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 하 일어났던 초대교회 10대 핍박
▲라은성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역사신학) |
1. 핍박들1.
1.1. 4가지 주제들
성민은 수업을 마치고 ‘교회사 학교’를 나오려는데 함께 참석했던 분들과 버스를 타는 곳까지 동행하게 되었다. 모두들 함께 김밥 집에 들어가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한다고 하기에 성민도 함께 동행 했다. 함께 식당에 앉아 오늘 배웠던 교회사 이야기를 오순도순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들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오늘 수업에 대한 소감을 서로 나눴다.
“저는 사실상 교회사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교회사 학교’를 통해 교회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교회사를 배우면서 새로운 신앙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역사를 배우면서 저의 인생관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사회를 보는 눈이, 교회를 보는 눈이, 그리고 자신을 보는 가치관이 달라졌습니다. 넓어졌다는 것이죠. 나만을 보았고 현재만을 보았던 저의 가치관이 폭넓게 볼 수 있게 되니 자긍심이 생겨 저는 정말 좋습니다.”
“그렇죠? 저도 그래요. 사실상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서양사를 배우면서 늘 의혹이 들었던 것은 신앙, 즉 교회사와 어떤 관계를 짓지 못했던 것을 늘 아쉬워했지요. 그런데 교수님을 통해 교회사를 배우면서 세상의 역사 속에 사역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말도 마세요. 저는 교회사라고 하면 치가 떨릴 정도로 싫어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교회사학교 학생이 되니...”
이러저런 대화를 듣고 있다고 성민은 교회사 시간에 이해되지 않는 것이 떠올라서 선배들에게 묻는 것이 좋다고 여겨 말하기를, “저 있잖아요... 오늘 교수님은 ‘초대 교회사’ 강의를 들으면서 몇 가지 모르는 것이 있었는데...”
“말씀해 보시지요. 우리가 알 수 있는 한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함께 있는 분들 가운데 장로님이 말씀하셨다.
“오늘 교수님은 초대 교회사를 네 가지 주제로 이해해야한다고 하셨잖아요. ‘핍박’, ‘로마제국’, ‘이단’, 그리고” 하며 머뭇거리자 다른 한 분이 말씀하시기를, “‘교부들’!”
“예, 맞습니다. 꼭 그렇게 이해해야하나요? 다른 방법으로 초대 교회사를 이해할 수 없는 건가요?”
“성민씨, 저도 처음에 그렇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교수님의 강의는 늘 이렇습니다. 먼저 큰 틀을 만드십니다. 그리고 그 틀 속에 있는 자세한 것을 이해하도록 우리를 돕지요. 복잡한 교회사 사건들을 접할 때 초점을 잃지 않고 진행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다시 말하면, 지도를 주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도로를 다니거나 거리를 다닐 때 기억나도록 하셔서 길을 잃지 않도록 하십니다.”
“그럼, 마치 바둑을 할 때 말뚝을 놓는 것과 같다는 말씀이시죠?”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맥을 잡는 내용이 진행되는 내용과 무관하다고 여겨지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매우 중요하게 교수님은 교회사의 큰 줄기를 잡아 주신 후 작은 가지들을 소개합니다. 이것이 역사를 보는 눈, 즉 시각입니다.”
성민은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면서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주제들을 미리 읽어봐야 되겠다 싶어 물었다. “저... 혹시 제게 참고하도록 하는 교회사 책을 소개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있습니다. 가만있자... 수첩에 적어두었는데...” 하며 까만 가방을 이러 저리 뒤지다가 흰 공책을 끄집어내어 수업시간에 적어둔 내용들을 보기 위해 장로님은 돋보기안경을 위로 살펴본다.
