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단원. 구원론
목차
제1과 성령론과 구원론 제2과 구원의 순서제 3과 그리스도와의 연합 제4과 소명 제5과 중생 제6과 회심 제7과 믿음 제8과 칭의 제9과 양자 제10과 성화 제11과 견인 제12과 영화
그리스도께서는 인간의 구원을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객관적이고도 역사적인 구속 사역을 행하셨다. 구원론은 이러한 그리스도의 사역이 성령님의 사역을 통하여 성도들 각자에게 적용되는 전 과정을 기술한다. 이하 기술되는 내용 중 1-3과는 총론에 속하며 4-12과는 각론에 속한다.
제 1과. 성령론과 구원론
성령님께서는 삼위일체 하나님으로서 제 3위의 하나님이시다(눅 3:21-22, 마 28:19, 고후 13:13). 성령님께서는 성부의 영이신 동시에 성자의 영이시며(롬 8:9-11), 성부와 성자로 부터 보내심을 받았다(요 15:26, 갈 4:6, 요 16:7). 성령님께서는 인격적인 존재로서 성경이 성령님의 인격성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요 14:16-17, 롬 8:26). 성경은 성령으로부터 지식과 의지와 감정과 같은 인격의 특징들이 나타나며(요 14:26, 15:26, 행 16:7, 고전 12:11, 사 63:10, 엡 4:30), 성령님께서 인격성에 적합한 행동들을 실행하신다고 말씀하고 있다(창 1:2, 6:3, 눅 12:12, 요 14:26, 15:26, 16:8, 행 8:29, 13:2). 성령님의 사역은 그리스도의 사역에 기초한 것으로서 성령님께서는 그리스도께서 이룩하여 놓으신 구원의 복과 더불어 하나님의 양자가 되어 이 지상에서와 오는 천상에서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 부를 그의 백성들이 누리게 될 모든 복락을 그의 백성들에게 소개하고 누리게 하는 사역을 감당하신다(엡 1:3-14, 요 16:13-14).
1. 성령론과 구원론의 관계
인간의 구원은 삼위 하나님의 공동 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즉 성부 하나님께서는 구원을 계획하셨고(요 17:6, 엡 1:3, 5, 벧전 1:2), 성자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구원을 성취하셨으며(요 19:30, 롬 5:19, 히 9:11-12), 성령님께서는 그 구속의 효과가 개인에게 적용되도록 역사하신다(요 3:5, 14:16-17, 고후 3:18). 그러나 성부의 구원계획은 신론에서, 성자의 구속성취는 기독론에서 다루었으므로 구원론에서는 성령님의 구원 적용 부분만을 다루게 된다.
2. 성령님의 일반적 사역
성경에서 택한 자의 구원과 관계되는 특별 은총의 사역은 구원론의 주된 내용이다. 그러나 성령님께서는 특별사역 외에도 자연과 인간을 보존하시며, 발전케 하시는 기존 질서를 위한 일반 은총을 주시는데 이는 마음의 갱신에까지는 이르지 아니하나 인간을 도덕적으로 감화시켜 죄를 방지하며,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정의를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1) 일반 은총의 방법 일반계시를 통하여 자연인의 양심을 지도하며(롬 2:14-15), 인간의 악한 본성을 규제하는 정부를 설립하고(롬 13:3-5), 여론과 신적 형벌 및 보상으로써 인간을 선하고 의롭게 만든다.
2) 일반 은총의 효과 아담의 범죄로 인하여 사망이 선고되었으나 이를 즉시 집행하지 않으셨으며(사 48:9, 눅 13:6-9), 죄가 무제한으로 확산되지 못하게 하신다(창 20:6, 31:7, 욥 1:12, 왕하 19:27-28, 롬 13:1-4). 인간에게 기본적인 진리와 도덕과 종교의 감각을 주시고(롬 1:18-25, 행 17:22), 비록 외면적이며 세속적이지만 선과 의를 수행하게 하시고(왕하 10:28-30, 12:2), 현세에서 모든 인간에게 많은 자연적인 축복을 누리게 하신다(창 17:20, 시 145:9, 15, 16, 마 5:45, 눅 6:35, 행 14:16-17, 딤전 4:10).
