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이단성! 사이비성!

성경적 이단의 두 가지 정의

하나님아들 2022. 3. 22. 23:41

 

 

김신영 교수

 




  성경적 이단의 두 가지 정의


이단이란 용어는 헬라어 hairesis에서 유래하며 의미는 ‘선택’ 혹은 ‘결심’이다. 이 단어의 의미는 시대와 장소에 따라 변화되는데 기독교가 시작될 무렵에는 특정 종교 집단이나 학파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다(Harold O.J. Brown, Heresies,

 

1). 예를 들자면, 유대교 내부의 당파인 사두개파 혹은 에센파와 같은 특정 종파를 이단이라 불렀다. 그들은 유대교 안에 있었지만 교리적으로 서로 달랐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게 이단이 되었다. 그러니까 이단이란 종교적 교리에서 차이가 발생할 경우, 자신과 다른 입장에 서 있는 자들을 가리키는 용어다.
신약에는 이단이란 말이 5회 나온다(행 24:5, 14; 갈 5:20; 딛 3:10; 벧후 2:1). 여기서도 이단이란 용어는 주로 교회 안에서 일어난 분파주의나 그 추종자를 일컫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런데 신약 성서에서 최초로 이단이란 용어로 정죄를 받으신 분은 예수님이시다. 바리새파의 율법주의적 입장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분석해 보면 예수님의 가르침은 그들과는 다른 독자적 견해이므로 이단이 되는 것이다. 사도 바울도 유대교의 관점에서 이단으로 정죄를 받았다. “우리가 보니 이 사람은 염병이라. 천하에 퍼진 유대인들을 다 소요케 하는 자요, 나사렛 이단(hairesis)의 괴수라”(행 24:5). “이것을 당신께 고백하리이다. 나는 저희가 이단(heresy)이라 하는 도를 좇아 조상의 하나님을 섬기고…”(행 24:14). 이 구절들에서는 유대교와 다른 기독교를 이단이라고 칭했다.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과 분리함과 이단”(갈 5:20)이란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단이란 하나의 당파나 분파(sect), 혹은 다른 교파를 의미한다. 이것이 성경의 첫 번째 이단의 정의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가 서로 편당을 만드는 것을 보고 이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비록 한 교회에 속해 있다 할지라도 서로 마음이 하나 되지 않아 다른 파당을 구성한다면 ‘이단’이 된다는 논리다. 여기서 바울은 분열하는 교회에 대해 권면하는 의미로 이단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성경이 말하는 두 번째 개념의 이단은 진리를 왜곡시켜 영혼을 멸망으로 인도하는 의미다. “너희 중에도 거짓 선생들이 있으리라. 저희는 멸망케 할 이단(destructive heresies)을 가만히 끌어들여 자기들을 사신 주(the sovereign Lord who bought them)를 부인하고 임박한 멸망을 스스로 취하는 자들이라”(벧후 2:1).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의 보혈로 우리를 죄악에서 구원하셨음을 부인하는 것, 즉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는 대속과 구원을 부인하는 것이 이단이다.
바울은 지옥에 갈 이단적 가르침을 ‘다른 예수,’ ‘다른 영,’ ‘다른 복음’으로 요약한다. “만일 누가 가서 우리의 전파하지 아니한 다른 예수를 전파하거나 혹 너희의 받지 아니한 다른 영을 받게 하거나 혹 너희의 받지 아니한 다른 복음을 받게 할 때에는 너희가 잘 용납하는구나”(고후 11:4). 하와가 하나님의 말씀대신에 사단의 유혹을 받아 멸망에 이른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 외에 다른 구원의 길을 제시하는 자는 영원한 저주를 받게 된다.
이로써 두 번째 이단의 기준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인정하느냐?’는 구원론의 문제와 직결된다. 결국 예수를 구주로 받아들이지 않는, 구원을 받을 수 없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는 지옥 자식들이 이단이다.
성경에는 이단이란 용어 외에 ‘적그리스도’라는 용어가 나온다. 요일 2:18; 2:22-23;  4:2-3, 요이 1:7을 읽어보라. 이 성경구절들에 근거해 적그리스도의 개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부인하는 자가 적그리스도다.
2.  예수께서 육체로 오신 것을 부인하는 자가 적그리스도다.
3.  성부 하나님과 성자 하나님을 부인하는 자가 적그리스도다.
4.  자신을 재림 예수라 주장하는 자가 적그리스도다.
필자는 적그리스도의 개념을 포함시켜 위의 네 가지를 이단의 잣대로 삼을 것을 주장한다.

성경적 이단시비


교회사적 입장에서 본다면, 주로 공교회 및 가톨릭 교회가 정한 정통 교리에 반대하는 가르침을 이단이라고 정죄해 왔다. 마틴 루터에 의해 종교개혁이 일어났을 때, 가톨릭 교회는 루터를 이단으로 정죄했고 이에 반발한 루터도 가톨릭 교회를 이단으로 정죄했다. ‘분파’라는 일차적 이단 개념으로 본다면 결국 이단이란 상대적 개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가톨릭 교회는 성경의 첫 번째 이단 개념인 분당 혹은 분파로써의 이단정죄를 한 후, 실제로는 두 번째 이단 개념을 적용했다. 이단이란 지옥에 갈 마귀 자식들이라고 생각해서 십자군을 조직하여 개신교도들을 몰살시켰다.
현재 한국교회도 첫 번째 이단 개념인 분당, 분파적 의미에서 다른 교리를 주장하는 교단이나 교회를 이단이라고 정죄하고 있다. 즉 내 교파, 내 교리, 내 주장과 맞지 않으면 일단 이단이라고 단죄한다. 그런데 장로교의 입장에서 본다면 다른 교리를 주장하는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 순복음 교회 등이 이단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 이단교회에는 구원이 없다고 주장한다. 즉 첫 번째 분파로써의 이단 개념을 사용해 정죄를 한 후, 실제 적용에서는 멸망할 이단으로 규정하는 전형적인 가톨릭 교회의 이단정죄법을 따라가고 있다.


이에 필자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 한국교회는 첫 번째 이단 개념에 의해 이단정죄를 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교리 및 성경해석의 차이를 두고 서로를 이단이라고 정죄한다면 이 세상에 이단이 되지 않을 교단이나 교회는 없다. 다양한 교파들이 존재하는 현실에 자신의 교단 신학만이 절대적 진리라고 고집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둘째, 부득이 이단시비를 가리고자 할 때에는 모든 한국교회가 동의할 수 있는 이단에 대한 정의 및 개념이 정립되어야 한다. 이에 필자는 성경에 나오는 두 번째 이단정죄의 기준에 따라 이단정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다른 신조들이나 교리들을 포함시키지 말고 오직 성경에 나오는 말씀에 근거해 이단정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셋째, 이단을 논하는 목적은 주님의 몸 되신 교회를 살리는 쪽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단을 정의하는 것은 신자들의 생사가 달려있는 중요한 문제이기에 신중을 기해야 하고 최소한의 공정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