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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文의 알박기`… 금융권·협회 곳곳 포진

하나님아들 2022. 9. 6. 23:47

버티는 `文의 알박기`… 금융권·협회 곳곳 포진

입력2022.09.06. 
캠코더 출신 정희수 생보협회장

손보협회에 '文의 남자' 정지원

민간협회 요직마다 前정권 인사

"정책 손발 안맞아 처신 부적절"


윤석열 정부 출범이 벌써 4개월째로 접어들었지만 공공기관을 비롯해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는 민간협회 등에 문재인 정권 인사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민간협회들도 정부 정책과 손발을 맞춰야 한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은 문재인 정권 시절 비판의 대상이 됐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국회의원 출신인 정희수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을 바탕으로 보험연수원을 거쳐 생보협회에 자리를 잡았다. 정희수 회장의 임기는 내년 12월까지로 아직도 1년 넘게 남아 있다.

손해보험협회에는 '문재인의 남자'라는 비판을 받았던 정지원 회장이 뿌리내리고 있다. 정지원 회장은 박근혜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도 금융권 요직을 차례로 차지하면서 인맥과 수완으로 '낙하산'을 거듭하고 있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금융권 민간협회장은 주로 금융당국 출신이 차지하는 자리였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논란이 거세지면서 민간 출신에게 자리를 내줬다. 2016년엔 사상 처음으로 주요 금융권 협회장이 모두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채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다시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문 정권과 인연이 있는 인물들이 하나둘 요직을 차지했다. 

금융 공기업과 정책 연구기관은 현 정부와 직접 손발을 맞춰야 한다는 점에서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수장이 더욱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재정기획관을 지낸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장의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김종호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의 임기도 절반 이상 남아 있다.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임기 만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밖에 금융 공기업 중에서 최준우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권남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이재연 서민금융진흥원·신용회복위원회 원장 겸 위원장 등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인물들이다.

산업계에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정치권 인사들이 민간협회에서 요직을 차지한 채 요지부동인 경우가 적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호주 특사로 일했던 정동채 대한석유협회장, 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 출신인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 부회장,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가안보실 사이버 정보비서관 출신의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취임한 K모 금융 공기업 기관장은 "문재인 정권 말 2년 임기로 임명된 '알박기' 임원들을 몇달만에 바꿀 경우 노조에서 반발하는 등 시끄러울까 봐 임원 물갈이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sliz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