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원 인간론
인간론 목차
제1과 인간의 기원 제2과 인간의 본질적 구조 제3과 인간 영혼의 기원 제4과 영혼과 관련된 용어들 제5과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 제6과 행위언약 안에 있는 인간 제7과 죄의 상태 아래 있는 인간 제8과 형벌과 징계 제9과 하나님의 율법 제10과 은혜언약 안에 있는 인간
신앙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로 정의될 수 있다. 그러므로 신론에 뒤이어 인간론이 언급되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성경은 구원의 계시이며, 구원의 대상은 인간이므로 먼저 인간의 기원과 인간의 본질적 구조에 대한 이해 및 죄의 지배하에 있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가질 때 비로소 인간론에 뒤이어 나오는 기독론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성경이 말하는 인간은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그것은 첫째, 처음 창조된 인간(완전한 인간, 무죄인). 둘째, 범죄 후의 인간(타락한 인간, 죄인). 셋째, 은혜 언약 안의 인간(구속된 인간, 의인)이다.
제 1과. 인간의 기원
현재 상태의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죄로 오염되기 이전 상태의 인간, 즉 원래 상태의 인간모습을 알아보아야 한다. 오늘날 학교 교육에서는 일방적으로 진화론만 강조되나 이는 잘못 규명되어진 과학적 가설을 신봉하는 또 하나의 우상 숭배적 양태이다.
1. 진화론
진화론은 비성경적 인간 기원에 대한 대표적인 주장이다. 물질의 형체는 변할지라도 본질은 영원하다는 이 학설의 기본입장에 따라 무기물에서 유기물로, 하등 동물에서 고등 동물로, 유인원에서 인간으로 진화했다고 주장하나 이는 증명될 수 없는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다. 한편 이러한 주장의 일종인 유신진화론(有神進化論)은 인간의 신체는 하등 동물에서 진화되었고 영혼은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았다고 주장하나지만 이 주장 역시 아래에서 밝힌 성경의 입장과는 어긋난다.
1) 모든 동물들은 그 종류대로 창조되었다(창 1:21-25). 따라서 동물은 그 종류에 있어서 상호 간에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 이는 생물학이 설정한 동물의 분류법에서도 인정되는 바이다.
2)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인간 영혼의 기원은 동물에게서 찾을 수 없다(창 2:7). 인간의 형질적인 측면을 넘어선 문화의 창조자로서의 특질과 절대자를 추구하는 종교적 성향은 어떤 동물 가운데서도 유사점을 발견할 수 없다.
3) 인간은 처음부터 동물과는 구분된, 즉 땅을 정복하며 모든 생물을 다스리는 존재로 창조되었다(창 1:28).
2. 창조론
인간은 스스로 있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 지음을 받아 존재하는 피조물로서(창 1:27, 2:7), 피조계의 왕으로 창조되었다(창 1:26, 28, 2:15). 하나님께서는 흙으로 직접 인간의 몸을 지으시고(창 2:7, 3:19),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어 사람이 생령이 되게 하셨다(창 2:7).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창 1:26, 27).
1) 인간 창조에 대한 성경의 언급 (1) 성경은 두 번에 걸쳐(창 1:26, 27, 2:7-23) 하나님의 인간 창조 사역을 기록하고 있다. (2) 인간은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에 의한 창조물이다(창 1:26). (3) 인간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았다(창 1:26). (4) 인간만이 영혼과 육체를 지닌 창조물이다(창 2:7). (5)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독특한 존재로 창조하셨을 뿐만 아니라 다른 창조물을 인간에게 종속시키셨다(창 1:28). (6) 인간에게 가족 제도에 대한 특별한 축복을 주셨다(창 2:18, 24).
2) 인간 기원의 단일성 혹자는 하나님께서 아담과 동시에 다른 인간을 창조했다고 주장하며(Agassiz), 혹자는 아담이 단순히 유대인의 시조에 불과하고 그 이전에도 사람들이 존재했다고(Winchell) 주장하지만 성경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인간 기원의 단일성을 주장한다. (1) 인류는 아담과 하와의 후손이다(창 1:27-28, 2:22, 3:20) (2) 인류는 유기적 단일성을 지녔다(롬 5:12,19, 고전 15:21, 22) (3) 인류는 한 혈통, 한 형제이다(행 17:26, 히 2:11, 12).
제 2과. 인간의 본질적 구조
인간의 구성 요소에 대한 탐구로는 크게 삼분설과 이분설로 나뉜다.
1. 삼분설
인간은 몸, 혼(魂), 영(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몸은 물질적 부분이고, 혼(Soul)은 동물적 요소이며, 영(Spirit)은 이성적이고 영적인 요소이다. 인간이 죽을 때 몸은 흙으로 돌아가고, 혼은 없어지고, 영은 부활하여 몸과 재결합하기 위해 남는다. 이에 대한 성경적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창세기 2:7의 히브리 원문에서 ‘생기’는 복수형으로 쓰였는데 이는 영과 혼의 실재를 암시한다.
2) 성경이 삼분설에 입각한 표현을 하고 있다(살전 5:23, 히 4:12).