제 2과. 구원의 순서
성령께서 각 개인에게 구원을 적용시키는 순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입장이 있다. 크게 가톨릭과 루터파와 알미니안파 그리고 개혁파가 다르고, 같은 계파 안에서도 학자들에 따라 견해를 달리한다. 개혁파는 인간의 의지나 선행 그리고 공로가 구원의 본질적 요소가 아니며, 구원의 열쇠는 전적으로 하나님만 가지셨다는 입장을 지지한다. 성령의 구원 적용 사역은 소명, 중생, 회심, 믿음, 칭의, 양자, 성화, 견인, 영화 등 9단계로 나타난다. 이 순서는 시간적으로 발생하는 순서가 아니라, 논리적인 순서이다. 그러므로 한 번 선택된 자는 이 아홉 가지의 순서가 완전히 성취되어 어느 한 곳에서도 중도 탈락되는 일이 없이 반드시 구원을 받고야 만다(롬8:30, 38-39).
제 3과. 그리스도와의 연합
자연인은 아담과 연합되어 있으나(창 5:3, 롬 5:12-19, 고전 15:49) 성도는 그리스도와 연합되어 있다(롬 7:1-4). 성경에서는 이를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표현으로 여러 번 언급하고 있다(롬 6:3, 5, 엡 1:3, 4, 9, 2:10, 고전 1:4-5, 골 2:3). 하나님의 특별 은총으로 가능한 이 연합은 구원 영역의 전체, 즉 선택으로부터 영화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 연합의 성격은 다음과 같다.
1) 그리스도께서 성도안에 계시고 성도는 그 안에서 봉사하는 유기적 연합이다(요 15:5, 고전 6:15-19, 엡 1:22-23, 4:15-16).
2) 죄와 허물로 죽었으나(엡 2:1) 영적 생명을 다시 살아나게 하는 생명적 연합이다(롬 6:5, 갈 2:20, 요일 5:12).
3) 성령께서 중재한 연합이다(요 3:5).
4) 중생 역사는 하나님의 단독사역이나 신앙생활은 하나님과 인간의 연합으로 이루어진다(요 14:23, 계 3:20).
5) 성도 각 개인과 그리스도가 직접 연합되어 있다(요 14:20, 고후 5:17, 갈 2:20, 엡 3:17-18).
6) 연합으로 인해 타락 후 잃어버렸던 하나님의 형상이 다시 회복된다(골 3:10, 빌 3:21).
제 4과. 소명
성령의 구원 적용에 있어 제일 먼저 언급되어야 할 것은 죄인을 ‘불러주심’이다(사 55:1, 마 11:28, 눅 5:32, 갈 1:15).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곧 ‘부르심을 입은 자’라고 할 수 있다. 부르심은 그리스도의 속죄사역으로 준비된 구원을 믿음으로 소유하라는 하나님의 초청이다. 이 소명에는 자연(롬 1:20), 역사(행 17:26-27), 이성(요 1:9), 혹은 양심(롬 2:14-15)을 통한 실물(實物) 소명과 특별 계시를 통한 말씀 소명이 있다(살후 2:14). 그러나 일반 계시의 영역에 머무는 실물 소명은 인간을 구원으로 이끌지 못한다(행 4:12). 한편 말씀 소명은 다시 죄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외적 소명과 인간을 중생에까지 이끄는 내적 소명으로 구분된다(마 22:14, 롬 11:29, 고전 1:24, 행 16:14).
1. 외적 소명
외적 부르심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역으로서(벧 전5:10, 요 7:37, 15:26), 전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모든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지만(고전 1:21, 딛 1:3), 성령의 중생시키는 역사가 뒤따르지 않으므로 구원에 이르지 못한다(막 16:15-16, 마 22:2-14, 요 3:36, 행 13:46, 살후 1:8). 외적 부르심만으로는 구원의 효과가 있을 수 없다고 해서 이 외적 부르심이 무성의하게 제시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외적 부르심은 진실한 부르심이다(겔 33:11, 마 22:1-14). 외적 부르심은 불신자로 하여금 예수에 관한 복음을 듣지 못해서 못 믿었다는 핑계를 댈 수 없게 한다. 복음을 거절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하는 것이다(요 15:22).
