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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먹은 매운 음식이 노인들에게 위험한 이유

하나님아들 2023. 5. 27. 15:19

 

무심코 먹은 매운 음식이 노인들에게 위험한 이유

입력2023.05.27.  
photo 게티이미지코리아


스트레스를 해소할 때 자주 찾는 매콤한 음식. 그런데 노년에 매운 음식을 지나치게 즐겨 먹으면 인지기능 저하를 부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지욱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65∼90세 196명을 대상으로 매운 음식 섭취와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1년간 주 1회 이상 먹었던 음식을 매운 강도에 따라 참여자들을 ▲매운맛 없음(93명) ▲약한 매운맛(58명) ▲강한 매운맛(45명) 등 세 그룹으로 나눈 뒤 '삽화 기억' 감퇴와 연관성이 있는지 평가했다.

그 결과, 강한 매운맛 섭취 그룹에서 초기 인지기능 변화로 볼 수 있는 기억 손상 소견이 관찰됐지만, 약한 매운맛 섭취 그룹과 매운맛 없음 그룹에서는 이런 손상 소견이 없었다. 특히 매운 음식과 인지기능 저하 사이의 이런 연관성은 신체활동이 낮은 그룹에서 더 두드러지는 것도 발견됐다.

앞서 삽화기억이란 개인적으로 경험한 일이 시간과 공간의 맥락에서 기억되는 것을 의미하며,이를테면 집 열쇠를 언제 어디에 두었는지를 기억하는 것들이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고용량의 캡사이신 섭취가 신경 독성을 유발한다는 동물실험이나, 매운 고추 섭취량이 많을수록 인지기능이 낮아진다는 외국의 연구 결과와 이번 연구의 맥락이 일치한다"고 풀이했다.

또 평소 매운맛을 즐기더라도 신체 활동이 활발하면 다양한 체내 메커니즘을 통해 신경 독성으로부터 뇌를 보호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김지욱 교수는 "치매가 없는 노인에서 높은 매운맛 섭취에 따른 인지기능 저하에 관한 임상적 근거를 제시한 데 의미가 있다"며 "다만, 매운맛이 덜하거나 순한 매운맛은 인지기능 저하와 연관성이 없었다는 점을 평소 식생활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매운 음식은 엔도르핀이 분비되면서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지방이 분해돼 다이어트 효과도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과도하게 먹을 경우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우선, 매운 음식은 자극을 주기 때문에 뇌혈관이 수축했다가 팽창하면서 벼락 두통이라고 불리는 '가역성 대뇌혈관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자칫하면 뇌출혈이나 뇌경색 같은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증상이기에 주의해야 한다.

또, 매운 음식을 먹은 다음 날 설사와 복통을 호소하는 것처럼 위장장애와 복통은 흔한 부작용이다. 매운 음식은 위궤양과 위경련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에는 위에 구멍이 뚫리는 천공이 생길 수도 있다.

심지어 지나치게 매운 음식을 먹을 경우,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이 암과 싸우는 세포의 활성도를 떨어뜨려 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선행 연구 결과도 있기 때문에 너무 잦은 섭취는 삼가는 것이 좋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김혜인 기자 he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