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오랫동안 레위기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으로부터 제외된 성경이었으며 지금도 66권의 성경 중 레위기에 관한 책이나 주석이 가정 적은 소외된 책이었다. 이렇듯 레위기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으로부터 제외되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몇 가지로 요약해 본다면 첫째는 레위기가 어떠한 활동이나 사건의 기록이 거의 없는 따분한 율법의 책이기 때문이며, 둘째는 수백 가지의 규례와 율법이 자주 반복되기 때문에 매우 지겨워 보이기 때문이고, 셋째는 레위기에 나타난 많은 상징들의 난해한 해석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레위기는 성경의 다른 부분들과 마찬가지로 제외되거나 쉽게 간과해 버릴 수 없는 중요한 책으로서 구원의 진리와 성도의 생활 규범을 세밀하게 기록해 놓은 진리의 보고이다. 따라서 레위기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해석은 지금까지 우리가 등한시해 온 성경의 또 다른 진리를 깨닫는 귀한 작업이 될 것이며 우리의 삶의 방법과 방향에 새로운 좌표를 제시하는 새로운 체험이 될 것이다.
제1부 레위기의 역사적 배경
I. 명칭
오경의 각 권 첫머리나 첫 구절을 따서 그 책의 이름으로 결정한 히브리인들의 습관은 본서에서도 어김없이 적용되어 본서의 히브리 명칭은 레위기의 첫 단어를 본뜬 '그리고 그가 불렀다'라는 뜻의 <ar;qYIw" ; 와이크라>로 명명되었다. 그러나 히브리어를 헬라어로 번역한 70인역(LXX)은 이러한 히브리 명칭을 따르지 않고 '레위인에 관한 것들'이라는 의미의 '레위티곤'(leuitikon)으로 불렀는데 이는 레위기의 주된 내용이 제사, 절기, 정결 의식, 등이며 이 모든 일들이 '레위인과 관계된 것들'이라 보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레위인에 관한 것들'이라는 헬라어 '레위티콘'(leuitikovn)이 라틴 불가타역(Latin Vulgata)에서는 '레위티쿠스'(Leviticas)로 번역되었고, 영어 성경은 이 말을 그대로 인용 '렌비티커스'(Leviticus)라 하였는데, 한글 개역 성경 역시 영어 성경의 '레비티커스'(Leviticus)를 그대로 인용 '레위기'라고 명명하였다.
II. 저자
레위기의 저자는 모세 오경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의 위대한 지도자 '모세'이다. 레위기가 모세의 저작이 아니라는 일부 본문 비평가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분명한 증거에 의해 반박된다. 첫째는 레위기 자체의 증거이다. 레위기에는 모두 56번이나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라는 말이 사용되었는데(참조, 레1:1; 4 :1; 5:14; 6:1, 8, 19; 7:22 등), 이는 레위기가 모세의 저작임을 증거하셨다는 점이다. 즉 마 8:4절에서 예수님께서는 문둥병자를 고치신 후에 그에게 명하시기를 '모세의 명한 예물을 드려 제사장으로 가 깨끗함을 증거하라'고 하심으로 레위기에 나오는 문둥병에 관한 규례가 모세의 저작임을 증거하셨다. 셋째는 사도들의 증거이다. 즉 누가는 눅 2:22절에서 '결례의 법'을 '모세의 법'이라 증거함으로 레위기의 결례가 모세의 저작임을 증거하였으며 히브리서 기자 역사 '모세가 장막을 지으려 할 때에 지시하심을 얻었다'(참조, 히 8:5)고 증거함으로 레위기의 저작설에 관한 논쟁을 결론지었다. 그러므로 레위기는 본문 비평가들의 주장대로 여러 문서의 편집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계시를 모세가 저술한 '모세의 직접적인 저작'이다.
III. 기록 목적과 연대
1. 기록 목적
레위기의 기록 목적은 역사적인 목적과 교리적인 목적, 그리고 기독론적인 목적의 세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① 역사적인 목적: 역사적인 목적은 한마디로 구원받은 이스라엘 백성이 살아가야 할 거룩한 삶의 방법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레위기는 먼저 그들이 어떻게 해야 정결해질 수 있는가 하는 구체적인 삶의 방향을 제시하여 준다(18-27장). ② 교리적인 목적: 레위기의 교리적인 목적은 거룩하신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해서는 오직 제사장에 의해 시행되는 희생 제사의 규례를 통해서만이 가능함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죄인들에게 자신들의 죄가 속함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보의 사역과 희생의 사역이 있어야 함을 깨닫게 한다. 레위기는 이러한 교리적인 목적을 위해 제사와 절기의 상세한 규례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희생 제물의 선택과 잡는 방법, 그리고 제사를 집행하는 제사장의 정결 의식 등을 가르쳐 준다. ③ 기독론적인 목적: 레위기의 기독론적인 목적은 하나님과 죄인 사이의 완전한 희생 제물, 그리고 속죄 제물과 화목 제물인 동시에 영원한 대제사장인 '그리스도에 대한 예표'이다. 즉 레위기는 여러 가지 희생 제물과 잡는 규례, 그리고 대제사장을 통해 신약에 오실 인류의 대속주이며 영원한 대제사장이신 그리스도를 암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기독론적 목적은 레위기 연구의 핵심이며, 본 서론에서 다룰 내용의 주제이다.