그러고선 “아! 여기 있다. 유스토 곤잘레스가 쓴 『초대교회사』가 있고요. 윌리스턴 워커가 쓴 『세계교회사』가 있고요. 이형기교수가 쓴 『간추린 교회사』와 『세계 교회사 I, II』 주도홍 교수가 쓴 『세계 교회사』 브루스 셸 리가 쓴 『현대인을 위한 교회사』 그리고 브루스가 쓴 『현대인을 위한 교회사』 한국에서는 김영재 교수께서 쓰신 단행본 『기독교교회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챠트로 만들어져서 교회사를 개략적으로 이해하도록 만들어진 로버트 월톤이 쓴 『챠트 교회사』가 있네요. 이 가운데 어느 책을 읽어도 좋다고 하셨어요.”
“감사합니다. 제가 좀 적을 수 있도록 보여주실 수 있으세요?” 성민은 장로님의 공책을 받아들고 하나씩 적어내려 갔다. 그러면서 생각하기를, “집에 가는 길에 이 책들 중 한 권을 사서 읽어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서로들 인사를 나누고 성민은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하다가 시청 근처에 있는 서점으로 향했다. 서점 안에는 많은 책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고 많은 독서가들이 앉아서 아니면 서서 또 아니면 책장에 지대서 책들을 읽고 있다. 두리번거리다가 ‘종교’란으로 찾아갔다. 그곳에서 초대교회사와 관련된 책들을 찾았다.
그랬더니 ‘초대교회사’라는 책이 눈에 띠었다. 총신대출판부에서 발간된 박용규 교수의 저 『초대교회사』, 헨리 체드윅이 쓴 『초대교회사』, F. F. 브루스가 쓴 『초대교회사』 등이 있었다. 그런 책들의 목록들을 살펴보았더니 교수님이 말씀하신 4가지 주제들로 묶을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 후 성민은 “아! 교수님의 말씀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제야 알겠어.” 이제 기대하는 마음으로 교수님의 강의를 준비하기 위해 초대교회사와 연관된 책을 한 권 구입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그래서 아무래도 한국교회사 교수님이신 박용규 교수님의 책 『초대교회사』를 구입했다. 그리고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 책을 펴서 개략적으로 뒤적거리며 읽었다.
“‘핍박’이라... 그러니까 1세기 로마제국 황제 네로 때부터 시작되는구나... 그리고 313년 콘스탄틴 대제에 의해 로마제국 내에 종교의 자유가 시행되고 그런 후, 데오도시우스 1세에 의해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국교로 정하게 된다는 것...”
일주일 내에 핍박이라는 주제를 마음속에 가지게 된 성민은 북한이나 선교 현지에서 기독교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는 여러 소식들을 연관하여 생각했다.
마침내 ‘교회사 학교’의 날이 이르렀다. 일주일 내내 기다렸던 강의였기에 아침부터 서둘러서 학교로 향했다. 허겁지겁 교실에 들어서니 벌써 여러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과 정다운 아침 인사를 나누면서 인사했다. 그리고 미리 준비된 마음으로 수업을 기대했다. 시간이 되어 교수님이 들어선다. 밝은 미소를 하며 교수님은 강의가 시작되었다.
“모두들 잘 지내셨어요? 지난 시간, 저는 초대교회사의 개관을 말씀드렸습니다. 4가지 주제를 말씀드렸는데 그 가운데 ‘핍박’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오늘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핍박’을 생각할 때 왜 핍박을 받게 되었는지, 핍박은 항상 일어났고 전 로마제국에서 일어났는지, 핍박의 결과는 무엇인지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고선 흑판에 ‘핍박’이라는 글자를 크게 쓰셨다.
“로마제국 하에 일어났던 초대교회 성도들의 핍박은 흔히 ‘10대 핍박’이라는 말로 풀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 말하면, 10회 핍박이 1~4세 동안 일어났다는 것이죠. 그렇지만 전 로마제국에 걸쳐 동시적으로 핍박이 있지 않았습니다. 핍박을 시행한 황제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황제도 있다는 말입니다. 대체적으로 모든 황제들이, 항상, 그리고 모든 지역에서 핍박이 있었다고 여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 말씀을 하시고 학생들을 잠시 쳐다보시면서 긍정을 받으려는 듯 잔잔한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난 후 돌아서서 흑판에 글을 쓰기 시작한다.
