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로 회 신 학 대 학 원
한국교회 정신건강 문제와 대책
Ⅰ. 들어가는 말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은 건강을 제일 큰 관심사로 생각하고 있다. 2, 30년 전만 해도 먹고사는 문제를 제일 큰 문제로 여겼지만 현재는 그러한 문제가 아닌 바로 건강의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육체적인 건강뿐만 아닌 현재의 시대는 정신적인 건강을 더욱 중요히 하고 있다. 특이나 교회 내에서의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하여 발생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목회자로 하여금 정신건강에 대한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한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도 사회, 문화적으로 급진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근대화의 과정에서 전통적인 가치관의 와해가 두드러지고 있다. 또한 이러한 자아상실은 쉽게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민감하게 반응하게 한다. 비록 의학의 발달로 미생물학적 스트레스는 감소시킨 반면 심리적, 사회 문화적 압력이 점차 스트레스를 발생시키는 잠재적인 요인으로 정신적인 질환을 일으킬 수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적인 상황에서 개개인은 열등감, 불안감, 부적당감 및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되며, 가정 및 직장 등에서 깊은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이처럼 깊이 내재된 불만은 조그마한 자극에도 욕구불만과 예기치 않은 공격심 및 적개심으로 표현되곤 한다. 이와 같은 정서적 불안정이 치료되지 못했을 때 감정상으로 초조감과 억압감을 일으키며, 심해지면 강박장애, 우울증, 편집장애 및 정신분열증에까지 이를 수 있으며, 신체적으로는 긴장성 두통, 편두통, 호흡마비, 신경성 위장장애, 전환성 히스테리, 피곤 및 불면 등을 야기할 수 있다.
예수님은 이 땅에 평강을 주시기 위해서 내려오셨다. 평강(Shalom)에 포함된 뜻은 평화, 건강, 구원이다. 이렇듯 건강이란 우리 삶에 있어서 목표를 두고 추구하고 지켜야 될 핵심적인 것이다. 이런 면에서 목회를 담당하는 목회자의 정신건강과 이에 따라 한국교회의 정신건강은 신체적인 건강 못지 않게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시편 139:14에서 시편 기자는 인간을 이렇게 묘사하였다. “내가 주께 감사하옴은 나를 지으심이 신묘막측하심이라 주의 행사가 기이함을 내 영혼이 잘 아나이다.” 사실 인간 이상으로 복잡한 존재는 없는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과학, 의학 등 모든 분야에서 신속하게 발달이 이루어지고 있고 또 어떤 문제는 원인과 해결 방법을 찾았다고 하는 것도 있으나 인간의 정신(마음), 행동은 아직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남아있다. 근래에는 신경 정신질환이 일반적으로 점증하는 추세이며, 심지어 어떤 이들은 기독교인들에게 정신질환이 많다고 까지 이야기하기도 한다. 교회생활을 하면서 갖게 되는 스트레스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에 대해 성숙한 기독교인으로서 어떻게 정신건강을 지킬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 건강한 교회 속에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자 한다.
Ⅱ. 정신건강과 정신질환
정신장애의 진단과 통계적 교본(Diagnostic &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3-R)에 의하면 정신건강의 좁은 의미는 치료받아야 할 정신병(psychosis), 경계선증후군(borderline syndrome) 그리고 신경증(neurosis)과 같은 이상행동(abnormal behavior)의 병증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러한 소극적인 의미로는 정신건강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정신질환의 병증이 없다고 하여 모두 정신이 건강한 사람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정신건강의 의미를 특별한 전제가 없이 말할 때는 좁은 의미로서보다는 넓은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광의의 정신건강개념은 앞에서 말한 병증이 없을 뿐만 아니라, 둘째로 자기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어야 하며, 셋째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상당히 넓은 의미이다.
이렇게 정신건강을 광의로서 ‘자기역할 수행’과 ‘대인관계의 사랑의 능력’을 지닌 사람이라고 한다면 정신건강이란 사람의 성격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된다. 크렛치머(E. Kretchmer)에 의하면 ‘성격’이란 인간의 정동적, 의지적 반응의 총체이고, ‘기질’이란 개인의 생체 속에서의 생리적 기초와 밀접하게 관계되는 성격의 하부구조이다. 이처럼 성격이란 인간행동의 통전적 표현의 전체를 의미하고, 기질은 그 기초가 되는 생리적 요소로서의 바탕과 구조이다.