2. 내적 소명
유효성이 있으며, 불변하는 이 소명에는 성령님의 중생시키시는 역사가 동반된다(롬 8:30, 고전 1:9, 살전 1:5-6). 즉 성령께서는 하나님께서 영원 전에 미리 정하신 자를(롬 8:30) 구원이라는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그리스도 안에서 은혜로써 부르시는 것이다(롬8:29, 엡1:4).
제 5과. 중생
중생은 새 생명의 원소가 인간에게 심겨지고 영혼의 지배적 성향이 거룩하게 되는 저항할 수 없는 하나님의 단독적 사역으로서 인간의 잠재의식 속에서 일어나는 하나님의 은밀하고 불가사의한 사역이다. 중생은 죄와 허물로 죽었던 영적 생명을 새로운 피조물로(고후 5:17) 다시 살리는 성령의 역사로서, 이는 물과(말씀, 벧전 1:23) 성령으로 거듭나는 것이다(요 3:5). 중생은 인간을 본질적으로 변화하게 하는 하나님의 신비한 역사로서 죄인을 의인으로 변화하게 하고(벧전 1:23, 요일 3:9), 인간을 지, 정, 의 전인적으로 변화하게 하며(고전 2:14-15, 골 3:10, 벧전 1:8, 시 42:1-2, 110:3, 살후 3:5), 인생의 방향을 전환하게 한다(히 13:21). 중생은 영적 부활이며(요 5:25), 잃어버렸던 하나님의 형상을 다시 되찾는 것으로서(엡 4:24) 무의식적이며, 단회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이다. 인간은 전적으로 부패하여 영적 생명의 기능이 마비되었으므로 거듭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고(요 3:3), 들어갈 수 없으며(요 3:5), 그리스도를 영접할 수도 없다(요 1:12-13, 요일 5:1). 중생의 특징은 아래와 같다.
1) 중생은 육에 속한 자연인의 지 정 의를 항상 계발하는 것이 아니라(요 3:6) 죄와 허물로 죽은 영적 생명을 소생시키는 전인적이며 근본적인 변화이다.
2) 병든 자가 회복하는 것과 같이 점진적인 것이 아니라 죽은 자가 살아나는 것과 같은 즉각적 변화이다.
3) 중생은 인간에게 바로 지각되는 것이라기보다는 뒤따르는 회개와 신앙의 결과로 알 수 있는 잠재의식적 변화이다(요 3:8).
4) 중생은 인간의 의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단독 사역으로 완성된다(요 1:13)
5) 신적 선택에(시 33:11, 잠 19:21, 사 46:10) 의하여 하나님이 직접적으로 수행하는 중생은 인간이 반항하지 못하며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겔 11:19, 36:26, 요 6:45).
6) 중생은 취소되지 않는다.