10대 핍박 1. 네로 (64) — 64년 핍박으로 사도바울과 사도 베드로 로마에서 순교 2. 도미치안 (90-96) — 사도요한이 밧모섬으로 유배 3. 트라얀 (98-117) — 안디옥 감독 익나티우스 순교 4.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 (161-181) — 서머나 감독 폴리캅 순교 5. 셉티무스 세베루스 (202-211) — 북아프리카까지 핍박 확대 6. 트라치안 막시무스 (235-251) — 7. 데시우스 (249-251) — 파비안 순교, 키프리안 추방, 오리겐 감금과 고문 8. 발레리안 (257-260) — 9. 아우렐리안 (270-275) — 10. 디오클레치안 (303-311) - 대 핍박 |
1.2. 황제 네로
▲1951년에 방영된 ‘쿠오바디스’ 영화 포스터 |
“어떻습니까? 여기서 주목해야하는 시기는 황제 네로 때입니다. 그로부터 핍박은 시작합니다. 그리고 황제 디오클레치안 시대에 이르러 전 로마제국에 가장 잔인하고 폭력적으로 일어난 ‘대 핍박’이 있었습니다. 황제 데시우스 시대 때부터 대체적으로 로마제국 전 지역에 핍박이 시행되다가 ‘디오클레치안’ 시대에 이르러 무자비하게 무조건적으로 기독교인들에게 핍박이 가해졌다는 것입니다.”
▲네로가 새겨진 동전 |
“그럼 네로 때부터 시작된 기독교인들에 대한 핍박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도록 합시다. 혹시 여러분들 가운데 ‘쿠오바디스’라는 영화를 들어본 적이나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예”하고 모두들 대답한다.
“이 영화는 헨릭 진키비크 (Henryk Sienkiewicz)가 쓴 작품 『쿠오바디스』(Quo Vadis)를 영화한 작품입니다. 그야말로 걸작입니다. 최근에 와서 다시금 영화화 된 작품이 있지만 내용과 연기 면에서 많이 부족하지요.”
“네로는 37년에 태어난 자이고, 그의 본명은 루키우스 도미티우스 아헤노바르부스 (Lucius Domitius Ahenobarbus)입니다. 긴 이름이죠! 그의 계부인 클라우디우스가 독살을 당해 세상을 떠나자 자신의 이름을 의붓아버지 이름을 따라 네로 클라우디우스 시저 (Nero Claudius Caesar)로 바꾸면서 황제직에 올랐습니다. 정신적으로 불안한 네로는 62년에 모친을 죽이고, 아내 옥타비아를 죽이고, 후에 포파애아와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둘째 부인마저 죽이고 맙니다.”
“64년 7월 로마 시에 큰 화재가 일어났습니다. 네로가 안치오에 거하는 동안 로마 시의 화재 소식을 들었지만 화재에 대한 대책을 서두르지 않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로마 시에 모습을 나타내었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퀴리날 언덕에 서서 시를 읊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분노한 로마시민들은 화재 책임을 네로에게 돌리려고 하자 그는 ‘기독교인들’에게 혐의를 두면서 그들을 처형하기 위해 시민들의 유희를 위해 사자의 먹이와 화형에 처하도록 했습니다.”
