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에 나타난 종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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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끄는 말
많은 사람들은 인생에 대하여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라고 질문을 던지며 죽음후의 미지의 세계에 대하여 준비하며 이 세상의 종말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와 같은 종말에 대한 내용은 철학자들 사이에서도 중요하게 여긴다. 플라톤은 영혼의 불멸성, 즉 사후의 영혼의 계속적인 존재를 가르쳤으며, 이 교리는 오늘날까지 철학에서 중요한 사상으로 남아 있다. 또 종교에서도 종말론적인 개념을 찾아 볼 수 있다. 불교는 열반(涅槃, Nirvana)을 말하며, 회교는 육적인 낙원을, 인디안들은 행복한 사냥터를 말한다.
기독교에서는 종말론을 보다 중요하게 취급한다. 다른 종교도 동일하겠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종말론이 다양하게 전개되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교회사에 나타난 종말의 변천사는 어떻게 전개되어지는지 확인해 보기로 한다.
1. 사도시대∼ 5세기
사도시대부터 5 세기 초까지 초대교회는 내세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살았으나 교리적으로는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하였다. 그러니까 육체적 죽음은 아직 영원한 죽음이 아니다는 것, 죽은 자의 영혼들은 살아 있다는 것,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신다는 것, 하나님의 백성의 복된 부활이 있을 것이라는 것, 그 다음은 보편적인 심판이 있어서 악한 자들에게는 영원한 파멸이 선고되고 경건한 자들은 하늘의 영원한 영광들을 보상으로 받을 것이라는 기독교 소망에 대한 내용은 모두들 완전히 인식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내용들은 단순히 미래 소망의 부분으로만 보여졌고 교리적으로는 정리되지 아니하였다. 그 당시 종말론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리겐(185∼245년경)은 어거스틴과 더불어 초기 기독교 최대의 신학자요 동방교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다. 그의 종말론은 삼위일체론과 더불어 그의 신학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그것은 그가 성경과 교회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에 대하여 플라톤 철학에 근거하여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 일어났다. 그는 3 세기 초 교회가 일반적으로 수용한 지상천년왕국, 육체적 부활, 영원 형벌 교리와는 달리, 부활체의 영적 본질, 형벌의 치료적 성격, 보편 회복 개념 등을 중심으로 전통 종말론을 재해석하였다. 그는 부활을 믿었으나 부활체의 본질을 영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육체의 부활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또 고대 교회 최대의 신학자요 기독교 사상가인 어거스틴(354∼430)은 로마 카톨릭 교회와 프로테스탄트 교회 신학의 사상의 기틀을 형성하게 신학자이다. 어거스틴은 어떤 한 저서를 통해 자신의 종말론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것이 아니라 여러 저서를 통해 그것을 폭 넓게 논의했다. 그는 초기 기독교의 종말론을 재해석하였다. 어거스틴은 종말을 현시대와 종국과 새 시대의 시작으로 간주하지 않고 역사 자체의 종국과 영원한 안식일의 시작으로 이해했다. 하나님의 천지 창조 6일에 근거하여 인류 역사의 지속기간을 6천년으로 보았다. 또 부활을 문자적으로 이해하여 본래 개인에게 속한 모든 물질적 요소의 재결합으로 간주하였다. 연옥교리와 사후 사죄 가능성을 암시하였으며 천년왕국은 미래적인 것이 아니라 현재적인 것으로 해석하여 그리스도의 초림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주장했다.
2. 5세기∼ 종교개혁
5세기 초부터 종교 개혁기까지의 고대와 중세기의 교회에서는 그리스도의 나타나심을 기다리는 열정이 후퇴하였다. 그 이유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그리스도의 재림을 고대하고 있었지만 여러 세기가 흘러 갔으며, 로마에 의하여 기독교가 국교로 공인되므로 재림에 대한 열정은 미래에서 현재에 관심으로 바뀌어지면서 퇴보하기 시작하였다.
특별히 오리겐과 어거스틴의 감화 아래 반천년왕국적 견해들이 교회 안에 성행하였으며, 죽은 후의 생활, 주님의 귀환, 죽은 자의 부활, 마지막 심판, 영광의 왕국을 믿는 일반적인 신앙이 있었으나 많은 관심을 주지 못하였다. 그리고 물질적이고 현재적인 왕국의 사상이 영생과 미래 구원의 사상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중세 교회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중요한 관심은 예수의 재림보다는 지상의 로마 카톨릭교회에 관심을 가지며 하나님의 왕국과 동일시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의 변화는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으며 또한 교회는 미래를 위한 교육학적인 훈련을 결정하였다는 근거를 가져다 주게 된다. 이때의 종말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있다면 중간기 상태, 특별히 연옥설에 주어 졌다. 연옥설에 대한 관심에서 교회가 그 중심에 서서 전면에 나서서 중재를 하게 되며 교회에서 행하는 미사, 죽은 자를 위한 기도 관면(貫免) 등, 그릇된 교리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10세기에는 세계의 종말이 가깝다는 기대가 널리 퍼졌으나 천년왕국의 소망이 수반하지 아니하였다. 그 기대에는 적 그리스도가 속히 온다는 관념이 연결되어 있었다. 기독교 예술은 자주 종말론으로부터 주제들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화가들은 세계의 종말을 화포(畵布)에 묘사하였고 단테는 그의 신곡에서 지옥의 활발한 묘사를 시도하기도 하였다.
