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교사 교육

[스크랩] 기독교교육과 디지털 문화(2)

하나님아들 2015. 7. 18. 14:43

기독교교육과 디지털 문화(2)

김연종 박사
 한동대학교 교수


 

II. 디지털매체와 커뮤니케이션
1. 디지털 매체, 디지털 문화
앞서 언급했듯 디지털이 궁극적으로 교육적 관심을 받는 것은 그것이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존슨(1997)은 새로운 미디어 기술은 우리가 소통하는 방식과 문화를 바꾼다고 주장한다. 컴퓨터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결과적으로 사회 전반의 변화를 수반한다.


가령 휴대전화 하나가 우리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방법과 인간관계, 그리고 문화전반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가만 생각하더라도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변화는 단지 기술적 변화에 국한하지 않는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등장은 결과적으로 새로운 공동체와 새로운 소통양식을 낳게 된다.
디지털 문화는 수용자의 위상 강화 등 커뮤니케이션의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인터넷만 하더라도 기존의 매스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에 커다란 전환을 가져왔을 뿐 아니라 사람이 서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과 문화를 바꾸어 놓았다. 가상 공동체(virtual community), 가상공간(사이버 스페이스, cyber space) 등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의사소통 공간을 등장시켰고 이를 통해 수많은 정보와 아이디어, 지식이 유통되는 현상을 나타나게 했다. 구조적으로는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한 의사소통의 전 지구화가 가능해지고, 송신자와 수신자가 일대일로 연결되는 병렬적 커뮤니케이션(parallel comunication)이 더욱 활발해진 것이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는 교육에 있어서도 중대한 함의를 지닌다. 기존의 교사-학생간의 닫힌 커뮤니케이션 구조, 즉 정보의 전달자로서의 교사와 정보의 수용자로서의 학생간의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흐름이 참여를 통한 양방향적 커뮤니케이션 흐름으로 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축적식 교육(banking system)을 맡아왔던 교사의 역할은 데이터베이스업자에게로 인계된다(백욱인, 2001). 인터넷은 시시콜콜한 일상생활에서 최첨단 물리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보가 새롭게 갱신되고 축적되는 살아있는 데이터베이스가 된 것이다.
성동규(2000)에 의하면 대중매체 시대의 사회환경과 디지털 시대의 사회환경은 <표 1>에서 보는 것처럼 독특한 특징으로 나뉜다. 기존의 매체시대가 영역을 기반으로 가시적이고 유형적이며 거시적인 실제세계를 특징으로 하고있다면 디지털 매체시대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비가시적이고 무형적이며 비현실적인 가상세계로 특징지어진다.

 <표 1> 대중매체 시대의 사회환경과 디지털 시대의 사회환경

디지털 시대의 특징은 디지털 정보의 특성에서 비롯한다. 디지털의 특성은 다음 몇 가지로 요약해 살펴볼 수 있다.

첫째, 디지털 정보의 특성은 유동성이다. 이전의 텍스트 읽기가 순차적이었다면 디지털은 더 이상 물리적 위치 이동을 하지 않는다. 하이퍼텍스트는 바로 움직이는 텍스트, 만화경과 같은 텍스트이다(Levy, 1997).
독자 앞에서 다양하게 펼쳐지며 한껏 변화하고 독자의 의지에 따라 자동으로 접히고 펼쳐진다. 이러한 디지털 정보의 특성은 문화를 네트워크화 하는데 작동한다. 그리하여 디지털 문화의 특징은 특정 영역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연결망을 유영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연결망, 즉 문화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
하이퍼텍스트가 더 이상 하드디스크나 CD-ROM에 고정되어 있지 않듯이 디지털 문화는 네트워크를 통해 어떤 공동체나 사람과 만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정보가 흘러 다니고, 그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문화가 발생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네트워크의 연결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하이퍼텍스트의 또 다른 특징은 그것이 송신자와 수신자의 상호작용을 활발하게 한다는 데 있다. 이는 동시에 이루어질 수도 있고, 시간 차이를 두고 이루어지기도 한다.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은 직접적인 면대면(face-to-face) 커뮤니케이션의 장점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비동시성 또한 수용자의 자율성을 극대화하거나 선택권을 확장하는 이점으로 작용한다.
수용자의 자율성은 나아가 수용자로 하여금 글을 읽는 순서를 선택할 수도 있고 그 선택에 의해 변경시킬 수도 있으며, 스스로 그 내용을 결정할 수 있고 하이퍼텍스트를 쓸 수도 있는 데까지 이르게 된다(이재현, 2000).

