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천년주의의 역사
Ⅰ. 개념
전천년주의는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셔서 천년의 기간(천년왕국)동안 문자적으로 이 땅에서 다스리실 것이라는 믿음이다. 이 견해는 문자적 천년왕국 이전에 주님의 재림이 있다고 믿는다는 측면에서 “前천년주의(premillenialism)”라고 불린다. 이 견해는 천년왕국의 성격을 구약에서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에 주어진 예언들이 이 땅에서 문자적으로 성취되는 기간으로 이해한다.
<전천년주의의 설명구조>
Ⅱ. 역사
1. 용어의 기원
역사적으로 기독교의 전천년주의는 천년왕국설(chiliasm, millenarianism)이라고 불렸다. 전천년주의라는 용어는 19세기 중반에서야 등장했는데, 그동안 잊혀져 있던 문자적 천년왕국에 대한 소망이 이 때 다시 부흥하면서 이 용어가 등장한 것이다.
2. 유대교의 전통
○ 초기 유대교에서의 천년왕국 개념
메시야가 오실 때 이 땅에 메시야 왕국을 임시적으로 건설할 것이라는 개념은 기독교에만 있던 것이 아니다. 이것은 초기 유대교의 묵시문학에서 발전된 개념이었다. 신구약 중간기의 유대교에서는 현 시대와 앞으로 올 시대의 구분에 대한 개념이 있었다. 장차 올 시대는 메시야가 옴으로써 이스라엘 국가에 대한 선지자들의 소망이 현실이 되는 국가적 황금시대로 이해되었다. 일부의 초기 유대교 신학에서는 지상의 임시적 메시야 왕국이 있은 후 영원한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주님 오시기 얼마 전쯤에 성립되었다.
○ 에녹 1서에 나타난 일시적 메시야 왕국
영원한 상태 이전에 천년왕국이 있을 것이라는 언급이 최초로 유대교 문헌에 등장한 것은 에녹 1서 91-107장에 있는 “주들의 묵시(The Apocalypse of Weeks)"라는 부분이다. 여기에 보면 일시적인 메시야 왕국 이후에 새 하늘과 새 땅이 창조된다고 되어 있다.
○ 에스라 4서에 나타난 일시적 메시야 왕국
영원한 상태 이전에 일시적인 메시야 왕국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 기록된 또 다른 사례는 에스라 4서이다. 에스라 4서는 AD 70년에 예루살렘이 멸망한 직후에 기록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예루살렘 도성 및 성전의 파괴와 관련되어 유대인들이 가졌던 어려움을 설명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있는 한 이상 중에 에스라는 천사 우리엘로부터 최후의 심판 전에 메시야가 와서 왕국을 건설하고 400년간 다스릴 것이라는 계시를 받는다. 이후에 부활과 심판이 일어나고 그 후에 영원한 상태가 이어진다고 되어 있다.
○ 기타 유대교 문헌
이상의 문헌 외에도 바룩 2서, 희년서(Jubilees) 등에 일시적 메시야 왕국에 대한 사상이 나타나 있다. 메시야가 왕으로 이 땅에서 자신의 왕국을 세울 것이라는 개념은 요한계시록이 기록되던 당시에도 유대인들 사이에서 퍼져 있던 생각이었다. 지상에서의 메시야 왕국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랍비들은 메시야 왕국의 지속기간에 대해 60년에서 2000년까지 다양하게 생각했다.
3. 교부시대에서의 전천년주의 역사
○ 개관
니케아 회의 이전 즉, 2세기에서 3세기에 걸친 교부 시대의 종말론은 대부분 천년왕국설(전천년주의)이었다. 순교자 저스틴(Justin), 이레니우스(Irenaeus), 터툴리안(Tertullian), 바나바(Barnabas), 메쏘디우스(Methodius), 락탄티우스(Lactantius) 등은 요한계시록 20장에 나타난 천년의 기간을 문자적으로 이해하여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지상에 천년간의 왕국을 건설할 것이라고 분명히 언급했다.
○ 순교자 저스틴
2세기에 활동했던 저스틴은 먼저 그리스도께서 왕국에서 다스리시기 전에 성도들의 부활이 있고 그 후에 일반적인 부활이 있을 것이라는 전천년주의적 사고를 나타냈다. 저스틴은 “트리포와의 대화(Dialogue with Trypho)”라는 작품에서 “나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 정상적인 그리스도인이라면 죽은 자의 부활이 있을 것이고 예루살렘에서 천년왕국이 건설되어, 에스겔과 이사야와 다른 선지자들이 말한 대로 아름답게 장식되고 번영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이사야는 이 천년의 기간에 대해 이러한 식으로 말했다.”라고 기록했다. 그는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 중에 진실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 이레니우스
이레니우스(130-202) 역시 전천년주의를 지지했다. 그는 리용의 감독이었는데, 흔히 “이단에 대한 반박(Against Heresies)"이라고 알려진 2세기의 영지주의에 대한 비판이 담긴 저작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 저작의 다섯 번째 책에서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을 이루시기 위해 미래에 지상의 왕국이 필수적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이 약속은 분명하다...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그 땅을 유업으로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하지만 아브라함은 그가 살아있는 동안에 그것을 받지 못했다. 아브라함과 그의 씨(하나님을 경외하고 믿는 자들)는 의인의 부활 때 그것을 받을 것이다.“라고 기록했다. 그는 또 다른 곳에서 야곱의 축복이 ”의심의 여지 없이 의인들이 죽은 자로부터 부활하여 다스리게 될 왕국 시대에 속하는 축복이다. 이 때는 모든 창조물들이 열매를 풍성히 맺고 혁신과 자유를 경험할 것이다....모든 동물들은 지구의 식물을 먹을 것이고....사람에게 완전히 굴복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사도 요한의 추종자이자 폴리갑의 동료였던 파피아스(Papias)의 저작 중 네 번째 책에도 기록되어 있다.“라고 썼다.