2. 기록 연대
레위기의 기록 연대는 레위기가 기록될 당시에 이스라엘이 머물렀던 장소와 출 40:17 과 민 10:17을 비교해 살펴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먼저 모세가 하나님께로부터 레위기의 율법을 계시 받을 때 머물렀던 장소는 이스라엘이 출애굽 하여 십계명을 받고 1년 3개월 동안 머물렀던 시내산 근처의 시내광야였다(참조, 레 7:38; 25:1; 26:46; 27:34). 이러한 사실은 레위기가 이스라엘이 시내 광야에 도달한 후로부터(참조, 출 19:1) 그들이 거기서 떠날 때까지의(참조, 민 10:11) 사이에 기록된 것임을 보여 준다. 그런데 성경은 그들이 출애굽 하여 시내 광야에 도착하고 거기서 출발할 때까지의 연도에 대해 자세히 기록함으로 레위기 기록 연대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제공하여 주는데 그러한 연도를 도표로 작성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참조, 레위기 도표1)
*출애굽 연대의 자세한 언급에 대해서는 본서의 출애굽기 서론의 '출애굽 연대'부분을 참조할 것.
따라서 출애굽의 연대를 B.C. 1445년으로 생각할 때 레위기의 기록 연대는 이스라엘이 시내 광야에 도달한 후로부터 시내 광야를 떠날 때까지의 기간인 B.C. 1445-B.C. 1444년 사이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런데 혹자는 이와는 달리 레위기의 기록 연대를 '모세가 죽기 직전에 자신의 모든 기록을 완성했다'는 신 31:24절의 말씀을 근거로 해 광야 40년 생활의 마지막 부분인 B.C. 1405년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해석은 모세가 시내 산에서 율법을 받은 후 40년 광야 생활을 지내고 나서 다시 기억하여 썼다는 무리가 생길 뿐만 아니라 신 31:24절의 말씀이 모세가 그의 모든 생애를 마치는 그 순간까지 자신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모든 계시의 기록을 완성하였다는 말이지 결코 레위기만의 완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IV. 특징과 구조
1. 특징
레위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는 지루할 정도의 세밀한 기록과 동일한 내용의 반복된 기록이다. 예를 들면 번제에 대한 내용이 레 1:3-17절에 기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6:8-13절에서 또다시 반복 언급되었으며, 소제는 2:1-16절과 6:14-23절, 화목제는 3:1-17절과 7:11-34절 등으로 여러 차례 반복되어 기록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반복적 기록뿐만 아니라 제사 규례에 대한 상세한 기록(1-7장)과 절기 준수의 자세한 기록(23장), 정결한 것과 부정한 것에 관한 구별(11장) 그리고 문둥병과 그 밖의 여러 가지 정결 의식에 관한 규례(12-15장) 등 거의 모든 내용이 지겨우리만큼 상세한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레위기의 가치와 독특한 특성은 바로 이러한 반복과 자세한 기록으로부터 나오는데 그것은 이러한 상세한 내용의 기록이 이후에 기록되는 모든 역사적 신학적 사실의 근거가 되는 매우 귀한 자료가 된다는 사실과, 그렇듯 많은 반복적 기록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내용의 반복은 거의 없고 모든 기록이 새롭고 기억될 만한 내용으로 일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레위기의 특징은 상세한 기록을 통해 이후에 기록되는 모든 역사서와 지혜서, 그리고 신약에서 파생되는 많은 문제들의 해결을 위한 열쇠 역할을 한다는 점과, 자그마한 차이, 그리고 그를 통한 새로운 의미 전달을 위한 반복적 기록을 통해 깊은 하나님의 뜻과 구원의 섭리를 보여 준다는 데 있다.
2. 구조
레위기의 구조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그 첫째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과(1-17장), 둘째는 하나님께 나아간 백성들의 하나님과 동행하는 방법(18-27장)이다. 이러한 두 가지의 내용 중에서 첫 번째 부분의 주제는 '나는 거룩하다'라는 하나님의 선언이며, 두 번째 부분의 주제는 '그러므로 너희도 거룩하라'라는 명령으로서 전체의 맥락을 흐르고 있는 하나의 주제가 '거룩'이며 레위기 전체의 주제 성구는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19:2절의 말씀이다. 이러한 레위기의 전체적인 구도를 도표로 나타내 보면 다음과 같다(참조, 레위기 도표2).
이러한 레위기의 구조 이해는 레위기 전반에 걸쳐 흐르고 있는 중심 사상과 그 주제를 깨닫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며, 그로 인해 레위기의 좀더 심오하고도 깊은 부분까지의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구조에 대한 좀더 자세한 언급은 제2부 레위기의 특별 주제들 부분에서 세밀하게 분류 연구될 것이다.
V. 레위기와 출애굽기와의 관계
레위기는 앞에서도 잠깐 언급한 대로 이스라엘이 시내 광야에 거하고 있을 때에 기록되었다(참조, 레 7:38; 25:1; 26:46; 27:34). 이렇듯 레위기가 시내 광야에서 기록된 이유는 비록 그들이 시내 산에 도착하여 십계명과 성막 건축에 대한 설계도를 받았으나,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율법을 주시기 전에 하신 약속, 즉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참조, 출 19:6)는 말씀의 실현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스라엘은 그 약속이 실현되기까지 시내 광야에 거할 수밖에 없었으며, 본문 레위기에서 그러한 제사장 나라가 되는 규례와 거룩한 백성이 되는 규례가 주어진 후에야 비로소 그들은 시내 광야를 떠났던 것이다(참조, 민10:11).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레위기의 배경이 되는 장소가 출애굽기와 동일한 시내광야였으며 그 기록 연대 역시 출애굽기와 거의 동시대의 기록임을 보여 주어서 출애굽기와 레위기의 불가분리적 관계를 쉽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하지만 이렇듯 출애굽기와 레위기의 관계가 매우 밀접하다고 해서 레위기를 '출애굽기의 보충적 설명', 또는 '출애굽기의 부록'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비록 레위기의 기록 장소와 연대가 출애굽기와 같은 시기, 같은 장소일 뿐만 아니라 레위기의 내용 역시 출애굽기의 연속처럼 보인다 할지라도 레위기는 그 나름대로의 분명한 목적을 지니고 있는 독립된 정경이기 때문이다. 즉, 출애굽기가 이스라엘 민족의 '구원'을 말해 주는 책이라면 레위기는 구원받은 이스라엘의 '성화'를 말해 주고 있으며, 출애굽기가 '구원의 역사, 혹은 사건'을 말하고 있다면 레위기는 구원받은 자들이 겪어야 할 '성화의 과정'에 대해 말하고 있고, 출애굽기가 구원의 시작을 '하나님의 의롭다 하시는 선언'으로 해석한다면 레위기는 구원의 완성을 '의롭다 하심을 입은 자들을 거룩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사역'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출애굽기와 레위기는 가장 밀접하고 비슷한 성격을 지닌 성경이지만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의 부록이나 보충이 아닌 서로 독립된 정경이요, 하나님의 말씀이다.
