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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돼야 할 민족적 정서인 한

하나님아들 2020. 3. 3. 00:12

치유돼야 할 민족적 정서인 한

 

 

믿음의 집안에서 자란 김승자 씨는 심성이 착한 남편에 끌려 불신의 시집 식구들을 구원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결혼했다. 그러나 시어머니의 구박은 28년의 시집살이를 하게 했다. 술에 취하거나 아니면 허공만 쳐다보는 남편을 바라보며 자기 자신조차 가늠하기 힘들었던 세월이었지만 잘 자라 주는 아이들이 한 가닥 희망이었다.

시어머니가 28년 시집살이 뒤에 14년 동안 중풍으로 누워지내다가 세상을 떠났다. 김 씨에게 남겨진 것은 불면증에 시달리는 남편, 조울증 환자가 되어버린 큰 아들, 성폭력을 당한 딸의 자살 기도였다. 김 씨 역시 어느 때부터인가 가슴에 통증이 생기고 숨이 턱턱 막히는 증상이 생겼다. 김승자 씨 같은 사람을 두고 가슴에 한이 맺혔다고 말한다.

영구적 절망의 한
한은 자신이 무력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라도 이루고 싶었던 것을 이루지 못한 것이 내면에 쌓이고 쌓인 것을 두고 말한다. 그래서 한국민족의 영구적인 절망이 낳은 체념과 비애의 정서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송길원 목사(하이패밀리 대표)는 “한은 회복상실과 절망 등 다양한 원인들에 의해 생겨나는 감정의 병으로 좌절과 분노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은 넓은 의미로 맺힌 원(怨)을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한을 원한(怨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한의 문제는 복수를 통해 해결되는 길이 함축되어 있다.
김열규 교수(인제대학)는 “한의 심리적 정서에는 격리, 불안, 비탄, 분노, 일반적 불안, 무의미성, 무력감, 우울감, 절망이 있다”고 말한다.

한국의 경우 한에 대한 문제가 가장 많이 발견되는 것이 가계 구조이다. 김영애 박사(김영애가족치료연구소)는 “역사적으로 많은 한국 여성의 한을 생성하게 한 것은 가부장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가족제도이다”며 “남자의 가문을 순수하게 지키기 위해 결혼 전후의 정절이 요구되었으며, 가족들은 모두 어떤 일정한 질서에 따라 서열이 정해져 이 제도에서 여성의 한이 쌓이게 된다”고 말했다.

가족을 통해 한이 쌓이는 것은 가족간에도  보이지 않는 충성심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효 사상을 으뜸으로 여기는 전통유교 사회에서 의무이행이라는 압박이 여성이나 약자에게 한으로 남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무를 수행하지 않을 때는 죄의식을 느끼게 된다.
한을 쌓이게 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남편의 외도·경제권 장악, 시댁과의 껄끄러움, 자녀교육 등이 심적 고통과 함께 한을 유발한다. 유교적 엄숙주의, 가부장제, 명분·도리·의리·체면을 중시해 불안 심리가 히스테리로 발전하는 ‘창피문화’가 솔직한 자기주장을 속으로 삭이는 한으로 쌓인다.

굿을 통해 풀어야 했던 한
한이라는 것은 실타래처럼 얽혀 있어 어느 한 가지 문제만을 제거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고대와 현대까지 한 풀이는 굿의 형태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한에 대한 개인적인 문제를  무당의 굿을 통해 풀어 놓음으로써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고 자신들의 문제의 돌파구를 찾았다.

고병인 교수(한세대)는 “한의 문제를 굿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은 고대나 현대 사회에서 이 문제를 접근하는 방법을 바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며 “한의 문제는 보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파악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이 쌓이게 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이혼 혹은 재혼 등과 같은 가족의 분리·재결합으로 인한 가족원간의 갈등, 가족원의 죽음이나 질병, 실직, 알코올 및 마약 중독, 가정폭력 등으로 인한 가족 내 긴장, 결혼 및 가족생활에 대한 지속적인 불만, 성격이나 가치관의 차이, 외도, 의사소통의 부재 등으로 인한 부부불화, 등교거부, 품행장애, 주의력 결핍 등이 한을 쌓이게 하는 원인들이다.

이혜련 박사(한국가족치료학회 회장)는 “이런 다양한 원인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두고 풀어내는 인내가 필요하다”며 “한의 문제는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친근한 공동체는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치료 중심의 해결이 효과적이다”고 말한다.

해가 지기 전 모두 잊어라

송길원 목사 / 하이패밀리 대표
한은 마음의 병이다. 잠언 15장 13절은 ‘마음이 즐거우면 얼굴도 환해지나 근심으로 가득 찬 마음은 속부터 썩어 간다’고 하고 있다. 또한 잠언 17장 22절에는 ‘마음이 즐거우면 보약을 먹는 것같이 몸에 좋으나, 마음에 근심이 가득하면 속 뼈 마디마디가 마른다’고 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화는 마음의 분노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관계 속에서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으나 중요한 것은 그것을 풀어가는 방식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화는 약화되고 약화된 화는 우울로, 우울과 화는 순환하면서 울화병이 되고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화를 수용하면서 한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결국 한은 감정을 삭이고 수용, 순응하는 단계이다. 결국 화를 수용하기보다는 적절히 풀어야 하는 것이다.