둘째로는 디지털 정보는 매우 유연하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디지털 정보는 콘텐츠를 저장, 이용하고 통제하는 방식에서 매우 용이하다. 매우 정밀하게 빠르게 그리고 양적으로 거대한 규모로 자동적으로 처리될 수 있다. 때문에 디지털 정보는 문자텍스트, 데이터, 음성, 비디오 신호를 쉽게 통합하여 함께 전달할 수 있다. 또한 정보를 압축하거나 조작하는 것이 쉬워지기 때문에 유연성이 극대화된다.
이는 기존의 미디어가 문자나 음성, 영상 중 어느 한 형태의 정보만을 전달한 것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어느 한가지 형태의 정보만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들은 어느 특정한 감각에 의존하기 때문에 시각매체, 청각매체 등의 이름으로 불렸다.

그러나 인터넷과 같은 미디어는 그러한 명칭을 붙이기가 매우 어렵다. 시각과 청각이 모두 동원되기는 하지만 텔레비전과 같은 시청각매체라고 볼 수도 없다. 이를 커뮤니케이션적으로 설명하면 디지털 미디어의 이용자들은 각각의 정보형태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통합적인 리터러시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미디어에서는 정보의 검색, 요약능력, 쓰기 능력, 시각적, 음악적 능력, 사회적 교류능력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인 지적능력이 모두 요청된다. 때문에 디지털 미디어는 다중적인 지능(multiple intelligence)을 요구하는 최초의 미디어로 정의된다(Brown, 2000).


다음으로 디지털 정보의 특성은 그 자체가 가상적이라는 점에 있다. 구현 방식에 의해서만 디지털 정보의 현재화를 볼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디지털 기술에 의해 구현된 사이버 공간은 가상세계라고 할 수 있다. 사이버 공간의 가상적이고 탈영토적인 특성은 여기서 비롯된다. '컴퓨터를 매개로 형성된 의사소통의 장'이라는 가상공간은 전자우편, 채팅, 뉴스그룹, 동호회 등을 통해 이미 기존의 공간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기존의 가정과 일터라는 산업자본주의의 양분된 영역 이외에 제3의 장소를 제공하고 있고, 우리생활의 시공간 개념을 변화시키고 있다.


[디지털이다]의 저자 네그로폰테(1995)에 의하면 디지털 시대에는 전통적 개념의 시간과 공간이 소멸하고 동시대 동공간의 개념이 실제화 된다고 한다. 디지털은 사람들로 하여금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시간과 장소를 거슬리며 살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거실에 앉아 알프스를 바라보며 농장의 젓소 울음과 건초냄새를 맡을 수 있다거나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탈시간적 시청 등 과거나 미래로의 접속이 손쉬워진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시공간적 넘나들기는 전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한다. 마크 포스터(1990)는 '몸은 이제 실제적인 위치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시공간에서 고착된 정착민에서 점차 시공간을 떠도는 유목민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는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컴퓨터와 휴대폰만 가지고 있으면 언제라도 가상공간 속의 네트워크로 들어갈 수 있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네트워크 속에서는 익명성 또한 보장받을 수 있다.


대면 커뮤니케이션에서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신분의 서열구조가 이 공간 안에서는 불필요하게 되며, 매스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일방적 정보의 흐름도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적, 경제적 신분이나 권력관계에 상관없이 누구나 가상적인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수평적 자유이동은 개인의 통제력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네트워크 상에서 개인은 비로소 정보의 흐름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2. 커뮤니케이션 구조의 변화
뉴미디어가 창출하는 정보환경과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를 宮田加久子(1993)는 <표 2>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디지털 문화에서 인간은 가상의 공간을 따라 움직이는 많은 정보 중에서 필요한 것을 능동적으로 선택하면서, 개별적으로 많은 사람들과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쌍방향성 커뮤니케이션을 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용자는 정보 발신자의 위치에 설 뿐 아니라 송신자로서 정보환경을 형성하는 주체가 된 것이다.