VI. 모세 오경의 연관성과 통일성
출애굽기와 레위기의 밀접하면서도 독립된 독특한 특성은 비단 '출애굽기와 레위기' 두 권에 한한 것은 아니다. 모세 오경 전체가 이러한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데 그것은 모세 오경의 전체적인 흐름이 '이스라엘의 선택'으로부터 '이스라엘의 국가 형성'이라는 커다란 주제 속에 융해되어 흐르지만 그 각 권의 책은 각각 독립된 사상과 배경을 가지고 기록되었으며 그 주제 또한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이스라엘의 형성과 그 영적 의미, 그리고 영적 이스라엘의 확장에 대해서는 본서의 창세기 서론의 '창세기와 이스라엘의 형성' 부분에서 자세히 언급하였으므로 생각하기로 한다). 그렇다면 과연 창세기로부터 신명기에 이르는 커다란 흐름은 무엇이며 각각의 책들이 그러한 커다란 흐름을 위해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가? 이제 이러한 모세 오경의 연관성과 통일성에 대해 각권의 특색을 간단히 살펴보고 그 전체적 통일에 대해 연구하기로 하겠다.
1. 창세기: 이스라엘의 선택
창세기는 '하나님께서 어떻게 이스라엘을 선택하시고 그들이 하나의 민족이 될 때까지 어떻게 섭리하셨는가를 보여 주는 책'이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창세기는 먼저 우주와 지구, 그리고 인류와 여러 민족의 기원에 대해 언급하였고(참조, 창1-11), 그 후에 그 범위를 갈대아 우르에 사는 한 사람 '아브라함'에게로 축소시켜 하나님께서 그에게 언약하신 '큰 민족의 조상과 복의 근원'이라는 축복이(참조, 창 12:1-3) 어떻게 그의 후손들에게로 이러지는가를 보여 주고 있다. 즉 창세기는 아브라함에게 약속된 '큰 민족에 대한 축복'이 이삭을 거쳐(참조, 창 26:3, 4) 야곱과(참조, 창 28:13, 14) 그의 열두 아들에게로(참조, 창 49:8-12) 이어져 내려가면서 그 축복의 의미와 실현 가능성을 점점 분명하고 확실하게 보여 줌으로써 장차 이루어질 위대한 이스라엘의 골격과 그를 위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오묘하신 역사 섭리의 방법을 계시하여 준 책이다. 그러므로 창세기의 주제는 '이스라엘의 선택, 또는 기원'이다.
2. 출애굽기: 이스라엘의 구원
출애굽기는 '선택된 이스라엘이 거대한 민족으로 성장하여 바로의 압제로부터 해방 받음으로 비로소 이스라엘이라는 선정 국가가 탄생됨'을 보여 주는 책이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택하셔서 이스라엘의 인도자로 삼으셨고(참조, 출 1-4장), 그를 통해 애굽에 열 가지 재앙을 내리셨으며(참조, 출 7:12장), 유월절 사건을 통해 이스라엘을 해방시키시고 홍해와 광야에서 보호하신 후 십계명과 성막 건축으로 비로소 신성 국가 이스라엘을 탄생시키셨던 것이다. 출애굽기는 바로 이러한 사실에 대한 세밀한 묘사와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계시하기 위해 쓰여진 책이다. 그러므로 출애굽기의 주제는 '이스라엘의 구원, 또는 신정 국가의 건립'이다.
3. 레위기: 이스라엘의 성화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고 그들을 장차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셔서 영원토록 그들의 하나님이 되실 여호와는 거룩하신 분이었다. 따라서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에게도 거룩할 것을 명하셨는데 레위기는 바로 이러한 거룩의 율법, 또는 거룩의 율례를 보여 주는 책이다. 즉, 레위기는 구원받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들이 지켜야 할 율법을 제정하여 주심으로 그들이 어떻게 해야 하나님의 제사장 나라가 되며 그의 거룩한 백성이 되는가 하는 것을 가르쳐 준 책이다. 그러므로 레위기의 주제는 '이스라엘의 거룩, 또는 그들이 지켜야 할 거룩한 율법'이다.
4. 민수기: 이스라엘의 연단
민수기는 신정 국가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인도하심을 받으며 연단 받는가를 보여 주는 책이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민수기는 가데스바네아에서의 정탐과 불신앙적인 보고로 말미암아 불행한 결과(참조, 민 13, 14장), 고라의 반역(16장), 모압으로의 행진과(20, 21장), 모압 광야에서의 이스라엘, 그리고 가나안 땅의 분할 지시(22-36장) 등을 상세하기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이 기간 동안에 이스라엘의 많은 범죄와 그로 인해 하나님의 많은 진노를 받기도 했지만 하나님의 보호하심 또한 함께 하였던 연단의 기간이었음을 보여 준다.
5. 신명기: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
신명기는 모세의 유언, 또는 율법의 재강조이다. 즉, 가나안 지경에 도착한 이스라엘이 지나온 40년 광야 생활을 회고하고(참조, 민1-4장), 이스라엘이 받은 율법을 다시 한 번 정리한 후에(참조, 민 5:26장), 그 율법을 지킨 자의 축복과 지키지 못한 자의 저주에 대해 말함으로써(27-28장),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와 승리의 비결을 동시에 계시하여 주신 것이다. 그러므로 신명기의 주제는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 혹은 승리의 비결'이다.