종교개혁시대에 루터는 종교개혁자였을 뿐 아니라 종말론의 개혁자였다. 그는 그리스도의 재림이 임재했다고 확신한 철저한 종말의식의 소유자였다. 그리고 중세 교회의 연옥교리를 부정하며 교황을 적그리스도로 간주하였다. 또 천년왕국을 미래 적인 것으로 간주하지 않고 교회시대로 보았다.
3. 종교개혁∼ 현재
종교개혁 사상은 구원에 대한 내용과 연결하여 종말론을 발전시키려고 하였다. 많은 옛 개혁파 신학자들은 종말론을 신자들의 영화를 취급하는 구원론의 부속물로 취급하였다. 결과적으로 종말론의 한 부분만이 연구되고 한 층 더 발전되었다. 종교개혁은 초대교회가 그리스도의 귀환과 영생에 관하여 가르친 바를 채용하였고 재세례파들의 나타난 조잡한 형식의 천년왕국론을 말끔히 정리하였다. 종교개혁은 로마 교회에 반대하며 그들에 의하여 형성된 다양한 교리들을 거부하였다. 그러나 종말론에 대한 바른 정리를 위하여서는 많은 일들을 행하지 못한 것을 사실이다.
17세기의 경건주의에 천년 왕국론은 다시 나타났다. 어떤 루터파와 개혁파 신학자들은 천년간 지상에서의 그리스도의 유형한 통치의 관념을 배척하고 보다 더 영적인 지복시대(至福時代)의 개념을 주장하니 그것은 초기형의 천년기 후 재림론이었다.
18세기와 19세기 어간에 천년왕국의 교리는 하프만 , 델리취, 오벨렌, 로데, 엘리올, 커밍, 비커스케트, 보날, 알포드, 잔 같은 인물들에 의하여 신봉되었으며 주장되었다. 이 천년기 전 재림론자들 중에는 종말 사변들의 순서와 천년기간 사물들의 현실적 상태에 관하여 의견의 차이가 많다. 그리스도의 귀환의 시기를 정하려는 시도는 자주 반복되었으며, 그 시기의 급박성이 큰 확신으로 주장되었다. 자유주의자들 중에서는 새 형식의 천년기 후 재림론이 일어나 재림의 왕국은은 새로운 사회질서로 구성되어 질 것을 가르친다. 그러나 천년왕국의 교리는 금일까지 아무런 신도게요에도 편입되지 아니하였다.
18세기의 이성주의는 종말론에서 죽음후의 영혼의 존속과 영생에 대하여 믿어야 하는 조항으로만 남겨 놓았지 사실로는 인정치 아니하였다. 그리고 무궁한 진보의 관념을 가진 진화론 철학의 감화 아래 종말론은 폐기물로 되어졌다. 자유주의 신학은 예수의 종말론적 교훈들을 전적으로 무시하고 윤리적 교훈들에 관심을 가졌다. 이들의 종말론에 대한 문제 제기는 종말을 현재적인 것으로 이해하느냐 아니면 미래적인 것으로 이해하는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종말이 역사 안에서 이루어지느냐 아니면 역사를 초월해 이루어 지느냐 하는 문제이다.
4. 현대신학의 종말론
1) 자유주의 신학
18세기말부터 20세기초에 이르기까지 유럽 특히 독일 신학계를 주도한 신학 사조를 자유주의, 혹은 현대주의 신학이라 한다. 자유주의 신학은 현대 정신을 신학에 반영하여 현대인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독교를 재해석 한 것이다. 이들의 종말론의 공통점은 예수를 인류의 표본이나 교사로 보고 하나님의 나라의 미래적이며 종말론적인 면보다는 현재적인 면을 강조하여 인간의 종교적 경험 속에 내재하는 것으로 주장한다.
자유주의신학의 왕자라 불리우는 리출(1822∼1889)은 하나님 나라를 종말론적인 관점에서 이해하지 않고 전적으로 윤리적인 관점에서 이해하였다. 그에게 있어서 하나님 나라는 이 세상에서 실현되는 윤리적인 인간 공동체였다. 그리고 이 공동체를 창건한 예수는 윤리적으로 위대한 교사요 인류의 원형이었다고 한다.