○ 터툴리안
터툴리안은 “우리는 영원한 천국에 가기 전에 다른 형태로 이 땅에 세워질 왕국이 우리에게 약속되어 있음을 믿는다. 이 왕국은 성도들이 부활한 후 거룩한 성 예루살렘에서 천년동안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 기타의 전천년주의자들
니케아 회의 이전 교부시대의 가장 유명한 전천년주의자들은 이레니우스와 저스틴이다. 그 외에는 터툴리안, 빅토리누스, 가칭 바나바, 파피아스, 메쏘디우스, 락타니우스, 코모디아누스, 테오필루스, 멜리토, 히포리투스 등이 있다. 이들 중 많은 수는 새 창조 전에 인간의 역사가 6,000년간 계속되고 그 후에 1,000년간의 안식일(천년왕국)을 보내게 되는 등 7,000년의 역사를 보일 것이라고 믿었다.
○ 전천년주의에 반대한 교부들
3세기에는 전천년주의에 대한 반박의견이 나타났다. 오리겐(Origen, 185-254)은 이 교리에 공개적으로 반대를 나타낸 최초의 인물이다. 그는 알레고리적 해석을 통해 무천년주의 교리를 도입했다. 그는 문자적 천년왕국을 거부하고 천년왕국을 알레고리적으로 영해하여 이해했다. 그의 의견은 당시에는 별로 영향을 주지 못했으나 콘스탄틴 이후의 시대에 많이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그 외에도 알렉산드리아의 디오니시우스(Dionysius, 190-265) 역시 전천년주의에 반대했다. 이집트의 감독이었던 네포(Nepos)의 전천년주의 가르침이 알렉산드리아에서 유명해졌지만 그는 이 견해에 반대하고 무천년주의 견해를 나타냈다.
4. 중세 시대 및 종교개혁 시대
○ 어거스틴
중세의 종말론은 정도 차이만 있을 뿐 기본적으로 어거스틴의 영향을 받은 무천년주의라고 할 수 있다. 어거스틴(354-430)의 무천년주의 견해는 중세 시대뿐만 아니라 종교개혁가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고 오늘날까지도 그의 견해를 받아들인 무천년주의자들이 많이 있다. 어거스틴은 처음에는 전천년주의자였으나 이후에 무천년주의로 견해를 바꾸었다.
이렇게 견해가 바뀌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당시 그가 반대했던 도나투스파가 전천년주의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고 당시 전천년주의자들 가운데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며, 영은 선하고 육은 악하다는 플라톤적 사고를 가진 그가 알레고리 해석을 영적인 해석이라는 이유로 선호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전천년주의를 거절하고, 요한계시록 20장의 천년기간을 “그리스도께서 성도들과 함께 현재 다스리고 계신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이해하는, 알레고리 해석에 기반한 무천년주의를 확립했다.
○ 중세 시대 및 종교개혁 시대의 무천년주의
앞에서 말한 대로 어거스틴의 무천년주의는 중세시대를 풍미했던 종말론 사상이었다. 어거스틴은 계시록 20장의 천년을 교회시대로 이해했다. 로마 카톨릭은 어거스틴의 무천년주의를 받아들여서, 유대인들을 통한 지상왕국은 존재하지 않으며 교회를 통해서 영적 왕국이 확장되어 나간다고 주장했다. 톨레도의 쥴리안(Julian, 642-690)은 “하나님의 교회는 그 믿음과 행함에 있어 처음 시작할 때부터 심판 때까지 믿음의 왕국으로서 점점 퍼져나간다”고 했다.
이러한 무천년주의에 대한 예외로서 전천년주의 사상을 견지한 시토 수도회 소속인 피오레의 죠아킴(Joachim, 1135-1202)을 들 수 있다. 그는 지구의 역사를 세 기간으로 나누고 각 기간에 삼위 하나님을 대응시켰다. 즉, 구약 시대는 아버지 하나님의 시대, 교회시대는 아들 하나님의 시대, 미래 세대는 성령 하나님의 시대로 본 것이다. 죠아킴은 1260년을 교회시대의 끝이라고 생각하면서 그 후에는 지구 역사의 최종적인 황금시대가 도래한다고 믿었다. 이외에도 3세기의 노바티안, 4세기의 도나투스파, 중세 시대의 보고밀파나 왈도파, 바울파 등이 문자적 천년왕국에 대한 믿음을 지키고 있었다.
