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과 응답 사이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사도행전 1:12-26
○ 예수님과 함께하는 경탄의 삶
경탄이란 자기 깨어짐을 통해 일어납니다. 예수님과 함께하는 제자들의 삶은 경탄의 연속이었습니다. 이전에 듣지 못한 권세 있는 말씀에 놀라고, 수많은 병자를 살릴 뿐만 아니라 죽은 자도 살리는 능력에 놀라고, 귀신 들린 자를 고칠 뿐 아니라 귀신들까지 제압하는 권세에 놀라고, 오병이어 사건과 풍랑을 잔잔하게 하시는 초자연적인 역사를 볼 때마다 놀랐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자들을 가장 놀라게 한 사건 중의 하나는 예수님이 3일 만에 부활하신 사건입니다. 신앙생활이란 이런 것입니다. 신앙생활은 자기가 깨어지는 경탄의 연속입니다. 내 생각, 내 방법, 내 계산을 초월하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게 됩니다. 자기 깨어짐의 연속, 자기는 깨어지나 하나님으로 충만해지는 삶의 연속이 신앙생활의 전 과정입니다. 제자들은 이전에도 예수님과 함께 놀라운 것들을 많이 경험했는데, 이 땅에서 예수님의 마지막 모습을 볼 때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어안이 벙벙했을 정도입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행 1:8) 제자들은 너무 놀라서 하늘만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이때 흰옷 입은 두 사람이 그들 곁에 서서 말합니다. "이르되 갈릴리 사람들아 어찌하여 서서 하늘을 쳐다보느냐 너희 가운데서 하늘로 올려지신 이 예수는 하늘로 가심을 본 그대로 오시리라 하였느니라." (행 1:11) 예수님은 끝까지 제자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분이셨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이후로 시작됩니다. 예수님은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땅 끝까지 이르러 증인이 되리라!'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 약속은 확실히 받았는데 아직 응답을 못 받았습니다. 더군다나 성령을 받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성령을 받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땅 끝은 어디인지, 증인 된 삶이란 어떤 삶인지 아는 것이 없습니다. 이러한 약속과 응답 사이의 시간을 우리는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o 약속과 응답 사이에서 우리가 할 일
1. 마음을 같이하여 오로지 기도에 힘쓰라.
"마음을 같이하여 오로지 기도에 힘쓰더라." (행 1:14b) 약속과 응답 사이, 제자들이 가장 먼저 한 것은 마음을 같이한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함께 계시는 동안에도 마음이 같아진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예수님을 따라다니면서도 사회적 지위, 직업, 지역, 정치적 성향 등 여러 부분에 있어 서로 추구하는 바가 달랐습니다. 그런데 '더불어 마음을 같이했습니다. 이것 자체가 기적입니다. 그런데 하나 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해 하나 되냐는 것입니다. 하나 되어도 자신의 욕망을 위한 하나 됨은 서로를 힘들게 합니다. 하지만, 서로 어울리기 힘든 120명은 더불어 마음을 같이하여 오로지 기도에 힘썼습니다. '오로지 힘쓰다'는 사도행전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로서, 헬라어로는 '프로스카르테레오'이고 그 뜻은 '자신을 붙들어 맨다'입니다. 자신을 기도에 붙들어 매는 것입니다. 이들은 서로의 생각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구합니다. 바로 이것이 약속과 응답 사이에서 우리가 첫 번째로 할 일입니다.
2. 문제를 말씀으로 해석하라.
