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 모음!! 교회력!!

교회의 절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 김정민

하나님아들 2020. 4. 9. 21:49

 

교회의 절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

김정민(광주요나교회 담임/전남대학교 종교문화연구소 전임연구원)

 

. 서론

 

  종교는 구속의 역사를 기록한 성경종교, 즉 기독교(그리스도교)뿐이다. 불교는 하나의 철학(동양의)이요, 유교는 하나의 도덕에 불과하다. 하나님께서 일반은총으로 주어진 철학과 도덕을 과거 왕정시대(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조선시대) 때 백성들을 다스리고 속박(束縛)하기 위해 왕족들이 통치이념으로 사용했다. 그것이 법제화되고 우상화의 이념으로 사용되어 현재까지 종교의 탈을 쓰고 혹세무민(惑世誣民)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성경을 구속사적 관점에서 바라 볼 때만 기독교와 다른 우상종교와 차별화되고 구별된다. 만약 그렇지 않고 성경을 도덕과 윤리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철학적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다른 우상종교와 차별화되고 구별될 수 없다. 교회의 절기도 역시 구속사적 관점에서 보지 못하고 일반 세상 사람들의 풍습이나 우상종교에서 지내는 풍년제나 풍어제와 같은 관점을 벗어나지 못하면 기독교는 우상종교와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 교회의 절기는 단순한 풍어제나 풍년제와 같은 세상의 풍요로움을 감사하는 그런 감사절기가 아니라, 구속을 기념하고 감사하는 구속의 절기다.

  주후 2007년도 신앙 월력을 보면 5 27일이 ‘성령강림주일’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7 1일이 ‘맥추감사주일’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성령강림절과 맥추감사절을 서로 다른 날로 정해놓고 지키는데 그것은 교회의 절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한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절기에 대한 많은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일이기 때문에 시급히 개혁해야한.    

  앞에서 밝힌바와 같이 교회의 절기는 단순히 세상 사람들처럼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난 특별한 일을 기념하거나 감사하는 명절(풍년제, 풍어제, 산신제) 같은 절기가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이 계획하신 구속의 전 역사를 축약하여 교회의 한 해 절기 속에 심어 놓으셨다. 교회는 매년 그 절기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이루셨던 구속을 맛보며, 현재 이루시고 있는 구속에 동참하며, 장차 완성하실 구속을 소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절기는 단순히 추수에 대한 감사가 아니라, 구속의 절기다.

 성령강림절은 구약의 맥추절(오순절, 칠칠절, 초실절)에 대한 성취다. 그러므로 신약 시대인 오늘날 맥추 감사절을 지키는 것은 성령강림을 부인하는 일이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구약 백성으로 하여금 성령의 사역을 상징하는 이른 비와 늦은 비를 맥추절에 내리심으로 오순절에 강림하실 성령을 바라보고 소망하게 했던 절기이기 때문이다. 오순절에 성령이 강림하셨기 때문에 더 이상 오순절에 지냈던 맥추절을 지킬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지금도 맥추절을 지키는 것을 고집한다면 그것은 성령강림을 바라보고 소망하는 구약의 입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성령이 강림한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든지 아니면 성령강림의 사실을 부인하는 일이 된다. 성령이 강림하시어 맥추절의 소망이 성취되었으므로 더 이상 맥추절을 지켜서는 안 된다. 특히 오늘날 한국교회가 지키고 있는 맥추감사절이나 추수감사절은 성경에 있는 절기가 아니라, 선교사들이 가지고 들어온 미국 청교들의 특별한 행사다(7:613, 29:13).

 

  우리가 맥추절 대신 성령강림절을 지키는 것은 유월절 대신에 부활절을 지키는 것과 같고, 안식일 대신 주일을 지키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이제는 성령강림절을 지켜야한다. 이것은 성경을 단순히 도덕적 관점으로 보고 교회의 절기를 세상 사람들처럼 감사하고 보은하는 절기가 아니라, 성경을 구속사적 관점에서 보고 교회의 절기도 역사의 흐름에 따라 발전적으로 성취해 나아간다는 사실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구약에서 시행되고 예언되고 예표된 사실들은 신약에서 반드시 발전적으로 성취되고 이루어진다는 원리적 진리 때문이다. 그것은 유월절이 부활절이 되고 안식이이 주일이 된 사실에서 증거되고 있다.

