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왜 하나님의 말씀인가
김기호
기독교변증가.
현재 베일러대학교(Baylor University, 텍사스주) 교회-국가학과(Church-State Studies)에서 박사과정 중.
바이올라대학교(Biola University)에서 기독교변증학(MA)을,
연세대학교에서 철학(BA, MA) 및 정치학(MA)을, 서울신대에서 신학(BA)을 공부했다.
역서로는『만민법』(이끌리오), 『리더십의 그림자』(두란노),
『소망』(IVP), 『느헤미야 리더십』(두레) 등이 있다.
바닷길에서 방향을 잡는 기준은 북극성이다. 인생을 바다로 비유한다. 그렇다면 인생의 북극성은 무엇일까?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다. 어떤 사람들은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예수를 믿음으로써만 구원을 받는다는 것과 성경이 하나님의 계시라는 것을 기독교의 독단과 오만함이라고 거부한다. 종교다원주의와 자유주의 신학의 조류에 편승한 많은 사람들은 성경이 유일한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고 본다. 그들은 성경을 단지 여러 종교경전 중의 하나일 뿐이고, 성경대로 믿는 신앙은 철부지 어린아이 믿음이라며 비난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포스트모던 시대는 확실한 진리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잘못된 항해도는 안전한 항해를 불가능하게 하듯이, 만일 성경이 하나님 말씀이 아니라면, 오직 예수를 통한 구원의 길은 확실한 진리가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인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것은 아주 중대하다. 우리는 왜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는가?
성경과 다른 종교의 경전: 차이점
모든 종교는 동일하다는 종교다원주의가 사회적 통념이 되어가는 시대이다. 과연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성경이 타종교의 경전들과는 어떤 점이 다른 것인지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첫째, 성경의 특징은 절대자 창조주 하나님을 다룬다는 점이다. 성경은 단순한 역사서도 철학서적도 아니다. 성경은 모든 것을 신적 관점에서 파악한다. 구약성경에 담긴 많은 사건(우주의 기원, 인류의 기원, 죄의 결과, 언어의 기원, 대홍수, 초자연적 기적들)은 우주만물을 창조한 인격적인 절대자의 관점을 반영한 것이다. 이것은 비유신론적인 타종교의 경전들과의 중대한 차이점이다. 대체적으로 비유신론적 종교들의 경전은 인격적인 절대자 창조주를 말하지 않는다. 또한 그들의 종교적 경전을 신의 계시라고 보지도 않는다. 가령 힌두교의 경전(베다, 우파니샤드, 바가바드기타), 불교의 경전, 도교의 도덕경도 나름대로의 궁극적인 실재를 가정하지만, 그것은 인격적인 창조주가 아니라, 단지 형이상학적인 원리나 기(에너지), 해탈 같은 주관적 깨달음을 강조할 뿐이다.
둘째, 성경의 특징은 절대자 하나님이 인류에게 주신 자기 계시라는 점이다. 창조주는 인간과의 인격적인 관계를 원하신다. 왜냐하면 그분의 형상으로 인간을 지으셨기 때문이다. 만약에 절대자 하나님이 존재한다면, 그의 피조물들에게 자신을 알리려고 할 것이다(계시). 창조주는 자연과 성경을 통해서 자신을 알린다. 특별계시(성경)는 하나님이인간의 언어를 통해서 인간에게 자신을 계시하신 말씀이다. 이것을 신학적으로는 하나님의 조정(accommodation)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성경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맞추신 눈높이 교과서이다. 반면에 다른 종교의 경전들은 도덕적 교훈이나, 깨달음, 혹은 우주와의 합일 등을 강조한다.
힌두교의 경전인 베다나 우파니샤드는 신화적 상상력에 의한 책으로 종교적 교훈을 주는 게 목적이다. 그래서 타종교에서는 신의 자기계시가 전혀 불필요하다.
셋째, 성경의 특별계시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 다른 종교들의 경전에서 종교적 사건의 역사성은 부차적이다.
주관적 해탈과 깨달음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독교는 역사성을 강조한다. 구약성경의 창조기사는 설화가 아니라, 실제로 하나님이 창조하셨다는 연대기적 사실(fact)이다. 메시야의 탄생에 대한 예언들도 역사적 사실로 성취되었으며, 예수의 재림도 역사적 사실로 고대하고 있다. 기독교는 창조주와 인간 사이의 만남의 종교이다. 자신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성품과 뜻과 명령이 성경에는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다. 성경은 하나님의 성품과 속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특별계시이다.
