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전유물이던 코딩, AI가 곧 대체
입력2025.05.20.
프로그래머는 AI 감독자·설계자·감시자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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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는 3월 미국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가 개최한 행사에서 “앞으로 3~6개월 안에 코드의 90%가 AI에 의해 작성되고 12개월 이내에는 거의 모든 코드가 AI에 의해 생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4월 29일(현지 시간)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 대담에서 “메타에서는 내년쯤 프로그램 개발의 절반 정도를 사람이 아닌 AI가 수행하고, AI 비중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델라 CEO 역시 “(MS 저장장치에 있는) 전체 코드의 20~30%는 AI가 작성했고, 일부 프로젝트는 아마도 전체가 AI로 개발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부 사라지고 자동차 운전사 100배 증가
지난 30년간 프로그래머는 가장 유망하고 안정적인 직업 중 하나였다. 디지털 전환의 중심에서 모든 산업의 언어가 되는 ‘코드’를 만들어내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코드를 쓰는 AI가 등장하며 프로그래머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마치 산업혁명 직전까지 도시를 누비던 마부가 어느 날 갑자기 쓸모없어진 것처럼 프로그래머도 곧 사라질 위기에 처한 듯 보인다.18세기 말 영국 런던에는 1만 대 넘는 마차가 있었고 마부 수만 명이 활동했다. 하지만 1908년 포드가 자동차를 대량생산하자 마차는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 그렇다면 마부들은 어떻게 됐을까. 마부도 마차와 함께 세상에서 사라졌을까. 아니다. 이들은 자동차 운전사가 됐다. 택시기사, 트럭 운전사, 버스기사, 그리고 기업 전용 운전사까지 그 형태도 다양했다. 오늘날 자동차 운전을 업으로 삼는 사람은 수억 명에 달한다. ‘말을 몰던’ 마부는 사라졌지만 ‘차를 모는’ 운전사라는 일자리는 오히려 100배 이상 많아졌다.
프로그래머의 미래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단순히 코드를 입력하는 일은 AI가 더 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로그램 개발은 단순히 코드 짜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어떤 프로그램을 왜 만드는지, 각종 서비스를 어떻게 연결하고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같은 질문에는 여전히 사람이 답해야 한다.
앞으로 프로그래머는 단순히 ‘코드 장인’이 아니라 AI를 잘 다루는 감독자, 설계자, 감시자로 진화할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 백엔드(backend) 개발자는 AI가 만든 코드를 검토하고 조정하는 검수자나 여러 AI가 만든 코드를 통합해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시스템 설계자로 역할을 조정할 수 있다. 또 개발자는 의료, 교육, 금융 등 특정 산업 분야에서 복잡한 규제와 데이터를 AI가 잘 학습하도록 돕는 프롬프트 디자이너나 도메인 코디네이터가 될 수 있다. 마치 자동차를 굴러가게 하는 것은 기계지만 그 자동차가 어디로 갈지, 어떤 길을 고를지는 여전히 사람이 결정하는 방식과 같다.
AI는 도구일 뿐, 목적은 인간이 정한다
AI가 프로그래밍 분야에 가져올 또 한 가지 중요한 변화는 프로그래밍의 보편화다. 과거 코딩은 수학 등 전문 지식을 학습한 엘리트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AI 덕분에 누구나 프로그래머처럼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코드로 구현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마치 과거에는 귀족만 마차를 타고 마차를 몰려면 오랜 시간 말을 다루는 법을 훈련해야 했지만, 현재는 자동차 보급이 대중화되고 누구나 어렵지 않게 운전면허증을 획득해 차를 운전할 수 있는 것과 같다.누구나 사용 가능한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나 스마트폰도 이를 제대로 써야만 일상이 편리해질 수 있다. AI로 누구나 쉽게 프로그래밍을 하는 시대에도 자신의 작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프로그램을 잘 만들 수 있어야 프로그래밍 보편화의 혜택을 누리는 것이 가능하다. 전문 프로그래머가 아닌 일반인도 AI가 바꿀 프로그래밍의 미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김지현 테크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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