2. 이분설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창 2:7)에서 인간이 영혼과 육체로 구성된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은 물질적 요소인 몸과 비물질적 요소인 영혼으로 구성되어 있다(전 12:7, 눅 8:55, 고전 5:3, 5, 고후 5:1-8, 빌 1:22-24, 히 12:9). 그러나 이 둘은 완전히 결합되어 있으므로 죽음을 통해서만 구분된다. 영혼이 하나님의 창조물인 것과 마찬가지로 육체 역시 선하게 창조된 귀중한 요소이다. 그러므로 육체를 악한 것으로 본 영지주의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이분설의 성경적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몸과 대조되는 요소, 즉 ‘생기’, ‘기운’ 등의 표현은 이분설을 지지한다(창 2:7, 욥 27:3, 32:8, 33:4).
2) 인간의 영 또는 영혼은 하나님의 영으로부터 창조되었다(슥 12:1, 히 12:9).
3) 인간의 영 또는 혼은 그 거처가 되는 몸과 구분된다(창 35:18, 왕상 17:21, 약 2:26).
4) 성경은 영와 혼이라는 용어를 구별없이 사용했다(시42:6, 요12:27). 따라서 혼과 영은 별개가 아니라 한 존재에 대한 두 명칭임을 알 수 있다.
3. 몸과 영혼
흙으로 창조된 몸(창 2:7, 3:19)은 죽음 이후 썩어서 흙으로 돌아가지만, 하나님의 생기에서 비롯된 영혼(창 2:7)은 영원히 소멸되지 않는다. 그러나 몸도 부활의 때에는 썩지 않을 새로운 육체로 변화되는데(요 5:28, 29, 고전 15:42), 믿는 자는 영생을 얻고 믿지 않는 자는 영벌의 심판을 받게 된다(계 20:13-15).
제 3과. 인간 영혼의 기원
인간에게는 몸(마6:22), 육체(갈2:20), 낮은 몸(빌3:21), 질그릇(고후4:7), 성령의 전(고전6:19)으로 불리는 육체와 더불어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창 1:26)대로 창조된 영혼이 있다. 처음 창조된 영혼은 성결한 것이었으나 타락으로 인하여 원래 상태가 크게 훼손되었다. 그러나 그 흔적은 여전히 보유된다. 다음으로 아담 이후의 인류가 그 영혼을 어떻게 소유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다양한 입장들이다.
1. 선재설(先在說)
이미 존재한 영혼이 출생과 더불어 육체 속으로 들어온다는 주장인데 다음의 이유로 배격된다.
1) 이 이론은 영혼이 육체 속으로 부자연스럽게 감금된 것으로 보는데 이는 물질을 악하게 보는 이원론적 주장이다.
2) 이 이론은 영혼을 본질적 요소로, 육체를 부수적 요소로 생각하는 오류를 범한다.
3) 이 이론은 아담으로 시작되는 인류 기원의 단일성과 모순된다.
2. 유전설(遺傳說)
인간의 영혼은 출생할 때 육체와 더불어 부모에게서 전달된다고 하는 이 이론은 하나님께서 아담의 영혼을 창조하실 때만 생기를 불어 넣으셨으며 하와의 영혼 창조에 대한 언급이 없을 뿐만 아니라(고전 11:8) 하나님의 창조 사역은 6일로 마쳤으며(창 2:2), 자손은 조상의 허리에 있다는 성경 귀절(창 46:26, 히 7:9,10)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 이론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배격된다.
1) 그리스도께서 모친 마리아로부터 육체나 영혼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참 인간이었던 것으로 주장하나 오히려 이 견해는 예수의 무죄성에 위배된다.
2) 부모의 영혼이 여러 자녀에게 분할된다는 주장은 영혼의 단순성이라는 속성에 위배된다.
3) 자식의 영혼이 부모 가운데 어느 쪽에서 기원하든지 설명할 수 없다.
3. 창조설
영혼 창조설에 따르면 인간의 육체적인 부분은 부모에게서 받고, 비육체적인 부분인 영혼은 하나님의 창조의 산물이 된다. 하나님께서 그 영혼을 언제(임신 초기, 중기, 말기, 출생시......) 창조하시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이 관점에 따르면 육체는 아담의 죄 때문에 오염되고 부패되었다. 하지만 영혼의 경우, 이것이 부패한 육신 안에 들어옴으로써 그리고 하나님께서 죄책을 전가하심으로써 죄에 오염된다. 이것은 성경적인 견해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이것은 육체와 같이 물질적인 것은 악하고 영혼과 같이 영적인 것은 선하다고 생각하는 거짓된 헬라철학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4. 전이설
전이설은 전인 즉 영과 육이 통상적인 출생의 방식을 따라 부모에게서 유래한다고 본다. 성경이 “아담이...... 자기 모양, 곧 자기 형상과 같은 아들을 낳아” 라고 말할 때(창 5:3), 육체만을 의미한 것이 아니라, 전인을 언급한 것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이 견해가 옳다고 믿는다.
1) 아담은 전인으로서 죄를 지었다. 즉 영과 육을 가진 아담이 죄를 범했던 것이다.
2) 성경은 천사를 창조하신 경우에서처럼, 영혼을 개별적으로 창조하시는 하나님을 언급하지 않는다.
3) 만일 아담이 단지 육체만을 낳았다면 그가 그의 형상을 따라 낳았다고 말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형상은 전인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4) 영혼의 부패가 육체와 접촉한 결과라고 성경은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 4과. 영혼과 관련된 용어들
성경에는 비슷한 용어들이 교차되어 사용된 예가 여러 번 언급된다. 때로는 차이 없이 사용될 때도 있으나 미세한 차이점을 보일 때도 있다.
