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가지로 나눠지는 이스라엘 유대인의 정체성
노석조 stonebird@chosun.com
이스라엘 밖에서 이스라엘을 보고 있노라면 이스라엘이란 사회가 꽤 단일화됐다는 인상이다. 이스라엘을 둘러싸고 있는 다른 나라들처럼 시아니 순니와 같은 종파로 인해 내전을 하지 않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란 국가의 건립을 반대하는 이란 등의 나라와 맞서 있는 국가 안보 상황으로 인해 더욱 결집력이 높은 사회라고 이스라엘은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사회라는 ‘숲’을 좀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같은 유대교라는 종교를 가진 이스라엘인 공동체가 서로 매우 다른 때론 서로 적대시할만큼 다른 성향으로 쪼개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루살렘에서 뉴욕타임스 특파원을 지낸 토머스 프리드먼은 그의 저서 ‘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21세기북스)’에서 유대인의 정체성을 크게 4가지로 분류했다. 내가 이해한대로 내 말로 간단히 정리했다.
첫째는 세속적인 시온주의주의자. 이들은 종교적 색채가 적고 종교 의식을 강조하지 않는다. 프리드먼은 대표적인 인물로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과 이츠하크 샤미르 전 이스라엘 총리를 꼽았다. 이들은 대부분 동유럽에서 강한 종교적 성향을 내세우는 세력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이스라엘로 넘어왔다. 이들에게는 엄격한 종교의식보다는 이스라엘을 근대사회로 발전시키는 등의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더욱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종교적 행위보다는 신이 주신 이스라엘을 강대국으로 만드는 것이 믿음있는 행위라 여겼다. 시나고그라는 사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일상이 우선이었다. 초정통파 유대교도는 구시대적이고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이들이 이스라엘 유대 인구의 50%라고 한다.
둘째는 종교적 시온주의자. 이스라엘 국가가 건국돼야 한다고 믿지만, 국가 자체가 시나고그 역할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스라엘을 시나고그처럼 만들어야 한다고 여긴다. 유대교 율법으로 이스라엘을 다스리고 그러한 생활양식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이스라엘 건국을 종교적 사건이라 여긴다. 이스라엘 유대 인구의 30%를 차지한다고 한다.
셋째는 종교적 시온주의자인데, 메시아(구세주)를 더욱 열성적으로 기다리는 메시아적 시온주의자다. 이들은 이스라엘 건국은 메시아를 맞기 위한 수단이다. 이스라엘 땅 모든 곳에 유대인 정착촌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 유대 인구의 5%다.
넷째는 초정통파다. 히브리어로 ‘하레딤( חֲרֵדִי )’이라 불리는데, ‘신에 대한 외경심으로 가득한 이들’이란 뜻이다. 이들은 율법을 엄격하게 준수하지만 이스라엘이라는 국가의 재건에 종교적인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메시아가 강림하고 유대 법에 의한 지배가 완벽해질 때 유대 국가를 찬미할 수 있지, 지금과 같은 불안전한 존재인 국가를 우선시해선 안된다고 본다. 결국 이스라엘 국가가 어떻게 되든 큰 상관이 없다. 세속적 시온주의자가 정권을 잡든 말든 상관이 없다. 신과 가까워질 수 있는 이스라엘 땅에 사는 것만으로 족하다. 이들 중 남자는 18세기 동유럽 신사들이 걸쳤던 검은 외투와 가죽 모자를 아직도 착용하고 다닌다. 언어도 히브리어가 아닌 동유럽 유대인의 언어인 이디시를 선호한다. 나라를 위해 군복무를 하지도 않고 국경일을 축하하지도 않는다. 이교도와는 완전히 구별된 영역이 형성된 동유럽 마을처럼 이스라엘 전역이 만들어지길 바라기 때문이다. 다만 이스라엘 의회활동엔 열성적이다. 이스라엘을 좀더 종교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이들은 이스라엘 유대 인구의 15%에 해당한다.
/출처ⓒ† : http://cafe.daum.net/cgs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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