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http://cafe.daum.net/profchung [정성욱목사와 독자의 만남]
칼 바르트는 복음주의자였는가?
한국 신학계에서 칼 바르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부 자유주의적이고 급진적인 신학권에서 바르트는 아주 보수적인 신학자로 여겨지는 반면,
보수적이고 근보주의적인 신학권에서 바르트는 아주 진보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신학자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또 바르트주의자들에게 있어서 바르트는 역사상 최대의 신학자입니다.
저 역시 저의 박사 학위 논문을 바르트과 칼빈의 신학적 관계에 대해서 쓰면서 바르트 신학과 복음주의와의 관련성을 깊이 따져 물은 바 있습니다.
우선 제가 받은 인상은 바르트가 종교개혁의 복음적 원리들을 좋아하고, 그 원리들을 자기 신학 작업을 통해 승인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점에서 그는 복음주의자라고 불릴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종교개혁의 오직 예수,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 만인제사장, 교회의 중요성, 말씀과 성령의 관계, 직업소명론 등의 원리들에 대해서 바르트는 헌신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가 이 원리들을 신학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신학적 통찰을 따르다 보니 종교개혁자들의 사상에서 이탈한 점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이탈의 정도가 심하다고 보는 사람들 중에 반틸같은 보수주의자가 있는 반면에, 이 이탈의 정도가 그렇게 심하지 않으며, 바르트의 신학적 저작으로부터 복음주의 신학을 견고하게 하는데 유익한 많은 점을 얻을 수 있다고 보는 학자가 바로 도널드 블레쉬나 토머스 토런스같은 학자들이 되겠습니다.
이 이탈의 정도를 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선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바르트에게서 받아들이고 배울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한 5:5 정도 될 것이라는 비판적 수용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바르트를 지나치게 매도하는 입장이나 지나치게 높이는 입장 모두 건전한 입장은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우리의 신학 작업에서 최고의 규범은 성경입니다. 성경의 빛으로 바르트의 신학을 읽을 때 장점과 약점 모두가 한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좀 더 균형잡힌 바르트 이해가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칼 바르트의 특이한 신학적 주장들
바르트의 저작을 읽으면서 제가 항상 느끼는 것은 '하여튼 좀 특이하다"라는 그런 느낌입니다. 어떤 부분은 가슴에 와 닿는데 반해서 다른 부분은 아주 생소하고 이상하게 들릴 때가 있습니다.
바르트가 제기한 특이한 신학적 주장들을 몇 가지 들어보겠습니다.
1. 바르트는 성경만이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전달해 주는 실질적 원천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종교개혁의 쏠라 스크립투라를 받아들이는 듯하지만, 성경론을 논의 하는 과정에서 성경에 오류가 있다는 입장을 전개합니다. 그리고 성경은 그 자체로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말씀에 대한 'witness'라고 주장을 합니다.
2. 바르트는 예정론과 선택론은 전개하면서 칼빈이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선택의 거울이라고 한 주장을 아주 기쁘게 수용하면서도, 결국에는 만인 선택론을 주장하고, 만인 구원을 소망하는 입장을 전개해 갑니다. (바르트는 확언적으로 만인구원론자는 아닙니다. 다만 그것을 소망한다고 하였습니다)
3. 바르트는 성찬과 세례를 성례로 받아들이는 전통 개혁신학의 입장을 거부하고, 세례는 성례가 될 수 없으며, 단지 예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윤리적 응답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4. 바르트는 세례가 성례가 아님을 주장하면서 동시에 전통 걔혁신학이 수용해온 유아세례의 정당성을 거부합니다. 유아세례를 반대하는 바르트의 입장은 침례교 신학자들에게 많은 환영을 받았습니다.
5. 바르트는 멜랑히톤과 칼빈이 주장한 '율법의 제 3 용도론'을 수용하면서, 동시에 루터와 칼빈이 강조한 율법과 복음의 대치 관계를 거부합니다. 그러면서 루터의 '율법- 복음', 칼빈의 '율법 -복음-율법'의 순서를 거부하고 '복음-율법'의 순서를 주창합니다.
6, 바르트는 루터와 칼빈의 만인제사장 원리를 수용하면서 이것을 더 확대해서 '만인 신학자론'을 전개합니다.
7. 바르트는 루터와 칼빈의 직업소명론을 수용하면서 이것을 더 확대해서 모든 그리스도인의 소명은 각자가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는 데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8. 바르트는 칼빈이 주창했던 예수님의 메시아 3직 중에서도 선지자직 또는 예언자직을 강조합니다. 칼빈은 제사장직을 강조했었죠.
이외에도 여러가지 흥미로운 주장들이 있지만, 이 정도로 요약합니다.
저는 바르트의 만인신학자론은 아주 중요한 통찰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바르트의 소명론도 상당히 좋은 통찰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여전히 '참 특이하다'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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