1. 혼
개인의 생리적이고 감성적인 측면을 강조할 때 사용되었다(렘31:25), 즉 혼은 감정을 가지며 육체의 정욕에 대항하여 싸우는 것으로 묘사되었다(벧전2:11).
2. 영
모든 사람에게 영이 있고(고전 2:11), 영은 부패할 수 있다. 이것은 혼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비물질적인 양상에 대한 지칭이나, 보다 고등한 면을 나타낼 때 사용되었다(롬8:16).
3. 마음
인간의 비물질적 본성을 나타내는 가장 큰 개념이다. 그것은 인간의 지적, 정적, 의지적, 영적 생의 자리이다. 때로는 영혼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으며(마 26:41), 하나님 혹은 사단이 거하는 장소로도 묘사되었다(롬 1:28, 엡 3:17, 고후 1:22, 행 5:3).
4. 양심
증인으로서 개인 생활의 도덕적 표준이 되지만(롬 2:15, 벧전 3:21) 오염으로 인해 절대적 표준은 되지 못한다(히 9:14, 히 10:22).
5. 육 (육신, 육체)
이 용어가 죄의 본성을 뜻할 때에는 비물질적인 본성이 된다. 그것은 완전히 부패한 것이며 새롭게 될 수 없으나 죽을 때 그치게 된다.
제 5과.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
다른 피조물을 다스리는 권한을 지닌 특수한 창조물인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았기 때문이다(창 1:26-28).
1. 하나님의 형상에 대하여
성경은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대로 창조되었다고 말해주는데,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은 동의어이다. 이 뜻은 ‘닮는 것’으로서 하나님 안의 원형이 창조에 의하여 사람 안에 모형으로 나타난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은 외형적인 모습을 의미하지 않고 내면적인 하나님의 성품을 닮는 것을 의미한다(엡 4:24, 골 3:10). 하나님의 형상은 인간을 인간 되게 하는 것, 곧 지적 능력, 자연적인 감정, 도덕적인 자유 등과 같은 요소들까지도 포함한다(창 9:6, 고전 11:7, 약 3:9). 그리고 하나님의 형상에는 하나님의 영성과 불멸성도 포함되는데 이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이 불멸의 존재로 창조되었음을 의미한다. 인간에게는 범죄 후 잃어버린 참 지식, 의로움, 거룩과 같은 좁은 의미의 하나님 형상과(엡 4:24, 골 3:10) 범죄 후에도 여전히 남아 다른 동물과 구분되게 하는 이성, 지성, 양심 그리고 만물 통치권과 같은 의미의 하나님 형상이 있다. 그러나 후자만 가지고는 영적인 선이나 공로를 쌓을 수 없으며, 영적인 진리를 분별할 수도 없다(고전 1:20, 롬 3:10-18, 시 14:1-3). 이러한 전자와 후자는 모두 인간이 하나님으로부터 영적 생명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요 4:24). 하나님의 형상이 가장 잘 나타난 것은 그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서이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빌 2:6)이시며, “보이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의 형상”(골 1:15)이시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인간이라 함은 예수님의 형상을 지닌 바로 예수님을 닮은 인간을 말한다.
2.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인간의 특권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다른 생물들이 누리지 못하는 특권을 누리는 것은 하나님의 형상, 즉 영적 생명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 특권은 다음과 같다.
1) 영생, 즉 지복(至福)한 상태로 지속되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가능성을 가졌다(고전 15:51-56, 계 21:1-7).
2) 영적 세계의 분별 능력과 더불어 하나님과 교통할 수 있는 특권을 가졌다(고전 2:13-14).
3) 만물을 주관할 수 있는 특권을 가졌다(시 8:5-6).
제 6과. 행위 언약 안에 있는 인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아담과 하나님께서 세우신 행위언약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 명령을 지키는 여부에 따라 영생 혹은 사망이 오게 되어 있었다. 행위언약은 때로는 자연언약, 율법언약, 생명언약 등으로 불려지기도 한다.
1. 행위언약의 요소
하나님께서 인류와 맺으신 최초의 언약은 행위언약이었다(창 2:16-17). 이 첫 번째 언약에 부가된 조건은 개인적이고 완벽한 순종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그의 법에 어떻게 응답하든 상관없이 영원한 지복을 즐기도록 무조건의 약속을 주신 것이 아니었다. 생명은 순종의 보상으로 약속되었다. 율법에 대한 순종은 언약적 축복의 조항으로 역할을 하는 것이다. 행위언약과 은혜언약이라는 두 언약의 이름들은 처음 언약에 은혜의 요소가 결핍되어 있다는 생각을 주기 쉽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시고 우리에게 생명의 선물을 주시는 것 자체가 이미 은혜의 행위인 것이다. 행위언약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계약의 당사자 언약에는 반드시 둘 이상의 당사자가 있어야 하는데, 행위언약의 당사자로는 언약의 조건을 결정하신 제1당사자이신 하나님과 전 인류의 대표가 되는 제2당사자인 아담이 있다(창 2:16).
2) 계약의 약속 순종할 경우에는 생명이라는 내용의 약속이 주어졌다(창 2:16-17).