"모인 무리의 수가 약 백이십 명이나 되더라 그때에 베드로가 그 형제들 가운데 일어서서 이르되 형제들아 성령이 다윗의 입을 통하여 예수 잡는 자들의 길잡이가 된 유다를 가리켜 미리 말씀하신 성경이 응하였으니 마땅하도다." (행 1:15~16) 베드로는 기도하는 가운데 성령이 주신 마음을 따라 유다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냅니다. 120명이 약속하신 성령을 받기 위해서 기도하는데, 성령 충만과 가룟 유다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입니까? 전혀 상관이 없는 문제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기도 응답 이전에 공동체가 지닌 상처, 아픔, 수치, 죄의 문제를 해결하길 원하십니다. 상처, 아픔, 수치, 죄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받은 기도 응답은 결국 나를 더욱 망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제자 공동체가 이 문제를 넘어서길 원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는 오래 해야 합니다. 기도를 오래 하면 할수록 마땅히 해야 할 기도를 하게 됩니다. 처음에 드렸던 외적인 문제에서, 점차 내적인 문제로 기도가 깊어지면서 내 안의 문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기도가 깊어지면 외적인 문제는 사라지고 내적인 문제들을 놓고 가슴을 치며 기도하기 시작합니다. 바른 기도, 마땅히 해야 할 기도의 맥을 잡게 되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가룟 유다의 죽음을 구약 성경의 사건과 연관 지어 해석합니다. “형제들아 성령이 다윗의 입을 통하여 예수 잡는 자들의 길잡이가 된 유다를 가리켜 미리 말씀하신 성경이 응하였으니 마땅하도다." (행 1:16) 기도를 하던 중에 유다 사건마저도 말씀 속에서 해석되는 말씀의 눈이 베드로에게 열렸습니다. 우리는 아는 것만큼 보입니다. 아는 것이 없으면 보이지도 않습니다. 우리 속에 말씀이 있어야 그 문제를 말씀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약속과 응답 사이에서 말씀에 집중해야 합니다.
3. 성령의 결정에 순종하라.
"이러하므로 요한의 세례로부터 우리 가운데서 올려져 가신 날까지 주 예수께서 우리 가운데 출입하실 때에 항상 우리와 함께 다니던 사람 중에 하나를 세워 우리와 더불어 예수께서 부활하심을 증언할 사람이 되게 하여야 하리라 하거늘" (행 1:21-22)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있는 결정적인 요인은 부활의 중인이 되는 것입니다. 십자가만 경험해서는 안 됩니다. 당시 십자가를 목격한 사람은 많았습니다. 십자까지는 머리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활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머리의 이해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과학을 넘어서는 이야기입니다. 십자가를 넘어서고 부활을 경험해야 진짜 제자가 되는 것입니다. 사도 후보로는 두 사람이 올랐습니다. 한 사람은 요셉이고 다른 한 사람은 맛디아입니다. 이제 이 두 사람 중 누구를 사도로 뽑아야 할까요? 지금은 예수님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제자들은 어떻게 사도를 세울 수 있었을까요? "그들이 기도하여 이르되 뭇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여 이 두 사람 중에 누가 주님께 택하신 바 되어." (행 1:24) 제자들은 성령을 따라 사도를 세웠습니다. 그들은 인간의 결정이 들어갈 틈을 주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기 위해서 제비 뽑기를 하였습니다. 그 결과 맛디아가 사도로 결정되었습니다. 요셉에 비하면 맛디아는 무명에 가까운 사람이었습니다. 사도로서 이름과 사역이 알려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숨겨져 있을지라도 맡은 자리를 지켜나가는 삶이 중요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역의 자리라면 그곳이 어디든지 온전히 순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말씀과 기도 그리고 성령으로 사는 삶
약속과 응답 그 중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오늘 본문은 참으로 귀한 말씀입니다. 약속과 응답 사이에서 우리가 합심하여 기도하고, 말씀으로 문제를 해석하고, 성령의 방법에 순종할 때 한 걸음 한 걸음을 걸을 수 있는 길이 보일 것입니다. 그렇게 약속에서 출발하여 응답까지 갈 것입니다. 마음을 같이하고 오로지 기도에 힘쓰십시오. 그리고 성령의 결정에 순종하시길 바랍니다. 하나님의 기도 응답이 쏟아지기 전에 기도 응답을 받아낸 그릇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기도응답의 그릇입니다. 그 그릇 위에 응답이 곧 쏟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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