이렇듯 모세 오경은 '이스라엘'이라는 커다란 주제 안에 융해되어 유기적으로 연합되고 통일되어 있는 동시에 각각의 책이 이스라엘의 기원과 구원 성화와 연단, 그리고 승리를 보여 주는 구별된 특성과 목적을 가지고 기록된 독립된 정경으로서 구별된 통일이 한데 어우러진 율법의 완성이다. 이러한 오경의 일치성과 통일성을 도표로 작성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참조, 레위기 도표3)
제2부 레위기의 특별 주제들
I. 레위기와 5대 제사
레위기는 여호와께 드려야 할 5대 제사의 규례로서 시작된다. 그런데 이러한 레위기의 시작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왜냐하면 건축된 성막의(참조, 출 40:17) 주된 목적이 제사였고, 따라서 성막이 완성된 지금 그곳에서 드려질 제사의 규례가 주어지는 것은 당연한 논리요 순서이기 때문이다. 제사의 종류에 대해서는 학자에 따라 5대 제사로 분류하기도 하고 6대 제사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러한 차이는 제사장의 위임식 때 거행하는 위임제를 여기에 포함시키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른 차이인데 본 서론에서는 제사장의 위임식 때 행해진 위임제는 모든 이스라엘에게 관련된 것이 아니라 제사장의 위임에만 관련된 것으로 보고 모든 이스라엘이 행해야 할 나머지 5대 제사, 즉 '번제'와 '소제', '화목제' 와 '속죄제' 그리고 '속건제'에 대해서만 생각하기로 하겠다.
1. 번제(Burnt Offering)
1) 어의
번제를 뜻하는 히브리어 <hl;[o ; 올라>는 '올라가다', '실어 올리다', '높이다'라는 뜻의 여성명사 <hl;[; ; 아라>에서 파생된 것으로서 '위로 드려지는 제사', '위로 올라가는 제사'를 뜻한다. 이러한 단어의 의미는 불에 태워진 희생 제물의 향기가 하나님께 상달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2) 제물의 종류
번제에 사용된 제물은 수송하지, 수양, 숫염소 혹은 비둘기인데, 이 모든 제물은 반드시 흠 없고 일년 된 수컷임을 그 특징으로 하였으나 비둘기에 대해서만은 수컷이나 암컷 중 어느 것을 드리라는 특별한 지시가 없다.
3) 번제의 방법
① 헌제자가 제물이 될 짐승을 끌고 회막문 여호와 앞으로 나아온다. ② 헌제자의 손을 제물의 머리위에 얹고 안수한다. ③ 헌제자가 제물을 잡아 피를 제사장에게 주면 제사장은 그 피를 번제단 사면에 뿌린다. ④ 헌제자가 제물의 가죽을 벗기고 각을 뜬다. ⑤ 제사장은 그 뜬 각과 머리와 기름, 그리고 물로 씻은 내장과 정강이를 단 위에서 불사른다. 이러한 방법은 양과 염소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였으나 비둘기의 경우는 달라서 제사장 혼자서 머리를 비틀어 끊고 단 위에 불사르며 피는 단 곁에 흘리고 멱통과 창자 등은 재 버리는 곳에 버리고 몸은 쪼개어 단 위에서 불살랐다.
4) 번제의 목적
번제의 목적은 두 가지로 나타난다. 그 첫 번째는 '속죄를 위한 것'(참조, 레 1:4; 16:24)인데 대부분의 주석가들이 속죄제와 속건제가 죄를 속하기 위해 드려지는 제사라는 점을 들어 이 목적을 등한시 여기거나 그냥 지나쳐 버리려 하지만 번제의 주된 목적은 성경이 밝히 말해 주고 있는 대로 '속죄를 위한 것'이다. 번제의 두 번째 목적은 '하나님을 향한 자신의 헌신에 대한 표현'이다. 이러한 목적은 창 22장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순종에서 잘 나타나는데 그는 자신의 순종과 믿음의 증명을 위해 자신의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바치려 하였고, 그러한 믿음과 순종을 인정하신 여호와께서는 그를 위해 미리 준비해 놓으신 양을 제물로 삼아 번제를 드리게 하심으로 아브라함의 헌신과 믿음을 인정하셨다.
5) 번제의 영적 의미
번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과 구원의 희생을 상징'함과 동시에 그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은 성도들이 하나님께 헌신하고 그의 뜻대로 순종하며 살아갈 것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번제의 영적 의미는 한마디로 '그리스도의 희생과 성도들의 헌신'이라고 할 수 있다.
2. 소제(Meat Offering)
1) 어의
소제를 뜻하는 히브리어 <hh;n]mi ; 민하>는 '분배하다', '수여하다'라는 의미의 사용하지 않는 어근 <hn'm; ; 마나>에서 유래한 것으로 '헌물', '조종', '희생 제물'을 뜻하는데 특별히 '피 없는 곡물제사'에 사용되어 말 그대로 '소제', 또는 '피 없는 곡물 제사'를 뜻한다.
2) 제물의 종류
소제에 드려진 제물의 종류는 모두 네 가지였다. 그 첫째는 '고운 가루'로서 여기에는 '기름'과 '유향'이 첨가된다. 둘째는 누룩을 넣지 않고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 만든 '무교병'으로서 무교병을 만드는 방법은 '화덕에 구운 것'(참조, 레 2:4)과 '번철에 부친 것'(참조, 레 2:5), 그리고 '솥에 삶은 것'(참조, 레 2:7)의 세 가지였다. 소제물의 세 번째는 '처음 익은 곡식'이었으며 네 번째는 '첫 이삭'이었는데 특별히 첫 이삭을 소제물로 드릴 때는 볶아 찧은 것에다 기름과 유향을 드려야 했다.
