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배경사! 형성사!!

토라의 연구(모세5경)

하나님아들 2023. 10. 23. 15:08

토라의 연구(모세5경)

 

0.1. 들어가면서

대학 때 김유정의 토속적 표현을 좋아해서 그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그의 작품 속에는 잡초같은 생존본능은 있었지만 인류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철학이 없었다. 김동리 교수의 소설작법 시간에 이를 공개적으로 아쉬워하다가 김 교수로부터 도스토예프스키를 소개받았다. 한국문학이 초가집이라면 영미문학은 10층짜리 빌딩이요 불문학은 20층짜리 빌딩이요 러시아문학은 50층짜리 빌딩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50층 꼭대기에 도스토예프스키가 버티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도스토예프스키는 톨스토이와도 격이 다른 수준높은 소설가라고 격찬을 했다.

그리하여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읽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글로 된 것은 대부분이 중역, 삼역, 사역이었다. 주로 러시아어를 영어로, 그 영어를 일어로, 그리고 그 일어를 한글로 번역한 것이었다. 그러니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표현들이 많을 수 밖에... 그 와중에 어쩌다가 러시아어에서 영어로 번역된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구해 읽을 수 있었다. 영어로 번역된 책이 한글로 번역된 책보다 읽기가 훨씬 쉬웠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들을 대부분 읽으면서, 또한 그에 대한 평론집을 읽으면서 그의 철학은 다름아닌 성경에서 나온 것임을 알게 되었다. 물론 여기에는 부정적 측면과 긍정적 측면이 존재한다. 그는 결코 성직자나 설교가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신학적 고뇌는 웬만한 위대한 신학자도 감히 따를 수 없을 정도의 수준높은 것이었다. 이것이 나로서 도스토예프스키를 좋아하는 가장 큰 매력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의 신학교 행(行)의 변(辯)은 어머니의 죽음이지만, 어쩌면 일찌감치 도스토예프스키로부터 그렇게 되도록 지시받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뭏든 나는 도스토예프스키를 통하여 정신의 내면과 본질적 가치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그런 내면과 가치가 올바르게 인식되고 개인적으로나 인류적으로 긍정적인 열매를 맺으려면 신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도스토예프스키 사상의 원류인 성경을 읽으면서 나는 한글성경이 히브리어에서 헬라어로 헬라어에서 라틴어로 라틴어에서 영어로 영어에서 한글로 번역되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 한글성경을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읽기 위해 러시아어도 독학했던 나는 히브리어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내가 히브리어를 익혀 자신있게 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은 그후 15년이 지난 다음이었다.

대학시절 성경공부를 지도해 준 선교회의 지도자에게 히브리어 공부를 해서 성경을 제대로 읽고 싶다고 했다. 히브리어를 공부해 본 적도 없는 그는 이미 영어 번역본도 수십종이 나와있어 서로 비교해 보면 그 의미를 충분히 알 수가 있는데 그 어려운 히브리어를 공부해서 뭣하겠느냐고 충고를 했다. 신학교에 들어가서 성서히브리어라는 것을 공부했는데 여기서 히브리어에 질리고 말았다. 교수방법이 엉터리였던 것이다. 수백 페이지나 되는 문법책을 삼주간에 걸쳐 달달 외워 히브리어를 통달하라고 윽박질러 대니 이런 교수법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 그리고 모르면 말이나 하지 말지 현대 히브리어는 성서 히브리어와 아주 달라서 현대 히브리어 가지고는 성서를 읽을 수 없다나?

나는 이스라엘에 가서야 비로소 현대 히브리어를 배우면 히브리어 성서를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히브리어로 성서를 읽어야 성서가 제대로 머리속에 들어온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신약성서도 본디 히브리어로 기록되었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히브리어를 잘 모르거나 무시하는 인간들이 헬라어 번역본과 라틴어 번역본을 가지고 서구 기독교 신학의 뼈대를 쌓아온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지금 서구 기독교 신학이 히브리어를 무시했기 때문에 비성서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과연 서구신학은 이제 막다른 골목에 도달해 다른 종교에서 진리를 찾는 혼돈스러운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점에서 나는 신약성서신학연구를 포함해서 모든 영역의 신학연구가 히브리적으로 새롭게 조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한국에서도 히브리어를 익힐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 나 역시 한국에서 유대인에게 히브리어를 배웠다. 히브리어를 배워서 그것으로 성경을 읽은 사람 만이 히브리어 성경을 읽는 것이 왜 중요한지 말할 수 있다. 그리고 헬라어 신약성경보다 헬라어 신약성경의 현대 히브리어 번역본이 읽기가 더 쉽다. 내 생각으로는 아마도 도스토예프스키도 히브리어로 성경을 읽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에 유대인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그 유대인들은 히브리어를 적어도 히브리어와 독일어를 섞어 만든 이디쉬어를 사용했을 것이다.