“『연대기』 (Annals)의 저자 타키투스 (Caius Cornelius Tacitus)에 의하면,
소문을 없애기 위해 네로는 기독교인들이라 불리는 사람들을 복수심에 가득 찬 분노를 잔인하고 난폭하게 폭로하도록 했다. 네로가 고발했던 속죄양들인 기독교인들은 로마 주위의 여러 소문들에 의해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증오의 대상이었던 네로는 65년 자신을 독살하려는 음모가 있음을 알고 정신적으로 더욱 불안해져 갔습니다. 다음해, 66년 재혼한 포피애아를 자신의 손으로 죽였습니다. 자신을 향한 사람들의 분노의 두려움에 시달린 그는 결국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네로 시대에 핍박은 64년 로마 시의 화재로부터 시작하는 셈이죠. 그 화재는 조그만 상점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9일 동안 지속된 대화재는 전 로마시를 불태우고 말았습니다. 목재와 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운집하여 살고 있던 로마시는 잿더미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겨우 두 곳만 불타지 않았는데 그 지역 모두 유대인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었습니다. 그런데 화재 소식을 듣고 늦장을 부리는 네로를 보면서 사람들은 네로가 마치 ‘트로이’의 도시가 불타는 것을 연상하는 듯 즐기고 있는 것처럼 여겼다고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네로는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받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 그는 화재의 책임을 기독교인이라 불리는 유대인들을 앞으로 내세운 것입니다. 자신의 의붓아버지인 클라우디우스가 49년에 유대인들을 로마 시에서 추방시킨 것을 이미 알고 있던 터라 그들에게 혐의를 씌우기가 용이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십자가에 불태워 죽거나 황소와 맹수들의 먹이로 던져 죽었습니다. 정말 예수님을 믿는다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말입니다. 그들은 죽음으로 신앙을 증명했습니다.”
이렇게 네로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숙연하게 목소리를 낮추시는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있던 성민은 과거에 보았던 『쿠오바디스』의 장면들이 떠올랐다. 장렬하게 순교하는 순교자들과 그들의 죽음을 보면서 감옥에서 사랑하는 기독교 여인 리기아에게 주인공 마르커스 비니키우스는 청혼하고 베드로 앞에서 결혼하게 된다. 그리고 사자들 앞에 찬송을 부르며 나서는 위대한 무명의 순교자들을 연상했다. 교수님은 학생들에게 찬송하나를 부르자고 제안했다.
“우리 모두 찬송 383장을 함께 펴봅시다. 그리고 반주자님 빨리 찬송가를 반주하시지 마시고 천천히 우리가 음미할 수 있도록 반주해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다 같이 가사를 음미하면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반주자는 힘주어 찬송가를 반주한다. 그러면서 모든 학생들은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순교자들을 생각하면서 찬송을 부른다.
“1. 환난과 핍박 중에도 성도는 신앙 지켰네. 이 신앙 생각할 때에 기쁨이 충만하도다. 성도의 신앙 따라서 죽도록 충성하겠네. 2. 옥중에 매인 성도나 양심은 자유 얻었네. 우리도 고난 받으면 죽어도 영광되도다. 성도의 신앙 따라서 죽도록 충성하겠네. 3. 성도의 신앙 본받아 원수도 사랑하겠네. 인자한 언어 행실로 이 신앙 전파 하리라 성도의 신앙 따라서 죽도록 충성하겠네. 아멘.”
1.3. 황제 도미치안
▲도미치안이 새겨진 동전 |
“그럼 이제 황제 도미치안의 핍박에 관해 살펴보도록 합시다. 도미치안 시대에 핍박을 받은 기독교인들에 관한 이야기는 대부분 로마 집정관이며 도미치안의 사촌인 플라비우스 클레민스의 처형과 그의 아내 플라비아 도미틸다의 추방으로 유명합니다. 또 기독교인들에게 ‘무신론자’라는 혐의를 내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의 역사에 관해 최초의 교회 역사가인 유세비우스가 쓴『교회사』 3권 17장을 보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잔인하게 사람들을 다뤘던 도미치안은 귀족들을 부정하게 처형하여 그들의 재산을 몰수 하였다. 그는 하나님에 대한 증오심과 적대심을 네로에 이어 표출하였다. 그는 그의 부친 베스파시안 황제가 기독교인들에게 아무런 편견을 가지지 않은 것과는 무관하게 기독교인들에게 두 번째로 핍박을 시도했다.
18장에서 이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핍박으로 인해 사도 요한은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 한다는 이유로 인해 밧모섬으로 보내졌다. 교부 이레니우스는 자신이 쓴 『이단에 대하여』의 다섯 번째 책에서 요한 계시록에 쓰인 적그리스도의 이름을 논하면서 ‘현재 공개적으로 그의 이름이 알려져야만 한다면, 계시록의 기록을 보았던 분에 의해 알 수 있다. 지금 현재 우리 시대와 도미치안 시대 말기라고 말할 수 있다.’ ... 도미치안의 15년째 치리시기에 로마의 총독들 중 한 사람인 플라비우스 클레멘스의 딸 플라비아 도미틸다는 폰티아라는 섬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추방을 당했다.