3) 소제의 방법
소제를 드리는 방법은 제물을 제단으로 가져오기 전에 집에서 제물을 준비하는 것에 더욱 주목해야 하는데 그것은 제물을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소제를 드리는 방법에 속하기 때문이다. 먼저 고운 가루의 소제물일 경우에는 그 위에 기름을 붓고 유향을 놓은 후 제사장에게로 가져오는데 제사장은 고운 가루 한 줌과 모든 유향을 취하여 기념물로 제단 위에 불사른 후 나머지는 자신의 음식으로 취한다. 둘째는 무교병을 소제물로 삼을 경우인데 이때는 화덕에 구운 것과 솥에 삶은 것은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 만들고, 번철에 구울 경우에는 고운 가루를 누룩 없이 기름과 섞어 구운 후 조각으로 나누고 그 위에 기름을 붓는다. 이러한 무교병의 소제물 역시 제사장에게로 가져가면 제사장은 그것 중 기념할 만큼만 취하여 여호와께 화제로 드리고 나머지는 자신의 음식으로 취하였다. 셋째는 첫 이삭을 드릴 경우인데 이때는 반드시 그 곡식을 볶아야 하며 그 위에 기름을 붓고 유향을 더한 후 제사장에게로 가져가야 하며 제사장은 그중 얼마와 모든 유향을 취하여 여호와께 화제로 드린 후 나머지는 자신의 음식으로 취하였다(이때의 나머지에 대해 성경의 특별한 언급이 없지만 소제물이 제사장의 음식으로 주어졌다는 일반적인 규례를 따를 때 첫 이삭의 소제물 역시 제사장의 음식으로 주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한편 이러한 모든 소제물에 반드시 지켜야 할 법칙이 한 가지 있는데 그것은 모든 소제물에는 누룩과 꿀을 넣지 말고 반드시 소금을 치라는 것이었다(참조, 레 2:11, 13).
4) 소제의 목적
소제의 목적 역시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그 첫째는 우리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물질을 공급하여 주시고 보호하여 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에 감사하며 경배 돌리기 위함이며, 둘째는 자신의 땅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제사장과 레 위인에게 음식을 제공하여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5) 소제의 영적 의미
소제의 영적 의미는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영적 양식의 공급자가 되실 뿐만 아니라 자신 스스로 생명의 떡이 됨을 상징하는 동시에(참조, 요6:32-35), 이러한 영적 양식과 일용할 양식까지도 공급받는 성도들이 드려야 할 감사의 의무를 상징한다. 한편 모든 소제물에 '소금'을 치라는 명령은 '영원한 계약'을 상징하는 '소금'(참조, 민 18:19 ; 대하 13:5)을 통해 제사 드리는 자가 하나님과의 영원한 계약 관계에 있음을 깨닫게 하는 것으로서 하나님께서 제사 드리는 자를 결코 버리지 않을 것과 제사 드리는 자는 그 계약법을 지켜야 할 영원한 의무가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이렇듯 하나님과의 영원한 계약 관계에 있는 자는 죄악과 세상의 유혹에서 떠나야 하는데 이러한 사실은 죄악을 상징하는 '누룩'과 달콤한 세상의 유혹을 상징하는 '꿀'을 모든 소제물에서 제하라는 하나님의 준엄하신 명령으로 주어졌다.
3. 화목제(Peace Offering)
1) 어의
화목제를 뜻하는 히브리어 <!ymil;v] jb'z< ; 제바흐 쉐라밈>은 '동물을 살육하다', '죽이다', '제사 드리다'라는 뜻의 <jb'z: ; 자바흐>에서 파생된 '도륙', '희생물'을 뜻하는 <jb;z< ;제바흐>와 '완전한', '정다운', '공평한', '평화로운'을 뜻하는 <!lev; ; 솨렘>에서 파생된 <!ymil;v] ; 쉐라밈>의 합성어로서 그 의미는 '사람이 하나님과의 완전한 관계, 또는 평화로운 관계를 얻고자 하는 희생 제물'이라는 의미이다.
2) 제물의 종류
① 소와 염소: 흠 없는 것으로서 암컷 수컷 구별 없이 어느 것이든 가능하다. 그러나 전부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내장에 덮인 기름과 내장에 붙은 모든 기름, 그리고 두 콩팥과 그 위의 기름, 허리 근방에 있는 것과 간에 덮인 꺼풀을 콩팥과 함께 드리도록 되어 있었다. ② 양: 소와 마찬가지로 흠 없는 것으로 하되 암?수 어느 것이든 가능하였고, 어린양을 드릴 수도 있었다. 양의 경우 역시 양의 기름만을 드리되 미려골(등심뼈 또는 척추)에서 베어 낸 기름진 꼬리와 내장에 덮인 것과 모든 기름진 두 콩팥과 간에 덮인 기름과 꺼풀만을 콩팥과 함께 드릴 수 있었다.
3) 화목제의 방법
화목제를 드리는 방법은 번제의 방법과 거의 유사한데 그 순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번제의 방법과 비교할 것). ① 헌제자가 제물이 될 짐승을 끌고 여호와 앞으로 나아온다. ② 헌제자의 손을 제물의 머리 위에 얹고 안수한다. ③ 헌제자가 제물을 잡아 피를 제사장에게 주면 제사장은 그 피를 번제단 사면에 뿌린다. ④ 헌제자가 제물의 가죽을 벗기고 그 속의 내장에 덮인 기름과 내장에 붙은 모든 기름과 콩팥과 그 위의 기름과 허리 근방에 있는 것과 간에 덮인 것을 제사장에게 주면 제사장은 그것들을 밭아 제단에서 불사른다. ⑤ 제물의 가슴은 '요제'로 제물의 우편 뒷다리를 '거제'로 흔들어 제사장의 음식으로 주어지는데 제사장과 가족들은 그것을 그날에 다 먹어야 하며 남은 것은 불에 태워야 했다.
