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中, 이젠 `지리정보`까지 마구잡이 수집… 보안우려 커진다
입력2025.02.16.
BYD, 딥시크 협업 신의눈 확대
개인정보 중국 본사 전송 우려
커지는 보안이슈, 투자 거부도
"韓도 기업 규제완화, 지원해야"
중국이 미래 핵심 산업의 기술을 확보하고, 개인정보가 통용되는 대규모 플랫폼 사업을 전방위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최근 '딥시크 쇼크'로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한국의 첨단산업 경쟁력 뿐 아니라, 국가 안보에도 위협요인으로 작용한다.
중국은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정부의 대규모 지원으로 AI 등 첨단 분야의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이버 보안이 미중 분쟁의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안방 시장은 물론 개인정보 유출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미래 기술·개인정보 수집 나선 中
16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독일 머크는 지난해 중국 GNMI(Global New Material International)에 안료 사업부를 6억6500만유로(약 1조원)에 매각하기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 연말까지 인수인계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부문에는 인공위성 등 첨단산업에 쓰이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은 머크의 칩 생산을 위한 소재 사업 강화를 위한 전략, 그리고 미래 첨단 기술을 확보하고자 하는 중국 GNMI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성사됐다.
중국 BYD의 경우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와 협업하기로 하고, 자율주행 시스템 '신의눈'(天神之眼)을 저가 모델에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고가 모델에만 적용됐지만 저가 모델로 확대할 경우 그만큼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BYD는 중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저가 경쟁력을 무기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올해 국내 시장에도 진출했다. 커넥티비티 서비스에서는 개인정보 측면에서 차량이 플랫폼화 된다. BYD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 과정에서 해당 차량에 입력된 개인정보가 중국 본사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가전제품도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TCL, 하이센스 등 가전업체들은 삼성·LG전자와 마찬가지로 OS(운영체제)를 TV에 탑재해 이를 플랫폼화 하고 있으며, 카메라로 집안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는 로봇청소기 분야에서도 로보락·에코백스 등 중국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맨 윗단에 자리하고 있다.
◇보안 이슈 번번히 터져…인도는 투자 거부키도
문제는 중국에 빨려 들어가는 이러한 기술력이 개인정보를 넘어 국가핵심기술 정보 유출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이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나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 진출은 단기간 수익성을 노린 것이 아닌, 결국 데이터를 확보하기 포석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알리·테무 등의 플랫폼 사업자들의 진출이 한 예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 11월 양사에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한다며 약관 시정조치를 내린 바 있다.
작년 8월 미 IT매체 테크크런치는 에코백스의 로봇청소기와 잔디깎는기계의 보안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악성 해커들이 두 제품의 통제권을 확보해 해당 기기의 카메라와 마이크를 이용, 소유자를 염탐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인도 정부는 2023년 BYD가 자국 기업인 MEIL 파트너십을 통해 10억달러 규모의 자동차·배터리 공장을 현지에 건설하자는 제안을 거부하기도 했다. 미국 바이든 전 정부는 작년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틱톡의 미국 사업 중단을 골자로 한 '틱톡 금지법'에 서명하기도 했다. 틱톡은 미국 국민 1억7000만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당일 해당 법에 대해 우선 75일 유예하기로 했다.
◇"中 서버에 데이터 저장"…딥시크도 보안 논란
중국 기업들의 정보 유출 관련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트럼프 1기 시절 미중 무역전쟁의 중심에는 화웨이 통신장비의 백도어 프로그램, 스파이칩 논란이 있었다.
국내 공공부문에서도 중국산 IT기기로 보안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국가정보원이 2023년 4월부터 8월까지 수행한 조사에 따르면, 국제사회 제재 대상 중국산 IT장비 3만2000여가 공공부문에서 쓰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부처·기관의 CCTV에서 취약점이 발견됐고, 일부 기상관측장비와 군납 백업CD에선 악성코드까지 나왔다.