  따지고 보면 한국 교회가 지키고 있는 맥추 감사절은 구약의 백성들이 지켰던 맥추절도 아니다. 그 해의 봄철에 거둔 보리에 대한 추수를 특별히 감사하는 것이라고 변호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교회의 절기를 구속의 절기로 이해하지 못하고 세상 사람들이 지내는 풍년제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오히려 더 큰 무지와 잘못을 실토하는 겪이다.

  물론 우리가 이 땅에서 먹고 마시는 것을 얻는 것은 감사할 일이고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한 일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은혜를 받은 교회의 기본적인 태도요, 평상심이어서 날마다 모든 일에 쉬지 않고 해야 할 일이지 감사하지 않고 모아두었다가 절기를 정해놓고 특별히 해야 할 일이 아니다. 더욱 하나님의 나라는 먹고 마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교회 안에서 절기를 지키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이다.

  거듭 강조하건데 하나님께서 세상을 구원하는 구속의 전 역사가 교회의 한 해 동안의 절기 안에 들어와 있다. 하나님께서는 교회로 하여금 하나님의 구속 경륜을  감사하고 동참하며 소망하도록 하신 것이다. 우리는 교회의 절기를 지키면서 하나님의 역사적인 구속의 의미를 깨닫고 감사하며 동참하여 찬양하고 다가오는 구속의 완성을 소망해야 한다. 달리 말하면 교회의 절기란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으로 우리를 구원하셨고, 성령으로 강림하셔서 구원하고 계시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장차 재림하심으로 구원을 완성하실 것을 깨닫고 이해하며 그 구원에 동참하며 소망하는 것이다.

 

  이 글의 목적은 교회 절기의 의미를 바르게 이해하고, 성령강림절뿐만 아니라 교회 안에 있는 다른 절기들의 구속사적 위치와 의미들을 바르게 이해함으로써, 절기들이 바르게 지켜져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게 하는 데 있다.

  이 목적을 위해 필자는 히브리서 10장에 근거하여 성경적인 증거와 배경을 따라 다음과 같은 순서로 논의하겠다. 첫째, 절기란 무엇인가를 정리한다. 둘째, 구약 교회의 절기인 유월절(무교절), 맥추절(오순절, 칠칠절, 초실절), 수장절(초막절, 장막절, 과일 추수감사절)의 의미를 정리한다. 셋째, 신약 교회의 절기인 부활절, 성령강림절, 추수감사절, 성탄절의 의미를 정리한다.  이런 논의를 바탕으로 교회의 절기는 세상의 명절이나 기념일과 다르다는 점을 밝히고 한국 교회의 절기에 대한 문제를 구속사적으로 개진하겠다.

 

. 절기란 무엇인가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넷째 날에 하늘의 궁창에 광명이 있어 주야를 나뉘게 하시고 그 광명으로 하여 징조와 사시와 일자와 연한이 이루어지게 하셨다(1:14). 이때부터 인간은 일 년을 단위로 주기적인 일정한 생활의 양식(pattern)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한 해가 지나면 다시 1월부터 시작하여 12월이 간다. 뿐만 아니라 작년에 갔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반복해서 돌아온다. 해마다 봄이 오면 씨를 뿌리고 새싹이 나오며 여름이 오면 꽃이 피고 맥추를 하고 가을이 오면 과일이 익고 열매를 추수하며 겨울이면 만물이 잠을 자고 그 위에 눈이 내린다. 이처럼 때를 따라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것이 일반적인 ‘절기’이다. 인류의 역사는 한 해의 반복이며, 한 해는 모든 역사와 세월의 축소판이다. 물론 인간의 타락으로 오존층이 파괴되고 이상 기온이 발생하여 남극의 열대와 북극의 한대가 생기므로 사시연한의 리듬이 깨지고 말았지만 지금도 그 형태는 많은 곳에 남아있다.

