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신학 자유주의 신학!

칼 바르트 (1886-1968)와 신정통주의 신학

하나님아들 2024. 5. 15. 22:56

칼 바르트 (1886-1968)와 신정통주의 신학

 

현대신학 기점을 칼 바르트가 “로마서 주석”을 출간했던 1919년으로 봅니다. 그는 20세기 현대신학의 아버지로서, 19세기의 신학을 20세기의 신학으로 그 물줄기를 바꾸었으며, 수많은 신학적 주제에 대해 새로운 신학정신을 만든 신학자였습니다.

바르트 신학은 자유주의 신학에 결정적인 도전이 되었습니다. 바르트는 신학계의 코페르니쿠스적인 혁명을 일으킨 신학자로서, 슐라이어마허가 바꾸었던 신학의 물줄기를 또한번 틀어버렸고 그를 이어 수많은 현대신학 사상이 배출되었습니다.

 

a) 신학의 주제로서의 하나님

 

바르트에 의하면, 19세기 자유주의 신학의 주제는 인간이었고, 인간의 거룩한 행위였습니다. 또한 인간 만세를 주장하며 낙관주의와 유토피아 몽상에 빠져 있었습니다.

반면 바르트 신학은 20세기 신학을 위기의 신학으로 만들어 버렸고, 신학의 주제를 인간에서 하나님으로 옮겨놓았습니다. 즉 인간이 스스로 인간과 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고, 하나님이 인간을 어떻게 생각하며 세상에 대해 어떠한 계획과 경륜을 가지고 있는가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인간이 무엇인가를 바로 알기 위해서 인간의 참된 모습을 계시한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하고, 인간의 희망이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를 알기 위해서 하나님의 계시 역사에 접맥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바르트 신학의 주제는 하나님이며, 하나님 말씀이 됩니다. 이런 관점 때문에 그는 성서를 중시했고 성서중심의 신학을 확산시켰습니다.

 

바르트에게, 하나님은 신학의 주제가 될 뿐만 아니라, 인류구원 역사의 주체자이십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이 스스로 건설하고, 인간의 구원과 성화도 성령의 역사로 이루어진다고 보았습니다. 그의 신학은 하나님의 행하심이 강조되는 신학이고 이와 연계되어 인간의 기도의 중요성이 내포되어 있는 신학으로 평가됩니다.

 

b) 하나님의 자기(自己) 계시

 

바르트에 의하면,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직접적인 자기계시입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계시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떠난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하나님을 바르게 아는 지식이 아닙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계시인 동시에, 하나님의 말씀인 것입니다. 예수의 가르침은 하나님 자신의 말씀이며, 예수의 생애는 하나님 자신의 모습을 계시한 삶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은 하나님 자신의 모습을 결정적으로 계시한 사건입니다.

바르트에 의하면, 하나님 말씀은 세 가지 양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i) 세상 역사 가운데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인간세상의 역사 속에서 생활하였던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 삶, 죽음, 부활 등은 모두 하나님 자신의 모습과 그의 말씀을 계시한 것입니다.

(ii) 성서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성서는 두 가지 차원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는데, 하나님의 말씀으로서의 차원과 이 말씀에 대한 인간적 증언으로서의 차원이 그것입니다. 바르트는 성서에 대한 비평적 연구가 필요하고, 성서 안에 인간적 증언이 갖는 한계와 문제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바르트에 의하면, 17세기 정통주의 신학이 성서를 하나님의 계시이요, 말씀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성서가 이런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인간적 증언이라는 것을 지나쳤고, 또한 가르치지 않았어야 될 축자영감론(逐字靈感論: verbal inspiration)을 강조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19세기 자유주의 신학도 성서가 갖는 인간적 측면에 집착한 나머지, 성서가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간과하였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는 성서가 그리스도에 관한 증언의 책이고, 하나님은 이 증언을 통해서 말씀하시며, 이 증언 외에는 하나님 말씀을 들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 증언이 불충분하고 정확하지 못할 가능성은 있으나, 하나님은 이 증언을 통해 말씀하시며 그런 이유로 인간적 증언으로서의 성서는 그 자체로 하나님 말씀이라고 보았습니다.

(iii) 교회의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의 세 번째 양태입니다.

하나님은 설교자의 설교를 통해 직접 말씀하십니다. 설교자의 말이 부족해도 하나님은 이런 설교를 통해 말씀하기를 기뻐합니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강단에 오르기 전 반드시 기도해야 하고, 성령과 함께 강대상에 올라가야 하며, 목사의 가장 큰 영광은 설교를 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 말씀의 삼중 양태에 관한 바르트의 주장은, 당시 히틀러에 대한 신학적 저항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는 성령의 뜻이 히틀러의 국가사회주의 속에 구현되고 있다는 독일 신학계에 주장에 대해. 하나님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와 성서와 교회의 설교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반론을 제기한 것입니다.

