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이슈 국내 국외!!

‘맥가이버’ 우크라軍… 구형 무기·장비 고쳐 러軍에 반격

하나님아들 2022. 8. 29. 22:35

‘맥가이버’ 우크라軍… 구형 무기·장비 고쳐 러軍에 반격

입력2022.08.29. 
‘넵튠’ 미사일, 소련제 미사일 개량 
러시아 흑해 기함·공군기지 공격 

HARM’은 미그-29 전투기 장착 
방공차량 91대·레이더 10대 파괴 

바이락타르 활용 러 방공망 회피 
“우크라軍, 전술적으로 아주 영리”


우크라이나군이 구형 무기·장비를 개조해 러시아군과의 전투에서 혁혁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거리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장갑차에 올라타 이동하고 있다. AP뉴시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4월 러시아 흑해 기함인 모스크바함을 격침할 당시부터 최근 크름반도의 러시아 공군기지 공격에 이르기까지 미사일을 트럭이나 고속정에 장착하는 등 예상치 못한 변칙적인 무기 활용으로 전과를 올렸다고 미국 국방부 관료와 군사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이런 창의성은 주변의 간단한 도구를 이용해 난해한 문제를 해결했던 1980년대 미국 드라마 주인공 맥가이버에 비견할 만하다고 벤 호지스 전 유럽주둔 미군 사령관이 말했다.
 
 
 
 
 
 
 
 
 
 
 
 

 
소련제 KH-35 미사일의 사거리와 전자장치를 개량한 지대함미사일 넵튠으로 모스크바함을 격침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미국 고위관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넵튠 미사일을 트럭에 탑재해 흑해 항구도시 오데사로부터 75마일(약 120㎞)까지 떨어진 곳으로 이동, 모스크바함을 향해 발사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새로 개발한 무기가 실전에 사용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최근에는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AGM-88 고속 대레이더미사일(HARM)을 소련제 미그-29 전투기에 장착해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군 방공망을 찾아 파괴하도록 고안된 HARM은 원래 미그-29기는 물론, 우크라이나군이 보유한 어떤 전투기와도 호환되지 않는다. 지난 7일 우크라이나 한 지역에서 HARM 파편이 처음 포착됐을 때만 해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이 발사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했던 이유다. 미국 매체 포브스 등에 따르면 최근 미 국방부 관료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조준 센서 개조 등을 통한 호환 작업을 성공적으로 해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HARM으로 러시아군의 토르 M2 미사일 시스템, 방공차량 91대, 레이더 10여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개전 초에는 튀르키예산 바이락타르 TB2 드론이 위력을 떨쳤다. 바이락타르 제조사 최고경영자(CEO) 할루크 바이락타르는 최근 우크라이나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이 드론의 성능을 최대치까지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자체 방어체계가 없고 속도가 느린 데다 레이더에도 쉽게 노출되는 이 드론이 어떻게 러시아 방공망을 회피하는지 미군 관계자들은 여전히 놀라워한다고 NYT는 전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군이 개량한 무기가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된 크름반도 전장에서 활용돼 러시아군을 교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9일 사키 공군기지를 공격해 러시아 전투기 8대를 파괴한 데 이어 최근에는 크름반도 후방을 은밀 기동해 탄약고와 보급로를 타격했다. 사키 기지 공격에는 국영기업 유즈마쉬가 개발한 미사일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우크라이나군은 사키 기지 공격 당시 미군이 제공하는 표적 정보를 활용하지 않고 동맹국에도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 미군 관리는 “우크라이나군이 자체 무기, 폭발물, 전술 조합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