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땀, 눈물 (Blood, Sweat, Tear)
조주연 박사 (사회언어학) ? 퀸즈칼리지어트 사립 중고등학교 (광역토론토)
우리 인간은 세가지 액체와 함께 살아가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피(blood)와 땀 (sweat)과 눈물(tear)이다. 피는 열정(passion)과 용기를 말해주고, 땀은 노력(effort)을, 그리고 눈물은 따뜻한 마음(heart)을 말해준다. 사람들은 이것들을 여러 가지 이유로 일반화하려 든다. 이제는 늙어서 열정(passion)이 사라졌다느니, 이제 와서 노력 (effort) 해 보았자 너무 늦었다느니, 아무리 마음 (heart)을 주어도 상처로만 돌아온다고도 한다. 이와 같은 말들은 현실적으로 많은 부분 사실이다. 모두가 인간관계에서 그리고 여러 가지 경험에서 나오는 얘기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나쁜 경험들을 통해 모든 것을 일반화 (generalize) 하다 보면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할 수 있는 때도 없어지게 된다. 부정적이라고는 말 할 수 없어도 적극적이라고 볼 수는 없기에 그렇다. 나이와 관련하여 열정이 없어졌다고 하는데, 민족사관학교를 세웠던 파스텔우유의 창업자 최명제회장은 나이 80이 넘은 나이에 폭발적인 열정으로 파스텔우유를 창업하고 한국의 미래를 걱정하여 민족의 영재들을 키우려고 오늘 날 유명해진 소위 민족사관학교를 세웠던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열정(passion)의 정도를 나이로만 말 할 수 있겠는가?
지침 없는 노력으로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그리고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마치 하나님이 보내신 메신저 (messenger)처럼 전 세계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지미 카터 (Jimmy Carter) 전 미국 대통령을 볼 때, 얼마나 사람의 영혼 (soul)이 아름다워질 수 있나, 얼마나 사람의 태도 (attitude)가 겸손해질 수 있나를 알게 된다. 그는 대통령 때도 훌륭했지만 대통령 이후에 더욱 인간미의 정수(essence)를 보여주고 있다. 어떤 분이 대중 집회에서 지미 카터를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단정하였다. 몰라도 한참 모르는 얘기이다. 전쟁이나 일으켜야 훌륭한 대통령이라는 말인가? 미국이 패권주의로 나아가야 훌륭한 대통령이라는 말인가? 지미 카터를 실패한 대통령으로 몰아세우는 미국의 네오콘 (neocon) 들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지만, 왜 한국인이 그를 실패한 대통령으로 몰아세우는지는 정말 모를 일이다. 지미 카터가 지향한 인권 우선정책 (human right doctrine) 때문에 얼마나 많은 세계의 지도자들이 감옥에서 풀려났으며, 얼마나 많은 독재국가들이 민주화로의 변화를 경험했는지 모른다. 냉전시대의 종식도, 동서양간 이데올로기와 양극화의 종식도 지미 카터(Jimmy Carter)와 고르바초프(Gorbachov)로 이어지는 용기 있는 위대한 평화주의자들에 의해서 이루어졌음은 역사가 말해줄 것이다.