정신건강의 측면에서도 화를 품지 않는 것이 한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최선의 길은 아니다. 화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화를 적절하게 표현하고 화를 푸는 것이 과제이다. 
한은 화를 적절하게 풀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성경은 이러한 화에 대해 ‘혹시 분한 일을 당하더라도 원한을 품어서 죄를 짓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해가 지기 전에는 다 잊어버리고 냉정을 되찾으십시오’(엡 4:26)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 조언에 따라 원한을 품지 않도록 해야 한다. 
원한을 품지 않으려면 화를 적절하게 분출해 낼 수 있어야 한다. 
화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는 도미노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여행을 하거나, 등산을 하거나, 노래를 하는 등 긍정적인 화풀이를 통해 분을 품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화를 내더라도 하루가 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분을 하루가 지나도록 품고 있는 것은 곧 화가 한으로 전개될 수 있음을 기억하고 하루가 지나기 전에 냉정을 찾고,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화병에 대한 기독교적인 이해

일반적으로 한 많은 사람들의 특징은 고통을 많이 당한 사람, 나이가 많은 사람, 정이 많은 사람들로 특히 인간미 있는 사람일수록 한이 많은 것으로 인식된다. 
분노로 생겨난 화는 적절하게 표현되지 않음으로 인해 화를 낼 수 없는 대상에게 화가 났을 때 주로 생긴다.

결국 화병은 적절하게 표현해 내지 못함으로 인해 생겨나는 것이다. 분노가 적절하게 표현되지 못해 마음의 평정을 잃게 하고, 평상심을 찾지 못하는 상태가 곧 화병의 상태이다.

화병은 마음의 병이지만, 이 마음의 병은 곧 육체의 병으로 전이되어 원인을 알 수 없는 병, 혹은 신경성 증상을 가진 질병으로 진단된다. 화의 원인이 제거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직접적이기보다는 간접적으로 풀어야 한다. 
예전에는 탈춤이나 인형극 등의 놀이를 통해 양반에 대한 하층계급의 화를 풀어내기도 했다.

특히 한국인에게 생겨난 한은 전통적으로 인내를 미덕으로 삼았으며, ‘체면문화’로 인해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않은데서 생겨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기독교는 이러한 관점에서 적절한 한풀이를 하고 있다.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한 예수께서 부활하심으로 사람들에게 희망과 화를 기쁨으로 바꾸어 주었다.

또한 고통과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기도와 적절하게 제공된 예배시스템이 그 화를 승화시켜 한으로 발전하는 것을 적절하게 해소하고 있다. 
성경은 한이나 화병의 원인이 되는 분노를 풀 것을 조언하고 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를 통해 분노를 풀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각종 교회프로그램과 상담실 운영, 각종 예배 등을 통해 화를 화로 남기지 않으며 이해와 용서의 미덕을 보여준다. 
결국 기독교는 한국인의 화병과 한을 적절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화병은 용서·화해로 치료

한은 사람들의 일상적 삶에서 사람들과 환경의 구조 가운데 계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를 적절하게 대처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되도록이면 화를 적극적인 방법을 통해 정신 속에서 그리고 몸 속에서 배출하는 것이 지혜롭다고 조언한다. 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나타나는 정신장애의 대표적인 예로 화병을 들 수 있다.
민성길 박사(민신경정신치료원)는 “병원을 방문한 화병 환자 중에 한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 86%정도 되고 그중 화병의 원인이 한과 연관이 있다고 한 사람은 약 80%가 된다”며 “화병은 과거에서 현재까지 진행 반복되고 있는 경험들과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화병은 사람에게 치명적인 병을 유발한다.
박관 목사(독일내과 원장)는 “사람이 화를 냈을 때 내 뿜는 숨을 유리관을 통하여 액체공기로 냉각시킨 결과 갈색의 침전물이 생기는데 이 침전물은 단번에 80명 정도의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독극물이라는 발표가 있었다”며 “성경은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고 경고한다”며 화병을 보다 적극적으로 풀어낼 것을 권고한다.
화병을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것인 용서를 통한 한의 치유이다.
오영희 교수(덕성여대 심리학과)는 “용서만이 깊은 마음의 상처를 받아 생기는 한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며 “용서는 한을 품으면 나타나는 분노, 자기비하, 무력감과 같은 심리적 장애를 제거하여 개인의 정신적 건강을 회복시켜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박관 목사는 “기도와 명상을 행할 때 뇌스캔 연구를 통해 뇌활동을 변화시키고 면역력을 향상시켰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용서의 생리학은 현대의학도 절대 인정한다”며 신앙과 의술을 접목하여 화병을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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