  하나님께서는 타락한 인간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계획을 세우시고 그 계획의 전 역사를 일 년의 생활양식 속에 축약하여 계시하셨다. 하나님께서 교회 안에 세우신 절기는 일반적인 생활의 절기 속에 심어진 하나님의 계시이기 때문에 ‘구속의 절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회 안에서의 ‘절기’란 하나님께서 자기의 교회를 위하여 세우신 구속사의 계시적 제도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전 구속사를 축약하여 자기 백성의 생활 속에 순서적으로 심어놓으셨다. 하나님께서는 이 제도를 구약 교회인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처음으로 주셨다. 선민으로 뽑힌 이스라엘 민족의 한 해는 애굽에서 구원 받은 유월절(逾越節)을 지내면서 시작되었다. 그 후 50 일이 지나면 그들의 일 년 중 첫 추수에 해당하는 맥추절(麥秋節)을 지냈다. 그리고 일 년 중 마지막 추수에 해당하는 수장절(收藏節)을 지냈다.

  이런 절기들은 그들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는 종교적 축제일이다. 출애굽은 그들이 생명을 얻는 해방 절기며, 일 년 농사는 그들이 한 해 동안 먹고 살 양식이다. 양식은 생명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육체적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절기들 속에 자기 백성들의 영혼의 생명이 어떻게 보존되고 어떻게 구원될 것인가를 계시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의 절기는 단순히 이방인들의 풍년제나 명절과는 달리 그 목적과 의미가 하나님의 구속에 동참하는 것이다. 즉 과거와 현재의 구원을 감사고 경배함으로(5:1) 미래에 완성될 구원을 소망하고(7:37-39) 바라보며 야웨 하나님의 백성으로 민족적 단결을 꾀하여 우상을 섬기는 이방 민족들의 도전을 극복할 수 있게 하신 제도다(12:5-14). 그러므로 이스라엘의 절기는 구속에 대한 감사절이지, 풍년제나 풍어제 같은 단순한 감사절이 아니다. 이방인들이 지내는 감사절 안에는 구속대신 풍년이나 풍어에 있다. 이것은 성경의 구속에 대한 감사 절기를 와전시키고 오해한 타락의 절기인 것이다. 이방인들의 감사 절기는 하나님의 구속을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섬기는 우상(地神, 王神, 山神, )들에게 감사하는 절기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들의 절기는 그런 단순한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한 감사가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구원에 대한 감사인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나라는 먹고 마시는 나라가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 구약 교회의 3대 절기

 

  구약 교회인 유대인들은 일 년 중 유월절, 맥추절, 수장절과 같은 3대 절기 외에도 나팔절, 부림절, 수전절 등 여러 가지 절기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하나님이 정해준 대표성이 있는 3대 절기에 대해서만 논의하겠다.

 

 

 

1. 유월절(무교절)

 

  유대인들에게 유월절(逾越節)은 해방절기다. 유월절은 유대인의 조상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모세를 통해 죽음의 땅 애굽에서 해방되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을 향해 출발한 사건을 기념하는 해방절기다(12:1-27, 23:15, 16:1-3). 이들이 획득한 해방의 의미는 단순히 노예생활에서 풀려난 것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육체적인 해방의 차원을 넘어서서 우상을 섬기는 나라에서 하나님을 예배하지 못하다가 이제는 마음 놓고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는 자유를 얻은 데 있다(7:16, 8:1, 9:1-3). 모세가 바로에게 이르되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에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광야에서 내 앞에 절기를 지킬 것이니라.”라고 전했던 것이 바로 해방에 대한 진정한 의미의 증거다(5:1). 하나님을 예배함이 하나님의 백성들에게는 생명이요 기쁨이며 평강이다. 그러므로 출애굽은 죽음에서의 구원이요, 유월절은 조상들의 구원을 기념하고 그 구원에 동참하는 것이다. 나아가 조상들을 위해 피 흘려 희생당한 유월절의 어린양처럼 자신들을 위해 희생하실 유월절의 참 어린양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고 소망하는 절기다(10:1-18).

  유월절의 역사적인 근거는 출애굽기 12장에서 찾을 수 있다. 애굽의 바로는 유대인들을 놓아주지 않으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열 가지 재앙으로 응징했으며 마지막 열 번째 재앙에서 애굽에 있는 모든 첫 새끼, 즉 바로왕의 장자로부터 시작하여 감옥에 갇힌 죄수들의 장자까지 그리고 모든 가축의 첫 새끼까지 그 생명을 빼앗으므로 사실상 애굽의 혈통을 끊어버렸다. 그러나 유대인들에게는 어린양의 피 뿌림을 통해서 죽음이 넘어가게 하셨다. 유월절이라는 말도 죽음이 넘어갔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다(12:13). 정통 개혁교회에서는 유월절의 어린양은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유월절의 어린양이 되어 그 보혈로 자기백성의 죄 값을 치루고 구세주가 되시므로 신약 교회는 더 이상 유월절을 지키지 않고 부활절을 지킨다.