우리 마음에는 어떤 심적 장치, 즉 본능에 해당하는 이드(id), 양심에 해당하는 초자아(Super ego ), 이드와 초자아 사이의 힘을 조정하고 현실과의 관계를 수립하며, 야기되는 갈등을 조정하는 자아(ego)가 있다고 가정한다. 이들 심적 장치는 개인 자신의 정신 내부를 균형상태로 유지하고 또 개인과 환경 사이도 순응상태가 되도록 한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가치체계와 또 자기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과 다른 사람들의 요구나 기대가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자신의 무의식적 동기나 충동을 최대한으로 충족시키도록 하는 것이라 하겠다. 정신건강 면에서 건강하다, 정서적으로 성숙하다는 것의 척도는 여러 가지 내외 압력에 대해서 얼마나 잘 순응하고 역동균형을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과 밀어닥치는 여러 가지 내외갈등에 직면해서 그것에 순응하고 그 순응을 유지하는 데 얼마나 융통성을 갖느냐 하는 것이다. 정신병리란 이 순응의 역동균형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을 때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내부나 외부에서 그 개인에게 가해지는 힘이 지나치게 강했기 때문이거나 그 사람의 심리기제가 역동균형을 유지할 만큼 효과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신이 건강하다, 정서적으로 성숙 하다는 말이 감정이 전혀 없다거나 심리적 반응이 전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나 여러 가지 일을 불가피하게 겪게 되고 이에 따라 기쁨이나 사랑, 행복, 자랑도 느끼고 슬픔, 원한, 분노도 느끼며 죄책감, 절망감 등 부정적 감정도 느끼는 것이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그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을 크게 왜곡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자신의 감정을 통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느끼는 사람이다. 또한 감정이 자체 제한적이어서 현재의 위기, 상황이나 관계가 변하면 그의 감정도 그것에 알맞게 변화한다.
이와 반대로 정신병리를 가진 환자의 행동은 현실의 여러 상황이나 갈등과 어울리게 연관되지 않고, 나름대로 여러 모양의 순응상태가 나타나며, 이를 통해서 여러 종류의 왜곡을 관찰할 수 있다. 이 왜곡이란 혼자의 감정이나 행동이 과장되어 있는 것 같고, 지나치게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 같고, 단지 현재의 압력을 받는 생활 여건 때문에 나타나는 반응으로만 보이지가 않는다. 따라서 밖에서 환자를 관찰하는 사람에게는 환자의 반응이나 행동이 불투명하고 이해하기 어렵고 어떤 다른 요인과 관계가 있을 것 같이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의 촉발적인 사건이나 압력적인 갈등이 사실은 환자의 독특한 연상망을 통해 환자의 무의식에 자리잡고 있었던 어떤 갈등과 연관이 되어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 무의식적 갈등은 보통 그 사람의 인생 초기에서 유래한다. 다시 말해서 현재 생활에서의 스트레스나 문제, 현재의 갈등이나 인간관계 등을 열쇠라고 가정하고 그전부터 갖고 있었던 심리적 균형과 내적 무의식적 갈등이나 정신조직을 자물쇠라고 비유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특별한 열쇠가 그 자물쇠에 맞는 경우에는 현재 상황이 심리적 퇴행 과정을 통해서 그전 수준의 정신 조직을 되살리게 하는 것이다. 환자가 나타내고 있는 증상이란 그것이 신경증이든 인격장애든 또 심지어 정신병이든 간에 환자내부에 전부터 자리 잡고 있었던 무의식적 갈등에 대해서 환자가 자기 나름대로 이루어놓은 타협적 해결책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여러 가지 증상이나 행동장애를 통해서 환자는 과거와 현재간의 연상적 연결을 현재 의식된 바로써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이나 현재의 갈등이 전부터 있었던 과거의 장애를 불러 일으켰거나 또는 전부터 있었던 과거의 장애가 새로 수정되어 현재의 대인관계나 현재의 자신의 행동으로 표현된다. 환자는 증상 때문에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증상이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내부 갈등을 해결하려 하는 나름대로와 타협적 해결을 나타내는 것이다. 환자는 이런 신경증적 타협 속에서 자신의 미해결 갈등의 여러 가지 구성 요소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정신의학에서 정신질환이라 하면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그 하나는 뇌 조직의 손상에 의한 기질적 정신장애이고 다른 하나는 심인성인 기능적 정신장애이다. 기능적 정신장애에는 정신분열증, 조울증, 정신병 등과 흔히 ‘노이로제'라는 신경증, 이에는 우울, 불안, 전환, 공포, 강박신경증, 건강 염려증 등이 있고 이외에 인격장애, 정신신체 질환 등으로 대략 분류할 수 있다.