 

c) 만민을 선택하신 하나님의 영원한 예정

 

바르트의 예정론은 1942년 출간된 교회교의학을 통해 발표되었는데, 당시 신학자들에게는 놀란만한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정통주의적 예정론은 영원 전에 하나님이 일군(一群)의 무리들은 영생복락으로 선택하고, 다른 무리들은 영원한 저주로 예정하는 이중예정론입니다.

그런데, 바르트는 이중예정론을 비판하면서, 하나님은 지옥으로 가는 마지막 한 사람까지도 구원하시기를 애쓰시는 신이며, 지옥에 가는 사람들을 보고 자신의 계획이 이루어진다고 기뻐하시는 신은 결코 아니며, 지옥에 갈 자들의 명단을 영원 전에 작성하고 있던 그런 신은 없다고 단정하였습니다.

그에 의하면, 예수 그리스도 밖에서 찾을 수 있는 신은 참된 신이 아니고 우상이며,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되는 신은 인류를 버리는 신이 아니고 사랑하는 신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만민을 선택하시기로 영원 전에 작정하였는데, 하나님의 영원한 예정은 만민을 구원하는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건을 통해 인간을 결코 버리니 아니하는 신으로 계시되었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의해 “단지 한명이 버림받은 것이며”, 하나님은 모든 인류를 살리기 위해 성자 예수 그리스도 단 한분만을 버린 것입니다. 그리하여 만민에게는 구원이 예정되며 하나님의 선택에서 버려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d) 만인 화해론(和解論)과 바르트 신학의 미해결의 숙제

 

바르트는 1953년 “교회 교의학”의 화해론을 출간하였습니다. 당시 정통신학에서는 인간이 하나님과의 화해는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믿음의 순간에 이루어지며, 이때 인간은 자신의 죄를 사함 받고 하나님과 화해된다고 가르쳤는데, 바르트는 이것이 잘못된 가르침이라고 반박하였습니다.

그는 인간이 하나님과 화해된 순간은 믿음의 순간이 아니고 예수가 십자가에서 만민의 죄를 짊어지고 죽으시는 순간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예수가 만민의 죄를 짊어지고 죽는 순간에 만민의 죄는 해결되었고, 만민은 하나님과 화해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전통적 화해론이 주관적 화해론이라면, 바르트은 객관적 화해론을 제기한 것입니다.

바르트의 객관적 화해론은 만인구원론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졌습니다. 만민이 하나님과 화해되었다면 만인구원론과 동일한 내용을 주장하는 것인데, 예정론에서 바르트는 이미 만인구원론의 경향을 보여 왔고, 객관적 화해론을 통해 만인구원론에 동조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바르트는 자신의 주장은 “만인 화해론”이며, 만인구원론은 아니라면서 구원은 복음을 믿고 받아들일 때 구현되며, 화해와 구원 사이의 시간이 성령의 시간이요, 선교의 시간이라고 답변하였습니다.

하지만 바르트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요한 질문이 남게됩니다. 지금 믿지 않은 사람들이 아직 구원에 이른 사람이 아닌 것이 분명하지만, 마지막 심판의 날에 그들은 구원받을 것인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만민을 이미 용서하셨는데, 마지막 날 믿지 않는 자들을 심판하실 수 있을까? 이것으로 미루어 보건데 바르트의 만인화해론은 결국 만인구원론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르트는 교회교의학의 마지막 부분인 구원론을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e) 바르트 신학의 공헌

 

바르트는 당시 사회적, 문화적, 교회적 상황으로 보아 자유주의가 도전받고 거부당할 때가 무르익어가는 시대적 요청에 따랐습니다. 즉 19세기와 20세기 초엽에 낙관주의적 자유주의와 싸워 하나님의 절대성과 주권, 인간의 타락과 인간의 한계를 강조함으로써 종교개혁자들의 신학에 대한 관심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바르트는 성서자체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동일시하지않는 신학적 주장을 전개하였으나, 하나님 계시에 대한 강조는 자유주의 신학의 평면적 차원의 성서연구에서 새 차원의 성서연구의 관심을 갖게 하였습니다.

바르트는 역사주의적 자유주의 신학에 대항하기 위해 키에르케고르의 초절주의적 실존주의를 차용하였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초월과 자유를 강조함으로써 하나님의 직접계시를 부인하였습니다.

그 결과 그는 자연계시의 타당성 및 가능성까지 부인하고 말았습니다. 바르트는 성서가 계시 자체는 아니나, 계시에 대한 증거요, 지표에 불과하며, 하나님은 절대자로서 자유로우시므로 성서에 매일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바르트는 17세기 정통주의가 성서를 하나님의 계시와 동일시함으로 성서 우상주의에 빠졌다고 비난했습니다.