3) 계약의 상징 생명나무(창 3:22)
4) 계약의 조건 “선악과를 먹지 말라”는 명령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완전한 순종이 언약의 조건이 됨을 보여 준다(창 2:16-17).
5) 계약의 위반 시 형벌 육체적, 영적인 영원한 사망이다(창 2:17). 행위언약은 불신자들에게는 아직도 유효하다. 그러나 기독교인에게는 더 이상 요구되지 않는다(갈 3:12-13).
제 7과. 죄의 상태 하에 있는 인간
사단은 인간의 마음속에 의심과 불신의 씨앗을 뿌렸으며, 인간은 결국 하나님과 계약이 맺어진 선악과를 따먹음으로써 죄를 짓게 되었다. 선악과라는 열매 자체가 죄를 불러일으킨 것이 아니라, 하나님계서 “먹지 말라”고 명령하신 것에 대한 불순종의 행위가 바로 죄를 발생시킨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분명히 행위언약의 파기이다. 칼빈의 말대로 “참 지혜는 순종함에서 얻어지는 것”인데 아담과 하와는 선의 파수를 망각하고 은혜의 자유의지를 남용하여 교만과 호기심과 하나님과 동등하게 되려는 욕심 때문에 그만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고 하나님과의 언약을 배신해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1. 죄의 개념
1) 죄의 그릇된 개념 이원론은 죄를 육체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고, 유한론은 죄를 선이 없거나 결핍된 상태로 보며, 슐라이에르마허는 하나님께 대한 자아의 열등의식으로 죄를 정의한다. 그리고 스피노자는 착각의 결과로 죄의식이 생기는 것으로 보며, 진화론자는 인간에게 남아있는 동물적 열등한 성벽으로 죄를 파악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되었거나 총체적인 측면에서 죄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2) 죄의 성경적 개념 구약은 죄를 ‘하타드’(표적을 맞추지 못함), ‘아웰’ 혹은 ‘아온’(지정된 길에서 이탈), ‘페사’(정당한 권위에 도전), ‘아삼’ 혹은 ‘마알’(신실되지 않음, 반역), ‘아웬’(공허), ‘아와’(곡해) 등의 용어를 사용하여 표기하고, 신약은 ‘하말티아’(표적에서 빗나감), ‘아디키아’(부정), ‘파라바시스’(곁길로 감), ‘파랖토마’(실족), ‘아노미아’(불법), ‘파라노미아’(불법)등을 사용하여 죄의 성격을 암시하고 있다. 이 용어들을 추적할 때 우리는 죄가 하나님께 대한 반항(롬8:7)이며, 구체적으로 하나님의 율법에서 떠난 것임을 알 수 있다(요일 3:4, 5:17).
2. 죄의 성격
하나님의 뜻을 위반하는 것으로 정의되는 죄의 개별적 성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죄는 특별 악이다 악(Evil)이란 죄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온갖 부패, 불의, 불행한 참상들을 총칭하는 말이지만, 모든 악이 반드시 죄는 아니다. 죄(Sin)는 모든 악 중의 특별 악이다. 그것은 인간 스스로가 책임을 져야 하는 도덕적 악이다(사 48:8, 롬 1:18-32, 요일3:4).
2) 죄는 절대적 성질을 갖는다 선과 악에는 중립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인간은 올바른 편에 서든지 아니면 그릇된 편에 서든지 양자택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마 10: 32-33, 눅 11:23, 약 2:10).
3) 죄는 하나님의 의지를 대적한다. 죄가 외형적으로 사회적인 측면을 갖는다 할지라도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율법에 대한 반항이다. 죄는 하나님의 법에 대한 모든 불순종(지나침, 미달, 이탈)이므로, 하나님의 율법을 떠나서는 인간의 죄를 논할 수 없다(롬 7:7-13). 그러므로 죄는 불법이며(요일 3:4), 불의이며(요일 5:17), 불신앙이다(롬 14:23, 요 16:9).
4) 죄의 자리는 마음이다 모든 죄 된 성질은 마음으로 부터 나와서 인간의 전 인격(지, 정, 의)과 육체를 포함한 전인(全人)에 영향을 미치고 범죄하도록 작용한다(렘 17:9, 마 5:22, 28, 15:19, 요일 3:15, 롬 7:8, 18-19, 갈 5:17-21).
5) 죄는 외형적 행위만은 아니다 죄에 대하여 구약은 명확한 불순종과 불의한 행위를 지적한데 반해서 신약은 죄를 지을 수 있는 가능성, 즉 죄의 동기 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외부적 행동과 더불어 악한 생각이나 성향 역시 죄인 것이다(마 5:22, 28, 갈 5:24).
6) 죄는 죄책과 오염을 내포한다 죄책은 죄를 지은 자의 책임, 즉 형벌을 의미하고(롬 5:12, 6:23), 오염은 죄로 인한 마음의 부패를 가리킨다(렘 17:9, 사 6:5, 롬 5:12, 엡 2:3, 4:17-18).
