킵초게가 신은 ‘나이키 페가수스’엔 왜 날개가 둘일까
입력2025.02.06.
[브랜드가 된 신화] 얼굴 없는 ‘니케’상(像) 날개, ‘승리의 상징’ 되다
● 그리스 신화 승리의 여신 니케 조각상
● 가장 유명한 것은 ‘사모트라케 니케’
● 美 방공 시스템도 ‘니케’ 이름 따
● 니케의 날개는 나이키·혼다 로고로
● 그리스 신화 승리의 여신 니케 조각상
● 가장 유명한 것은 ‘사모트라케 니케’
● 美 방공 시스템도 ‘니케’ 이름 따
● 니케의 날개는 나이키·혼다 로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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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에서 승리의 여신 니케상은 부조, 청동 조각상, 대리석 조각상, 합각머리 지붕 장식 등으로 다양하게 만들어졌는데 가장 유명한 것은 에게해에 있는 사모트라케(Samothrake)섬의 ‘위대한 신들의 성역(Sanctuary of the Great Gods)’에서 발견된 대리석 조각상이다. 이른바 ‘사모트라케의 니케’로 알려진 이 조각상은 얼굴도 소실되고 날개도 하나밖에 없지만 걸치고 있는 옷은 바람에 나부끼는 것처럼 보이고, 바람을 머금은 날개는 마치 금방이라도 날아오르려는 듯 퍼덕이는 것처럼 보인다.
주인 따라 피난 떠났던 사모트라케의 니케
이 조각상은 1864년 주(駐) 오스만제국(지금의 튀르키예) 프랑스 부영사로 있던 샤를 샹푸아조(Charles Champoiseau)가 몸체와 가슴 일부, 옷감과 날개 파편 등을 발견해 루브르 박물관으로 가져가 기적적으로 거의 원본에 가깝게 복원했다. 1880년부터 루브르 박물관의 ‘카리아티드 홀(Salle des Caryatides)’에 전시됐다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발랑세성(Château de Valençay)으로 잠시 옮겨졌다. 종전 후 1945년 루브르 박물관으로 돌아오면서 다뤼 갤러리(Salle Daru)로 가는 이른바 ‘다뤼 계단’ 상부 쪽으로 옮겨져 현재까지 전시되고 있다. 바로 그 옆에는 1950년에 발견된 니케상의오른손바닥이 전시돼 있다. 거기 붙어 있는 손가락 두 개는 1875년에 발견돼 오스트리아 빈의 예술사박물관에 보관돼 있던 것이다.
이 조각상은 기단(조각상 받침대의 아랫부분)까지 포함해서 총 5.57m지만 조각상만은 2.75m다. 대좌(조각상 받침대의 윗부분)는 로도스섬의 대리석, 조각상은 파로스(Paros)섬의 하얀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이 조각상은 마치 뱃머리 조각 장식처럼 선수 모양의 대좌에 서서 막 사뿐히 날아올라 육지를 이륙하려는 모습이다. 그래서 미술사가들은 이 조각상이 기원전 255년경에 벌어진 코스(Kos) 해전에서 마케도니아 왕국의 안티고노스 2세(Antigonos II)가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국의 함대를 물리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승리의 여신 니케에게 바친 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니케상은 사모트라케의 니케처럼 모두 날개가 달려 있다. 하지만 아테네 아크로폴리스(Akropolis)의 현관 프로필라이아(Propylaia) 오른쪽에 있던 아테나-니케 신전의 셀라(Cella)에 모셔져 있던 니케상만 날개가 없다. 승리의 여신을 영원히 아테네에 잡아두고 싶은 고대 아테네인들의 열망이 투영된 것이리라. 그 니케상은 ‘니케 압테로스(Nike Apteros)’라고 한다. ‘압테로스’는 그리스어로 ‘날개가 없는’이라는 뜻이다. 특히 그 신전 기단에 부조로 새긴 ‘샌들을 고쳐 신는 니케’는 옷 주름이 우리가 입는 옷의 주름처럼 생동감이 넘쳐흘러 미술사에서 부조 중 최고로 꼽히며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모트라케의 니케 다음으로 유명한 고대 그리스의 니케상으로는 올림피아에서 발굴된 ‘파이오니오스(Paionios)의 니케’와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언덕에서 발굴된 ‘칼리마코스(Kallimachos)의 니케’를 들 수 있다. 파이오니오스는 당시의 유명한 조각가 이름이고, 칼리마코스는 그 니케상을 신전에 봉헌한 아테네의 정치가이자 장군 이름이다. 근대의 니케상으로 유명한 것은 독일 베를린의 전승 기념탑 꼭대기에 서 있는 빅토리아상과 브란덴부르크 문(Brandenburger Tor) 위의 사두마차에 앉아 있는 빅토리아상이다.