아름다운 마음은 타고난 것 일까, 아니면 습득하는 것 일까? 천사와 같이 아름다운 마음의 소유자들도 있고 또 악마보다 못한 사악한 마음의 소유자도 있다. 하기야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Dr. Jekyll and Mr. Hyde) 가 보여주듯이 한 사람이 갖고 있는 두 마음(heart)도 양극이기는 하다. 슈바이처 박사나 테레사 수녀를 보면서 우리는 우리의 마음이 얼마나 쉽게 메마르게 되고 포기하게 되고 지치게 되는지 알게 되고 그래서 부끄러워진다. 평생을 아프리카 오지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평생을 가난한 자들을 돕는데 바친 이들을 볼 때 인간이 얼마나 희생적으로 이타적으로 살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많은 목사님들이 세상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의 말씀을 선포하지만 얼마나 많은 목사님들이 슈바이처 박사나 테레사 수녀처럼 행동으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지 모를 일이다. 필자가 옛날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홀트 아동복지회를 찾아간 적이 있었다. 입구에 붙여져 있는 배너 (banner)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느꼈고 지금까지 그 문구가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사랑을 행동으로 (Love in Action)이라는 그 문구는 그 동안 제법 남들에게 잘 해왔다고 생각했던 자신에게 엄청난 재검토 (a huge revisit over myself)의 기회를 주었다. 반가워서 달려들어 가슴에 안기고자 하는 지체부자유자들을 진정한 사랑(true love)으로 안아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피는 젊었을 때 끓는다. 물론 나이 들어서도 불의를 못 보고 부정을 용납하지 않은 정렬의 피가 필요하다. 젊은 이가 들끓는 정렬의 피가 샘솟지 않는다면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이다. 한국인들의 피는 뜨겁기로 유명하다. 유관순 여사의 삼일 독립운동도,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역 이또오 히로부미 저격 의거도, 4.19 반독재 민주화 투쟁도, 전두환 군사정권에 대한 광주항쟁도, 6.10사태로 상징되는 민주화 투쟁도, 모두 용기와 정렬을 나타내는 들끓는 피(blood)가 있어서 가능하였다. 우리 학생들은 장래 나라와 세계를 걱정하는 열정의 피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주 업무(major job)인 학문연마에 진력해야 한다. 어떤 유혹 (temptation)도 어떤 피곤도 이겨내고 끝까지 인내를 갖고 초지일관 (初志一貫)으로, 목표달성의 열정으로, 앞만 보고 나아가야 한다. 그럴 때 계획도 이루어지고 큰 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정렬의 피를 갖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땀 (sweat) 은 정말로 소중한 자산이다. 진정으로 땀을 흘려보지 않고는 땀의 그 참 맛을 모른다. 땀은 노력 (effort) 의 상징이지만 단순히 노력이라는 말로 그 참 맛을 얘기하기는 무리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 한 여름 뙤약볕아래 농촌에서 콩밭을 맬 때, 처음부터 땀이 뒤범벅이 되어 뺨이 콩잎의 솜털에 스치면서 흙먼지가 땀에 섞이어 따갑고 눈이 아팠지만 100미터 이상이나 되는 콩밭이랑을 모두 끝내고 허리를 폈을 때, 그 땀의 과정으로 맛 볼 수 있었던 환희와 성취의 참 맛은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일이었다. 이것은 모든 이들이 무슨 힘든 일을 아주 어려운 여건에서 이루어 냈을 때 공통으로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일 것이다. 젊은 학생들은 바로 이 땀을 흘리는 과정과 또 그 노력의 결과물로 얻어지는 성취에 익숙해야 한다. 어제의 계획을 오늘 이루었으면 또 다른 땀과 노력의 연속체 (continuum)가 내일 다시 계속되어야 한다. 땀의 참 맛을 모르고는 남과 다른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없음은 말할 나위가 없겠다.
눈물(tear)은 두 가지로 해석된다. 하나는 마음 (heart)의 정을 말해주고 또 다른 하나는 실패 (failure)의 경험을 말한다. 이 두 가지 모두 소중한 일로 눈물은 참으로 소중한 것들의 결과물인 것이다. 젊은 학생들은 마음이 약하고 정신이 강해야 (tender hearted, tough minded) 한다. 어려운 사람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뜨거운 마음으로 도와주고,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지난 날 우리가 당한 침탈의 역사를 보며 흥분하여 울분의 눈물을 흘릴 수 있어야 하며, 불의를 보고 이를 시정하도록 행동하여야 한다. 아름다운 사랑의 스토리를 들으며, 감동의 러브스토리를 드라마로 보며 눈시울을 적셔야 한다. 감동이 없는 젊은이가 어디 살아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황량한 들판을 보면서도 아름다운 포부를 품어야 하고,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며 천지창조의 신비함에 경외감을 가져야 한다. 기업이 도산의 눈물을 알아야 창조의 기적(miracle of creativity)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눈물은 참으로 신비스럽게 아름다운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액체인 것이다.
우리 인간들은 언제나 평범하게 일상적인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므로 우리가 갖고 있는 세가지 액체, 피(blood)와 땀(sweat)과 눈물(tear)의 진정한 의미를 잊고 살아가기에 십상이다. 피로 상징되는 용기와 열정, 땀으로 상징되는 분투노력, 그리고 눈물로 상징되는 인간적인 마음이 항상 살아 숨쉬며 바로 우리들 주위에서 느껴질 때, 우리는 아름답게 열심히 살아가는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 젊은 학생들에게 이 세가지 액체는 항상 함께 살아 숨쉬어야 하는 소중한 요소, 바로 세가지 액체 (three kinds of liquid)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훗날, 열심히 살았고 올바르게 살았다는 자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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