4) 화목제의 특색
화목제는 다른 제사와는 달리 두 가지의 특색이 있었다. 그것은 첫째로 의무적인 제사가 아닌 '선택적인 제사'로서 '자원함으로나'(참조, 레 7:16), '서원함으로'(참조, 레 7:16; 삼상 1:21 이하) 그리고 '감사함으로'(참조, 레 7:15) 드리는 제사였으며, 둘째로는 화목 제물의 고기를 현제자도 먹을 수 있는 일종의 축제 형식의 제사였다는 점이다(참조, 레 7:15-21).
5) 화목제의 영적 의미
화목제의 영적 의미는 화목제의 성격이 드러내는바 그대로 하나님과 죄인을 화목케 하는 '화목 제물 되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상징'과 (참조, 롬 3:25; 엡 2:13; 골 1:20), 그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을 누리는 성도들의 친교인 '성만찬에 대한 예표'이다(참조, 고전 10:16).
4. 속죄제(Sin Offering)
1) 어의
속죄제를 뜻하는 히브리어 <taF;h; ; 하타트>는 '과녁에서 빗나가다', '죄를 짓다', '속죄물을 드리다', '속죄하다'를 뜻하는 <aF;h; ; 하타>에서 파생된 것으로 '하나님의 법에서 벗어난 죄로부터 청결과 속죄함을 얻기 위하여 드리는 제사'를 뜻한다.
2) 제물의 종류
속죄제의 제물은 범죄자의 사회적인 위치에 따라 달랐다. ① 제사장-흠 없는 수송아지를 드림(레4:3). ② 온 회중-수송아지를 드림(레 4:13). ③ 족장-흠 없는 숫염소를 드림(레 4:23). ④ 평민-흠 없는 암양이나 암염소를 드림(레 4:28). 이 외에도 가난한 자는 산비둘기나 집비둘기를 제물로 드릴 수 있었으며(레 5:7), 이보다 더 가난한 자는 고운 가루 에바 십분의 일을 제물로 드릴 수 있었다(레 5:11).
3) 속죄제의 방법
① 헌제자가 제물이 될 짐승을 회막문 여호와 앞으로 가져온다. ② 헌제자의 손을 제물의 머리 위에 얹고 안수한다. ③ 헌제자가 제물을 잡아 피를 제사장에게 주면 제사장은 그 피를 손가락으로 찍어 성소 앞에 일곱 번 뿌리고 향단 뿔에 바른 후 회막 앞과 번제단 밑에 전부 쏟는다. ④ 희생 제물의 모든 기름과 콩팥을 번제단 위에서 불사른 후 그 나머지 부분은 진 바깥 재 버리는 정결한 곳에서 나무 위에 놓고 불사른다. 그러나 아론과 그 아들들을 위한 속죄제는 진 밖에서 불사르지 않고 다리와 고기를 회막 뜰에서 구워 먹도록 하였다(참조, 레 6:24-27).
4) 속죄제와 속건제의 차이
속죄제의 목적은 '범죄에 대한 용서'를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목적은 속건제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 둘에는 근본적인 두 가지 차이가 있었으니 그 첫째는 범죄의 성격적 차이로서 속죄제가 하나님께 범죄 한 죄, 즉 '율법을 범한 죄'를 위한 제사였던 반면에 속건제는 인간에게 범죄 한 죄, 즉 '도덕적인 범죄의 대속을 위한' 제사였다는 점과, 두 번째는 속죄제는 속건제와는 달리 '범죄 한 일을 배상할 수 없는 죄'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제사였던 반면 속건제는 '배상이 가능한 피'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제사였다는 점이다.
5) 속죄제의 영적 의미
속죄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지심으로 모든 인류의 죄를 대속하신 '그리스도의 대속 사역'을 상징한다. 그리스도는 실로 속죄 희생의 어린양이 되셔서(참조, 벧전 1:19) 모든 인류의 대속물이 되셨는데, 그의 죽음의 장소는 속죄제 희생 제물이 진 바깥 정결한 곳에서 불살라진 것처럼 예루살렘 성 바깥의 골고다 산상의 고통스런 십자가였다.
5. 속건제(Tresspass Offering)
1) 어의
속건제를 뜻하는 히브리어 <!v;a; ; 아솸>은 '죄'(Sin)가 아닌 '범죄'(Guilt), '범법'(Tresspass), '손해'(Damage)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회적인 죄', 또는 '도덕적인 죄를 용서받기 위해 드리는 제사'를 뜻한다.
2) 속건제의 제물
속건제의 제물은 범죄의 형태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어 이러한 제물을 일일이 열거하자면 너무나도 복잡하고 광범위하다. 그러므로 각각의 범죄에 대한 속건 제물에 대해서는 본문 레 5:14; 6:7; 7:10; 14:1; 15:2을 참고하도록 하되 이러한 여러 가지 제물을 요약하면 '흠 없는 일년 된 수양', '범죄물과 그 범죄물의 오분의 일을 더하여 본인에게 주는 일', '산비둘기나 집비둘기 둘'이나 '고운 가루 에바 십분의 삼'과 '기름 한 록' 등이다.
3) 속건제의 영적 의미
속건제는 성도가 신앙생활 가운데서 범하기 쉬운 죄를 범했을 때 드리는 제사로서 그러한 범죄는 진리를 배반하거나 하나님을 배반하는 죄,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거나 성령의 사역을 거스르는 죄가 아닌 '실수와 실족의 범죄'를 뜻한다. 그러므로 속건제는 구원에 관련된 원죄에 대한 회개나 기도가 아닌 날마다 육신의 연약함 때문에 짓게 되는 육적인 죄, '범죄에 대한 회개와 기도에 대한 상징'
이제 지금까지 고찰해 온 레위기의 5대 제사의 여러 가지 중요한 사건들을 도표로 작성 비교 검코해 보면 다음과 같다(참조, 레위기 도표4)
II. 레위기와 신약과의 관계
레위기와 신약과의 관계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그 첫째는 레위기의 제사장과 인류의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와의 비교 또는 모형론이며, 둘째는 신약의 레위기 인용이다.