최근 세계 AI 시장에 충격을 안긴 딥시크 또한 정보유출 관련 논란에 휩싸였다. 그동안 여타 생성형AI 서비스와 달리 키보드 입력 패턴 등을 수집했는데, 중국업체 서버와의 통신 기능도 포함돼있어 채팅기록 등이 전송될 수 있다.
여러 국가에서 딥시크 이용 제한 조치를 취하자 지난 14일(현지시간)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일부 개정해 키보드 입력 패턴 수집을 위한 항목을 삭제했지만, 데이터를 중국 내 서버에 저장되는 것은 그대로다. 이용약관상 우리 국민이 입력한 데이터도 중국 법률에 따라 중국 정부 요청 시 제공하도록 돼있다.
이와 관련해 개인정보호위원회도 딥시크 측에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명예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딥시크가 현재 국내 법인이 없다고 하더라도 처분 대상엔 포함된다"며 "이번에 개정된 딥시크의 개인정보 처리방침과 국내법을 비교해 모자란 부분이 없는지 파악하고, 질의서 답변을 조속히 받을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AI 밀어주는 中… 한국, 규제 완화 시급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유럽연합(EU) 공동연구센터가 발표한 '2024년 R&D 투자 스코어보드'의 2000대 기업 명단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중국 기업은 2013년 119개서 2023년 524개로 405개, 같은 기간 투자액은 118억유로에서 2158억유로로 11.5배 확대됐다. 중국은 상위 10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반대로 한국은 기업 수가 40곳으로 14곳 줄었고, 투자액은 425억유로로 2.2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박기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미중간 기술패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대규모 투자금·R&D 지원, 세제지원, AI 육성을 위한 규제완화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도 기업들을 옭매고 있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도 미래 기술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산업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팽동현기자
개인정보 중국 본사 전송 우려
커지는 보안이슈, 투자 거부도
"韓도 기업 규제완화, 지원해야"
중국이 미래 핵심 산업의 기술을 확보하고, 개인정보가 통용되는 대규모 플랫폼 사업을 전방위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최근 '딥시크 쇼크'로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한국의 첨단산업 경쟁력 뿐 아니라, 국가 안보에도 위협요인으로 작용한다.
중국은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정부의 대규모 지원으로 AI 등 첨단 분야의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이버 보안이 미중 분쟁의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안방 시장은 물론 개인정보 유출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미래 기술·개인정보 수집 나선 中
16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독일 머크는 지난해 중국 GNMI(Global New Material International)에 안료 사업부를 6억6500만유로(약 1조원)에 매각하기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 연말까지 인수인계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부문에는 인공위성 등 첨단산업에 쓰이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은 머크의 칩 생산을 위한 소재 사업 강화를 위한 전략, 그리고 미래 첨단 기술을 확보하고자 하는 중국 GNMI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성사됐다.
중국 BYD의 경우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와 협업하기로 하고, 자율주행 시스템 '신의눈'(天神之眼)을 저가 모델에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고가 모델에만 적용됐지만 저가 모델로 확대할 경우 그만큼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BYD는 중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저가 경쟁력을 무기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올해 국내 시장에도 진출했다. 커넥티비티 서비스에서는 개인정보 측면에서 차량이 플랫폼화 된다. BYD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 과정에서 해당 차량에 입력된 개인정보가 중국 본사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가전제품도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TCL, 하이센스 등 가전업체들은 삼성·LG전자와 마찬가지로 OS(운영체제)를 TV에 탑재해 이를 플랫폼화 하고 있으며, 카메라로 집안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는 로봇청소기 분야에서도 로보락·에코백스 등 중국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맨 윗단에 자리하고 있다.
◇보안 이슈 번번히 터져…인도는 투자 거부키도
문제는 중국에 빨려 들어가는 이러한 기술력이 개인정보를 넘어 국가핵심기술 정보 유출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이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나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 진출은 단기간 수익성을 노린 것이 아닌, 결국 데이터를 확보하기 포석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알리·테무 등의 플랫폼 사업자들의 진출이 한 예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 11월 양사에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한다며 약관 시정조치를 내린 바 있다.
