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복제의 의미
입력 : 2018-01-26 17:56
해리슨 포드가 주연한 ‘블레이드 러너’(1982)는 201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식민행성을 탈출한 복제인간을 좇아 폐기하는 특수경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기업 타이렐사는 리플리컨트(복제인간)를 만들어내고 리플리컨트조차 자신이 복제인간인지 알지 못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미래의 어두운 면을 그리고 있다. 낮과 밤이 구분되지 않을 만큼 어둡고 음침하면서 환경오염으로 산성비가 자주 내리는 미래 도시에서 공존에 실패한 리플리컨트와 인간이 치열하게 대립한다. 지난해에는 그로부터 30년 뒤 이야기를 다룬 속편 ‘블레이드 러너 2049’가 개봉됐다.
SF 영화에서 봐왔던 복제인간이 꿈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왔다. 중국과학원 신경과학연구소 연구진이 엊그제 “체세포 핵치환 기법으로 원숭이 두 마리를 복제했다”고 발표했다. 손오공의 분신술이 현실이 된 것이다. 영장류 복제는 세계 최초다. 22년 전 영국 연구진이 복제양 돌리를 만들 때 썼던 체세포 핵치환 기술을 사용했다.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뒤 여기에 다른 체세포에서 분리한 핵을 넣어 복제 수정란을 만드는 기법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정란을 대리모에 착상하면 체세포를 제공한 개체와 유전적으로 똑같은 동물을 얻을 수 있다.
인간 유전자와 비슷한 원숭이 복제에 성공했으니 인간복제도 시간문제다. 원숭이는 인간 유전자와 차이가 4%, 침팬지는 1.6%밖에 나지 않는다. 복제 원숭이는 신약이나 치료제 개발 실험 대상으로 쓰이면서 난치병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원숭이를 생체실험 대상으로 쓰는 것은 생명윤리를 파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동일한 유전형질을 가진 인간복제로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인간은 끊임없이 신의 영역에 도전해 왔다. 인간의 오만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는 성경이 말해주고 있다. 하늘에 닿겠다며 높고 거대한 바벨탑을 쌓은 인간들에게 하나님은 불같이 진노하며 하나였던 언어를 여러 개로 분리하는 벌을 내렸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에 따라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일들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인공지능(AI)이나 원숭이 복제 등을 보면 스티븐 호킹박사의 말대로 미래가 재앙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섬뜩하다.
글=이명희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교황청 '중국 원숭이 복제 성공'에 "생태계 개입, 결과 숙고해야"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018-01-27 16:49 송고
세계 최초로 SCNT기법으로 복제된 '중중'(Zhong Zhong)과 '화화'(Hua Hua).(사진 Chinese Academy of Sciences(CAS) 웹사이트) © News1 |
중국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영장류 복제에 성공한 것에 대해 교황청이 우려를 표명했다.
교황청 생명학술원장인 빈첸초 팔리아 대주교는 25일(현지시간) 중국의 영장류 복제 성공이 "주목할 만하다"라면서도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이 옳은지는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앞서 중국과학원(CAS) 신경과학연구소 연구팀은 지난 24일 "체세포핵치환(SCNT) 기법으로 긴꼬리 원숭이과인 마카크원숭이 2마리를 복제했다"고 발표했다.
SCNT는 핵을 제거한 난자와 체세포를 융합시켜 유전자(DNA)가 동일한 동물을 얻는 기술이다. 개 등 23종의 동물이 복제된 적은 있지만 영장류 중에서는 이번에 최초로 복제에 성공했다.
빈첸초 팔리아 대주교는 "우리는 인간의 생태계 개입이 불러올 결과에 대해 늘 숙고해야 하고, 향후 인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새로운 지식 관리에 있어 실수할 수 있는 위험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주교는 복제를 위해 수많은 실패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동물들이 죽었다고 지적했다. 동물복지에 대해 존중할 필요성을 언급하며 "동물실험은 지식과 치료도구를 얻기 위한 대안책이 없을 때에만 허용된다"고 말했다.
교황청 생명학술원은 지난 199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설립해 생명윤리 문제를 연구하고 교회 가르침에 따라 생명 관련 문제들을 해결하는 등의 역할을 하고, 피임, 낙태, 안락사 등에 대해 대응해온 교황청 산하기관이다.
한편 이탈리아주교회의 의장인 안젤로 바냐스코 추기경도 이번 실험에 대해 "전능에 대한 인간의 열망이 계속 커진다는 증거"라며 "이런 실험들이 정말 우리를 (실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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