1. 레위기의 제사장과 대제사장 예수 그리스도와의 연관성-'모형과 실제'
1) 모형론 연구의 필요성과 방향
레위기의 주인공인 제사장이 장차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라는 사실은 구약 시대에는 알려지지 않은 일이었다. 구약의 제사장으로 죄인과 하나님과의 중개자 역할을 담당했던 종교적 제의의 주관자였다. 그러나 이러한 제사장의 의미가 신약 시대의 도래로 점차 밝게 드러나기 시작했고 사도시대로 넘어오면서는 확연히 드러났으니 그것은 구약의 제사장 제도가 단순한 구약 시대의 유물로 묻혀 버릴 구태 의연한 것이 아니라 인류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제사장적인 사역, 즉 속죄 사역을 예표하는 사건이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제사장과 예수 그리스도 사이의 연관성과 모형론에 대한 연구는 레위기와 신약을 연결하는 핵심이 되며 이러한 이유에서 이러한 모형론 연구는 레위기와 신약 사이의 연관성 연구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되는 것이다. 이제 이러한 연구를 위해 본문에서는 먼저 예수의 제사장직에 대한 신약의 개념과 히브리서의 증거에 대해 살펴보고, 다음으로 구약의 제사장과 신약의 예수 그리스도를 대조 비교해 본 후 그러한 연구의 결론에 대해 고찰해 보기로 하겠다.
2) 예수의 제사장직에 대한 신약의 이해
신약 성경의 여러 저자 중에서 예수님을 '제사장'으로 표현한 자는 오직 히브리 기자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 때문에 예수의 제사장 직에 대한 이해가 히브리서에 가서야 비로소 시작되었다거나 히브리 기자가 최초로 언급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죽음 자체가 속죄적 의미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님 역시 이러한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기에 자신을 가리켜 스스로 '많은 사람의 대속물'(참조, 막 10:45; 눅 22:19, 20)이라고 증거하셨는데, 이러한 예수의 대속적 성격의 죽음이 초대 교회가 전파한 복음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었고(참조, 행 3:18; 10:43), 사도 바울이 전수 받은 '전통'의 일부가 되었다(참조, 고전 15:3). 이렇듯 예수님의 제사장적인 사역은 예수님 스스로의 자증으로 증거되었는데 이러한 가르침이 요한과 베드로에게도 이어져 요한은 '예수님의 죽음이 대제사장적인 사역'이라고 증거하였고(참조, 요 11:49-52), 베드로 사도 역시 '그리스도께서도 한 번 죄를 위하여 죽으사 의인으로서 불의한 자를 대신하셨으니 이는 우리를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려 하심이라'(참조, 벧전 3:18)고 선언함으로 예수님의 제사장적 사역을 증거하였다. 그러므로 구약 시대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던 제사장 제도는 갑자기 히브리서에서 그 의미가 밝혀진 것이 아니라 이미 예수님 당시부터 그러한 사상이 싹트기 시작하였고 발전되었던 것이다.
3) 히브리서에 묘사된 제사장으로서의 예수의 모습
구약의 제사장과 예수의 제사장직에 대한 연결을 가장 자세하고 정확하게 언급한 성경 기자는 역시 히브리 기자이다. 그는 제사장직에 대한 일반적인 상황들로부터 출발하여 구약의 제사장과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 사이의 연관성을 찾는 데 성공하였고, 그리하여 구약의 제사장이 예수 그리스도의 제사장직에 대한 모형임을 밝혀내는 데 성공하였다. 히브리서에 나타난 구약의 제사장과 예수 그리스도와의 연관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제사장은 사람들 가운데서 하나님께로부터 부름을 받은 자였다(참조, 히 5:1).-그리스도 역시 스스로 대제사장의 영광을 취하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과 선택으로 임명받으셨다(참조, 히 5:5). ② 구약의 제사장은 무식하고 미혹한 자를 능히 용납하였다(참조, 히 5:2). -그리스도 역시 우리를 위하여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였다(참조, 히 5:7). ③ 제사장은 죄의 속죄를 위해 속죄소에 들어감(참조, 레 16:2-4 ;히 9:7, 24).-그리스도 역시 우리의 속죄를 위해 성소에 들어가시되 참 하늘에 들어가셨다(참조, 히 9:12, 24). ④ 구약의 제사장이 입었던 의복은 흠 없는 정결한 것이었다(참조, 레 16:4).-그리스도는 전혀 죄가 없는 인격의 소유자이셨다(참조, 히 4:15).
4) 구약의 제사장과 예수 그리스도와의 근본적 차이
히브리 기자가 원래 의도했던 목적은 구약의 제사장과 예수 그리스도와의 단순한 비교가 아니었다. 그가 구약의 제사장과 예수 그리스도를 비교했던 근본적인 이유는 '구약의 제사장이 장차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사장 직에 대한 모형임을 보이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구약의 불완전한 제사 제도가 그리스도에 의해 완성되며, 구약의 불완전한 희생 제물은 온전한 희생 제물이신 그리스도에게서 완성되고, 구약의 불완전한 속죄가 그리스도를 통한 완전한 속죄로 완성됨을 보여 줌으로 신약 시대의 성도들에게 기쁨과 소망과 감사가 넘치게 하고자 함이 그의 목적이었다. 때문에 히브리 기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더 크고 더욱 온전한 제사장직에 대해 여러 가지의 실례를 들어 강조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1) 구약의 제사장은 스스로도 온전한 자가 아니었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 스스로를 위해서도 속죄제를 드려야만 했다(참조, 레 16:6).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온전하신 성품을 소유하셔서 전혀 죄가 없는 자였고(참조, 히4:15) 따라서 자신을 위해 속죄할 필요가 없었다.
