는 무릎을 쭉 펴고 뒤쪽 다리는 무릎을 자연스럽게 굽힌다. 어깨는 편안하게 내리고 평행을 유지한다. 등은 곧고 자연스러운 자세를 유지한다. 복근에 살짝 힘을 주면 코어가 강화된다. 팔은 앞뒤로 천천히 흔든다. 뒤꿈치부터 땅에 닿게 해 발바닥으로 밀어낸다. 보폭은 본인 키 절반 정도가 적당하다.
또 따로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 일상에서 걸을 기회를 찾아보자. 가까운 거리는 대중교통 대신 걷고 부담스럽다면 한 정거장 정도 전에 내려 걸어본다. 직장인은 점심시간이나 퇴근 이후에 짧게 산책한다.
걸을 때는 왼쪽 이미지처럼 허리를 펴고 걷는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걸으면 척추에 좋지 않다. 이미지투데이◆낙상을 예방하는 유연성 운동=나이가 들면 걷다가 방향을 전환하거나 휠체어나 침대로 이동하는 중에 옷을 벗고 입거나 물체를 옮기는 과정에서 넘어지는 일이 많다. 균형 감각이 생기면 이렇게 넘어질 일이 줄어든다. 균형 감각을 기르려면 유연성 운동을 해야 한다. 유연성이란 근육과 관절을 잘 늘리고 움직이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신발 끈을 묶기 위해 허리를 굽히는 자세 같은 일상적인 동작도 유연성이 필요하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몸이 뻣뻣해지는데 유연성을 길러줘야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유연성 운동은 주 2~3회 규칙적인 스트레칭이면 충분하다. 물론 유산소나 근력 운동으로 몸에 열기가 있을 때 스트레칭을 하면 더 효과적이다. 이러면 몸이 더 잘 늘어나기 때문이다. 주요 부위는 목, 어깨, 가슴, 몸통, 허리, 고관절, 다리, 발목을 대상으로 한다. 스트레칭할 때는 천천히 호흡하고 무리해서 몸을 늘리지 않도록 한다. 항상 작은 강도로 가볍게 스트레칭하고 약간 긴장과 불편함이 느껴지는 지점에서 멈춘 다음 10~30초 정도 유지한다. 한 달 정도만 해도 몸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기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추가로 유연성 운동을 하고 싶다면 신체 균형을 맞추고 몸 근육을 이완하는 필라테스, 요가 그리고 관절에 무리가 적고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되는 수영,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발레 등의 운동을 추천한다.
일상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근력 운동. 질병관리청◆부상을 막는 근력 운동=많은 전문가가 유산소나 유연성 운동만으로는 노년기 건강을 유지하는 데는 충분치 않다고 설명한다. 근력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근력 운동이란 운동을 통해 근력을 유지하고 증가시키는 운동을 말한다. 근력이 있어야 느리게 노화하고 낙상이나 골절을 막을 수 있다. 뼈를 근육이 받쳐주기 때문이다.
사람의 근력은 일반적으로 30세 중반부터 매년 1%씩 감소한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계단 오르기, 병뚜껑 열기 등이 힘들다면 근력이 감소한 것이다. 근력이 감소하면 신체 기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우울증, 쇠약감이 느껴지고 거동이 불편해진다. 근력과 근육량이 부족한 근감소증을 앓게 되면 5년 이내 사망할 가능성이 또래보다 5배 늘어난다.
근력 운동은 무엇보다 습관이 중요하다.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하는 게 좋다. 주요 근육은 다리, 엉덩이 관절, 가슴, 허리, 배, 어깨, 팔근육이다. 근력 운동 역시 유연성 운동처럼 작은 강도부터 천천히 진행해야 한다. 처음에는 몸살 난 것처럼 근육이 아픈데 이를 반복하면 근육통도 줄어들고 근력이 향상된다. 그래서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이를 ‘근육 테크’라고 표현한다. 재테크처럼 근육도 조금씩 저축하면 늘기 때문이다.
코어를 기르는 바른 플랭크 자세. 이미지투데이근력 운동을 시작할 때는 코어나 둔근에 집중한다. 코어는 몸의 자세, 균형 유지를 담당하는 복근, 등 근육 등이다. 둔근은 엉덩이 부분 큰 근육으로 걷기, 뛰기, 앉기, 서기 등을 하는 근육이다. 스쾃, 플랭크, 런지 등이 해당한다. 이 운동은 유튜브를 통해서도 자세를 배울 수 있지만 가장 좋은 건 전문가에게 직접 교육받는 것이다. 최소 10회 정도 제대로 배우면 체득할 수 있다. 또 전문적으로 배우기 어렵다면 집에 의자만 있어도 간단한 근력 운동을 실천할 수 있다. 의자 손잡이를 잡고 가볍게 일어났다 앉거나 다리를 들었다 올리는 것을 반복한다. 숨 쉬듯 하는 젓가락질을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없듯 근력 운동도 어렵다 생각 말고 일단 시작하는 게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