교회가 온전히 하나님 중심이 되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세상적인 모습들은 교회이기 때문에 더욱 스트레스로서 강조되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기독교 그 자체가 정신질환을 유발하고 악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교회 내의 교회적이지 않은 것들이 크리스챤 혹은 크리스챤이 되려는 사람들에게 스트레스가 되며 기왕의 신경증적 소인들과 결합하여 보편적인 여러 갈등들, 예를 들어 죄책감, 성적 충동, 공격적 충동, 적개심, 원한, 좌절감 등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크리스챤이 좋은 정신 건강을 유지하고 나아가 증진시킬 수 있을까 ?
첫째, 대상관계를 잘 인식하고 맺는 것이다. 교회는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모이는 곳이며 온전히 하나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느 목사님이 좋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그 교회에 나가니까 교회에 간다는 등의 문제가 있을 때에는 자신의 정신건강과 신앙생활을 점검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신앙 생활 중 타인이 까닭없이 미워지는 등의 무의식적인 신경증적 관계가 인식될 때는 하나님을 매개로 각 사람을 하나님이 창조하신 하나의 귀한 영혼으로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둘째, 교인 모두가 각기 믿음의 분량이 다르고 육신을 입고 있는 한계적 인간임을 인식해야 한다. 믿음의 관계라 하여 상식적인 예절 등을 아예 무시하는 경우 이것이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또 육체를 피곤치 않게 잘 관리해야 한다. 육체에 질병이 들면 자아기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셋째, 말씀 가운데 어떤 부분만을 왜곡되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교회나 개교인이 유의하여야 한다. 정신병리를 발현하는 경우는 대부분 개인의 신경증적 문제로 인해 제 나름대로 말씀을 지각하는 경우이지만 어떤 한 주제만이 계속 강조될 때도 왜곡되기 쉽다. 교회 내에 상담소 등을 설치하거나 구역 조직 등을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문제 교인을 찾아서 올바른 신앙 지도를 하는 것이 필요하며, 무의식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넷째, 시간을 정해놓고 은밀한 기도시간을 가져야 한다. 세상의 누구에게도 모든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하나님과 털어놓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크리스챤의 당연한 영적 의무일 뿐 아니라 정신의학적으로도 최고의 활기가 되는 것이다.
다섯째, 늘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그것을 남과 나누는 것이 좋다. 그래야 죄의식, 분노 등의 문제가 있을 때 말씀을 통해 이들 신경증적인 요소들이 점검되며 해결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더욱이 경건의 시간(QT)후 깨달은 말씀을 서로 나눈다면 부족한 자아가 채워짐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여섯째, 가족 예배를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예배는 가족 구성원 각자의 위치와 역할, 질서를 인식하게 해주고 마음을 나누는 좋은 기회가 된다. 또한 가족 예배를 통해 부모는 아이들에게 좋은 동일시의 모델을 제시하게 되어 건강한 심적 기제의 발달을 도울 수 있고 정서적 안정에 기여하게 된다.
정신의학적으로 신앙은 인생이 어떤 전환기를 맞아 스트레스와 싸울 때 힘을 주고 병적 퇴행을 억제하며 심리적으로 위기를 맞는 경우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승화를 돕는다고 평가되고 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정신 건강에도 엄청난 자원이 된다. 온전히 바르게 믿을 때 건강하고 성숙된 크리스챤으로서 세상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Ⅳ. 목회자의 정신건강
1. 목회자의 정신건강과 진단
목회자의 정신건강의 진단은 한가지 측면에서가 아닌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첫째, 정신기능의 손상정도가 어떠한가. 올바른 동기와 생산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판단하고 꾸준히 일을 해나가는데 지장이 있는가. 만일 기능의 손상이 있다면 어느 정도인가. 둘째, 정신기능의 중추적인 자아 기능수준이 올바로 활용되고 있는가. 혹은 초자아 기능이나 혹은 본능적인 부분 때문에 정상적인 자아기능이 균형을 잃고 있지 않는가. 셋째, 삶의 태도, 전반적인 방어자세가 승화나 인내 등의 올바른 기제보다 투사나 퇴행이나 지나친 수동․공격적인 또는 자기 도취적인 방편을 택하고 있지 않는가. 넷째, 남을 위하기보다 지나친 자기중심적, 자신의 명예나 가치에 의존하고 있지 않는가 등을 점검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파그레이(W. C. Fagley)는 심리장애를 일으키는 목회자들의 신앙병리현상의 진단적 모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 바 있다.