0.2. 타나크

히브리어 성경을 유대인들은 타나크라고 한다. 타나크는 성경의 세 장르 즉 토라, 느비임, 케투빔의 첫 글자를 모아 만든 것이다. 토라는 모세율법이요, 느비임은 예언서요, 케투빔은 지혜문학서라고 말할 수 있다. 예수님께서도 ‘율법과 선지자와 조상들의 유전’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이것은 글자 그대로 타나크를 말하는 것이다. 조상들의 유전은 구전율법인 ‘미쉬나’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타나크의 세 장르는 다음과 같이 세분된다.

토라(율법서)

1. 브레쉬트(태초에) 창세기

2. 쉐모트(이름들) 출애굽기

3. 바이크라(그리고 부르다) 레위기

4. 바미드바르(광야에서) 민수기

5. 드바람(말씀) 신명기

느비임(예언서)

6. 예호슈아(여호수아)

7. 쇼프팀(사사기)

8. 쉬무엘(사무엘)

9. 멜라킴(열왕기)

10. 예쉬야흐(이사야)

11. 이르미야흐(예레미야)

12. 예헤쯔켈(에스겔)

13. 열두예언서(한 책으로 분류)

호쉐아(호세아)

요엘

아모스

오바뒤아(오바댜)

요나흐(요나)

미카흐(미가)

나쿰(나훔)

하바쿠크(하박국)

쩨파냐흐(스바냐)

학가이(학개)

쩨카뤼야흐(스가랴)

말라키(말라기)

케투빔(문학서)

14. 테힐림(시편)

15. 미쉴레이(잠언)

16. 이요브(욥기)

17. 쉬르 하 쉬림(아가서)

18. 룻

19. 에이카흐(애가)

20. 코헬레트(전도서)

21. 에스더

22. 다니엘

23. 에즈라와 네흐미야(에스라+느헤미야)

24. 디브레이 하 얌밈(역대기)

보다시피 타나크는 24권으로 되어있다. 우리 구약성경은 70인역 헬라어 성경, 즉 셉투아진타의 전통을 좇아 37권으로 되어있고 순서도 다르게 편집되어 있다.

0.3. 우리가 가지고 있는 히브리어 원전

히브리어 성서 즉 타나크가 원전이기는 하지만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타나크가 정말 예수님 시대에도 또한 그 이전에도 사용되었던 것인지 의구심이 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4권의 책들을 망라한 최고(最古)의 히브리어 필사본은 지금 쌍 페테스부르그의 살치코프 쉬체드린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맛소라 텍스트인데 이것이 쓰여진 시기는 고작 주후 1008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맛소라텍스트에는 주후 700년대에 사용되기 시작한 모음부호 즉 맛소라 기호가 찍혀 있다. 이것은 맛소라 학파의 신학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맛소라는 그 뜻이 ‘전통’으로 성경을 연구하는 유대인 학파들 가운데 하나이다. 맛소라텍스트는 지금 ‘비블리아 헤브라이카 쉬투트가르텐지아(BHS)’란 이름으로 우리에게 와있다.

그런데 1947년 쿰란지역의 동굴에서 발견된 고문서들 가운데는 주전 2세기에 필사된 것으로 생각되는 이사야서 전체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맛소라텍스트가 쿰란 이사야서 때문에 권위를 상실하게 될 지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둘 사이의 차이가 별로 없음이 밝혀져 맛소라 텍스트는 그 권위를 더 하게 되었다. 지금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히브리대학교는 쿰란 이사야서를 넣고 또 맛소라 텍스트보다 오래된, 하지만 많은 부분이 소실된 알레포 사본 등을 자료로 하여 새로운 타나크를 만들고 있다. 현재 히브리대학본의 이사야서가 분책으로 발간되고 있다.

한편 사마리아 5경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지금도 사마리아인들이 가장 오래된 성경으로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내용이 타나크와 다른 것들이 많이 보편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오늘날 히브리어 성경이 희소한 것은 헬라나 로마의 침략자들이 히브리어로 된 책들은 모조리 압수해서 불살랐기 때문이다. 지금도 많은 신학자들은 예수님이 히브리어를 사용하지 않고 아람어나 헬라어를 사용했다고 주장하면서 히브리어의 중요성을 반감시키고 있는데 이것은 모략이라고 생각된다.