20장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교부] 터툴리안은 도미치안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 ‘네로의 잔인성을 이어받은 도미치안은 네로와 동일한 방법으로 기독교인들을 핍박했습니다. 지식을 겸비한 자였지만 무식하게 행동을 행했습니다. 15년의 치리 시기가 끝난 후 로마제국의 원로원들 중 한 사람인 네르바가 제국을 이었습니다. 당시의 역사 기록에 의하면, 도미치안의 영예를 거부하고 부정하게 추방당한 사람들이 귀향하면서 자신들의 재산들과 명예를 회복했습니다. 이 시기에 사도요한도 밧모섬에서 풀려나서 에베소에서 거하였다고 합니다.
▲도미틸다의 모습 |
도미치안에 관해 말씀을 하시면서 탁자에 있는 책 하나를 집어 드신다. 침침한 갈색 색깔로 포장된 책이었다. 책 제목은 『위대한 여인들의 발자취』였다. 그리곤 말씀을 계속 하신다.
“이 책은 초대교회사에 나타난 여인들의 생애를 쓴 책입니다. 그 가운데 우리가 지금 살피고 있는 도미치안 시기에 어려움을 당한 ‘도미틸다’에 관한 내용이 있기에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책 38~42페이지에서 도미틸다를 다루고 있습니다. 39페이지를 보면...”
제롬이라는 교부의 서신에 그녀의 이름이 등장함을 볼 수 있다. 우리가 후에 살펴보겠지만, 파울라가 예루살렘을 방문하기 위해 배를 타고 가는 도중 도미틸라가 거했던 섬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그녀가 기도하고 지냈던 기도실을 방문했다고 제롬은 파울라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그녀의 딸 유스토치움에게 서신을 보내면서 그녀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다...
도미치안 황제의 박해로부터 죽음을 면했지만 오랜 고문을 받고 화형을 당해 순교한 그녀를 위해 로마에 카타콤이 세워졌다.
▲도미틸다를 기념하는 카타콤의 입구 모습 |
현재 존재하고 있는 가장 큰 카타콤 중 하나는 도미틸라 카타콤이다. 그 안에는 지하에 자그마치 15km나 되는 좁고 긴 통로들이 있다. 어떤 통로는 접근할 수 없을 만큼 좁다. 통로는 주로 2층으로 되어 있다. 영원한 도시인 카타콤은 3-9세기의 기독교 공동체를 묘사하는 감동적이고 웅변적인 그림들이 벽에 그려져 있다. 3세기까지 초기 기독교는 자체 묘지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로마 시 밖에 있는 장지에 시신들을 안치했다.
3세기 말에 이르자 그러한 장지마저도 구하기 어렵게 되자 그들은 땅을 파서 시신들을 안치했다. 이러한 묘지들은 가끔 ‘바위를 판 무덤’ (hypogeums)이라 불리는 짧은 통로로 연결되었다. 기독교인들은 이러한 땅을 적은 비용으로 구입하여 시신들을 안치했다. 플라비아 도미틸라의 카타콤이란 본래는 그녀에게 속한 부지였다. 그녀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비문을 읽을 수 있다. 그 비문은 출입구에 있는 성전 오른쪽 편에 새겨져 있다.
이제야 성민은 로마 시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이야기했던 것들을 기억해 놓았다. 복잡한 미로로 연결된 지하 동굴인 카타콤이 도미틸다와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잠시 쉬는 시간이 되자 성민은 탁자 위에 놓인 책의 책장을 여기저기 넘겨보았다. 그리고 그 책의 출판사를 메모하였다.
라은성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역사신학)
/출처ⓒ† : http://cafe.daum.net/cgs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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