제 6과. 회심(회개와 신앙)
중생에 뒤이어 일어나는 회심은 죄악을 향하여 살던 옛 생활에서부터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려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1. 회심의 의미
회심에 대한 성경적 용어로 ‘나캄’, ‘메타노니아’는 죄를 슬퍼하고 후회하는 소극적인 의미가 있고, ‘수브’, ‘에피스트레포’는 돌아오는 마음으로서 적극적 의미가 있다. 회심은 단순한 후회나 뉘우침이 아니며, 그것은 반드시 ‘회개’와 ‘믿음’을 수반한다. 진정한 회심은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에서 나오며(고후 7:10), 하나님을 향한 헌신의 삶을 일으킨다. 진정한 회심은 중생에 기초하여 일어나는 변화이다. 중생으로 인해 성령님께서 그 마음에 내주하게 되면, 죄인은 의인으로 변화된다. 성령님의 감동하심을 받은 죄인의 생각에도 변화가 일어나게 되며(지적 변화, 롬 3:20), 이전의 삶의 방향이 현명치 못 하고 잘못 되었다는 자책과 아울러 뉘우침이 일어나며(감정적 변화, 시 51:2, 3, 10, 14, 고후 7:9-10), 죄악으로 치닫던 생의 전 과정을 수정하여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삶을 살아야 겠다고 결단하는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의지적 변화, 사 55:7). 회심의 주체자는 성령 하나님이시다(렘 31:18, 시 85:4). 인간은 자신의 힘만으로는 돌이켜 회개할 수 없다. ‘성령의 말할 수 없는 탄식’(롬 8:26)에 의해 회개의 영을 부어 주셔야만 회개할 수 있는 것이다(슥 12:10, 딤후 2:25, 행 5:31). 그러므로 회개는 하나님께서 시켜서 하나님만이 받으시는 죄인의 고백이다. 성령님께서 죄인을 회심케 하시면, 죄인은 하나님의 구속적 진리를 담고 있는 성경을 깨닫게 되어 자신의 죄를 인식하게 되고, 그 죄를 자책하게 되며, 그 죄로 부터 자신의 삶의 방향을 돌이켜 적극적으로 하나님을 앙망하게 된다. 성화적 회개는 마귀의 유혹과 싸워야 하는 지상 교회에서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2. 회심의 특징
1) 회심은 하나님의 법적인 행동이기 보다는 재창조적 행동이며, 인간의 신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상태를 바꾸는 것이다.
2) 중생 시 죄인은 전적으로 수동적이지만, 회심에 있어서는 수동적이기도 하고 능동적이기도 하다. 회개는 인간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빌 2:13, 사 55:7, 렘 18:11, 애 5:21, 겔 18:23, 32, 33:11, 행 2:38, 17:30).
3) 회심은 세상의 죄악을 떠나서 하나님의 뜻과 말씀을 지향하는 것으로 근본적인 생활 방향의 전환을 일으킨다.
4) 구원을 위한 회개는 일회적이고 반복적일 수 없다(히 6:1-8). 그러나 중생 후에 신앙생활을 하는 중에 실수하여 죄를 짓고 회개하는 행위는 반복적일 수밖에 없다(요일 5:16-17).
5) 회개는 율법을 통하여 이루어지고(율법적 회심), 신앙은 복음을 통하여 이루어 진다(복음적 회심).
제 7과. 믿음
믿음은 죄를 버리고 하나님만 바라보는 회심의 적극적 행위이다. 칼빈은 믿음 즉 신앙에 대하여 “우리에게 향하신 하나님의 호의에 대한 확고하고 확실한 지식으로, 그리스도 안에 있는 무상의 약속의 진리를 기초로 하며, 성령에 의해 우리 마음에 계시되고 우리 심령에 인 쳐진 것”이라고 정의했다. 우리의 믿음의 대상은 하나님의 말씀에 계시된 모든 내용(일반 신앙의 대상)과 예수 그리스도와 그를 통한 구원의 약속(특별 신앙의 대상)이다. 진정한 신앙은 하나님께서 말씀 안에서 우리에게 계시한 모든 것이 진리라고 인정하는 확실한 지식일 뿐만 아니라(지적 요소), 성령님께서 복음으로 내 안에서 일으키는 내면으로 부터의 신뢰이며(감정적 요소), 동시에 하나님께로 자신의 삶의 방향을 전환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드리는 행동의 결단을 포함한다(의지적 요소). 믿음의 종류에는 역사적 믿음, 이적적 믿음, 일시적 믿음, 구원적 믿음 등 네 가지가 있다.
1) 역사적 신앙 성경을 자기와 직접 관련이 없는 과거의 사실로 받아들이는 신앙으로서 구원에는 이르지 못한다(마 7:26, 약 2:19).
2) 이적적 신앙 이적의 가능성을 믿는 신앙으로서 구원적 신앙으로 승화될 수 있으나(마 8:5-13, 요 11:22),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마 7:22-23).
3) 일시적 신앙 기쁨으로 받으나 감정에 근거를 두었으므로 참된 신앙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마 13:20-22, 딤전 1:19, 딤후 4:10, 히 6:4-6).