  유월절을 무교절이라고도 하는데, 무교절을 유월절로 무리 없이 취급하게 된 것은 그 시기와 의식 때문이다. 무교절은 무교병을 먹는 절기라는 데서 온 이름이다. 무교병은 누룩을 넣지 않는 떡을 말한다. 누룩은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는데 하나는 긍정적인 의미로 ‘변화’를 뜻한다. 즉 누룩으로 술을 만들 때 조그마한 한 덩어리 누룩이 통 안에 있는 것을 모두 변화시켜 술이 되게 한다는 뜻이다. 부정적인 의미는 ‘부정, 불결, 죄악 등’을 뜻한다. 즉 음식을 상하게 한다는 뜻이다. 무교병은 누룩을 넣지 않는 떡이기 때문에 ‘부정하지 않는 순결한 떡’이라는 뜻이다(고전5:6-8). 그러므로 유월절의 어린양의 피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예표 한다면 무교절의 무교병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찢기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예표 한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떡이라’(6:32-35)고 말씀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우리가 성찬 예식을 거행할 때 잔과 떡을 함께 마시는 것처럼 유월절의 의식과 무교절의 의식을 둘로 나눌 수 없는 일이다. 그 시기에 있어서도 유월절은 한 해의 시작인 첫 달(12:2) 가나안 달력의 아빕월(히브리 이름으로는 니산월, 태양력 3-4) 14일에 지내고, 무교절은 그 다음날(15)부터 7일간 계속해서 지켜지는 절기다. 무교절은 이처럼 유월절과 연결된 절기여서 후대에 이르러 유월절과 무교절을 구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나로 취급하게 된 것이다. 참고로 신약교회는 절기를 약식으로 하루를 지내지만 구약의 절기들은 대부분 일주일 혹은 이주일 씩 지냈다. 아무튼 구약의 유월절은 신약의 부활절로 성취되어 지내고 있다.

 

 

 

2. 맥추절(오순절, 칠칠절, 초실절)

 

  유월절을 지내고 50일 만에 지키는 절기라서 ‘오순절’(2:1)이라하며, 유월절을 지내고 7주 만에 지키는 절기라서 ‘칠칠절’(34:22)이라한다. 또 한 해의 처음 추수라는 뜻에서 초실절(34:22)이라하며 그 열매가 맥추라서 맥추절이라고도 한다. 유대인들은 봄 작물인 밀/보리 수확의 시기인 시완월(태양력 5월말-6) 6일에 맥추절(23:16)을 지킨다. 후대에 유대교에서는 이 날을 시내산에서 십계명이 주어진 날로 재해석하여 율법 주심을 감사하는 날로 지켰다고 전한다. 그래서 유월절을 국민의 탄생일로, 오순절을 그들의 종교의 탄생일로 귀히 여겼다.

  하나님께서는 유대인들에게 맥추절을 지켜야 되는 이유를 ‘첫 열매’의 거둠이라고 강조한다(23:16). ‘첫’이라는 글자는 ‘첫째’라는 뜻이며, 수학적으로 모든 수를 이루는 기본 단위의 ‘1()에 해당하는 수다. 단위 수는 모든 수를 포함하는 대표수다.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 ‘첫’이라는 글자가 강조되는  진정한 이유는 우리의 대표자요, 머리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고전15:20, 23). 구약의 제사제도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제물이 ‘첫 새끼’, ‘첫 열매’인데, 그 제물들은 단순히 처음 것이니 예의상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아니라, 그 제물들이 한 결 같이 우리의 머리(첫 열매)되실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약 백성들은 첫 열매나 첫 새끼를 얻으면 반드시 하나님께 바쳤다(26:1-11). 처음 것들이 그렇게 하나님께 희생제물이 되었던 것은 그것들을 통해 우리의 머리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 백성을 구원하기 위해 그렇게 희생되실 것을 믿고 기다리며 바라보게 하는 예표적인 의미가 있다(10:1-18).

