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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중국, 일본 ‘잃어버린 30년’ 초입 때와 닮았다”

하나님아들 2024. 9. 25. 23:11

“지금의 중국, 일본 ‘잃어버린 30년’ 초입 때와 닮았다”

입력2024.09.25.
‘헤지펀드 대부’ 레이 달리오 경고 “中 기업·지방 정부 빚 해결 급해”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립자인 레이 달리오 /로이터 뉴스1

“중국이 1990년 일본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헤지 펀드의 대부’로 통하는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 레이 달리오는 최근 중국 경제를 ‘잃어버린 30년’의 초입에 섰던 일본과 비교했다.
달리오는 미국 월가에서 대표적인 중국 투자 옹호파로 통한다.
4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제국은 생산적이고, 재정적으로 건전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과 미국을 비교해 볼 때, 원칙적으로 중국이 더 유리하다”며 중국 투자를 권했었다. 하지만 최근 그는 중국 부동산 등 자산 가격 하락, 고용·임금 감소 등을 언급하며 “중국의 많은 기업과 지방정부가 부채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오랫동안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를 거듭 날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중국 경제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 8월 생산자 물가는 1년 전보다 1.8% 떨어지며 2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는데, 이는 2016년 이후 최장 기간이다.

이 때문에 신흥국 투자 전략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전략도 등장한다. 이달 초 JP모건은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중 간 무역 전쟁 가능성이 중국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는 가운데, 침체에서 벗어나려 하는 중국 정부의 움직임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IB들은 중국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동원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모건스탠리 로빈 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11%에서 14%까지 매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재정 적자를 늘리면 향후 몇 년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를 넘겠지만, 현재 정책을 유지하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은 4%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했다. 모건스탠리는 재정 적자를 통해 조달되는 10조위안(약 1900조원) 규모의 돈 중 7조위안은 농민공(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난 농민) 등에 대한 사회복지 지출을 늘리는 데 사용해 내수를 진작하고, 3조위안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중국 정부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동원한 4조위안 부양책보다 훨씬 큰돈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훈 기자 runt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