 

f) 신정통주의 신학의 특징 ; (바르신 신학의 결론)

 

신정통주의는 현대주의에 대한 반작용의 산물입니다. 자유주의 신학의 반대되는 것이 신정통주의 신학의 특징이 됩니다. 즉 자유주의 신학이 하나님의 초월성, 계시의 실재, 인간의 죄성 및 종말론 등을 소홀히 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이에 대항하였습니다. 따라서 신정통주의는 인간의 죄성, 하나님의 절대적 초월성, 계시의 독특성을 강조하게 되었습니다.

 

(i) 실존적 관점 ;

 자유주의 신학은 관념론에 사상적 기반을 두었던 반면, 신정통주의 신학은 관념론을 거부하고 실존사상을 수용하였습니다. 실존철학자 키에르케고르의 사상에 영향을 받아 변증법적 신학의 근본 토대로 활용하였습니다.

바르트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무한한 차이를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키에르케고르의 질적 변증법을 수용하였고 불트만은 신약성서의 초자연적 요소를 재해석하는 방법으로 실존적 해석을 도입하였습니다. 틸리히는 기독교 신학을 인간의 실존적 상황에 근거하여 해석하였고, 니버는 실존사상의 관점에서 인간을 이해했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ii) 자유주의와 정통주의 신학의 종합 ;

 신정통주의는 자유주의 신학 내부에서 태동되었었습니다. 자유주의의 후계자로서 자유주의의 한계를 발견하고, 생존의 일환으로 신학적 전환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유주의의 성서비평을 수용하였으나 문화적 기독교는 거부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성서를 동일시하는 전통주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성서비평을 지지하는 자유주의 입장은 받아들였습니다. 불트만은 역사비평적 연구전통을 발전시키려고 노력하였습니다.

 

(iii) 계시의 독특성 ;

 전통적 견해는 신학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에 전적으로 의지해야 하며, 그것에 토대를 둡니다. 하나님은 세상과 전적으로 다른 분이며 계시를 통해서만 알려진다고 믿습니다.

반면 자유주의는 계시의 규범과 권위를 무시하며 그리스도인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을 중시하였습니다. 인간은 계시 이외에 방법으로 하나님을 아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정통주의와 신정통주의는 계시를 신학의 근본토대로 삼는 것에는 동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통주의가 계시의 내용을 성명/명제로 표현된 일련의 진리로 이해한다면, 신정통주의는 명제론적 해석을 거부하고, 예수 그리스도와 인간역사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활동을 계시로 이해하는 비명제론적 해석을 선호합니다. 즉 계시를 개념이 아니라 역동적 사건으로 이해하며, 서술/지식이 아니고 하나님 자신으로 보며,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봅니다.

인간은 계시를 통해 하나님과 인격적이고 생명적 관계를 맺습니다. 그러나 신정통주의는 성서 계시의 독특성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자연에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를 무시하였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iv) 하나님의 초월성 ;

 하나님은 초월적인 동시에 내재적입니다. 초월성이 하나님이 자연, 인간, 역사로부터 독립된 존재, 즉 세계 밖에 계신 하나님을 의미한다면, 내재성은 자연, 인간, 역사 안에 임재하여 활동하는 하나님, 세계 안에 계신 하나님을 의미합니다

기독교 신학은 하나님의 초월성과 내재성 사이에 팽팽한 균형과 창조적 긴장을 유지해야 할 과제를 지니고 있습니다.

자유주의 신학은 하나님의 내재성을 강조하여 하나님을 인간에게 너무 가까이 접근시켰고 하나님과 인간, 하나님과 세계와의 연속성을 주장했으며, 하나님의 계시보다 인간과 인간의 종교경험을 신학의 출발점으로 삼고, 계시에 대한 성경의 증언이나 기독교신앙을 종교사적/문화사적 현상으로 취급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초월성을 손상하였다고 평가됩니다.

반면, 신정통주의자는 하나님의 초월성을 토대로 그들의 신학체계를 세웠습니다. 하나님과 이 세상 사이에 철저한 단절과 분리를 주장하고, 인간을 찾아오는 초월적 하나님의 응답을 기독교 신앙으로 정의했습니다. 하나님의 초월성은 바르트 신학의사상의 핵심입니다.

 

(v) 말씀과 상황 ;

 기독교신학은 성서의 말씀과 또한 그것을 받아들이는 시대적 상황, 즉 복음과 상황의 두 축을 지니고 있습니다.

자유주의 신학은 상황을 강조하여 나머지 메시지를 희생하였고 현대인에게 복음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론을 체득한 반면,

근본주의는 메시지를 강조하여 상황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였고, 복음의 순수성을 유지하였으나 현대인과의 접촉점을 상실하였습니다.

신정통주의는 이 두 가지 신학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복음과 상황을 조화시키려 하였습니다. 틸리히의 상관의 방법은 기독교의 메시지와 현대의 상황을 결합하는 방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