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가고 완연한 봄이 돌아왔다. 산으로 들로 나들이를 떠나는 상춘객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드라이브하기 좋은 국내 여행지 5곳을 소개한다.
낭만과 그리움을 찾아서, 인천 경인아라뱃길 정서진 드라이브 | 인천
photo한국관광공사 제공
정동진 일출이 희망과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면, 정서진 일몰은 낭만과 그리움의 상징이다. 해 질 무렵 정서진은 드넓은 서해가 넉넉한 품을 벌리고, 주홍빛 수평선 위로 크고 작은 섬이 그림처럼 떠 있다. 조약돌 모양을 본뜬 '노을종'과 고즈넉한 아라빛섬, 아라타워 23층에 있는 전망대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이곳은 경인아라뱃길을 끼고 달리는 길과 정서진의 노을까지 더해 낭만적인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자동차를 멈추고 쉬었다 갈 수 있는 공원도 많다. 경인아라뱃길을 발아래 두고 걷는 아라마루전망대와 국내 최대 규모 인공 폭포인 아라폭포가 볼만하며, 저녁이면 알록달록한 조명이 아름다운 야경을 빚어낸다.
자동차에서 바라보는 경인아라뱃길도 아름답지만, 유람선을 타고 상쾌한 강바람을 직접 느껴보는 것도 추천한다. 선상에서 펼치는 다양한 공연이 재미를 더한다. 아이와 함께라면 녹갈색 유약을 발라 구워내는 녹청자의 매력을 엿보는 녹청자박물관도 방문해봐도 좋다. 이 밖에도 1970년대부터 한자리를 지킨 가좌시장에서 인천의 푸근한 인심을 만나볼 수도 있다.
물레재 넘어 펼쳐진 동강, 정선 연포분교 가는 길 | 강원 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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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에서 연포마을로 가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정선읍에서 줄곧 동강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신동읍 예미리에서 물레재를 넘는 길이다. 후자는 연포마을 주민들이 다니던 오래된 길로, 봄철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예미역에서 출발하면 유문동, 고성리재의 고성터널, 물레재 등을 차례로 지나는데, 첩첩산중 오지 마을에 찾아가는 기분이다.
험준한 물레재를 넘는 길에는 동강 일대 최고봉인 백운산이 반겨준다. 소사마을에 닿으면 동강의 상징인 바위로 된 높고 큰 낭떠러지(뼝대)가 나타난다. 세월교를 건너면 동강이 휘감는 지점에 연포마을이 폭 안겨 있는데, 연포분교는 연포분교캠핑장으로 바뀌었지만 부드러운 동강과 웅장한 뼝대가 어우러진 모습이 여전히 아름답다.
동강 주변의 명소로는 정선고성리산성(강원기념물)이 있다. 이곳은 동강과 백운산 일대 산세를 감상하며 느긋하게 산책하기 좋다. 동강전망자연휴양림은 이름은 휴양림이지만, 캠핑장만 운영하는데, 널찍한 전망대에 서면 백운산 아래로 흐르는 동강이 장관이다.
열두 굽이 봄을 깨워 달리는 보은 말티재 | 충남 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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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영덕고속도로 속리산IC에서 국도25호선을 타고 장재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열두 굽이 말티재가 나온다. 이름부터 지붕이나 산의 꼭대기를 의미하는 마루의 준말인 '말'과 고개를 뜻하는 '재'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속도를 즐기는 운전자마저도 말티재에 오면 저절로 브레이크를 밟게 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특히 창문을 내리고 계절을 만끽하는 드라이브 여행에 제격이다.
지금 시기에는 황매화 1만 8000주가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 중이다. 속리산 법주사로 향하던 이 험준한 고갯길을 신라 사람도, 고려 왕건도, 조선의 세조도 걸었다. 돌고 도는 굽잇길마다 켜켜이 쌓인 역사를 알면 드라이브가 새롭다. 전망대 역할을 하는 백두대간속리산관문이 말티재가 한눈에 보이는 지점에 있다. 10년에 걸쳐 완성된 속리산테마파크도 꼭 한번 들러봄 직하다. 모노레일을 타고 목탁봉 정상에 오르면 속리산 풍경이 장쾌하다.
살랑살랑 봄 타는 국도35호선 봉화 법전-명호 구간 | 경북 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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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도산서원에서 태백 초입에 이르는 국도35호선 구간은 세계적인 여행 정보서 '미슐랭 그린 가이드'가 일찌감치 별 하나를 부여한 길이다. 그 가운데 봉화의 골은 꾸밈없는 아름다움 덕에 봄의 통로로 불린다. 익숙해서 놓치던 우리 산의 비경이 숨 가쁜 일상을 지우는 곳이기도 하다.
이 도로는 낙동강과 황우산, 만리산, 청량산 등이 계절의 푸름을 실감케 한다. 샛길로 접어들어 만나는 마을과 사람 풍경 또한 고향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범바위전망대는 낙동강을 조망하기에 안성맞춤이고, 낙동강시발점테마공원과 예던길 선유교는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국도35호선 변의 대표적인 산책로다.
미조항에서 물건항까지 이어지는 낭만 드라이브 | 경남 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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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이 좋아 꽃이 가장 먼저 피는 남쪽. 남쪽의 여러 도시 중 남해는 이국적이면서도 소박한 아름다움이 돋보여 전국의 상춘객들이 사랑하는 관광지다.
4월의 봄빛 찬란한 남해는 특히 드라이브에 제격인데 2010년 국토교통부가 선정하는 해안누리길에 오른 '물미해안도로'다. 물건리와 미조리를 잇는 약 15km 드라이브 코스로, 일부 가파른 암벽을 끼고 도는 해안도로와 굽이진 길을 지나 망망대해를 배경으로 마주하는 크고 작은 섬이 인상적이다. 특히 초전몽돌해변과 항도몽돌해변, 남해보물섬전망대, 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천연기념물) 등 스치고 만나는 곳이 드라이브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물미해안도로 드라이브 코스 전후로 남해1경 금산 보리암, 남해보물섬전망대, 남해독일마을을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역사와 문화가 함께하는 풍요로운 여행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