  구속사적으로 보면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미 유월절 어린양으로, 즉 첫 새끼로 오셔서 죽으시고 부활하셨다. 그리고 맥추절, 즉 오순절에는 다른 보혜사 성령께서 첫 열매로 강림하신 것이다. 성령강림은 맥추절에 대한 구속사적인 성취다. 성령강림의 의미는 첫 열매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뒤를 이어 또 다른 열매들을 맺게 하는데 있다(1:18). 예수 믿어 중생함이 바로 또 다른 열매들이며, 구약의 이른 비가 성취되어 성령이 내주하신 증거다(고전2:4-5, 9:14, 16:5). 삼위일체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절기의 의미대로 유월절에는 성자로 오셨고 맥추절에는 성령으로 강림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신약 교회가 유월절 대신에 부활절을 지내는 것처럼 이제 성령이 강림 하셨으니 맥추절 대신에 성령강림절을 지켜야 바르다. 그리하여 늦은 비의 성취로 성령이 역사하사 성화의 은혜를 맛볼 수 있어야 한다.

 

3. 수장절(장막절, 초막절, 나팔절)

 

  수장절은 바벨론계의 신력인 티쉬리월(즉 제7, 태양력 9-10) 15일부터 일주일간(후대에는 8일간) 지켜진 가을의 추수를 통해서 애굽에서 해방된 구원의 은혜를 감사하고 기념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완성하실 메시아를 기다리고 소망하는 절기다(23:16, 34:22, 23:10). 이때 추수된 열매는 주로 올리브나 포도 같은 과실이다. 한 해가 끝나갈 무렵 추수를 하는 것은 구속사적으로 구원과 심판의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성경은 여러 곳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과 최후의 심판을 ‘추수’의 비유로 설명한다(13:30, 39, 51:33, 14:14-16).

  후대에 이르러 수장절에 역사적 의의가 가해져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40년 동안 장막(천막) 생활을 한 것과,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념하면서 지붕에 천막을 치고 지킨 절기를 장막절(초막절)이라 하였다(23:34-44, 23:14, 16, 7:2). 이것이 장막절이라 부르게 된 유래다.

  구속사적으로 아직 성취되지 않는 절기가 바로 수장절, 즉 초실 절이다. 그것은 추수할 때만 남았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이 가까워졌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수장절을 지키면서 주님께서 다시 오실 그날에 우리에게 선물로 가져다 줄 신천신지를 바라보고 그날을 준비하고 살아야한다. 그것이 절기를 바르게 지키는 것이다.

 

. 신약 교회의 4대 절기

 

  구약 교회에서는 유월절, 맥추절, 수장절을 대표적인 3대 절기로 지켰다. 그러나 은혜가 풍성해진 신약 교회에서는 주님 오신 성탄절을 교회의 절기로 받아들여 4대 절기로 지키고 있다. 1982년 ‘성지사(聖志社)’에서 출판한 『성서대사전』의 1345쪽에서는 교회의 절기를 3대 절기로 부활절, 성령강림절, 성탄절을 꼽고 수장절(한국교회의 추수감사절)을 빼는데 수정 보완해야 할 일이고, 필자는 수장절을 포함하여 신약 교회의 절기를 4대 절기로 지켜야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성탄절은 신약시대를 여는 구속사적 의미가 있고 수장절은 구속사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과 심판을 예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3대 절기만을 고집하여 수장절을 제외하면 그 의미를 도외시 하거나 축소시키게 된다. 그것은 성도들로 하여금 성경이 가르치는 종말론적인 삶을 도외시하고 현세주의로 빠지게 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신약 교회는 4대 절기를 지키는 것이 더 성경적이고 하나님의 구속경륜에 합당하다.

 

1. 부활절(28;1-10)

 

1) 부활절의 의미

  부활절은 예수님이 다시 사셨고, 또 내가 그것을 믿으므로, 나는 죽어도 살겠고, 나의 생애에 예수님이 오시면,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을 감사드리는 기독교의 대 명절이다. 부활은 사건 중에 우주 최대의 사건이며,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셨을 때에 잠시 승리감에 도취해있던 사단에게 영원한 카운터펀치를 날린 통쾌한 사건이다.