☞ 정신의학적 모형 : 목사의 병적 행동을 질병의 증상으로 진단해 정신병리치료를 실시한다. 기본적 전제는 목사의 정서적 문제도 신체적 병리처럼 그 원인과 치료법을 암시해 주는 진료범주에 포함시킨다.
☞ 목회역동적 모형 : 기본적 전제는 이상행동이 성격의 여러 측면들 간의 역동적 투쟁이나 목회상의 갈등을 반영한다. 그와 같은 목사의 정신상태과정은 의식, 전의식, 무의식의 세 가지 수준에서 이루어지는데 여기서 말하는 무의식이란 성적, 공격적 욕구나 충동, 기억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이 무의식적 갈등을 야기하기 때문에 목회적으로 부적당한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모형에 있는 목사들은 스스로가 무의식 과정을 알도록 선처시켜주는 것이 치유의 지름길이다.
☞ 목회행동적 모형 : 기본적 전제는 정상이냐 이상이냐를 결정해주는 것으로서 관찰될 수 있는 목회행동이다. 모든 목사들의 행동은 소명감에 따른 학습된 신학교육의 산물이며 개인의 강화 경력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목회상의 원칙들을 준수함으로써 이상을 정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상을 정상으로 변화시키는 근거는 목회행동수정이론에 바탕을 둔다.
☞ 목회윤리적 모형 : 기본적 전제는 자신의 목회행동에 대한 윤리적인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이 지는 것이다.
2. 목회자의 정신건강과 그 치유
우리는 위에서 일반적인 정신건강과 정신병리현상 및 아울러 목회자의 정신건강 및 신앙병리현상의 진단적 모형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치유과정일 것이다. 크리스챤으로서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은 예수님의 치유방식일 것이다. 예수님의 치유의 특징은 질병을 고침으로서 죄에서 해방되고 전인(全人)을 온전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하나님의 성품에 눈을 뜨며 한 발짝 예수님 가까이 다가서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하여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며 병든 상태인 무질서(disorder), 질병(disease), 무능력(disability)에서 회복된 상태로, 즉 질서(order), 편함(ease) 및 능력(ability)을 되찾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면한 정신건강의 치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잘못된 인식의 변화에서 출발하여야 될 것이다. 즉 이제 우리는 궁극적으로 현재 우리 사회 및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정신질환에 대한 문제점을 올바르게 극복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정신질환 자체가 어느 특정인이 단순히 사회적응의 실패로서 생긴다는 관점에서 냉대 받으며 소홀히 취급하지 않고, 어느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질환으로서 다른 신체적인 질환과 동등하게 인격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을 것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거듭 강조되지만 목회자의 정신건강을 다루는 입장에서 올바른 문제점의 인식이 중요하다. 즉 사실상 목회자가 느끼는 다양한 문제점들은 두 가지의 국면에서 이해되고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첫 번째는 영혼의 치유에 대한 하나님의 특별한 은사와 소명을 받은 직분으로서의 역할이요, 두 번째는 몸과 정신을 소유한 생물적인 인간으로서 역할인 것이다. 그러나 이 일들은 상호보완적으로 엄밀하게 분리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께 목회자의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일은 몸소 성령 충만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말씀과 믿음과 교제 안에서 꾸준히 점검하고 균형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성도가 원하는 행복한 목회자 상이란 오로지 성도를 위한 목회에 전념하기 때문에 목회자 자신 및 가정에 행복한 시간과 조그마한 여유도 갖지 못한 채 긴장되고 피곤한 생활을 하는 모습들, 그리고 목회자이기 때문에 완전하고 완벽해야 되며 자유함없이 자신 속에 꽁꽁 움츠려든 모습보다는 열심히 사용하고 매일 운동하며 또다시 활력을 주는, 그래서 조금은 더 여유 있고 밝음이 있고 자유함이 있는 생활화된 크리스챤의 모습 그대로일 것이다. 그리고 이렇듯 습관적으로 몸에 밴 생활이야말로 올바른 정신건강을 유지해나가는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인식해야 될 사항은 의학은 의학의 범주를 결코 넘어설 수 없다는 사실일 것이다. 물질의 진화, 생물의 진화 및 정신의 진화는 아직도 인간에게 얼마든지 성취될 수는 있겠지만 과학이란 결국은 이미 존재하고 있던 현상을 규명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며, 정신건강을 다루는 정신의학 또한 꾸준히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질적인 삶의 향상이나 수명의 연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을는지는 모르지만 궁극적인 완전한 살을 밝혀 낼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엄연한 사실에서 몸과 정신을 다루는 의학의 한계는 분명한 것이며, 여기에 바로 전인(全人) 치료의 깊은 의미가 있는 것이며, 전인치료의 핵심인 영혼의 치유를 위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목회자에게 큰 사명이 있는 것이다. 즉 인간은 영혼의 거듭남과 구원을 통해서만 진정한 생명을 느낄 수 있는 것이며 비로소 영생을 통한 완전한 삶을 이룩하여 하나님이 뜻하신 인간의 가치를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목회자의 궁극적인 정신건강 및 치유는 자신의 맡은 바 소명을 주안에서 양적으로가 아닌 질적으로 최선을 다할 때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Ⅴ. 나가는 말