4) 구원적 신앙 성령님의 중생시키시는 역사로 말씀을 통하여 영적 진리를 깨닫고 주님을 향한 회개와 구원에 대한 감사를 가지며 주님의 뜻에 따라 살려는 다짐을 가지는(갈 2:20, 골 3:9-10) 신앙으로서 이 신앙만이 구원의 서정에 일관된 참 신앙이다. 진정한 믿음은 반드시 구원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요 3:16).
제 8과. 칭의
구원의 서정 가운데서 회개와 신앙이 인간 편에서 이루어질 때, 하나님 나라에서는 중생인에 대하여 ‘의롭다’(칭의)는 선언과 ‘나의 자녀가 되었다’(양자)고 하는 엄숙한 선언이 이루어진다. “미리 정하신(예정, 선택) 그들을 또한 부르시고(소명)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칭의) 의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니라(영화)”(롬 8:30)고 하셨다. 칭의는 그리스도 예수님의 의를 기초로 율법의 모든 요구가 충족되었다고, 죄인에 대해 무죄를 선언하심으로 죄인 된 신분에서 의인된 신분으로 공표해 주시는 것을 의미한다(롬 3:24). 칭의는 하나님 편에서의 일방적인 선언이므로 인간의 어떠한 노력도 개입되지 아니하며(롬 3:24), 오직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총에 의해서만 얻어지는 것이다. 칭의는 믿음으로 얻게 되는 것으로서(갈 2:16), 예수 그리스도의 의가 죄인에게 전가(轉嫁)된 것이다(롬 3:21-22). 칭의는 신분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지, 내면적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1. 칭의의 성질
죄의 두 가지 결과인 죄책과 오염 가운데서 떠나 그리스도의 의를 기초로 하여 의롭다 선언함을 받은 성도의 칭의에는 아래와 같은 성질이 있다.
1) 칭의는 인간의 공로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의 결과이다(롬 3:20-24, 갈 2:16, 빌 3:9)
2) 중생이 죽은 심령에서 소생되는 상태의 변화라 한다면 칭의는 죄인에서 의인으로 변화되는 법적 지위의 갱신이다.
3) 칭의는 실질적으로 죄를 짓고 있으나 의인으로 간주한다는 하나님의 선언적인 행위이다.
4) 하나님께서는 칭의의 근거로서 그리스도를 대속물로 설정하시고 그의 의를 성도에게 전가시키셨다(롬 5:18-19).
5) 칭의는 성령으로 거듭나서 그리스도를 영접할 때 즉각적으로 완성된다.
6) 성도를 성화시키시는 분은 성령님이시나, 의롭다고 선언하시는 분은 성부 하나님이시다.
2. 칭의의 요소
의로운 심판장이신 하나님의 재판석 앞에서 이루어지는 칭의와(롬 3:20, 갈 3:11) 인간의 마음에 느껴지는 칭의는 두 요소를 포함한다.
1) 소극적 요소 그리스도로부터 전가된 의로서 인간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죄를 용서받는다(시 103:12, 사 44:22, 롬 4:6-8, 5:21, 8:1, 32-34, 히 10:14).
2) 적극적 요소 칭의로 인하여 하나님은 성도를 자녀로 삼으시며(요 1:12, 롬 8:15-17, 갈 4:5-7), 영생하는 특권을 주신다(벧전 1:4).
제 9과. 양자
양자라는 말의 의미는 본래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던 아이를 그 아이의 의사나 아들 될 만한 자격 요건과는 아무런 관계없이 양부의 일방적 은혜에 의해 아들로 삼는 것을 가리키며, 하나님께서 친히 낳으신 아들과 같이 여기실 뿐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로서 누리게 될 법적인 모든 권리를 다 부여하신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서 난 자들이니라”(요 1:12-13)고 하였다.