3. 죄의 기원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은 죄악이 세상에 들어왔음을 명백히 선언한다. 그러나 이것으로 인해 하나님께서 죄를 만드신 자로서 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해서는 절대 안 된다. 욥기 34:10, 이사야 6:3, 신명기 32:4, 시편 92:15, 야고보서 1:13, 시편 5:4 등의 말씀에 비춰볼 때, 하나님께서 죄를 만드신 자라고 말하는 것은 곧 하나님을 모독하는 것이 된다. 성경은 죄가 영적 세계인 천사의 세계에서 시작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천사들은 모두 선했었는데(창 1:31), 그 중 일부가 교만으로 타락하였다(사 14:12-14, 유 1:6, 요일 3:8, 벧후 2:4). 이 범죄한 악한 천사는 ‘사단’ 혹은 ‘마귀’라 불린다. 이 사단은 뱀으로 나타나 인간에게 하나님과 같아지려는 교만을 부추겨주기에 이른다(창 3:5, 6).
4. 범죄의 책임
죄는 불시에 인간에게 덮쳐서 인간의 삶에 독을 주고 그의 행복을 파멸로 이끄는 재난이 아니다. 죄는 우리가 책임을 질 수 없는 연약성, 실수, 불완전성과 같은 것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범하게 된 수동적인 어떤 것이 아니다. 죄는 인간의 자유로운, 그리고 고의적이고 악한 선택이다. 죄는 하나님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것이요, 그의 명령을 적극적으로 범하는 것이다. 그리고 죄는 알고 있는 의무에 대한 태만이다(약 4:17). 범죄한 자가 죄에 대한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담은 외부적 유혹을 자유 의지적 결단에 의하여 받아들여 하나님과의 행위언약을 깨뜨렸으므로 그 책임은 전적으로 아담에게 있다.
5. 죄의 결과
행위 언약의 파괴로 인하여 뱀은 저주를 받아 배로 다니고 흙을 먹게 되며(창 3:14), 사단은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어 머리가 상하게 되었다(창 3:5). 인간에게는 죽음이 찾아왔다(창 2:17, 롬 6:23). 먼저 영적인 죽음이(창 3:8, 롬 3:23, 살후 1:9, 롬 1:32), 다음에 육체적 죽음이 왔다(창 3:19). 그리고 인간에게 영육간의 불행한 고통이 따라왔다(욥 14:1-2). 하와는 해산의 고통을 당하며 남편에게 복종해야 하며(창 3:16), 아담은 땅에 가시덤불이 나므로 수고해야 식물을 먹을 수 있고, 육체의 죽음을 맛보게 되었으며, 에덴 동산에서 추방되었다(창 3:23-24). 인간은 범죄함으로 말미암아 영육의 모든 기관과 기능이 오염되고 부패되었으며, 그 양심이 마비되었다. 그래서 인간은 전혀 선을 행할 마음도, 능력도 상실하게 되었으며 오직 악한 성향만 있어 타락한 범죄를 계속 파급시킬 뿐이다(창 6:5, 시 14:3, 마 15:19, 롬 3:10-18, 7:18, 8:7, 엡 2:3, 약 1:14-15). 어거스틴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타락할 때 인간의 자연적 은사는 죄로 말미암아 부패되었다. 하지만 그의 초자연적 은사는 완전히 상실되었다.”
6. 후손에게 미친 원죄의 영향
아담의 죄는 그 후손들에게 영향을 끼쳐 타락한 인류를 산출했다. 아담의 죄와 후손들의 죄 사이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주장들이 있다.
1) 펠라기우스파의 견해
아담의 죄와 후손들의 죄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며, 후손들은 단순히 자신들의 죄 때문에 죽게 된다(롬 5:12). 그러나 이 견해는 아래의 이유들로 인해 받아들일 수 없다. (1) 영아는 죄를 짓지 아니하였으나 죽는다. (2) 성경에는 한 사람의 범죄가 모든 사람에게 죽음을 가져왔다는 표현이 여러 번 언급된다(롬 5:15-19). (3) 아담의 대표 원리 부정은 구속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대표 원리를 파기한다 (롬 5장).
2) 카톨릭의 견해 실제적인 죄의 행동은 전가되지 않고 죄악된 상태만 유전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 견해는 아래의 이유로 인해 거부된다. (1) 성경은 모든 사람이 이미 죄를 지은 것으로 묘사한다(롬 5:12). (2) 죄의 결과인 정죄와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임했다는 표현은 죄된 행동의 유전을 시사한다(롬 5:15, 18).
3) 대표설 하나님께서 아담과 언약을 맺으신 것은 아담 개인과 언약을 맺으신 것이 아니라, 인류의 선조이며 언약의 대표자로서의 아담과 언약을 맺으신 것이기 때문에 모든 인류는 법적인 대표자인 아담의 범죄로 인해 죄의 책임을 함께 감당해야만 한다(롬 5:15-19).
4) 전가설 아담의 죄는 전 인류에게 전가되었다(죄의 보편성, 롬 5:12, 시 51:5, 욥 15:14). 전가는 죄의 결과인 죄책과 오염 모두 후손에게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5) 참여설 참여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우리의 원죄는 아담 한 사람의 죄가 아니라, 우리도 원죄에 가담했다는 것이다. 히브리서 7:9-10의 원리에 근거하여 우리는 아담이 선악과를 따먹을 때, 아담의 허리에 있었다. 즉 우리의 거듭난 생명이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되었듯이(롬 6:3-9), 과거 우리의 옛사람은 아담과 연합되어 있었다는 것이다(고전 15:22).
7. 죄의 구분
죄에는 아담이 행위 언약을 어김으로 생긴 원죄(原罪)와 인간 각자가 범한 본죄(本罪), 즉 자범죄(自犯罪)가 있다.