  예수님은 죽은 지 사흘 만에 부활하셨다. 그러므로 우리로 하여금 믿음으로 사망권세(사탄의 최고 권세)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기독교의 변증론을 완성시킨 근거를 마련하셨다. 그리고 “대적의 문을 얻으리라! 원수의 목을 잡으리라! 여자의 후손이 너 사탄의 머리를 밟을 것이라(3:15) 유다야! 너는 젊은 사자로다. 너는 너의 움킨 것을 찢고 올라갔도다! 성전을 허물라! 내가 사흘 만에 다시 짓겠노라!”라는 예언들을 성취하셨으며, 부활의 첫 열매가 되사 자기 우리에게 이루어질 모습들을 친히 시범을 보이신 것이다.

 

2) 부활절의 역사적 배경(유래)

  부활절(復活節)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사실(28:6-7, 8:31)을 기념하는 기독교 최대의 절기다. 구약시대의 유월절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부활절은 구속사적으로 유월절의 성취다(10:1-18). 부활절을 나타내는 헬라어 파스카(πάσχα)는 유월절을 의미하는 말이다. 전래에 의하면 이미 사도 시대부터 시작된 절기로 본다.

 초기 유대인 교회에서는 유월절을 따라 니산월(1, 태양력 3-4) 14일에 부활절을 지냈으나, 부활보다는 죄에서의 해방과 재림의 대망이 강조되었다. 다른 교회에서는 그 다음 주일에 부활을 축하하는 교회도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유대적인 색채를 강하게 보전하려는 무리들 때문에 부활절에 대한 논쟁이 일어났다. 이런 논쟁을 불식시키기 위해 니케아총회에서 춘분이 지난 두 번째 주일을 부활절로 지내도록 결정했다. 그때부터 부활 자체를 기념하기 시작했고, 부활의 시기가 이른 아침의 일이라는 점에서 아침 일찍 또는 오전 0시에 미사나 성찬식 등 기념 예배를 거행 했으며, 아름답게 채색된 계란(Easter egg)을 쓰는 습관이 전해지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죽지 않을 영체()  살아난 일이다(6:9, 고전15:42-54). 성도의 부활의 모형으로 숨을 다시 돌이켜 소생(蘇生)한 야이로의 딸이나(5:21, 35-43) 베다니의 나사로(11:1-14), 또는 나인성 과부 외아들(7:11-17) 등의 경우와는 다르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그가 죽을 수 없는 하나님이시요 아담에게서부터 약속되었던 메시아 구세주이심의 증거다(1:4, 2:32-36, 4:25). 첫 열매로써 모든 죽은 자의 부활에 대한 보증이며(고전15:12-22, 6:5, 8:11, 살전4:14, 5:29, 6:39-40, 20:11-15), 믿는 자를 중생시키고 의롭다고 할 근거다(4:25). 이런 사실을 믿고 감사하며 장차 이루어질 부활을 소망하는 것이 부활절의 의의다.

 

 

3) 부활절의 날자에 대한 역사적 배경

  성경에 부활절은 구약의 초실절에 대한 예언으로 유월절 다음날인 무교절로 부터 안식 후 첫날 즉 주일(일요일)이 부활절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무교절의 첫날인 유월절 지키시고 무교절에 십자가에 운명하시고 안식 후 첫날인 주일(일요일)에 부활 하셨던 것이다. 그래서 올 해 2010년 부활절은 유월절이 3 29(성력 1 14)이며 무교절은 3 30일이다. 따라서 부활절은 무교절로 부터 안식 후 첫날이니 양력4 4일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하나님의 절기를 알지 못하는 이들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날이 춘분을 기점으로 계산하여 어쨌던 하나님의 절기와 부활절을 맞추려고 하지만 몇 년 주기로 틀릴 때도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부활절’이란 어떤 날짜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절기이다.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였던 것은 초대교회 때부터이다. 유대교의 안식일과는 달리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여서 매주 안식 후 첫날 그리스도인들만의 모임을 갖게 되었다. 처음에는 안식일, 주일 구분 없이 매일 모여 예배를 드렸으며,(사도행전 초반) 그것이 훗날 유대교와 기독교 간의 차이가 명확해 지면서 주일에 모여 예배를 드리게 된다(사도행전 후반부, AD110년 이그나티우스 마그네시안에게 보내는 편지, AD75~130 디다케 등). AD100년경 사도요한에 의해 이 날은 ‘주일’로 불리게 된다. 주님의 부활을 매주 기념하고 있는 것이다.  