<표 2> 뉴미디어로 인한 정보 환경과 커뮤니케이션의 변화

 

宮田加久子가 제시한 7가지 측면의 정보환경 변화는 각각의 측면에 대응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나타날 것임을 보여준다. 뉴미디어의 이용에 따라 인간은 많은 정보 중에서 필요한 것을 능동적으로 선택하면서, 개별적으로 많은 사람들과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쌍방향성 커뮤니케이션을 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교육과 관련하여 주목할 것은 이용자가 정보 발신자로서의 위치에서는 것은 물론 송신자로서 정보환경을 형성하는 주체로 등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주체의 변화는 결과적으로 전통적 교육의 관점인 교육자→피교육자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정보환경의 변화가 곧 교육의 방법을 바꿀 수밖에 없도록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환경의 변화로 나타나는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를 교육과 관련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정보의 개인화:송신-수신자 구조의 변환
디지털 환경에서 커뮤니케이션 구조변화의 핵심은 개인이 주체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과거 대중매체 중심의 정보생산은 대기업이나 기관에 제한되었던데 비해 디지털 시대의 각 개인은 독립 자영농처럼 자신의 생산수단과 노동대상을 갖고 스스로 생산물을 생산하게 된다. 즉, 정보 독립 자영농의 의미로서의 정보 생산자의 존재가 생겨나는 것이다. 특히 새로운 소통양식으로서의 개인 정보 발신자의 등장은 과거 매스미디어의 독점적 정보 유통을 바꾸어 놓고 있다. 개인에 의한 정보 생산은 대중매체의 사회적 영향력의 감소를 가져오게 되어 여태껏 거대 미디어 기업에 의한 정보 내용과 유통의 독점구조에 대한 위협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거대 미디어 기업이 하루아침에 몰락하지는 않겠지만 네트워크를 통한 개인 차원에서의 정보 송수신의 활성화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기존의 미디어 환경에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기존의 구조 내에서 매체의 소유자는 곧 정보 제공자로 다수의 대중들은 수동적인 정보의 수용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정보 발신자는 유통을 독점하고 있는 매스미디어 뿐 아니라 개인이나 기업으로 확산되었다. 기업과 개인이 매스미디어라는 중간 유통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정보 발신자로 등장한 것이다. 수신 측면에서도 개인은 다양한 정보 가운데 자신이 필요한 정보만 선택, 수용하는 주체적 정보 사용자로 전환되었다. 수신자는 자신이 연결하고 싶은 사람이나 사이트를 스스로 선택하고 능동적으로 접속에 개입한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 발신자가 되거나 다른 발신자가 만든 사이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전통적 커뮤니케이션 구조였던 송신자→수신자 모델이 변화한다. 송신자→수신자의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형태는 사라지고 기존 미디어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도래하였다.


료타르(1984)는 탈산업자본주의, 혹은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에서 지식이 차지하는 의미와 그의 위상 변화를 검토하고 지식과 정보의 급격한 상품화 과정에서 지식이 갖는 새로운 위상을 추적한 바 있다. 그는 정보의 개념을 과학과 기술, 지식까지를 포괄하는 새로운 차원으로 규정하고 디지털화와 네트워크를 통한 각종 정보의 신속한 전파는 기존의 지식 학습 방식, 분류방식, 활용하는 방식, 전유방식을 변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와 지식의 전달 방식이 변화하고, 지식의 외화 방식, 지식 공급자와 사용자간의 전통적인 관계가 무너지게 될 것이며 새로운 지식전달체계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정보의 개인화는 과거 정보의 소유가 곧 권력의 소유를 의미하던 수직적 시대와의 종언을 고한다는 점에서 탈권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디지털화란 막힘 없고 굴절 없는 수평적 사회로의 진일보를 의미한다. 인터넷 내부에서의 민주적인 정보교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인터넷 밖의 '열린사회'를 앞당기는 견인차의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이 이미 네트워크 환경을 넘어서 사회 시스템에까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을 지닐 수밖에 없다.


