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하나님의 피’ 값으로 산 교회!
춘천한마음교회 김성로 목사
사도바울은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거하는 일과 교회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조금도 아끼지 않는다고 고백 하였다. 생명보다 귀한 것이 이 세상에 있을까? 과연 내 생명보다도 귀한 것이 있다면 그것을 위해 전 인생을 드림이 마땅하다. 나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원형의 복음, 사람을 변화시키고 교회를 태동시키는 복음을 찾기 위해 지금까지 달려오면서 수없이 본 것이 사도행전 말씀이다. 사도행전 20장 28절에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라는 말씀이 있다. 이 말씀은 나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교회는 단순히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의 무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교회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핏값을 치르고 사신 것’이라는 사실 앞에서 교회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전 우주를 통틀어 창조주 하나님의 생명과 바꾼 것이 딱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교회'라는 것이다. 교회는 예수님께서 자신의 생명과 바꾸실 만큼 귀한 것이었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사람으로 오신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일까? 단적으로 말하면 죄로 인해 지옥에 갈 수밖에 없는 인간들을 구원하시기 위함이다. 물론 이것은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구원 사역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예수님이 잡혀가시기 직전 마지막 기도를 보면 그분의 마음 가장 깊은 곳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저희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요 17:21).
전능자께서 이 땅에 오셨다 가신 최고의 목적은 바로 ‘교회'를 세우기 위함이었다. ‘교회’는 단순히 ‘믿는 이들의 무리’가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의 하나 되심과 같이 믿는 무리가 예수님과 한 생명으로 연합된 것’을 말하는 것이다. 예수님을 믿지 않은 죄(요 16:9)를 회개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인(Lord)으로 믿을 때 예수님과 한 생명으로 연합되어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일원으로 거듭나는 것이다(엡 3:6).
사도행전에 보면 초대교회가 세워지는 과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예수께서 모든 것을 다 이루시고 부활 승천하신 후 성령께서 강림하셨고, 자신들이 십자가에서 죽인 예수가 부활하셔서 주와 그리스도가 되셨다는 소식은 유대인들에게 청천벽력이 되어 그들의 마음을 찔렀다(행 2:36,37). 자신들이 주인 되어 저지른 죄가 너무나 악랄하여 “어찌할꼬?” 탄식하는 유대인들에게 베드로의 ‘회개하여 죄사함을 얻으라. 그리하면 성령을 선물로 받으리라’는 선포는 너무나 기쁜 소식이었다. 예수를 믿지 않은 죄, 자신이 주인 된 죄를 회개하고 예수를 주로 믿는 자들에게 성령께서 임하셨고, 성령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그분의 몸된 교회를 탄생시키셨다.
자신이 주인(主人)인 죄에서 돌이킨 그들은 모든 것이 주의 것이었기 때문에 자기 재물을 조금도 자기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행 4:32). 이렇게 ‘회개와 굴복’ 위에 세워진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나타내며(엡 1:22,23) 예루살렘을 시작으로 온 세상에 복음을 전파하는 교회의 사명을 충성스럽게 감당하였다.
이는 이방인들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상속자가 되고 함께 지체가 되고 함께 약속에 참여하는 자가 됨이라(엡 3:6).
오직 복음으로 함께 지체가 된다. 즉 교회가 탄생이 되고(엡 3:6), 복음으로 세워진 교회가 세계선교의 사명을 감당하게 된다. 교회의 본질은 ‘한 생명’ 에 있고, 교회의 사명은 제자양육을 통한 세계 선교에 있는 것이다. 교회는 ‘복음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고백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따라서 교회의 사명은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인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는 것이다(마 28:19,20). 교회에는 예배도 있고, 찬양, 기도, 봉사, 구제 등 많은 것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각각 너무나 중요하다. 그러나 교회가 제자를 삼는데서 실패하면 유럽교회와 같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제자를 삼지 않는 교회는 교회의 사명과 역할에 대한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생명보다 귀한 것이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나타내는 통로이자(요 17:21), 이 세상을 살릴 하나님의 비밀 병기이다(엡 3:10). 주기도문의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라는 말씀에서 보듯이 교회는 ‘가족 공동체’이다(롬 16:13). 교회는 형제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한 공동체이며(요일 3:16), 교회는 하나님의 꿈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이런 교회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교회는 세속화, 권력화, 세습화 등의 문제로 그 생명력과 힘을 많이 상실하였다. 불과 백년 전만 해도 기독교의 큰 부흥을 이끌며 전 세계에 복음의 불길을 번지게 했던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교회들이 오늘날 힘을 잃고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가? 그 이유는 사도행전을 건너 뛰었기 때문이다. 사도행전에서 부활의 증인들이 생명 걸고 증거했던 ‘부활’이 사라졌고, ‘부활’이 사라지니 ‘죄사함을 얻게 하는 회개’가 사라지게 되었다. 이렇게 죄에 대한 회개가 없으니 예수를 주인으로 믿는 믿음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예수를 믿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자신이 주인된 사람들이 모여 ‘교회’를 이루고 있으니 하나님의 꿈인 ‘교회’의 모습이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오늘날 모든 교회들이 꿈꾸는 사도행전의 초대교회는 결코 이 시대에 다시 세워질 수 없는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교회들이 도달해야 하는 마지막 목표도 아니다. 제 재물을 제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었던 초대교회(행 4:32)의 그 신앙이 바로 교회를 세우는 출발(start)인 것이다. 그 초대교회를 세웠던 부활의 복음이 회복된다면 이 시대에 초대교회와 같은 교회가 얼마든지 세워질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나는 그 교회가 태동되는 것을 보고 있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마음 가장 깊은 곳에 꿈꾸어 오셨던 교회, 이 교회가 예수그리스도와 한 생명 된 것을 아는 자는 교회 안에서 형제를 판단, 정죄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나에게 한 것’(마 25:40)이라는 주님의 말씀이 실제가 된다. 가족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지체를 돕는 것은 당연하며 서로를 위해 생명을 버리는 것도 마땅한 일인 것이다. 교회가 교회다워질 때 이 세상은 교회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밝히 보게 될 것이고, 세상의 믿지 않는 자들이 교회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오는 역사가 일어날 것이다. 이 시대에 이러한 교회의 생명력이 불 일 듯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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