종교개혁기에도 무천년주의가 대표적인 견해였다. 루터교도들은 아우크스부르크 신조에서 전천년주의를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스위스의 종교개혁가인 하인리히 불링거도 제2차 헬베틱 신조에서 전천년주의를 배격했다. 칼빈은 기독교강요에서 천년왕국은 언급할 가치가 없는 유치한 소설같은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영국 국교회 역시 천년왕국에 대한 반대견해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일부 재침례교도들이나 보헤미아 형제단들은 전천년주의자들이었다.
5. 전천년주의의 발흥
○ 17세기와 18세기
17세기와 18세기에 접어들면서 독일의 경건주의자들 중에 천년왕국론이 다시 일어났다. 영국의 다니엘 휘트비(Daniel Whitby, 1688-1726)와 독일의 요한 벵겔(Johann A. Bengel, 1687-1752), 미국의 죠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1703-1758)는 19세기에 천년왕국에 대한 견해가 흥기하는데 새로운 영향을 주었다. 그들은 로마 카톨릭 교회의 쇠퇴가 이스라엘 국가의 회개 및 회복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었다. 다니엘 휘트비는 후천년주의를 최초로 체계화한 인물로 꼽힌다. 후천년왕국설은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 진영에서 무천년주의를 대신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시기에 활동하던 잉크리스 마터와 코튼 마터는 문자적인 천년왕국에 대한 믿음을 공개적으로 나타냈다.
○ 19세기에서 현재까지
1790년과 19세기 중반까지 전천년주의는 영국의 복음주의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견해였다. 당시의 복음주의자들은 메시야가 곧 지상에 왕국을 건설할 것이고 가시적으로 다스릴 것이라고 믿었다. 19세기에 전천년주의는 미국과 영국 모두에서 더욱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는데, 특히 어빙주의자들, 플리머스 형제단, 여호와의 증인, 재칠일재림교 등에서 강하게 지지되었다. 20세기와 21세기에도 전천년주의가 복음주의자들과 근본주의자들 사이에서 많은 지지를 받았고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지에 전파되었다.
하지만, 많은 전통적인 교파들은 여전히 전천년주의에 대한 반대를 나타내고 있다. 후천년주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쇠퇴했고, 20세기 후반에는 무천년주의가 다시 일어났다.
Ⅲ. 세대주의적 전천년주의와 역사적 전천년주의
1. 세대주의
세대주의적 전천년주의는 이스라엘과 교회를 구분하고 대체적으로 환란전휴거를 지지한다. 즉, 대환란 전에 휴거가 일어나고 대환란 후에 그리스도의 지상재림을 통해 천년왕국이 건설된다는 견해이다. 이러한 세대주의를 최초로 체계화한 사람은 플리머스 형제단의 초기 지도자였던 죤 넬슨 다비(John Nelson Darby, 1800-1882)이다. 세대주의는 스코필드(C. I. Scofield)의 관주 성경을 통해 대중적으로 널리 보급되었고, 체이퍼(L. S. Chafer)는 이 사상을 학문적으로 보급시켰다.
유명한 세대주의자들로는 팀 라헤(Tim Lahaye), 죤 맥아더(John MacArthur), 죤 왈부우드(John Walvoord), 드와이트 펜테코스트(Dwight Pentecost), 챨스 라이리(Charls Ryrie), 챨스 화인버그(Charles Feinberg)등이 있다. 최근에 와서 세대주의의 새로운 흐름으로는 크레익 블레이싱(Craig Blaising)과 대럴 박(Darrel Bock)의 점진적 세대주의가 있다. 이 견해는 전통적 세대주의자들이 천년왕국이 전적으로 미래의 일이라고 믿는 반면에, 종말론적 왕국은 교회시대에 이미 시작되었으며 다만 그 완전한 성취는 미래의 천년왕국에서라고 주장한다.
2. 역사적 전천년주의
역사적 전천년주의는 전천년주의이면서도 세대주의는 아니다. 이 견해는 기본적으로 언약신학을 토대로 하므로 이스라엘과 교회를 전혀 구분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은 요한계시록 20장의 천년왕국이 이 땅에서 문자적으로 성취될 것이라고 믿는다는 점에서 전천년주의자들이며, 대체로 환란후휴거론자들이다. 그들은 대환란후에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시면 성도들은 공중으로 휴거되었다가 그리스도와 함께 지상으로 내려오고 이어지는 천년왕국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다스리게 된다고 믿는다. 이 견해의 지지자로는 챨스 스펄젼(Charels Spurgeon, 스펄젼은 때로 후천년주의자로 분류되기도 함)과 죠지 앨던 래드(George Eldon Ladd)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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