1. 양자 됨의 결과
양자됨을 통해 신자들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롬 8:15, 갈 4:6), 하나님의 자녀가 누리는 모든 특권을 부여받게 되며(롬 8:17, 갈 4:7), 양자됨을 통해 신자들은 하나님의 자녀이며 천국 시민으로서 지켜야 할 하나님의 법아래 놓이게 된다. 타락 이후 인간은 마귀의 자식이었으나(마 3:7, 요 8:44, 엡 2:3), 칭의를 거쳐 의로우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법적 지위를 얻고 과거의 죄에 대한 공포에서 해방되며(눅 15:24), 또한 현재 성령의 내주를 체험하며(롬 8:16), 신랑되신 그리스도와 끊임없이 교통하고(요 15:5), 미래에는 그리스도와 마찬가지로 부활하며(롬 6:5) 하나님과 영원히 함께 살며(요 14:1-3), 또한 하나님의 보좌 앞에서 영원히 그를 섬길 것이다(계 7:14-17).
2.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경우
양자의 영을 받은 자는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른다(롬 8:15). 그러나 성경에는 이와 별개로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른 경우가 있다.
1) 피조물은 만물의 근원인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른다(행 17:28-29).
2) 선택받은 이스라엘 민족은 선택자이신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불렀다(신 32:6, 사 1:2, 말 1:6).
3) 성자이신 예수께서는 성부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불렀다(요 1:14, 14:10).
제 10과. 성화
양자가 구원받은 성도의 법적 지위 변화인 반면 성화는 하나님의 원천적인 거룩을 내주하시는 성령의 도움으로 생활에 확대시켜 나가는 내면적인 변화로서 점진적 계속성을 갖는다.
1. 성화의 내용
성화는 하나님의 초자연적 역사로서(빌 1:6, 살전 5:23) 죄의 몸의 극복과 그리스도 안에서 선을 위해 창조된 새 사람의 소생으로 구성된다(롬 6:4, 6, 골 3:1-2). 성화는 죄의 오염에서 해방되는 것이며(롬 6:17-18), 점진적으로 잃어버렸던 하나님의 형상, 즉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아가는 것이다(엡 4:24, 골 3:9-10). 성화는 신자가 협력하는 하나님의 사역이다(롬 12:9, 16-17, 갈 5:16-18, 6:8). 성화의 열매로서 선행은(마 7:17-18)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이다(롬 13:3, 딤전 6:18). 그러므로 성도는 구원해 주신 은혜에 감사하여 하나님께 대한 사랑의 마음으로 선을 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선행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행해져야 한다(요 15:8, 고전 10:31). 선행은 하나님께서 날마다 부여하시는 힘을 공급 받아야만 행할 수 있는 것이므로 어떠한 선행도 공로가 될 수 없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성도의 선행에 대하여 상급을 베푸시겠다고 약속하고 계신다. 따라서 이 상급은 선행에 대한 보상이라기보다는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보아야 마땅할 것이다(고전 15:10).
2. 성화의 특징
1) 성화는 소극적으로 인간의 죄악 된 성향을 제거하는 것이고(롬 6:6, 갈 5:24), 적극적으로는 거룩하여져서 그리스도를 닮아 가는 것이다(롬 6:11, 갈 2:19).
2) 성화는 인간의 몸과 영혼, 지성과 감정과 의지를 포함한 전인(全人)에게 영향을 끼쳐 주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서의 삶을 영위하게 하며, 삶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롬 6:12-13, 고후 5:17, 살전 5:23, 고전 6:20).
3) 성화는 칭의나 양자 같이 법적 지위 또는 신분상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불안, 공포, 절망 등을 몰아내고 기쁨, 소망, 평강을 증진시키는 현실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4) 성화는 현세에 완성되지 않으며(잠 20:9, 롬 3:10, 약 3:2, 요일 1:8), 영혼에 있어서는 사망 직후에 완성되며, 몸에 있어서는 그리스도의 재림 시에 완성된다(빌 3:21, 살전 4:16). 신자들은 일생 동안 죄와 싸워야 한다(롬 7:18-20, 빌 3:12).
3. 성화의 수단
1) 하나님의 말씀: 영적 활동의 동기와 목적 및 행동 방향을 제시하는 거룩한 생활의 객관적 표준이다.
2) 성례: 하나님 말씀의 가시적인 상징인 성례는 성화에 도움을 준다.