0.4. 타나크의 번역본들

셉투아진타(LXX)와 헬라어 번역본: 위경인 ‘아리스티아스의 편지’에 따르면 프톨레미 2세 필라델푸스(주전 285-247)는 모세5경을 헬라어로 번역해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에 비치하라고 명령했다. 이 명령에 따라 이스라엘의 12지파에서 각각 6명씩 모두 72명의 서기관들이 차출되어 와서 알렉산드리아의 휴양지에서 번역작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세5경만 번역하도록 했는데 결국 타나크 24권을 모두 번역했을 뿐만 아니라 유대인들이 히브리어 원본을 찾을 수 없다고 해서 정경으로 인정하지 않는 외경 7권도 덧붙였다. 7권의 외경은 토빗서, 유딧서, 에스텔서, 마카비서, 바룩서, 지혜서, 집회서를 말한다. 또한 모세오경, 역사서, 지혜문학서, 예언서로 편집을 했고 긴 책을 두권으로 분리하기도 했다. 현재 셉투아진타는 주전 2세기에 나왔다는 이유에서 특히 가톨릭교회에서 맛소라 텍스트 이상의 대접을 받고 있다. 가톨릭교회의 공동번역성서는 셉투아진타의 체계를 따르고 있다. 반면 유대인들은 이것을 거짓된 책으로 푸대접하고 있다. 나 자신 맛소라 텍스트와 셉투아진타의 비교작업을 해보았는데 많은 부분에서 셉투아진타는 맛소라 텍스트에는 없는 것들이 첨가되어 있었고 성경의 이름이나 편집체계를 헬라식으로 바꾸려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독교에서 헬라인들이 주도권을 잡게 되면서 신약성경 자체가 헬라어로 나오게 되었다. 당연히 헬라어는 기독교의 국제어가 되었다. 신학논문들도 헬라어로 기록되었다. 이 가운데서 알렉산드리아 출신의 오리게누스는 히브리어의 헬라어 번역 작업에 열심을 내서 ‘헥사플라’라고 하는 대조성경을 주후 230-40년 사이에 내기도 했다.

탈굼: 포로기 이후 바벨론과 페르시아에 살던 유대인들은 아람어를 주로 사용했다. 그리하여 타나크를 아람어로 번역해서 사용했는데 이 아람어 번역본을 탈굼이라 한다. 탈굼이란 히브리어로 ‘번역’이란 뜻이다. 탈굼은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에게 널리 사용되었다. 하지만 탈굼이 히브리어 성경을 대신한 적은 결코 없다.

페쉬타: 시리아어 번역본으로 탈굼을 번역한 것이다. 페쉬타는 시리아로 ‘평이한, 보편적인’이라는 뜻이다. 시리아 지역에 이방 기독교의 중심인 안디옥이 있었고 페쉬타는 기독교인들에게 중요한 번역성경이었다.

불가타: 키푸리아누스와 터툴리아누스같은 라틴교부들이 셉투아진타를 라틴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했다. 그러나 히에로니무스가 셉투아진타, 헥사플라, 히브리어 파편 등을 이용해 라틴어로성경을 번역했다. 특별히 그는 베들레헴에 있으면서 이 작업을 했다. 그때가 대략 주후 390년 쯤이었다. 이것이 6세기 이후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공인된 성경으로 받아들여져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불가타’이다.

0.5. 토라의 내용

1. 브레쉬트(태초에) 창세기 - 2000년 동안의 이야기

1.1-2.3 창조의 이야기

2.4-3.24 인간 창조와 타락에 관한 이야기

4.1-5.32 의인과 악인의 가계 그리고 차이점들

6.1-9.29 노아 홍수와 하나님의 언약

10.1-11.32 민족들의 이야기

12.1-23.20 아브라함 이야기

24.1-25.18 이삭의 이야기

25.19-36.43 야곱의 이야기

37.1-50.26 요셉의 이야기

2. 쉐모트(이름들) 출애굽기 -

1.1-2.25 모세의 80년 생애

3.1- 12.36 모세가 바로와 싸워 이김 그리고 출애굽

12.37-19.25 시내산에 도착할 때까지 (50일)

20.1-34.35 모세가 시내산에서 율법을 받음 (120일)

35.1-40.38 성막제조 (6개월)

3. 바이크라(그리고 부르다) 레위기

1-4장 희생제사

5-7장 속죄제사

8-10장 제사장 관련

11-14장 하나님의 백성의 자격

15-20장 피와 성결의 규례

21-27장 절기들

4. 바미드바르(광야에서) 민수기

1-4장 인구계수와 역할분담

5-6장 제사장의 판결규례와 축복문

7.1-8.26 하나님께서 계명을 재확인하시다.

9.1-10.10 두번째 유월절과 나팔절의 규례

10.11-12.16 오순절기간

13.1-15.41 가나안 정탐과 이스라엘의 불신앙

16.1-19.22 광야의 여정 (30년)

20.1-25.18 리더쉽 교체와 민족갈등

26.1-36 .13 인구계수와 계명점검 및 가나안 입성준비.

5. 드바람(말씀) 신명기

1.1-4.44 회고, 전쟁, 계명

4.45-29.1 모압언약

29.2-34.1 모세의 이스라엘 권면과 축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