성경의 구성과 내용의 특징: 일관성과 대칭성
하나님의 계시인 성경은 인간의 언어로 기록되었다. 40여명의 저자들이 약 1,500년에 걸쳐서 3개 국어로 기록했다.그 많은 저자들이 편집방향과 지침을 나누는 편집회의를 했을리는 만무하다. 하지만 놀랍게도 성경 각권은 부분과전체의 온전한 조화를 이룬다. 성경은 주제의 일관성(coherency)과 내용의 대칭성(symmetry)을 갖는다. 이것은 하나님이 성경의 저자라는 증거이다. 성경은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있다. 성경을 관통하는 중심주제와 사상은 바로 하나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이다. 구약은 예수 그리스도가 오시기 전까지의 기록이고, 복음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과 죽으심에 대한 기록이며, 나머지 신약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전하는 것이고, 마지막 책인 요한계시록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대망한다.
성경의 파워와 하나님의 감동
성경은 특이한 책이다. 어거스틴의 예처럼 성경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파워를 가지고 있다. 성경 한 구절을 통해서 삶이 통째로 바뀌었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왜 그런가?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성경의 저자들은 자신들이 전능한 하나님의 감동으로 성경을 기록했다고 고백한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딤후 3:16-17).
하나님이 감동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모차르트, 베토벤, 안익태 등 유명한 작곡가들은 영감을 받아서 신들린 듯 그들의 음악을 만들지 않았던가? 성경의 저자들도 신들린듯 기계적으로 말씀을 받아 적은 것인가? 하지만 성경을 기록하게 한 성령의 감동은 그들의 영감과는 분명히 다르다. “예언은 언제든지 사람의 뜻으로 낸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의 감동하심을 받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받아 말한 것임이라”(벧후 1:21). 성경에서 사용되는‘감동’이라는 단어는 하나님이 성경의 최종적인 저자라는 뜻을 함축한다. 40여 명의 저술가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창작한 것도 아니고, 기계처럼 무의식 가운데 받아 적은 것도 아니다. 성경 66권에는 40여 명의 저자들의 개인적인 특성들이 모두 스며 있다. 쉽게 말해서 모세, 다윗, 사도 바울, 베드로, 야고보, 요한의 문체가 저마다 다르다. 그것은 하나님이 저자들의 전인격적인 재능들을 사용하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마땅히 기록되어야 할 것만을 기록하도록 그 사람을 감동하신다. 그래서 성경은 오류가 없다.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의 권위
첫째, 구약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인가? 모세, 이사야, 다니엘, 아모스 등 모든 선지자들은 여호와 하나님의 감동으로말씀을 선포하였다. 그들은 대개“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하니”라는 표현을 쓴다. 예수님도 구약성경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기록된 말씀으로 보았다. 그래서“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일획도결코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마 5:18)고 하셨다.
또한 구약성경은 진정한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에“폐하지 못하나니”(요 10:35)라고 가르쳤다. 예수님은 구약의 신적 권위를 인정하고 최종적인 권위로 인용하셨다. 그래서“기록된바”라는 어법을 사용하셔서 광야의 시험을 이기셨다.
둘째, 신약성경은 하나님 말씀인가? 신약성경의 신적 권위는 예수가 하나님이라는 사실에서 나온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의 어법은“진실로 진실로”이다. 이것은 랍비와 서기관들의 어법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이다. 대개 그들은 더 권위 있는 랍비들의 이름을 인용하며 말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스스로에게서 권위를 찾았다. 예수님이 공생애 동안 보이신 기적들은 신적 권위를 뒷받침했다. 또한 사도 바울이 디모데에게“너는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라...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딤후 3:14-15)고가르친다. 여기에서 바울은 신앙생활의 절대적인 기준은 사람이 아니라, 성경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사도 베드로는 바울서신들이 성경의 권위를 가지는 것으로 본다(벧후3:14-18). 베드로가“오직 우리 주 곧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저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 가라”(벧후 3:18a)고 권면할 때, 그는 바울이 쓴 서신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하나님의 감동하심은 신약성경의 신적 권위의 근거가 된다.
칼빈은“모든 논쟁을 넘어서서, 사람들은 성경을 두려움으로 받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성경은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지식으로 인도한다. 성경 66권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기록된 특별계시이며, 주님과 사도들이 인정했고, 공회와 기독교교회 전체가 인정하는 유일한 진정성을 가진 문서이다. 더 이상의 특별계시는 없다(계22:18-19).