미사일, 월드컵 트로피도 ‘니케’ 이름 사용
그리스 신화에서 니케는 늘 제우스나 아테나를 따라다니며 수행했다. 그래서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에 있던 제우스 좌상은 오른손에 니케를 들고 있었으며, 아테네 파르테논(Parthenon) 신전 안에 있던 아테나상도 오른손에 니케를 들고 있었다. 제우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최고의 신이고 아테나는 전쟁의 신이었기에 전쟁에서의 승리는 모두 그 두 신의 손에 달려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특히 아테나와 니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몸 같은 사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게 바로 앞서 말한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현관 오른쪽의 아테나-니케 신전이다.
사모트라케의 니케와 똑같은 모양과 크기의 복제품을 전시하고 있는 곳으로는 오스트리아 린츠(Linz)예술대, 프랑스 몽펠리에(Montpellier), 스위스 취리히대, 독일 튀빙겐대와 베를린공과대, 독일 뮌헨의 고대 조각 복제품 박물관(Museum für Abgüsse Klassischer Bildwerke),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 그리스 사모트라케섬의 팔레오폴리(Paleopoli) 박물관 등을 들 수 있다. 현재 그리스 정부는 이 조각품을 약탈 문화재로 규정하고 프랑스 정부에 반환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니케는 승리를 상징하기 때문에 그 이름이 현대에도 다양하게 활용돼 왔다. 1945년 미국의 벨연구소에 의해 수행된 미군의 방공망 시스템 이름은 ‘프로젝트 나이키(Project Nike)’였는데 거기서 개발돼 1954년 실전 배치된 세계 최초의 지대공 미사일 이름이 바로 ‘나이키 에이잭스(Nike-Ajax)’다. 에이잭스는 트로이전쟁 때 그리스군에서 아킬레우스 다음으로 용맹스러운 영웅이었으며 영어식 이름으로, 그리스식 이름은 아이아스(Aias)다. ‘쥘 리메 트로피(Jules Rimet trophy)’로 명명된 제1회 피파(FIFA) 월드컵 트로피도 승리의 여신 니케를 모델로 만들어졌다.
호주 멜버른대의 문장에도 니케가 그려져 있으며, 일본 혼다(Honda) 모터사이클 로고에 그려져 있는 날개도 니케 여신의 날개를 모델로 만들어졌다. 특히 미국의 유명한 스포츠화 전문 회사는 아예 이름을 니케의 영어식 이름인 ‘나이키’로 짓고, 로고도 니케 여신의 날개를 형상화했다. 사모트라케의 니케 날개를 자세히 살펴보라. 스포츠화 브랜드 나이키의 로고 ‘스우시’와 닮았다. 적어도 필자가 보기엔 그렇다.
‘페가수스’ 항공사와 ‘나이키 페가수스’
‘페가수스(Pegasus)’라는 이름을 지닌 튀르키예 저비용항공사가 있다. 페가수스는 그리스 신화 속 날개 달린 천마 ‘페가소스(Pegasos)’의 영어식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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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우스는 메두사의 목을 칠 때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메두사의 얼굴을 보면 인간이든 동물이든 살아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돌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페르세우스는 어떻게 메두사의 목을 쳐서 베어낼 수 있었을까. 그는 아테나가 가르쳐준 대로 그녀가 건네준 청동 방패를 거울처럼 반질반질하게 닦아서 방패에 비친 메두사의 모습을 보고 목을 잘랐다.
영웅 페르세우스는 페가소스의 탄생에 산파 노릇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것을 직접 타고 모험을 한 것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코린토스의 영웅 ‘벨레로폰(Bellerophon)’이 페가수스를 타고 전투에 나선 최초의 인물이다. 벨레로폰은 아테나에게 페가수스를 선물로 받아 괴물 ‘키마이라(Chimaira)’를 물리친다.
하지만 많은 화가는 페르세우스가 마치 페가수스를 타고 모험을 한 것처럼 그림을 그린다. 무지의 소산일 수도 있고 알고도 그랬을 수도 있다. 페르세우스의 모험을 그린 영화 ‘타이탄’에서도 페르세우스는 페가수스를 타고 에티오피아의 공주 ‘안드로메다(Andromeda)’를 데려가려는 괴물 ‘케토(Keto)’를 처단하고 공주를 구출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페가수스는 시인에게 바쳐진 동물이기도 하다. 왜 그럴까. 시인에게 가장 소중하고 필요한 것은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치는 것이기에 날개 달린 천마 페가수스가 시인의 상상력을 상징하게 된 것은 아닐까. 그래서 페가수스는 예술의 여신 ‘무사이(뮤즈)’ 9명과 자주 함께 어울린다.
또한 페가수스가 지상에서 놀다가 땅을 박차고 하늘로 치솟을 때 녀석의 뒷발이 땅을 치면서 ‘히포크레네(Hippokrene)’라는 샘물이 하나 생겼는데, 누구든 그 샘물을 마시면 시심(詩心)이 일었다고 한다. 현재 그 샘물은 예술의 여신 뮤즈들의 거처 중 하나로 알려진 헬리콘(Helikon)산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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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익 문학박사·㈔세계신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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