1) 원죄와 자범죄의 구별 원죄란 아담이 지은 죄로 인해 모든 인류가 모태에서 부터 죄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시51:5). 원죄와 각 개인의 내적 외적 범죄인 자범죄는 다음과 같은 성격상의 차이를 지닌다. (1) 원죄로 인해 인간은 전적으로 부패하고 무능력한 존재가 되었고(요 5:42, 롬 7:18, 23, 딤후 3:2-4), 모든 자범죄의 원인이 되었다. 즉 원죄의 죄책과 오염이 자범죄를 저지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2) 자범죄는 각 개인의 의식적이며 자발적인 행동이므로 원죄보다 죄책이 더 무거워진다. (3) 원죄는 하나이나 자범죄의 종류는 수없이 많다.
2) 자범죄의 종류 자범죄란 원죄의 영향을 받아 인간 스스로가 고의적으로 혹은 적극적으로 짓는 범죄 행위이며, 직접 행동으로 짓는 외형적 범죄 뿐 아니라, 마음 속에서 이루어지는 내면적인 범죄도 포함된다(롬 1:28-31). 자범죄는 그 종류에 따라 죄책의 크기가 달라진다(민 15:27-31, 눅 12:47, 48, 롬 2:12, 요일 5:16-17). 성경에 묘사된 자범죄는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구분된다. (1) 알고 짓는 죄와 모르고 짓는 죄: 하나님의 특별계시를 알고 범죄한 자는 모르고 범죄한 자보다 더 큰 벌을 받는다(눅 12:47-48). (2) 과실죄와 고범죄: 고의로 짓는 죄는 실수로 짓는 죄보다 죄책이 더 크다(민 5:26-31). (3) 용서받지 못할 죄: 일반적인 모든 죄는 회개를 통하여 사함을 받을 수 있으나 성령을 훼방한 죄는 용서의 방법까지 무시한 것이므로 영원히 용서받지 못한다(마 12:31,32, 막 3:29, 눅 12:10, 히 6:4-6, 10:26).
8. 죄의 보편성
아담의 후손 각 개인은 그 심령 전체가 부패하였고(부패의 전체성) 그 범위는 전 인류에 이른다(부패의 보편성). 전 인류는 전적으로 부패하여 영적 진리를 분별하거나 영적 선을 행할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되었다(창 6:5, 렘 17:9, 시 14:2-3, 롬 3:10-12, 23).
9. 죄의 치유책
전적으로 부패한 인간은 스스로의 힘으로는 죄를 이기지 못한다. 그리고 인간은 성부께서 주신 율법과 양심을 통하여 스스로의 죄를 깨닫고, 십자가를 통한 성자의 속죄 사역을 성령의 역사로 믿게 될 때 비로서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함을 받는다(롬 3:25, 히 13:12, 고후 5:21).
제 8과. 형벌과 징계
하나님의 공의는 필연적으로 죄를 지은 인간에게 형벌을 가한다. 성경에는 형벌과 유사한 의미를 가지는 징계라는 개념도 있다.
1. 형벌
율법의 위반으로 하나님의 공의를 거스를 때 율법의 수여자이신 하나님께서는 직접 또는 간접으로 범법자에게 고통이나 손실을 가하신다.
1) 형벌의 목적 형벌을 통하여 하나님의 공의가 충족된다(욥 34:11-12, 시 62:12). 그러나 형벌에는 이 목적 외에 죄인을 교정하고, 범죄를 예방한다는 부수적인 목적도 지닌다.
2) 형벌의 내용 범죄한 인간은 그 영혼이 하나님으로부터 분리되는 영적 사망(엡 2:1)과 육적 사망(창 3:19, 롬5:12)과 더불어 영원한 사망(마 25:46, 막 9:47-48, 살후 1:9)을 형벌로 받게 되며, 생활의 곤란(창 3:16-19)을 겪게 된다.
2. 징계
징계 역시 형벌과 마찬가지로 범죄한 자에 대한 하나님의 반작용이나, 이는 성도가 잘못했을 때 성도를 되돌이키기 위한 하나님의 사랑의 채찍이라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잠 3:11-12, 히 12:5-13, 고전 11:32).
1) 징계의 목적 하나님께서는 성도가 범죄했을 경우, 그들로 하여금 여호와의 명령을 지키고 경외하며(신 8:5-6), 하나님께 복종하며 살도록 하며(히 12:9),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참여케 하고(히 12:10), 의(義)와 평강의 열매를 맺도록(히 12:11) 징계하신다.
2) 징계받는 성도의 자세 징계를 경히 여기지 말고(잠 3:11) 회개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욥 5:17) 낙심하지 말고 (히 15:7) 인내로써(히 12:11-13) 징계의 뜻을 깨닫고 하나님의 명령에 준행하는 삶으로 회복하여야 한다.
제 9과. 하나님의 율법
죄는 하나님의 율법에 대한 위반이다. 따라서 죄를 바르게 인식하고 죄에서 떠나게 하시는 근거가 되는 하나님의 은혜를 알기 위해서는 율법의 규명이 필요하다.
1. 율법의 기원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것이지만(출20-23장) 더 포괄성을 지닌 은혜와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것이다(요1:17).