성경의 내적 권위에 대한 다른 논증들
성경의 내적 권위는 성경이 고대로부터 현대까지의 보전, 예언의 정확성, 성령의 증언과 역사하심을 통해서 더욱 확정된다. 다음의 세 가지 논증은 성경의 권위에 유익한 논증이다.
첫째, 고대적 기원과 보전의 논증(Argument from antiquity of Scripture)이다. 성경에 대한 특이한 사실 중의 하나는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거의 완벽하게 보전되었다는 사실이다. 박물관에 있는 어떤 고대의 유물보다 완전하게 전달되었다. 이것은 언뜻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칼빈에 의하면, 모세오경은 다른 종교의 어떤 경전보다 더 오래되었으며, 하나님을 대면한 모세가 직접 기록하였다. 현대에 이르기까지 긴 역사적 경과를 통해서도 성경은 하나님에 의해서 보전되었다. 역사적으로 보건대 성경은 이스라엘의 배교, 이단사상가들, 반기독교적인 외부의 공격, 현대의 고등비평, 공산주의자들의 공격과 비난을 받았다.
인류 역사상 성경처럼 많은 지지와 반대를 동시에 받는 책은 없다. 동시에 성경만큼 개인과 인류에게 지대한 영향을끼친 책은 없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았고 운동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감찰하시나니”(히 4:12).
둘째, 예언과 성취를 통한 논증이다. 성경이 하나님 말씀이라는 근거 중의 하나는 예언의 정확성이다. 성경을 보면 이사야, 예레미야, 다니엘, 에스겔 같은 선지자(예언자)들이 미래의 사건들을 정확하게 예언한 것을 알 수 있다. 여호와로 말미암은 예언은 증험과 성취함이 있다. “네가 마음속으로 이르기를 그 말이 여호와께서 이르신 말씀인지 우리가 어떻게 알리요 하리라 만일 선지자가 있어 여호와의 이름으로 말한 일에 증험도 없고 성취함도 없으면 이는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것이 아니요”(신 8:21-22a). 가령 메시야의 오심에 대한 200개가 넘는 예언을 생각해보라. 그 많은 예언들이 예수 탄생의 정황과 역사적인 사실로 성취되었다. 어떻게 성경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기록된 말씀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있는가? 성경의 내적 권위는 예언과 그것의 성취에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셋째, 성령의 증언과 역사하심에 의한 논증이다. 성경이 하나님 말씀이라는 사실을 가장 궁극적으로 확정해주는 것은 성령의 역사가 수반된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아무리 많은 증거들이 있어도 성령의 역사가 있기 전까지는 설득되지 않으며 믿지 못할 것이다. 성경의 권위와 신뢰성에 대한 최고의 증거는 성령을 통해 믿는 자에게 부어지는 확신이다. 성령은 크리스천들로 하여금 객관적인 증거들을 믿도록 역사하신다. 성경을 반박하기 위해서 성경을 읽다가 크리스천이 된 사람들이 있다. 성령은 마음의 장벽들과 옛사람의 적의를 사라지게 한다. 그리고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에 순종하게 한다. 칼빈이 지적한 대로, 믿음은 논쟁을 통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성령은 말씀을 통해 예수를 주라 시인하게 한다.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의 마음을 뜨겁게 하신 성령의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나는 왜 성경을 읽는가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며, 성경의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다시 말하면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가 누우신 강보와구유 같다(루터). 따라서 우리는 성경을 통해서만 하나님의 성품을 발견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성경 이외에 다른 것으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없다. 신학적으로 말하면, 기독론과 성경의 권위는 상호 밀접하게 관련된다. 어떤 이는 성경을 하나님의 계시로 믿지 않으면서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자기 기만에 불과하다. 성경의 신적 권위를 인정할 때에만 유일한 구원의 길인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다.
절대진리의 존재를 부정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는 왜 성경을 읽어야 하는가? 그 이유는 성경이 밤하늘의 북극성처럼, 천국으로 안내하는 유일한 좌표이기 때문이다.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만이 우리를 세상의 조류에 흔들리지 않게 한다. 얄팍한 세상 지식으로 성경의 신적 권위를 부인하는 사람들은 칼을 흉기로만 사용하는 사람과 같다.
세속문화의 조류에 편승하여 자신도 타인도 죽게 하기 때문이다. 성경을 읽는 목적은 성경에서 하나님의 명령을 찾아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의와 구원을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성경에서 그리스도를 만날수 있다. 성경은 절대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이다! 이 고백은 지적 정합성을 가진 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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