또 자유주의 신학을 대중화시킨 하르낙(1851∼1930)은 하나님의 나라를 "개인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거룩한 하나님의 통치"로 이해했다. 그리고 예수의 재림을 육체적으로 다시 오리라는 것으로 의미하지 않고 세상에서의 악에 대한 하나님의 승리로 의미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리출과 하르낙은 하나님 나라의 종말론적이나 미래적인 성격을 거부하고 현재적인 성격을 강조하므로 종말론을 경시한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를 윤리적 영역이나 내적 체험의 영역으로 제한한다.
2) 철저적 종말론
종교사 학파에 속하는 요하네 바이스(1863∼1914)은 자유주의 신학의 종말론을 거부하고 예수의 하나님의 나라는 현재적이고 윤리적인 것이 아니라 철저히 종말적이며 미래적이고 묵시적임을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을 슈바이쳐(1875∼1966)가 완성하게 된다.
슈바이쳐는 예수가 하나님 나라가 도래할 시기에 대해 오해했으며 그의 종말론적인 기대는 환상에 그치고 말았다. 예수는 제자들의 전도 여행이 완료되기 전에 인자가 임하시고 하나님 나라가 도래하리라고 믿었다. 그러나 제자들이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예수는 자기가 착각했으며 하나님의 나라의 도래가 연기되었다고 생각했다. 예수는 하나님의 나라의 도래를 위해 죽임을 당했지만 그것은 끝내 오지 않았다고 한다.
3) 실현된 종말론
찰스 다드(1884∼1973)는 슈바이처의 종말론을 비판하고 종말론에 대한 논의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사람이다. 그는 예수의 초림과 함께 하나님 나라가 실현되었다고 한다. 그는 신약성경에서 예수가 하늘로부터 사탄이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는 기록이나(눅10:18), 그리스도의 오심과 함께 심판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말씀이나(요3:18∼19) 믿는 자는 영생을 이미 소유했다는 내용(요5:24) 등이 이를 입증한다고 한다. 따라서 "종말은 미래로부터 현재로. 기대의 영역으로부터 실현된 경험의 영역에로 이동했다." 라고 주장한다.
4) 실존적 종말론
불트만(1884∼1974)는 탁월한 신약성경학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신약성서의 많은 부분이 신화의 형태로 되어 있다는 전제로부터 출발하여 성경의 기록을 실제로 일어난 것에 대한 객관적 문자적인 설명이 아니라 오히려 성경기자들에게 실존적으로 일어났던 것을 신화를 사용하여 표현한 것으로 이해한다. 그러므로 성경에서 신화를 제거하고 재해석하여 비 신화화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의 종말론 역시 비 신화화하여 하나님의 나라, 지옥, 그리스도의 재림, 최후심판 등의 개념을 신화적인 요소로 명시하고 비신화화의 방법을 통해 실존적 종말론을 제시했다.
실존적 종말론은 미래에 일어날 문자적 사건에 관계된 것이 아니라 현재의 경험과 관계된다. 그는 하나님 나라의 도래 자체에 관심을 두지 않고 그것이 인간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가에 관삼을 두었다. 최후심판을 부정하고 인간은 순간 순간 심판을 받으면서 영생의 가능성을 경험한다. 천국이나 지옥 역시 사후에 가는 곳이 아니라 현재의 경험을 의미한다고 한다고 한다.
5) 정치적 종말론
유대인 맑스주의 철학 블로흐의 영향을 받아 미래로의 희망을 전제로 정치적 사회적 종말론을 발전시킨 사람이 몰트만이다. 2차 대전 종료 후까지 영국군에 전쟁 포로로 잡혀 있었던 그는 희망을 간직한 사람이 생존 확률이 높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그는 종말론을 기독교의 희망에 관한 학문으로 정의하고 그것은 바라는 대상과 그 대상에 의해 일어난 희망 모두를 포함한다고 생각했다.
희망의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전제로 하고 있어 미래적 종말론이란 평을 듣는다. 그에게는 하나님의 나라가 현재적인 것이 아니라 미래적인 것이다. 몰트만은 기독교인의 희망의 실현에 목표를 두고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정치 신학을 발전시켰다. 희망의 성취가 기본적으로 하나님의 힘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희망의 성취는 많은 부분이 인간의 노력에 달려 있기에 이론 신학이 아니라 행동의 신학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현재의 역사 안에서 자유와 평화와 정의를 위하여 노력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어떤 정치적인 힘을 발휘하여 현 사회를 개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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