(2) 그리스도의 제사장직은 아론의 반차로부터 생겨난 것이 아니요,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아 생겨난 영원한 것이었다(참조, 히 5:6; 6:20). 이러한 사실은 아론의 반차를 좇은 제사장은 불완전한 것이요 변혁되는 것이지만(참조, 히 7:11-14), 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고 족보도 없고 시작한 날도 없고 생명의 끝도 없는'(참조, 히 7:3)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은 제사장은 영원하며 변함이 없는 확고한 약속임을 보여 준다.
(3) 그리스도의 제사장직은 더 좋은 언약의 보증이 되는 사역이었다(참조, 히 7:20-22). 구약의 제사장에게 주어진 보증은 무익하고 연약하며 폐하게 될 불확실한 보증이었다(참조, 히 7:18). 그러므로 그의 제사장직은 불완전하며 불확실한 것이었으나 그리스도의 제사장직은 더 좋은 새 언약 위에 세워진 것이므로 확실하고 온전한 것이었다.
(4) 그리스도를 통해 드려지는 제물은 단번에 드려지는 완전한 제물이었다(참조, 히 9:12, 25, 26, 28). 구약의 제물은 희생 제사 때마다 드려야 하는 불완전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통해 드려지는 속죄 제물은 단번에 드려지는 완전한 것으로서 두 번 다시 드릴 필요도 없고 이후로부터 영원토록 적용되는 완전하고도 온전한 속죄 제물이셨던 것이다.
5) 구약의 제사장과 예수 그리스도와의 연관성에 관한 결론
예수 그리스도의 대제사장직은 구약의 제사장직에 대한 실체요, 옛 제도의 종말을 고하는 사건이었다. 따라서 그의 십자가 사건 후에는 또 다시 짐승의 피를 흘릴 필요도 없으며 인간적인 중보자를 필요로 하지도 않게 되었다. 오늘의 성도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우리를 위하여 단번에 온전하신 속죄 제물로 자신을 드린 그리스도의 피에 대한 믿음뿐이며 이러한 믿음이 있는 자는 어느 누구를 막론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 담대히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참조, 히 10:19-22). 이제 이러한 구약의 제사장과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도표로 나타내 보면 다음과 같다(참조, 레위기 도표5)
2. 신약에서의 레위기 인용
앞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레위기의 여러 가지 세밀한 기록과 반복적 기록은 언뜻 볼 때 매우 지루하고 지겹게 느껴지지만 그러한 세밀한 기록이 바로 후에 기록되는 역사서나 지혜서, 혹은 신약의 난제와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근거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이 바로 레위기만의 독특한 특성이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신약은 구약의 다른 책보다도 특히 레위기의 인용이 많았고 특히 히브리서 같은 책은 레위기의 주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레위기의 여러 사건들을 인용하여 그 영적 의미들을 해석함으로 레위기와 히브리서, 구약의 제사장과 영적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명확하게 보여 주었다. 이렇듯 레위기의 여러 가지 사건과 교훈을 인용한 신약의 여러 성구들을 분석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사실들로 요약될 수 있다.
1) 레위기의 예언이 신약에서 성취되었다.
이러한 '예언의 성취'에 대한 대표적 예는 '대제사장만이 일 년에 한 번 속죄소에 들어갈 수 있다'는 레 16:2절의 말씀이 '영원한 대제사장이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속죄소로 들어가셨다'는 히 6:19, 20절의 말씀으로 성취되었고, '속죄제의 가죽과 고기와 똥을 밖으로 내어 불사르라'는 레 16:27절의 말씀은 '영문 밖에서 십자가에 달려 들어가심'을 증거한 히 13:11절의 말씀에 의해 성취되었던 것이다.
2) 레위기의 중요한 규례들이 신약에서 다시 재 반복되며 적용되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한 대표적인 예는 레 17:7절의 '우상 숭배 금지'(고전 10:20에서 재 반복됨), 레 18:5절의 '율법을 행함으로 얻는 구원'(눅 10:28; 롬 10:5; 갈 3:12에서 재 반복됨), 레 19:2절의 '거룩에 대한 명령'(마 5:48; 벧전 1:16에서 재 반복됨) 등인데 이러한 반복은 레위기의 율례들이 결코 무시되거나 소멸될 수 없는 영원한 진리임을 보여 준다.
3) 레위기의 진리가 신약에서 발전되고 확대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레 19:12절의 '거짓 맹세 금지'의 규례와 '제사장만 먹을 수 있었던 진설병의 규례'(참조, 레 24:9), 그리고 '이웃 사랑의 명령'(참조, 레 19:8)에서 잘 찾아볼 수 있는데, 먼저 '거짓 맹세의 금지'는 '거짓 맹세'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모든 맹세의 금지'(참조, 마 5:33)로 확대 발전되었으며, '제사장만 먹을 수 있었던 진설병의 규례'는 (참조, 레 24:9) 그 근본 의미의 재해석으로서 안식일과 같은 '구약의 율례의 근본 목적이 사람을 위한 하나님의 사랑'(참조, 마 12:7)으로 재해석되었으며, '이웃 사랑의 명령'은(참조, 레 19:18) 예수님과 사도들에 의해 더욱 강조되어 그 의미의 확실성이 새로이 인식되었던 것이다(참조, 막 12:31; 갈 5:14).
4) 레위기의 율법이 신약에서 그대로 시행되었다.
이러한 율법으로는 레 5:7절의 '속죄제 제물의 경우'와 레 11:44절의 '거룩에 대한 명령'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레 5:7절은 눅 2:24절에서 레 11:44절은 히 13:15절에서 각각 시행되었다. 이제 이러한 여러 가지 신약의 인용을 도표로 작성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참조, 레위기 도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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