인간은 심리적인 면만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육체나 물리적 환경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인간은 유기체적 존재로서 하나님의 피조물로 존재하고 있다. 인간 자체는 하나님의 창조물 가운데서 신비에 속한 존재이다. 비록 아무리 인간이 영혼을 소유한 존재라 하더라도, 이 세상에는 ‘영에 속한 것들’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단지 ‘육신에 속한 사람’이 있음을 성경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몸, 혼과 영혼의 삼박자가 고루 갖추어져 있을 때만 진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고, 이 세 가지는 서로 일정한 상호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구원의 은혜의 선물을 받으려 함에 있어서는 신체와 정신의 관계, 특히 정신병리와 사회병리와의 관계를 살펴보고 이에 수반된 각종의 비정상적인 행동양상을 탐구하는 작업은 한국 교회 교인들 모두에게, 정신의학을 영적인 세계와는 다른 배타적인 것으로서, 또는 영적인 부분이 신체 및 정신을 단순히 조절, 지배할 수 있는 것으로 쉽게 간과해서는 안될 이유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정신건강을 해치는 주요한 요소는 스트레스에 의한 것이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첫째로 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잠시도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죄의식을 느끼거나 불안해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것은 결코 정상이 아니다. 짧을 시간이라도 마음과 몸을 쉬는 것을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1993년 한해에 미국에서 42,000명이 교통 사고로 죽었는데 그 중에 약 4분의 1이 졸음 때문이었다고 한다. 둘째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훈련하자. 가나안 땅에 정탐꾼으로 갔다온 사람들 가운데 열 명은 겁에 질리고 열등감에 빠져서 벌벌 떨고 있었지만,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있던 여호수아와 갈렙은 똑같은 상황을 보고서도 믿음에 굳게 서서 “그들은 우리들의 밥‘이라고 말했다. 믿음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차이는 이렇게 큰 것이다. 주님 안에서 나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연습하고 또 그것을 훈련하면 확실히 많은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셋째로 정기적으로 조용한 곳을 찾아가서 시간을 보내라. 이 시간에는 모든 생각과 사고를 중지하고 조용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식사는 간단하게 하고, 주로 성경에만 집중하며, 맑은 공기에서 아침 산책을 하고, 여러 가지 구상을 하기도 한다고. 넷째로 노래부르기를 즐기고 악기를 다뤄라. 하나님은 우리로 하여금 그 분을 찬송하도록 지으셨, 또 하나님은 우리 찬송 중에 거하신다. 노래할 때 악기를 사용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악기를 동원하여 맘껏 불거나 연주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다섯째로 가끔 재미있는 책을 읽어라. 크리스챤들은 자칫 잘못하면 소견이 좁고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 되기 쉽다. 왜냐면 항상 성경만을 보고 거기에 관련된 것만을 읽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책을 많이 접하여 다양한 정보를 얻도록 힘써야 하는데, 종종 실컷 웃을 수 있는 책을 읽는 것이 좋다. 성경본문은 영원히 변하지 않지만 그것을 우리 삶에 적용하는 방법은 다양하기 때문에 그것을 서적을 통해서 우리는 배워야 한다. 여섯째로 부부 사이의 행복을 점검해야 한다. 부부 사이가 원만치 않은 사람은 누구나 어두운 얼굴을 하게 되고 또 매사에 편안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부부사이가 사랑으로 잘 엮어져 있고, 또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며 마음에 숨긴 것이 없도록 지내고, 서로 의지하고 돕는 좋은 관계가 되면 매사에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방법들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나, 한국교회의 정신건강을 유지하고 올바른 정신건강을 지켜내는 작은 시도들이 될 수 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일 없다」는 속담처럼, 우리의 수많은 인생의 여정 속에서 스트레스 상황들을 우리를 접하며 살지만, 이에 효과적으로 대처해 가는 지혜를 말씀 속에서 배워나가며 실천할 때 한국 교회의 정신건강은 청신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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