2. 율법의 구분
성경 속에 포함된 성문 율법은 인간의 윤리를 규정한 도덕적 율법(출 20:1-17, 마 22:37-40)과 초기 이스라엘 백성들의 영적 훈련을 위하여 예표적, 모형적으로 주신, 그리스도에게서 계시되었고 후에 성취된 의식적 율법(엡 2:15, 히 8:6-7), 그리고 선택받은 이스라엘에 적용된 재판법과 민사법을 규정한 국가적 율법이 있다. 오늘날 의식적 율법과 국가적 율법은 법 정신에 따라 융통성 있게 해석되어야 한다.
3. 율법의 기능과 시효(時效)
율법은 결코 구원을 주지 못한다. 다만 죄를 깨닫게 해 줄 뿐이다(롬 3:20, 4:15, 7:7), 한편 율법은 그리스도가 오실 때까지 몽학 선생의 역할을 하였으나(갈 3:24), 그리스도가 오신 후에는 성경이 이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4. 율법과 하나님의 은혜
율법은 정죄하나 은혜는 죄에서 구속한다(롬3:19-26), 뿐만 아니라 성령의 은혜는 율법의 요구를 완전히 충족시킨다(갈5:18, 엡5:18).
제 10과. 은혜 언약 안에 있는 인간
행위 언약의 위반으로 타락한 인간을 구원하려는 하나님의 사랑은 은혜 언약으로 나타났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인간은 그의 타락에 의해서 그 자신을 무력한 생명으로 만들었고, 하나님께서는 상식적으로 ‘은혜언약’으로 불리는 두 번째 언약을 세우기를 기뻐하셨다. 그 안에서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서 죄인들에게 생명과 구원을 자유롭게 제공하신다.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요구하시어 그들이 구원을 받도록 하신다. 영생을 주시기로 인쳐 진 모든 사람들에게 성령을 약속하시는데, 이는 그들이 기꺼이 또한 능히 믿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1. 언약의 성경적 개념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언약의 형식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구원의 책인 성경에는 언약이란 용어가 빈번하게 언급된다. 구약은 이 말을 ‘비리트’로 표기하여 언약이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제물 드리는 일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나타내었고, 신약은 ‘디아데케’를 사용하여 언약이 구원을 가져오는 법적 효력을 지녔음을 암시하였다.
2. 언약의 종류
이미 언급한 행위 언약 외에 구속 언약과 은혜 언약이 있다.
1) 구속 언약 성부 하나님과 구원받을 자의 대표인 성자 사이에 설정된 인간 구원을 위한 언약이다. 구속 언약의 실현이 은혜 언약이다.
2) 은혜 언약 범죄한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성부 하나님을 제1당사자로 하고 구원받기로 결정된 인간을 제2당사자로 하며 성자를 성부와 인간 사이의 중보와 보증인으로 하는 언약이다.
3. 구속 언약
구속언약은 인간의 구속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함께 역사하신 분들을 포함한다. 성부, 성자, 그리고 성령이시다. 이 언약은 영원에 근거한다. 하나님의 구속의 계획은 미친듯이 날뛰는 창조를 보수하기 위한 뒤늦은 보충이 아니다. 영원하고 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그의 구속의 계획을 타락 전에 수립하셨고 심지어 창조 이전이었다. 구속 언약은 구원의 계획 속에서 성부, 성자, 성령 사이의 완전한 의견 일치에 강조점을 둔다. 창조의 행위가 삼위일체의 역사이었던 것처럼 구속의 역사도 삼위일체적이다. 이 언약은 구속에 있어 삼위일체의 인격들의 역할을 정의한다. 성부께서는 성자와 성령을 보내시고 성자께서는 우리를 위해 구속의 중보의 역사를 수행하신다. 그리고 성령께서는 그리스도의 사역을 우리에게 적용시키신다. 삼위는 그들 각자의 사명을 수행하는 것을 기뻐하신다.
1) 성경적 근거 구속은 하나님의 계획 속에 영원 전부터 있었고(엡 1:4, 3:11, 살후 2:13, 딤후 1:9, 벧전 1:2), 그 계획은 언약의 성질을 지녔으며(시 89:3-4, 요 5:30, 17:4, 6), 메시야 예언 가운데는 언약의 요소들, 즉 당사자(시 2:7-8)와 조건(시 40:7-8)과 약속(삼하 7:12-13, 요 17:5, 24)이 들어 있다.
2) 구속 언약의 요소 다른 언약과 마찬가지로 구속 언약의 요소에는 당사자와 보증인과 조건 그리고 약속이 있다. (1) 당사자: 삼위 하나님의 대표인 성부와 택함을 받은 자의 대표인 성자이시다. (2) 보증인: 성자께서는 언약의 당사자이시며, 동시에 언약의 보증인이 되신다(히 7:22). (3) 조건: 성자께서 성육신하여 인간이 지키지 못한 율법을 대신 지키시고 인간 대신으로 형벌을 받아 죽으시는 것이다(갈 4:4-5, 히 4:15, 빌 2:5-8). (4) 약속: 성자와 택함을 받은 자가 영화롭게 되 는 것이다.