3)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성화된다(시 119:71, 롬 2:4, 히 12:10).
4) 기도와 묵상: 하나님과의 대화를 통하여 거룩함을 증진시킬 수 있다.
제 11과. 견인(堅忍)
성도의 견인이란 한 번 선택하여 부르시고 중생시켜 회심케 하시고, 의롭다 칭하셔서 양자 삼으신 자는 결코 버림을 당하는 일이 없으며, 궁극적으로 구원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벌코프는 그의 조직신학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하나님에 의해 중생하고 은혜의 신분으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은 때때로 죄에 빠지기도 하지만 완전히 타락하여 구원을 얻지 못 하는 일은 없다. 그리스도께서 죄인의 용서를 위해 완전하고 효과적인 대가를 지불하셨기 때문에 칭의 받은 자들이 다시 정죄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하나님의 영원한 사랑에서 발원하므로 항구적이며, 불변하다.” ‘견인’은 문자 그대로 ‘참고 꼭 붙잡는 행위’이다. 이는 하나님께서 성도를 향하여 인내하시고 꼭 붙잡아 주시는 것인 동시에 인간 편에서도 하나님의 손을 붙잡는 것을 의미한다(사 49:15, 히 3:14). 성도의 견인은 결코 중도에 탈락되는 일이 없이 궁극적으로 구원에 이르게 하고야 만다(히 6:19-20, 딤후 4:18). 만일 견인의 교리를 부정한다면 구원은 인간 의지에 의존하게 된다. 이 교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대를 받으나,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영원 전부터 예정하심에 의해 그 반대를 불식할 수 있다.
1) 인간을 태만과 방종으로 인도한다는 견해에 반하여 구원을 예정하신 하나님은 성령을 통하여 그의 생활까지 지배하므로 더욱 열심 있는 신앙 생활을 하게 된다.
2) 인간의 자유와 모순된다는 견해에 반하여 죄로 인해 전적으로 타락한 인간에게 하나님께서는 영적 선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을 지닌 회복된 자유의지를 주셨으므로 성도의 견인은 인간의 자유의지와 궁극적으로 모순되지 않는다.
3) 배교에 대한 경고와 모순된다는 견해에 반하여 하나님께서 택하지 아니한 자는 일시적으로 외적 신앙 생활을 할 수 있으나 결국에 가서는 배교하고 만다(마 24:12, 요일 2:6). 불택자(不擇者)는 성도의 견인에서 제외된 자이므로 이러한 배교의 경고가 그들에게는 적용된다(딤전 1:19-20, 딤후 2:17, 18, 4:10, 히 6:4-6). 한편 택함을 받은 자에게 이 경고는 끊임없이 자기를 성찰하여 성화케 하는 데 유익한 역할을 한다.
제 12과. 영화
영화롭게 하심은 인간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나님의 아들의 형상을 본받은 자들에게 주어지는 것이다(롬 8:29-30). 소요리문답 37문은 영화에 대하여 “신자가 죽을 때에 그 영혼이 완전히 거룩하게 되어 즉시 영광중에 들어가고 그 몸은 여전히 그리스도께 연합하여 부활할 때 까지 무덤에서 쉬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답하였다. 영화는 완전 성화를 향해 나아가던 성도가 이 세상에서의 점진적인 성화를 계속 하다가 결국 완전 성화에 이르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것은 살아서 자기 힘으로 이루는 것이 아니라, 죽는 그 순간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성도는 죽는 즉시 그 영혼은 천국에 영입되고 육신은 흙으로 돌아갔다가 주님께서 재림하실 때에 부활하여 영혼과 합쳐 새롭게 변화된 부활체로서 공중 혼인잔치를 마친 후, 영원한 영광의 세계로 들어가 영생하게 된다. 영화의 장소는 천국이다(롬 8:17-18, 계 21:1-4, 22:1-5). 구원의 서정에 있어서 중생과 칭의로 구원이 보장되었으므로 이는 과거적 구원이고, 성화는 진행 중이므로 현재적 구원이며, 죄와 그 결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어 성결한 자리에 이르는 영화는 미래적 구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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