  ‘부활절’이라는 날짜를 언제부터 기념하였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AD154년 서머나 감독 [폴리캅]과 로마감독 [안티크투스] 사이에 부활절 날짜에 대한 논쟁이 있었는데, 이것을 부활절 논쟁, 혹은 파스카 논쟁이라 한다. 폴리캅은 사도요한의 제자다. 이로 미루어 사도시대로 부터 이미 준수되고 있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이 논쟁은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음력인 유대력을 사용했던 소아시아 교회(동방교회)와 로마교회를 중심으로 태양력인 율리우스력을 사용했던 서방 교회 간의 부활절 날짜 일치를 위한 논쟁이었다.

 

  예수께서 고난 받으신 유월절(니산월 14) 이후 예수께서 죽으시고 3일 만에 부활하신 날이 안식 후 첫날이다. 그러나 니산월 14일은 매년 같은 날에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요일에 변동이 있기 때문에 안식 후 첫날과 3일이라는 간격이 항상 성립되는 것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유대력은 음력인데 율리우스력은 태양력으로, 서로 다른 달력으로 날짜의 일치를 보기는 힘든 일이었다. 각각의 달력의 문제로 예수께서 돌아가시고 부활까지 3일로 고정되지 않는다면, 동방교회는 요일이 언제가 되었든 유대의 명절인 니산월 14일로 부터 부활절을 계산해 기념해야 한다는 견해였고, 서방교회는 예수께서 실제 부활하신 고난주간 후 주일에 부활을 기념해야 한다는 견해였다.

  동방교회는 날짜가 아닌 음력을 중시했던 것이고, 서방교회는 날짜를 중시하였던 것이다. 참고로 한국의 대표적 이단인 안증회와 예수재림교에 의해 인터넷 상에 부활절에 대한 거짓말이 난무하다. 그것은 위와 같은 교회사를 곡해하여 초대교회는 유월절 혹은 고난 일을 중시하였는데 변질된 교회인 로마교회에 의해 이교사상이 기독교에 침투하여 일요일 사상을 도입했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 당시 논쟁은 부활을 언제 기념할 것인가의 논쟁이지, 유월절이나 고난 일을 중시하여 그날을 기념하자는 논쟁이 아니다. 이러한 논쟁은 끝을 보지 못하다가 니케아 공의회(AD325)에 이르러서야 일치를 보게 되는데, 율리우스력에 따라 춘분 후 첫 주일을 부활절로 기념하기로 한다. 그러나 두 교회의 음력의 오차로 또 다시 약 15~1달간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는데, 다시 협의하여 춘분 후 만월 다음 주일을 부활절로 기념하기로 한다. 만월(보름달)은 달력은 다르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바뀌지 않는 기준이 되므로 좋은 기준이 된다. 이것이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기념되는 부활절이며 또한 지금 사용하는 달력인 그레고리력의 기원이 된다. 춘분 이후 첫 만월 후 첫 번째 주일이므로 올해 같은 경우는 춘분이 양력으로 3 21, 그 후 첫 만월이 양력 3 30일 이므로 그 다음에 첫 주일이 4 4일 이므로 그 날이 부활절이 된다.

 

2. 성령강림절

 

  성령강림절(聖靈降臨節)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지 3일 만에 부활하시고, 부활 후 40일 동안 이 땅에 계시다가 승천하시고, 승천하신지 10일 만에 이 땅에 성령께서 강림하신 사실(2:1-13)을 기념하는 절기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후 50일이 되는 날이다. 구약 교회의 절기를 상기하면 유월절이 지난 후 50일째의 날이 맥추절이었던 것처럼, 성령강림절은 부활절이 지난 후 50일째의 날이요, 맥추절의 성취다.     성령강림절의 역사적 배경은 사도행전 2 1절로 47절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물론 그 전에도 구약 교회가 맥추절을 통해 기다리고 소망했던 일이며(10:1-18), 정통 기독교에서는 하나님께서 요엘 선지자를 통해 “그 후에 내가 내 신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 그 때에 내가 또 내 신을 남종과 여종에게 부어 줄 것이며”(2:28-29, 2:17-21)라는 말씀을 성령강림의 대표적인 예언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