2) 커뮤니케이션의 탈시공간화
개인의 위상 변화와 함께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또 다른 변화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다. 사이버 공간이 커뮤니케이션의 형태에 영향을 미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사이버가 개인들간의 의사소통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사이버 속에서 개인들은 전자우편을 통해 서로의 의사를 전달하고, 뉴스그룹을 통해 관심 있는 현안을 토론하고,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는 등 사이버는 지금까지 인간이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으로 등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류가 가졌던 어떠한 의사소통 수단도 비 동시적이고, 쌍방향적인 방식으로, 시공간을 초월하여, 익명성이 유지되는, 다수대 다수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해 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사이버는 최초로 이러한 모든 조건들을 동시에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의사소통 수단이다. 더욱이 정보통신기술의 계속적인 발전은 앞으로 시각과 청각, 텍스트와 동영상이 동시적으로 이루어지는 말 그대로 사회적 실재감이 구현되는 멀티미디어적 의사소통까지 실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3) 정체성의 혼란
정체성은 일반적으로 집단의 산물로 사회 공동체와의 관계 속에서 일관성과 영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상징적 구조이다. 따라서 자아 정체성은 곧 사회적 정체성으로 지칭된다. 전통적인 사회에서 인간의 정체성은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것이었다. 한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정체성은 한 사회 내에서 자신의 사고와 행동, 역할을 규정하는 근본으로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근대에 이르러 정체성은 다소 유동적으로 바뀌었고 변화와 혁신이 이루어졌다. 디지털에 의한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정체성은 획기적 전환을 맞게 되었다. 마크 포스터(1990)는 전자적 커뮤니케이션 기기에 기초한 사회생활의 새로운 형태가 기존의 여러 사회관계를 대치하고 있으며 언어 경험의 장소가 새로운 사회적 구조에 있어 중요한 영역이라고 주장한다.


포스터(1990)는 주체가 혼란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이버 공간의 특성을 다음 몇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첫째, 사이버 공간은 정체성이 역할을 자유자재로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의 장이며 둘째, 이 공간에서는 성별의 역할이 제거됨으로써 의사소통이 탈 성별화 할 것이며, 셋째 기존의 위계질서를 교란시키고 이전에는 합리적이지 않은 기준에 따라 의사소통을 다시 배열할 것이며, 넷째 주체의 위치를 시공간적으로 바꾸어 놓음으로써 주체의 분산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포스터의 주장처럼 사이버 공간에서의 탈정체성은 실제 사회에서의 개인의 사적 정체성과 근본적으로 분리될 수 있다. 즉 누구나 사이버 공간에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갈아입을 수 있는 것이다. 언어사용이 곧 자신의 정체성과 연결된다고 볼 때 사이버 상에서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형태는 정체성의 혼란을 야기한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사이버 공간에서 개인은 현실공간에서의 제약을 벗어나 다양한 자아의 모습을 행사할 수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인간은 자신의 본명보다는 ID를 사용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한 정체성을 숨기거나 변경한다. 정체성의 유동 또는 혼란은 결국 하나님이 부여해준 인간으로서의 본연적 정체성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요약하면 디지털에 의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형태 변화는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첫째, 디지털 문화는 개방적이고 자유의 공간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실제세계의 권위적이고 불평등한 현실세계의 장벽이 제거된 상태에서 자유로운 의사 개진과 활발한 토론을 통한 자발적인 여론의 형성을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거시적인 정치·경제적 담론으로부터 사사로운 연예계의 뒷소문에 이르기까지 현실세계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사회적 현안들을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은 채 공론화 할 수 있다.

둘째, 가상세계는 메시지 공간의 무제한성과 함께 창의성과 능동성의 공간으로 나타난다. 내용과 형식의 다양성이 표출되며 그 형식이나 내용은 거의 무한에 가깝다. 이러한 사이버 공간의 다양성은 실제세계에 영향을 주어 실제세계의 다양화를 이끌게 될 것이다.
셋째, 가상공간은 시공간적 제약 및 성별, 연령, 계층, 인종 등의 사회적 조건을 초월하여 개개의 관심과 이해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의 결성을 촉진시킨다. 인터넷의 수많은 커뮤니티의 등장과 관심집단의 탄생은 가상공간이 집합적 형태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디지털 문화는 커뮤니케이션 패턴을 지방분권적이고 쌍방향적이며 소 품종 다량화의 방식으로 전환시킨다. 가상공간에서의 이러한 새로운 기술과 커뮤니케이션의 발달은 현실세계에서의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사고체계 및 인간관계, 그리고 문화생활 및 경제생활 등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다음 호에 계속)
-본고는 교육목회실천협의회에서 발표한 것을 주최측의 허락을 받아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벗

출처 : 교사의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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