3) 구속 언약의 성취 언약의 당사자인 성부께서 언약의 또 다른 당사자인 성자를 세상에 보내시고(요 3:16) 성자로 하여금 언약의 조건에 따라 세속적인 고난과 죽음을 당하게 하셨고(롬 3:25, 벧전 3:18), 언약의 약속에 따라 부활 승천케 하여 성부의 우편에 앉히시고(벧전 3:22), 보혜사 성령을 보내어 교회를 교훈, 지도, 보호하시다가(요 14:26), 마침내 성자의 재림과 심판을 통하여 성자와 택한 자들을 영화롭게 함으로써(엡 1:6, 12) 구속 언약을 성취하신다. 구속언약은 은혜언약의 견고한 기초가 된다.
4. 은혜 언약
구속언약은 하나님께서 죄인된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영원 전에 성자와 세우신 구원 계획이고(엡 1:4), 은혜 언약은 그것의 성취라고 할 수 있다. 은혜언약 안에서 하나님은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통한 구원을 약속하시며, 죄인은 믿음으로써 이 약속을 받아들이고 신앙과 순종의 삶을 살 것을 약속하는 언약이다(렘 31:31-33, 갈 2:16). 은혜언약은 행위언약에 부과된 것이고 그것이 행위언약을 파기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는 행위언약의 제재 아래 있고, 은혜언약의 절박한 필요 아래 있다. 은혜언약은 여전히 행위언약과 관계로 묶여져 있다. 은혜언약은 실제로 행위언약이 성취되는 게 가능하도록 한다. 이것은 두 번째 아담이신 그리스도 자신에 의해서 성취된다. 참으로 은혜언약이 은혜로운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대신 그리스도의 순종을 행위언약에 대한 순종으로 받아들이신다는 것이다.
1) 은혜 언약의 요소 은혜 언약이 다른 언약보다 특별히 강조되는 것은 중보의 요소를 지닌다는 점이다. (1) 당사자: 행위 언약과 마찬가지로 제1당사자인 하나님과 제2당사자인 인간이 있다. 그러나 여기서 인간은 택함을 받은 자만을 말한다(창17:7-8, 출19:5-6, 렘32:38-41). (2) 중보: 그리스도께서는 언약의 보증이 되시며 하나님과 인간을 화목하게 하시는 중보자가 되신다(딤전 2:5, 히 7:22, 8:6, 9:15, 12:24). (3) 조건: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다. 은혜연약 안에는 공로의 의미를 지닌 조건이 전혀 없다(엡 2:8-9). (4) 약속: 앞의 요소가 충족될 때 하나님은 우리의 하나님이 되시고,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창 17:7-8, 렘 31:33, 32:38-41, 겔 34:30-31, 36:28, 37:26-27, 고후 6:16-18).
2) 은혜 언약의 특징 은혜언약은 구원에 관한 인간의 희생을 요구하지 않는 은혜로운 언약이며, 성부의 선택하시는 사랑에 그 기원을 두고 있으며, 아들의 보증에 법적인 근거를 두며, 성령의 효과적인 적용에 의해서만 죄인들의 삶 속에 완전히 구현된다는 점에서 삼위 전체가 참여하신 언약이다(엡 1:3-14, 요 16:7-8, 벧전 1:2). 은혜언약은 시간이 흘러도 그 효력이 상실되거나 파기되지 않는 영원한 언약이다(창 17:9, 19, 삼하 23:5, 히 13:20). 은혜언약은 세상 사람 모두가 아니라, 택함을 받은 사람들만 대상으로 하는 특수 언약이며, 신앙과 순종을 조건으로 하지만, 인간의 공로가 필수적이 아니라는 점에서 무조건적이며(엡 2:8), 계약 당사자 가운데서 하나님의 일방적인 호의로 성립된 편무계약이다(히 6:17).
3) 여러 경륜 시대의 은혜 언약 은혜 언약은 시대에 따라 여러 형태로 주어졌으나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요, 너희는 내 백성”이라는 내용(창 17:7, 출 19:5,6, 신 29:13, 렘 31:33, 갈 3:7-9, 계 21:3)과 약속의 조건이 믿음이라는 사실(창 15:6, 합2:4, 롬4:9-25), 그리고 중보자가 언제나 동일하다는(갈 3:19-20, 딤전 2:5, 히 13:8) 일치점을 갖는다. (1) 아담과 원시 언약: 여자의 후손이 뱀의 후손을 이길 것이라는 원복음(창 3:15). (2) 노아와의 이중 언약: 홍수 이전에 택한 자의 구원에 대한 암시가 깃들인 언약을 맺으셨고(창 6:18), 홍수 후에 다시 땅을 침몰시키는 홍수가 없을 것이라는(창 9:11) 일반 은총적인 언약을 주셨다. (3) 아브라함과의 언약: 가나안에 대한 현세적 축복과 메시야에 대한 영적 축복을 받았으며(창 15:4-5), 믿음으로 의롭다 여겨졌다(창 15:6). 이는 신약의 성도들도 창대해지며 영적 가나안인 천국을 기업으로 받게 될 것을 보여준다(롬 4:12). (4) 시내산 언약: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에게 도덕적, 의식적, 국가적 율법을 주셨다(출 24장). 이는 인간에게 죄의식을 갖게 하는 것으로서(롬 3:20, 4:15, 5:13) 그리스도께로 이끄는 몽학 선생의 역할을 한다(갈 3:24). (5) 신약시대의 언약: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세워진 새 언약으로서 구약시대의 언약이 이스라엘에만 국한된 것인데 반하여 이는 모든 국가, 모든 백성에게 확대되는 보편성과 성령의 강림으로 인한 충만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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