작년 8월 미 IT매체 테크크런치는 에코백스의 로봇청소기와 잔디깎는기계의 보안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악성 해커들이 두 제품의 통제권을 확보해 해당 기기의 카메라와 마이크를 이용, 소유자를 염탐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인도 정부는 2023년 BYD가 자국 기업인 MEIL 파트너십을 통해 10억달러 규모의 자동차·배터리 공장을 현지에 건설하자는 제안을 거부하기도 했다. 미국 바이든 전 정부는 작년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틱톡의 미국 사업 중단을 골자로 한 '틱톡 금지법'에 서명하기도 했다. 틱톡은 미국 국민 1억7000만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당일 해당 법에 대해 우선 75일 유예하기로 했다.
◇"中 서버에 데이터 저장"…딥시크도 보안 논란
중국 기업들의 정보 유출 관련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트럼프 1기 시절 미중 무역전쟁의 중심에는 화웨이 통신장비의 백도어 프로그램, 스파이칩 논란이 있었다.
국내 공공부문에서도 중국산 IT기기로 보안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국가정보원이 2023년 4월부터 8월까지 수행한 조사에 따르면, 국제사회 제재 대상 중국산 IT장비 3만2000여가 공공부문에서 쓰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부처·기관의 CCTV에서 취약점이 발견됐고, 일부 기상관측장비와 군납 백업CD에선 악성코드까지 나왔다.
최근 세계 AI 시장에 충격을 안긴 딥시크 또한 정보유출 관련 논란에 휩싸였다. 그동안 여타 생성형AI 서비스와 달리 키보드 입력 패턴 등을 수집했는데, 중국업체 서버와의 통신 기능도 포함돼있어 채팅기록 등이 전송될 수 있다.
여러 국가에서 딥시크 이용 제한 조치를 취하자 지난 14일(현지시간)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일부 개정해 키보드 입력 패턴 수집을 위한 항목을 삭제했지만, 데이터를 중국 내 서버에 저장되는 것은 그대로다. 이용약관상 우리 국민이 입력한 데이터도 중국 법률에 따라 중국 정부 요청 시 제공하도록 돼있다.
이와 관련해 개인정보호위원회도 딥시크 측에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명예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딥시크가 현재 국내 법인이 없다고 하더라도 처분 대상엔 포함된다"며 "이번에 개정된 딥시크의 개인정보 처리방침과 국내법을 비교해 모자란 부분이 없는지 파악하고, 질의서 답변을 조속히 받을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AI 밀어주는 中… 한국, 규제 완화 시급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유럽연합(EU) 공동연구센터가 발표한 '2024년 R&D 투자 스코어보드'의 2000대 기업 명단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중국 기업은 2013년 119개서 2023년 524개로 405개, 같은 기간 투자액은 118억유로에서 2158억유로로 11.5배 확대됐다. 중국은 상위 10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반대로 한국은 기업 수가 40곳으로 14곳 줄었고, 투자액은 425억유로로 2.2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박기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미중간 기술패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대규모 투자금·R&D 지원, 세제지원, AI 육성을 위한 규제완화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도 기업들을 옭매고 있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도 미래 기술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산업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팽동현기자

'시사 이슈 국내 국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투기 공중전, 초장거리 교전 대비가 대세… 한국은 걸음마 (0) | 2025.02.19 |
---|---|
집에서 눈감고 싶지만…장기요양 노인 15%만 ‘자택 임종’ (0) | 2025.02.17 |
인생 2회차를 살아가는 법 (0) | 2025.02.12 |
탄핵반대 2030 비하 野연수원장… 독선 드러낸 `막말`이다 (0) | 2025.02.11 |
집앞 눈 치우기도 귀찮아?” 냅다 ‘흰 알갱이’ 와르르…골목길마다 ‘소금밭’인 줄 (0) | 2025.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